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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4.21 11:15:44
  • 최종수정2021.04.21 11:15:44
충주 청룡사를 향하는 길 저 멀리 마을 언덕에 범상치 않아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호기심에 이끌려 들어간 마을은 소태면 오량리 별묘마을이다.

사당 같이 보이는 건물 앞에 주차장까지 있고 주차장 한켠에는 큰 비석이 하나 서있다. 향오공 허한과 묵재공 허적의 사당이라는 문화재 이정표를 보고 그 둘에 관련된 문화재인가 추측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허한의 아버지 정민공 허잠의 신도비였다.
길 건너 산 아래 있던 것을 2008년 이곳으로 옮겼다고 적힌 것을 보아 최근 이곳을 정리하면서 한번에 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1540년에 태어나 1607년에 사망한 조선 중기의 문진 허잠은 선조시대 벼슬을 지낸 인물로 1595년 성주 목사, 1597년 동지충주부사를 역임했다.

평소 생활이 검소하고 처사가 공정해 모두 그의 공덕을 칭송했고 1603년 개성유수, 1605년 동지중추부사에 올랐으나 병으로 사퇴하고 1607년 사망했다. 그가 사망하자 왕은 허잠이 청백리 이므로 생계를 꾸릴 수 있도록 봄가을로 양식을 내릴 것을 명할 정도였다. 광해군 5년인 1613년에는 위성공신에 추증돼 양창군에 봉해졌다.

그의 업적을 기린 신도비는 부제학 민창도가 글을 짓고 판서 이징구가 쓴 것으로 한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다.

어찌 보면 3대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문화재가 함께 있는 것인데 그 설명이 조금 부실한 것이 아쉽다.

허잠 신도비 옆으로 낡은 폐가가 하나 보이고 그 위로 사당이 있다. 이 사당이 향오공 허한과 묵재공 허적의 영정을 모시고 배향하는 허한, 허적 사우다.

허잠의 셋째 아들 허한은 예천군수, 이천부사 등을 지냈고 사후에 영의정에 추증된 인물이며 허한의 아들 허적은 사헌부, 경상도관찰사 등을 역임하고 평안감사를 거쳐 1667년 헌종 8년에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에 이르렀다.
특히 허적은 1678년 재정의 고갈을 막기 위해 상평통보를 주조해 사용케 한 것으로 유명하다. 우암 송시열 선생과도 가까웠던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낡은 폐가는 향오공 허한과 묵재공 허적의 별묘, 사당을 관리하기 위해 지어진 관리사 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ㅁ자형 한옥 구조로 보이며 반쪽은 허물어진 상태로 꽤 오랜 기간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폐가 옆 돌계단을 올라 솟을삼문 앞에 다다른다.
보통 향교, 서원, 사당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솟을 삼문은 대부분 제사라던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문이 잠겨있는 경우가 많아서 이제는 당연히 잠겨있겠거니 하고 본다. 역시나 이곳 허한과 허적의 별묘, 사당 역시 굳게 잠겨있다.

담이 낮아 주위를 돌며 충분히 관람할 수 있으니 문이 잠겨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 편이다. 솟을삼문에 서서 보는 동네 풍경이 아름답다.
흔히 볼 수 있는 시골풍경이지만 보고 있으니 고즈넉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보이는 허한 사우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기와집으로 정면 앞쪽 반칸에는 마루를 깔았다.

그 옆에는 사당 건물과 별도로 정면 2칸, 측면 2칸의 영당이 있는데 이곳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 201호로 지정된 향오공 허한 부자 영장이 봉안돼 있다고 한다.

양천 허씨 문중에서 관리한다는데 실제로 볼 수 없다면 복제품이라도 입구 옆에 세워 방문객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화재청에서 살펴본 허한과 허적의 영정은 조선시대 초상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규모나 화풍 면에서 조선시대 초상화의 격조를 갖춘 영정으로 세부 표현에 이르기까지 허술하지 않고 깔끔하다.

길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한 허한과 허적 부자의 사당은 마치 길에서 보물을 찾은 듯 재미있는 경험을 안겨줬다. 보물과 국보를 품고 있는 청룡사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니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충주시SNS서포터즈 데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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