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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0.06 15:39:49
  • 최종수정2019.10.06 15:39:49
가을의 아름다움이 가장 드러나는 곳이 어디일까. 기온에 따라 식물들이 옷을 갈아입는 숲일 것이다. 여름이 저만치 사라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진천의 아름다운 숲 잣고개 산림욕장을 찾아가봤다. 아직 단풍이 물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여름은 벌써 한참 뒤로 흩어지고 가을이 느껴진다.

산림욕장이란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산림 안에서 맑은 공기를 호흡하고 접촉하며 산책 및 체력단련 등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을 말한다.

진천읍 행정리에 조성된 잣고개 산림욕장은 연못과 데크, 지압보도, 야생화 꽃밭과 숲길로 이뤄져있다.
진천 봉화산 아래 자리한 잣고개 산림욕장은 6.25 참전비가 있는 작은 길가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걸어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작은 산림욕장이다. 자연휴양림 같은 규모는 아니지만 봉화산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작은 숲속 공원 같은 곳이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김석원 장군이 이끄는 부대가 남침하는 북한군을 맞아 치열한 전투를 했던 곳이다. 봉화산과 문안산 등에서 적을 섬멸시켜 당시 임시수도인 대구시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문안산 전투에서는 많은 아군이 전사했는데 조국을 지키려던 애국용사들의 숭고한 넋을 추모하기 위해 1961년 6월 25일 진천중학교에 충혼 위령비로 세운 것을 1976년 이곳에 6.25격전지 반공투사 위령비로 건립해 지금까지 있다고 한다. 국가보훈처 지정 현충시설이라고 쓰인 현판을 읽다보니 희생정신을 기리게 된다.

이곳에 오는 길의 도당공원에도 현충시설이 있는데 그곳이 보다 최근에 조성한 것인 것 같다. 지도에서 살펴보면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길 가운데, 만뢰산을 돌아 진천읍을 지나 내려가는 경로로 이곳이 선택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평소에는 현충시설을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유독 여행하면서는 많이 발견하게 된다. 고갯길이나 공원같은 곳에서는 현충시설 표시를 종종 보게된다.

상상 속에서 현재의 모습이 아득히 멀어지고 고갯길을 따라 치열한 전투가 펼쳐진다. 목숨을 건 용사들의 공격과 방어가 반복됐을 전쟁의 순간을 생각하니 한적하고 고요한 봉화산의 모습이 달라 보이기도 한다.
현충시설을 지나 잣고개 산림욕장을 둘러보러 내려가봤다. 산이라서 그런지 오르막을 따라가야 하는 길이 이어진다. 적당히 숨이 가빠지면서 운동 삼아 다녀오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약간의 공터가 마련돼 가쁜 숨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얼핏 보면 고인돌처럼 보이는 돌 탁자와 의지다.
한쪽에 작은 가림막 아래 농기구들을 전시해놓기도 했다. 아마 도당공원의 향토전시관과 함께 조성하며 마련해놓은 듯하다.

잣고개 산림욕장은 관광지라고 하기엔 조금 작은 규모지만 가을을 맞이해 잠시 들러 산책하면서 지나가기에는 충분한 곳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단풍 사이로 조금 더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할 것 같다.

선녀와 나무꾼 조각과 지압길, 산책길과 쉼터 등이 아기자기하게 조성된 잣고개 산림욕장에서 봉화산의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 진천군SNS서포터즈 배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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