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표에는 '10원에 5개'라고 써놓고, 5원을 내면 3개를 준다? 이해되는가? 판매 최소 금액을 10원으로 정했으면 5원어치는 팔지 말던지. 아니면 가격표에 '5원에 3개'라고 써놓던가. 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나를 떠나지 않고 있는 질문이다. 내 인생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 사소한 질문일 뿐인데,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1960년대 후반, 오창국민학교 후문에 있던 호떡집 얘기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세 번이나 바꿔 썼다. 그 호떡집을 알게 된 국민학교 2학년 때가 첫 번째이고, 자본주의 시장경제 이론을 배운 고등학교 때가 두 번째다. 그리고 사회 일선에서 물러난 최근, 세 번째 답을 썼다. 그 호떡집은 국민학교 2학년인 우리 같은 꼬맹이들에게 인기가 아주 많았다. 호떡 맛도 맛이지만, 그보다 우리를 홀딱 반하게 한 건 판매 방식이었다. 가격표에는 '10원에 5개'라고 써놓고, 5원을 내면 3개를 줬다. 더 환상적인 건 10원을 내고 5원어치만 사고 5원을 거슬러 받은 다음, 그 자리에서 금방 5원을 내면 또 3개를 주는 거였다. 자연스레 그 호떡집은 우리 같은 꼬맹이들로 언제나 북새통이었다. 호떡을 먹고 싶으면 우리는 돈을 모았다
봄, 꽃의 향연이다.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나무 등, 나무들이 바투 꽃을 피어내는 중이다. 눈을 어디로 돌려도 사방천지가 온통 꽃 잔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성이 차지 않는지 전국의 명소를 찾아 꽃들을 보기위해 떠나기 바쁘다. 하지만 어디 잔치를 벌인 것이 꽃 뿐 이랴. 봄나물들에게도 봄은 몸을 달뜨게 만드는 계절이지 않던가. 다행인 것은 봄나물은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은 주말이라 꽃구경을 간다지만, 나는 봄을 먹으러 가는 중이다. 딱 이맘때, 3월이 지나면 먹을 수 없다는 불미나리 삼겹살 행사장이 그곳이다. 어느 해는 3월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생각이 나는 바람에 그만 놓쳤던 때도 있었다. 올해는 다행이도 C여사님 덕분에 귀한 불미나리를 먹게 되었다. 불미나리는 돌미나리라고도 하는 밭 미나리를 말한다. 이곳의 불미나리는 향도 진하고, 줄기도 전혀 질기지 않아 생으로 먹어도 식감이 좋다. 미나리에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한 알카리성 식품이니 영양 만점의 봄나물인 셈이다. 음성의 구안리 청정 불미나리 먹거리 행사장은 2013년부터 운영되어 온 마을기업으로 3월, 한 달간만 운영을 한다.
3월! 벌써 양지쪽에는 노란 산수유 꽃이 꿀벌들을 유혹하고 있다. 공익직불금 신청을 위한 농민들의 행렬이 꿀벌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먼저 농어촌공사에 들러 농지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읍.면사무소에 가서 농지 대장에 등록한 다음,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농업경영체에 등록한다. 그래야만 공익직불금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월 말까지 농지소재지 읍.면사무소에서 공익직불금 신청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 제1항에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경자유전(耕者有田)'이란 농민이 아니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는 뜻이다. 1949년 제정 공포한 농지개혁법은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을 실행한 한국 농정사에 가장 큰 사건이었다. 농지를 농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지주제를 철폐하고 자작농 체계를 갖춤으로써 자본주의국가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농지개혁의 기본 철학인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에 대한 역사를 잠시 살펴보자. 첫째, 고려 31대 공민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365년 개혁가 신돈(辛旽)을 발탁하여 전민변정도감(田民辯正都監)을 설치한다. 권세가들이 부당하게 차
공직 사회에 들어온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이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청렴한 공무원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져보았다. 처음에는 크게 고민할 것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내 곧 소극적 청렴의 틀에 갇혀 나 자신을 청렴하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금품 등을 받지 않았고 부조리에 동참한 적도 없다고 해서 이것을 청렴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반부패가 청렴의 전부는 아니라는 의미다. 청렴이란 맑을 청(淸)에 청렴할 렴(廉)으로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공직 사회에서의 청렴은 부패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극적 의미의 청렴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의사결정 과정 및 결과의 공개로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권익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한다는 적극적 청렴까지 의미한다. 청렴은 공무원의 6대 의무 중 하나로 국가와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즉 공무원이 청렴하게 일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의 안전과 발전에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공무원은 이와 같은 청렴한 업무 수행을 통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신뢰를 유지한다.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무원
3월부터 상당구청 기타 동호회에 가입하여 통기타를 배우고 있다. 겨우 코드 몇 개 칠 수 있는 소박한 실력이지만 학창시절 이후로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것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매주 월요일 동호회 시간이 기다려진다. 기타동호회에서는 직급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기타를 배우고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며 한 시간 남짓의 수업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이 즐거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배워서 장범준의 노래를 연주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열심히 해봐야겠다. 사실 직장동호회 담당자이면서도 활동을 할 생각은 못 했는데 과장님의 강력 추천과 과 직원들 몇 분이 기타도 없는 초보이지만 동호회 신청을 한다고 하시기에 용기를 얻고 시작하게 되었다. 기타를 배우며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손가락 근육도 쓰게 되고 코드를 외우기 위해서 매일 짬짬이 기타를 연습해야 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나날이다. 며칠 전 굿모닝 지식정보 게시판에서 '나이가 들면 왜 시간이 빨리 갈까'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얘기이겠지만 하루가 길게만 느껴지던 유년 시절과 달리 직장인이 된 지금은 하루하루 시간이 화살과 같이 지나가는
고물가 시대의 신풍속도로 천원짜리 학식이 인기를 끌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편도족이 증가하고 있다. 고물가로 모든 분야가 고통을 받는 와중에 대학생들이 천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소한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일견 우울한 얘기다. 서울대, 성균관대 등 수도권 대학과 지방의 몇 대학에서 시행하는 '천원의 아침밥'을 먹기 위해 오전 8시 식권 판매 시작 전부터 길게 줄을 서고 이용 학생수가 늘어나는 추세란다. 천원 학식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은 고물가 때문에 밥 한 끼 사먹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아침 밥값이 천원이어서 경제적이고, 아침밥을 먹으니 건강에도 좋아서 만족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 고물가 시대 신풍속도 대학들이 천원의 아침밥을 내 놓는 것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을 받아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2017년부터 시작한 천원의 아침밥은 쌀 소비를 늘리고 20대 청년들에게 아침밥을 먹도록 하자는 의도에서 사업 참여 대학에 아침 한 끼 당 천원씩을 지원하고 학생이 천원을 내면 나머지 비용은 참여 대학이 부담하는 제도이다. 이게 고물가와 겹쳐서 이용하는…
한 번 본 영화를 반복해서 여러 번 보는 편은 아니지만, 어쩌다 봤던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 이전에 볼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오랜만에 다시 본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2000)가 그랬다. 이 영화는 전과자인 레이(우디 앨런 분)와 스트립댄서 출신인 프렌치(트레이시 울먼 분) 부부가 우연히 사업에 성공하여 막대한 부를 가지게 되면서 상류사회에 진입하려 애쓰지만 결국 좌절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레이와 동료들은 은행 옆 가게에서부터 땅굴을 파고 들어가 은행 금고의 돈을 훔칠 계획을 세운다. 땅굴을 파는 동안 의심을 피할 목적으로 지상에서는 레이의 아내인 프렌치가 쿠키를 팔기로 한다. 땅굴은 엉뚱한 방향으로 뚫리고 경찰에 의해 발각되지만, 프렌치의 쿠키 가게는 입소문을 타고 방송에까지 소개되면서 결국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쿠키 사업이 크게 성공하고 1년 후, 레이와 프렌치는 호화로운 물건들로 장식된 넓은 아파트에서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프렌치는 파티에 초대한 상류층 손님들의 수준에 어울릴 수 있도록 고급 요리들을 준비하고 값비싼 장식물로 치장하지만, 그들끼리 프렌치의 취향이 얼마나 저급한지
딸이 엄마에게 드리는 선물이라며 화분을 들고 왔다. 긴 줄기 끝에 넓은 잎새를 활짝 펼치고 있는 모양이 이국적이다. 이파리가 갈라졌고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다. 모양이 신비로워 이름을 물어보니 몬스테라라고 한다. 카스테라 빵과 한 글자가 틀리니 기억하기 쉬울 거라고 덧붙였다. 공간을 화사하게 연출할 수 있어 요즘 카페나 식당 같은 장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뿌리가 흙 위로 나와 공중에서 자라는 모양도 특이하다. 우리 집 거실 귀퉁이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찢어진 몸과 뚫린 구멍을 하고 햇볕을 쬐며 끈질기게 생존해가는 몬스테라는 생명력이 뛰어나다. 대체 어떤 굴곡진 사연이 있기에 저토록 상처가 많은 걸까? 가만히 그 옆을 서성여본다. 비스듬히 뻗어가는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새순을 잉태한 것처럼 볼록하니 줄기가 돋아나 있다. 며칠이 지나자 돌돌 감은 잎이 옆 줄기 가지의 잎새 위에 천연덕스럽게 걸 터 앉아있다. 귀엽고 앙증스러운 자태에 한참을 쳐다보니 돌돌 만 새잎 끝에 콩알만 한 물방울이 맺혀 있다. 식물의 세계에도 엄연히 해산의 고통이 따르는가 보다. 줄기 하나 가지 하나를 낳기까지 남몰래 흘리는 몬스테라의 눈물에 숙연하다. 이튿날 또…
지명은 단순한 지형의 형태를 묘사하기 위하여 생겨나지만 오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각종 이미지를 부여하게 된다. 그 이미지는 개인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소망에서부터 주민의 안위와 행복, 나아가서는 국태민안을 염려하는 사상과 철학이 스며 들어가서 새로운 생명을 가진 지명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명 속에는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함께 역사가 스쳐 가면서 전설과 유래가 점차 보완되고 다듬어져서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이 만들어지고 민족의 문화를 이루는 토대가 만들어진다. 지명이 이러한 변화를 거치는 과정을 살펴보면 마치 언어의 마술사가 마술을 펼치는 듯 감탄을 금할 수가 없게 된다. '구렁'이라는 말은 '땅이 움푹하게 패인 곳'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지명에서는 산줄기와 산줄기 사이에 생기는 골짜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래서 '구렁골'이라는 지명이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금암리를 비롯하여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계원리, 증평군 도안면 노암리, 보은군 보은읍 산성리, 괴산군 문광면 문법리, 괴산군 괴산읍 능촌리,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괴산군 문광면 광덕리 등지에 보인다. 그런데 '구렁'과 유사한 음으로 '구렁이'
학령기 아이를 둔 엄마라서,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의 중요성을 알아 스스로 공부하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한다. 돌이켜 보면, 나도 학창 시절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내가 성적에 의해서 평가되는 것이 불공정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공부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성적으로 비교하니 그냥 했다. 공부의 가치는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나도 힘들게 공부했고 실패의 시간을 보냈으나, 아이에게만은 최대한 실패의 시간을 줄여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난 어제도 오늘도 아이에게 "너도 힘들겠지만, 살아보니 공부를 잘해야 기회가 많이 생기더라"라는 말을 숙제가 밀리는 아이를 볼 때마다 말한다. 이 말이 어떻게 아이에게 다가올까 의구심은 들지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딱 이것뿐인 것 같았다. 결국, 아이들에게 공부의 중요성에 대한 강요 같은 설득에 실패하고, 아이 앞에서 일부러 펼쳐 놓은 책이 "공부톡 인생톡"이다. 엄마가 줄까지 쳐가며 읽는 것을 보더니, 아이가 한 문구를 읽는다. "행복해지려면 자유로워야 하고, 자유로우려면 선택의 범위가 넓어야 해요. 공부를 해서 지식과 능력을 쌓으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소확행(小確幸)' 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작지만 확실하게느낄 수 있는 행복 또는 그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을 뜻한다. 이 말은 1990년 일본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수필집 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등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 정의하면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우리사회 뿐 아니라 세계적인 소비트랜드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득템'이란 말도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을 얻다'라는 의미로 쓰인데서 비롯하였으며 생활 속에서 좋은 물건을 줍거나 얻었을 때에도 사용된다고 국어사전에 풀이되어 있다. 소확행이나 득템 같은 말에서 나아가 요즘 젊은 세대는 긴 말을 짧은 말로 줄여 잘 사용한다. 예를 들면 아메리카노커피를 좋아하는 코리안을 '코리아노 빨빨이'라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아아'로, 한겨울에 롱패딩을 입고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얼죽아'로, 그래서 핫한 한류에 푹 빠진 광팬들이 불타는 금요일 '불금'을 '아아'로 식힌다고 말한다. 짧게 줄어든 말은 처음 접하면 무슨 뜻인가 하다가 원래의 말의 의미를 알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바쁘고 빨리 변화하는 세상에서 의미를 빠르게 전
살구꽃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걸었다. 공원에 몇 그루의 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서쪽 하늘에 주황빛 노을이 걸리고 나무의 실루엣이 한참을 서 있게 만들었다. 어둠이 내리자 공원을 걷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졌다. 한껏 톤이 높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뒤따르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인다. 별도 덩달아 총총걸음으로 따라 걸었다. 이웃에 사는 지인과 봄맞이 하듯이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봄밤을 그렇게 걸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 벚나무는 꽃망울에 날개를 숨긴 채 붉은빛으로 꿈을 부풀리는 중이다. 낮에는 홍매화가 만발한 아파트 주변을 잠깐 산책했다. 해마다 홍매화가 필 때는 꽃을 들여다보며 사진을 찍곤 한다. 일찍 핀 홍매화는 벌써 지기 시작했다. 햇볕이 잘 드는 곳, 울타리에는 명자나무가 작은 잎을 틔우고 가지마다 꼬물꼬물 꽃봉오리를 품으며 봄맞이로 분주했다. 봄 햇살이 제법인 걸 보니 춘분답다. 햇볕이 너무 뜨거워 피하고 싶어서 그늘을 찾으니 여기저기 나무에 물이 오르고 연둣빛이 감돈다. 낮은 곳에는 민들레, 제비꽃, 꽃다지들이 꽃을 피우고 있다. 냉이꽃도 더러 눈에 띄었다. 냉이꽃을 보니 일찌감치 냉이를 캐서 다녀간 친구가 생
# TV를 켠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채널을 돌린다. 다른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또다시 채널을 돌린다. 지난주에 방영했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재방송이다.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계속 재방송한다. # 트로트 오디션 출연자 중에는 명문 음대 졸업 후 외국 유학까지 하고 세계적인 오페라단에서 활동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도 도전하여 사랑과 이별 노래들 부르고 있다. # 오디션 프로그램 입상자들은 새로 만든 정규 트로트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광고에 등장하면서 방송을 점령하고 있다. 코로나 방역 제한이 풀리면서 '보복 축제'에 출연하여 30분에 4~5곡 부르고 출연료가 3천만 원~4천만 원이다. 하루에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에 출연하면서 억대를 벌기도 한다. 반면에, 뉴스에 2023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9천620원, 월급은 201만580원이라는 자막이 뜬다. 내가 근무하는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3천500만 원 수준이다. TV를 켜면 트로트 열풍을 넘어서 광풍이다. 이 방송 저 방송에서 본방송뿐만 아니라 계속 재방송을 한다. 트로트 오디션 지원자가 수만 명에 이르고 우승 상금이 5억 원에 달하기도…
3월 24일 국립대전현충원, 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유가족들의 모습을 TV로 바라보기가 미안했다. 서해를 지키다 북한의 도발로 산화한 아들, 남편, 아빠, 가족의 희생을 기리는 유가족들이 슬픔을 견디며 기념식을 진행하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모든 유가족들이 찢어지는 가슴을 달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서해수호 용사 모친들이 화면에 잡힐 때면 같은 여자이며 엄마인지라 더욱 시선이 가고 쓰라린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장성한 아들이 늠름한 모습으로 나라를 지키다 산화하여 엄마보다 앞서 호국영령이 되었으니 그 깊은 슬픔을 어떤 표현인들 다 나타낼 수 있겠는가.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2002), 천안함 피격(2010), 연평도 포격전(2010)으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와 참전 장병의 공헌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 의식을 높여 국토수호 결의를 다지기 위한 기념일로, 지난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지정해 기념식과 연계 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 의해 치러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대통령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불참했거나 참석하더라도 북한의 도발에 의한 희생임을 확실히 밝히지 않았고, 굳건한 안보의식을…
어느 어린이의 글짓기 작품입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3학년 때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시골의 어느 공원묘지에 묻히셨다. 이듬해, 우리 가족 모두가 방학을 이용해 공원묘지 근처의 친척집엘 가게 되었다. 할아버지도 함께 가셨다. 우리가 탄 차가 할머니가 잠들어 계시는 묘지의 입구를 지날 때였다. 할아버지와 나는 뒷좌석에 앉아있었는데 할아버지는 내가 보는 줄 몰랐는지 창문에 얼굴을 대시더니 할머니의 묘소를 향해 가만히 손을 흔드셨다. 그때 나는 참사랑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대영제국의 최전성기에 64년 동안 재위했던 빅토리아 여왕과 남편 앨버트 공이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하게 되었습니다. 화가 난 앨버트 공은 급기야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리더니 문을 잠갔습니다. 잠시 후, 미안한 마음이 든 빅토리아 여왕은 남편에게 사과하기 위해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누구요?" "영국의 여왕입니다." 방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습니다. 서너 걸음을 물러나 잡시 생각에 잠겼던 빅토리아 여왕은 다시금 문을 두드렸습니다. "누구요?" "
'3·1운동'은 폭압적 일본 식민지배에 항거해 전국적으로 일어난 '민족해방운동'이다. 1919년 기미년에 일어나 '기미독립만세운동'이라고도 한다. 이 운동은 남녀노소 계층을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은에서도 4월 2일 산외면 어온리, 이식리에서 계획하였으나 사전발각 제지당했다. 보은에서의 최초 독립만세운동은 4월 3일 이식리 주민 100여 명이 모여 부른 만세운동이 시발점이 되었다. 11일에는 구티리에서 산외면민 100여 명이 모여 종을 치며 시위를 벌이다 10여 명이 잡혀갔다. 마로면 세중리 4월 4일, 회북면(회인면) 중앙리 5일, 금곡리 조곡리. 애곡리, 부수리 7일 계획하였으나 사전에 노출되어 탄압 제지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4월 8일 내북면 서지리와 산성리 일대에서 윤정훈(尹鼎勳)·구열조(具說祖)·이용기(李龍基) 등의 주도로 독립만세운동이 실행에 옮겨졌다. 윤정훈과 구열조는 서지리 마을 산에 올라 윤홍훈(尹洪勳) 등 주민 8명에게 조선 독립에 관한 연설을 하고 함께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다. 밤에는 김성복(金聖福), 김수려(金秀麗) 등 마을주민 12명과 마을의 성산 관모산(冠帽山, 300m)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과 사기업의 급여 동결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수년간 초등학생 장래희망 1순위로 꼽히던 인기 직종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정년보장과 공무원 연금이라는 메리트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꿈만 같은 조건이었다.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은 9급 공채 기준 올해 29.2 대 1로 1992년(19.3 대 1)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았다.2016년(53.8 대1) 이후 하향 곡선이 뚜렷하다. 또한 심심치 않게 신규 직원들도 업무창 인사발령 알림에 '서기보시보'라는 직급으로 의원면직을 한 소식을 듣자면 같은 하위직 공무원으로서 마음이 씁쓸해진다. 공무원 조직 젊은 피들의 유출은 왜 일어나는것일까? 첫째, 경직된 조직문화에 염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MZ세대는 통상적으로 자율성, 워라밸, 합리적인 조직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공조직의 특징인 연공서열, 상명하복 위계적인 조직문화를 앞세워 개인의 자율을 희생시키는 경우가 있다. 선배의 충고를 과거에는 고개 숙여 듣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이제는 업무적으로 자기의 주관을 갖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시대다. 후배들의 솔직한 감정 표현은 선배 눈에는 불평불만으로…
만물이 깨어나는 훈풍 불어오자 지난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왜 그때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며, 덧없고 쓸모없는 감정에 시간을 헛되이 보내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했는지 되돌아보니 그렇다. 좀 더 잘할 수 없었을까? 더 많이 이해하고 양보 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아직 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자문해 본다. 지나가버린 날들이 왜 실패했는지, 생각하면 알 수 없는 열등감 휩싸이게 되는 필자 모습을 보게 된다. 현실을 정확하게 볼 수 없었던 짧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었던 필자 모습은 지금 얼마나 변해 있을까? 알 수 없음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이 두려움이 다시 필자를 과거에 묶어두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아쉬워하지 않기 위한 완벽한 기대, 그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필자 자신에 대한 자책과 감정은 서서히 우울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완벽함에 대한 강박감, 완벽함에 대한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한 두려움은 다른 곳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일들은 집착에서 시작된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미 과거가
적극행정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단순히 업무처리를 소극적으로 하는 행위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했다.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으나 실제 개념은 더 광범위하면서 어느 정도의 역량이 필요했다. 적극행정은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실 적극행정은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인사혁신처에서 2019년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제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제도화되었다. 이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도 개최하고 국민추천 공모 등도 진행하면서 적극행정에 대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기후변화 등으로 행정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는 반면, 제도화된 법률과 규정은 환경 변화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어 현장과 정책 간의 괴리가 발생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 공무원들은 근거 규정이 불명확하거나 선례가 없으면 책임과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주저한다. 이때 공무원을 소극적 단순 집행자에서 현장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적극적 문제 해결자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조치가 바로 적극행정이다. 적극행정 제도의 가장 큰 효
햇살 좋고 바람 상쾌한 오전이면 근처 산을 찾는다. 인적 드물어 조용한 산속 길을 걸을 때면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 글감 정리도 하고 간밤에 읽은 책에서 기억나는 구절을 싱그러운 바람결과 더불어 음미하니 보람된 시간이다. 아침의 고요 속에서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 소중한 이 시간이 엉클어질 때가 있다. 볼륨을 한껏 올린 휴대폰으로 트로트나 종편 관련 뉴스를 들으며 걷는 사람들과 마주칠 때이다. 이어폰으로 혼자 들으면 좋으련만 하는 수 없다. 걷는 방향이 같을 때는 한참을 멈추어서 그 사람을 멀리 보내고, 방향이 갈리면 걸음을 재촉하여 소음에서 속히 벗어나곤 한다. 이 조용한 곳에서 굳이 주위를 시끄럽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실 포용심으로 대하면 트로트 정도는 용인하겠으나 괜한 정치 이야기는 짜증을 돋운다. 대한민국 국회 수준을 논하는 것은 이미 진부한 일이라 정치 관련 뉴스가 나오면 아예 채널을 돌리는 사람도 많이 있다 들었는데. 정치 문제는 일부러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거늘 산길에서조차 정가의 가십거리를 끼고 사는 이들의 삶에 정치는 어느 정도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현명한 사람은 그의 관심과 영향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
사람들은 왜 모두 이기적일 수 밖에 없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에 잠기며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을 뒤돌아 보고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각자가 다른 이상을 바라보고 각기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같은 생각과 같은 꿈을 꾸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본인의 꿈, 또는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다. 그 중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은 본인 실력을 위한 노력보다 타인의 환심을 얻고 여론을 움직여 마치 실력의 입증을 타인의 말 한 마디에서 실력이 검증되는 상황을 보게되는 상황이 종종 보게된다. 본업보다 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일이 최우선이 되는 일 또한 실력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로인해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이유는 본업에 충실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는 분들이 가령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필자의 회사에서 어떤 스포츠클럽의 창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개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여 홍보 및 다양한 디자인 등의 사업이 있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의 일에 대한 공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짧은 공모기간에 이미 내정되어 있다는 것을 공모사업을 많이 해
브루잉(brewing)하면 양조장이 떠오른다. 브루잉(brewing)의 어원은 특히 맥주의 양조, 양조업이라는 뜻을 지닌다. 지금은 즐겨 마시지는 않지만, 술을 즐겨 마신 적이 있다. 특히 지도교수님께서 술을 많이 드셨다. 그럴 때마다 시간이 아깝다고 느꼈다. 그러나 교수님과의 만남이 계속될수록 해결책이 나오거나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것이 브루잉(brewing)효과이다. 브루잉효과는 말 그대로 '문제를 내려놓으면 비로소 답이 보인다' 혹은 '나 대신 내 무의식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얼마 전 TV드라마를 즐겨 보았다. 기억에 남는 내용 중에 일주일 안에 광고주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일주일 중 5일 정도 많은 고민과 갈등의 시간을 보내고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 팀원 모두가 포기 상태가 된 듯하였다. 그런데 한 팀원이 푸념하듯 문제 해결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카피를 만들고 있었다. 우연히 그것을 본 주인공은 주어진 문제와 동떨어진 내용에서 답을 찾기 시작한다. 통찰(insight)이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심리학자 실비에르의 실험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실비에르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도 벌써 반 이상 지나가고 있다. 2023년의 새해도 어느새 두 달이 넘어가지만,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3월이 새해의 시작과 같이 느껴진다. 봄을 알리는 새싹이 돋아나듯 3월의 학교는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의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새로운 학교에 진학하는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그리고 대학교 1학년들에게는 더욱 두근거리는 시간일테다. 지난 2년 넘게 우리를 괴롭혔던 코로나19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올해는 다시 예전의 3월과 같은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새로운 시작이 두근거리는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초, 중, 고까지는 이사를 가지 않는 이상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내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다. 그러다보니 주로 비슷한 지역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익숙한 지역이 아닌 곳에서 대학을 다닐 수도 있으며, 혹은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다닌다고 하더라도 전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어울리게 된다. 또한 이
2002년 6월, 연평도 부근에서 북한 해군 소속 경비정이 북방 한계선을 침범, 기습포격을 가해 양측 함정 사이 25분만에 교전은 끝났지만 대한민국 해군 6명이 전사했다. 이 교전이 제2연평해전이다. 다른 이들은 사상 첫 4강이라는 성적을 올린 2002 월드컵 대표팀에 환호하고 있을 때, 유가족들은 젊은 나이에 죽은 가족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2010년 3월 26일에는 백령도 부근에서 훈련 중이던 우리 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해 침몰됐다. 함대에 있던 104명 중 58명이 구조되었지만 46명이 실종되었다. 이후 인양한 천안함에서 실종됐던 장병 대부분의 시신을 수습했지만 6명은 시신을 찾지 못해 유품으로 장례를 치렀으며, 이 사건은 북한의 도발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이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또, 실종자를 찾던 한주호 준위가 잠수병으로 사망하거나 수색을 돕던 배에서 사고가 생겨 추가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북한은 이번에는 연평도에 1시간 가량을 기습포격해 우리 군은 물론 주민들의 주거지도 파괴됐다. 북한의 이런 도발은 정전 협정 이후 처음
충북의 산하는 눈을 압도하듯 화려하게 빼어나지는 않아도 절제된 고고한 아름다움이 서려 있다. 산줄기가 부드럽게 이어져 바라보는 눈 맛이 시원하다. 시야가 막힘없이 터지고 높지도 얕지도 않은 다정다감한 산들 사이로 아름다움을 한층 그윽하게 만드는 강이 흐른다. 충북의 산들은 언제나 강과 함께한다. 그래서 나는 충북의 산천을 사랑한다. 제비봉과 남한강, 월류봉과 초강천, 부소담악과 금강, 두타산과 미호강, 군자산과 달래강, 비봉산과 청풍호, 도담삼봉과 남한강 그리고 금강·한강·낙동강이 세 줄기로 나뉘어 흐르는 속리산이 산과 강이 어우러진 충북팔경이라 생각한다. 제1경은 단양 제비봉(721m)에서 바라다보이는 남한강 경치다. 제비봉에 올라서면 남한강과 옥순봉, 구담봉 멀리 월악산까지 아름답다는 말로는 담아내기 부족하다. 운해나 물안개라도 피어오르는 날은 산수화로는 담아내기 불가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제2경은 초강천이 휘돌아 흐르는 영동 월류봉 위로 뜨는 휘영청 밝은 달이다. 월류봉 풍광의 절정은 보름달이 뜨는 때로 달이 서쪽으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능선 모양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듯 머물다 사라진다. 한여름 보름날 밤, 초강천에 발을 담그고,…
[충북일보] 산벚꽃 산수유꽃이 피고 지고, 다시 1년의 세월이 아프게 흘렀다. 그해 눈보라 치던 혹한의 산속은 국군 최정예 특전사 대원 6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리고 4반세기 동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평화롭기만 했다. 후퇴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군인정신을 오로지 죽음으로 보여준 청춘들. 그들의 영혼이 매년 봄이면 민주지산 기슭에 노란 꽃다지로 피어 무심한 등산객들을 반긴다. 그렇게 25년이 훌쩍 지나갔다. 1998년 4월 1일. 5공수 특전사여단 대원들은 김광석 대위(충남대 ROTC 30기)의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장비를 챙겼다. 기상청은 약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천리행군 5일째. 대원들은 오후 1시께 따스한 봄빛을 따라 들판을 건너 민주지산으로 향했다. 아무도 잠시 뒤 일어날 잔혹한 죽음을 상상하지 못한 채… 오후 2시께, 예상과 달리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최정예 특전사 대원들에게 이 정도 기후는 전혀 문제 될 일이 아니었다. 평소 산악 훈련에 잘 적응해온 대원들은 더 빠르게 행군을 이어갔다. 1시간 정도 지난 오후 3시께 대원들이 6부 능선을 통과하면서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가 일어났다. 급격하게 내려간 기온으로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노인보호구역도 단속하나요? 단속 카메라도 없던데…" 노인보호구역 규정속도 단속 카메라의 설치 비율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보호구역은 지난 2007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며 복지관, 경로당, 의료시설 등 어르신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을 중심으로 지정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충북 지역에 설치된 노인보호구역은 지난해 기준 396개다. 반면 도내 노인보호구역에 설치된 30km 제한 무인 교통단속용 카메라 장비는 11대로, 400개 가량 설치된 노인보호구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을 보였다. 도로교통법 12조 2항에 '지자체장 등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노인 또는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통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단속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30km 제한 규정을 인지하고 지키는 이들이 적은 게 현실이다. 실제로 28일 오후 2시께 청주시 상당구 성안동 중앙공원 앞 노인보호구역에서는 운전자들이 바닥에 새겨진 '노인보호구역'이란 글자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속도를 지키지 않았다.
[충북일보] 건물에 발생하는 화재는 곧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량의 타이어가 타며 가연 물질이 나온 것도 화재 진압 어려움의 원인이었지만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 온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11일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건축물 내·외부의 마감재와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 모두 화재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됐다. 강화된 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연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도내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SSG에너텍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효율의 건축자재를 개발·제조하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IP패널(Insulation Panel: 동적내진설계용 준불연단열일체형 패널)'은 마감재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외단열 마감 패널이다. 이을성(59) SSG에너텍 대표는 "단열·내진·준불연 세 가지 성능을 충족하면서 일체화된 단열·마감재는 SSG에너텍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