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충주·제천·단양지사 지사장으로 근무한 지 어느덧 반년이 지났다. 한 조직의 장이 된다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다. 하지만 고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한국농어촌공사라는 조직이 '어떻게 하면 미래에도 존재할 것인가' 또 '지속가능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답은 '청렴'이라는 가치와 닿아 있다. 예로부터 공직사회에서 청렴은 중요한 가치였다. 특히 업무환경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가치판단이 요구되는 오늘날, 청렴은 더욱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이미 국민의 시선과 사회적 요구는 공직자에게 높은 수준의 청렴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청렴이 공적 서비스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에게는 경쟁력이며 존립과 직결되는 가치임을 말하고 있다. 공직자 개개인에게 청렴은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신념이고, 따라서 이를 지키며 각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더 견고하게 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해 충주·제천·단양지사에서는 소통과 참여를 중심으로 하는 청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고 있다. 내부직원 대상으로는 익명으로 청렴 의견과 건의사항을 제기하고 이에 대
요즘 생활필수품 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 하면 스마트폰이 아닐까요. 불과 십여 년 전 나온 스마트폰이 이처럼 세상을 바꿔놓을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국제전화를 걸 때면 비싼 전화료에 꼭 필요한 말만 하고 끊어야 했던 일이 생생합니다. 지금 저도 큰딸이 외국에 나가 있습니다만 거의 매일 카톡으로 화상통화하는 아내 덕분에 귀여운 손주들과 한마디씩 주고받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상통화하면서 손주들과 재미보는 집이 이제는 보편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산업제품이 우리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삶의 질을 높이는 과정이 역사적으로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과학이 기술로 이어져 생활제품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 확률이 높지 않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이라는 휴대전화도 어느 날 갑자기 전자공학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수많은 관련 기초과학연구가 쌓여 이루어진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산업화될 가능성이 높은 과학연구도 그것이 기술로 발전되어 실생활에 이르기까지에는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은 뒤에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드리는 '마르코니'라는 사람은 과학자이면서 기술자인데…
고향마을 울타리에 붉은 장미꽃이 피었다. 20여 년 전 장미꽃이 피던 어느 날, 그녀는 홀로 세상을 떠났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나는 그녀 산소에 벌초한다. 그녀는 열아홉에 보은군 수한면 질구지에서 우리 마을로 시집왔다. 그래서 택호가 질구지 댁이다. 결혼 후 몇 해 지나도 자식이 없자, 남편은 첩을 들이고 아들을 낳았다. 자기 배로 낳은 자식은 아니라도 친자식처럼 귀하게 키웠다. 그러던 중 동족상잔의 비극 6·25가 터졌다. 당시 농사만 짓던 남편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보도연맹에 가입하였다. 산골 논에서 모내기하다 지서 순경에게 붙잡혀 갔다. 그 후 생사도 모르고 몇 년이 지났다. 소식이 없자 붙들려 간 날짜에 제사를 지냈다. 최근에 알려진 바로는 청성 지서에서 옥천경찰서로 붙잡혀 가고, 동이면 평산리나 군서면 월전리서 경찰에게 집단학살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녀는 남편이 보도연맹으로 잡혀가 생사도 모르며 평생을 보냈다. 어린아이 키우며 혼자 농사일에 땔나무까지 갖은 고생을 다 하며 근근이 살았다. 자식은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었다. 보도연맹 자식이라 내놓고 이야기도 못하고 신원조회 때문에 취업도 어려웠다. 결혼하고 어쩔…
몇 년 전의 일이다. 그해 겨울 역사를 전공하시는 은사님과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소한(小寒)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날이 제법 쌀쌀했다. 그래서 평소 아끼는 진한 팥죽색 줄이 들어간 도톰한 목도리를 하고 나섰다. 얼큰한 음식을 좋아하던 그 분은 오랜만에 '붕어찜'을 먹자고 하셨다. 대전 모 백화점 근처에서 만나 그 분을 태우고 충북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에 위치한 한 식당으로 향했다. 충북 옥천은 시 로 널리 알려진 정지용의 생가와 문학관이 있어 종종 가본 곳이었다. 그런데 방아실에 위치한 그 식당은 대전에서 옥천으로 가는 길이 아닌, 대청호를 끼고 가는 길이었다. 대전 판암동과 식장산 입구를 지나 세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달렸다. 오랜 만에 겨울의 파란 하늘과 푸른 대청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가는 길에 충북 보은 출신인, 조선조 청백리 218인 중 한 명인 충암(沖庵) 김정(金淨) 유적지 이정표도 보였다. 30분 정도 달려 대청호에 위치한 붕어찜 식당에 도착했다. 식당 주인은 은사님을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은사님의 단골집임을 알 수 있었다. 붕어찜 주문을 하고, 식당에서 나와 대청호 주위 경관을 천천히…
전국의 읍·면·동에 맞춤형복지 업무가 도입되고 각 읍·면·동 주민센터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로 옷을 갈아 입은지도 벌써 10년이 돼 간다. 10여년전 송파 세모녀 사망사건(2014년, 생활고로 고생하던 세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고) 등 탄탄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국민들이 소중한 삶을 버리는 일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그에 대한 대책으로 공공영역에서 맞춤형복지팀 구성과 맞춤형복지 업무수행을 공식화 했다. 당시 맞춤형복지 업무는 공직사회에서는 참신한 시도와 변화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가가호호 취약세대 방문은 물론, 기존 민간 사회복지기관이 담당하였던 사례관리, 자원연계 업무 등을 담당 공무원이 수행함으로서 민간과 공공영역 모두 애로사항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맞춤형복지사업이 공공영역에 도입된지도 곧 10년, 진천지역의 복지사각지대는 없어졌을까· 맞춤형복지 업무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이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되고 있지만, 아직도 복지사각지대에서 도움받지 못한 채 생을 등지는 비극적인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하면서 앞으로도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이 필요함을 업무를 담당하며 느끼게 된다. 복지사각지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최근의 대한축구협회 태도에 정이 뚝 떨어진다. 앞으로는 축구 국가대표 경기에도 예전과 달리 시큰둥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예감이 든다. 그간 감춰졌던 축구협회의 복마전이 까발려질 때마다 놀랍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에 아직도 저런 경기단체가 있단 말인가, 아니면 체육계의 일반적 현상인가 궁금하다. ***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의혹투성이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5개월 동안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겠다며 시간 끌다가 기습적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을 발표했는데 그 과정이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축구협회의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특정 파벌이 애초부터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지 않기로 정해 놓고 국내파 감독이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 감독 지망자들에 대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선임 결정을 하지 않더니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기술총괄이사에게 권한 위임 등 변칙적 작전이 동원됐다. 최종적으로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의 집을 찾아 일고초려를 연출하며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달라고 설득했고, 홍명보 감독이 수락했다고 한다. 축구협회가 미리 짜인 각본대로 그럭저럭 모양새를 갖추기는 했으나 곳
국민주택규모란 주택법 제2조 6항에 따라 주거전용면적이 1세대당 85㎡터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수도권을 제외한 도시지역이 아닌 읍 또는 면 지역은 주거전용면적이 100㎡ 이하인 주택을 말한다. 현재는 대다수의 주거형태가 공동주택인 경우를 감안한다면 주거전용면적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거전용면적은 공급면적에서 공용부분에 대한 면적을 제외하고 각각의 개별적이고 독립된 세대가 독점성을 가지고 사용하고 점유하는 주거공간이다. 주거전용면적에 해당하지 않는 공용부분의 대표적인 예는 승강기의 면적과 복도, 계단등 공동이 사용하는 부분을 말하며 공동주택 규약에 따른 공용부분으로 삼은 부속건물도 제외되며, 경비실과 관리사무소등이 해당한다. 독립되어 개별적으로 독점하여 주거전용면적에 해당하는 곳은 세대 내 거실과 주방, 화장실, 침실등이 있다. 국민주택규모는 이러한 부분의 면적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주택규모의 시작은 꽤나 오래되었다. 1963년도 제정된 공영주택법에 국민주택규모란 단어가 처음으로 사용되어 규정되었으나, 규모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면적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명시되지 않았고 국민
올해는 청주 청원 통합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청주시가 통합되면서 바로 해결했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인데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과제들을 살펴보고 통합 청주시 10주년을 맞아 되짚어 봄으로써 시민들의 중지를 모아 시급히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 중에서도 쓸모없는 논란이 될 수도 있는 통합 청주시의 주산 재설정에 관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주, 청원이 통합되기 전의 청주시의 주산은 우암산이었다. 청주시의 면적이 그리 크지 않으므로 청주시에서 가장 높은 산이 우암산이요, 시내 중심에 있는 부모산과 매봉산, 구룡산을 굽어 볼 수 있었다. 청주시가 점차 확장되면서 청원군에 있던 상당산과 선도산의 줄기들이 청주시계로 들어오게 되지만 그래도 주산은 변함없는 우암산이었다. 그런데 이제 통합 청주시는 우암산보다 높은 산들이 경계선이 아닌 시내 중심에 위치하게 됨에 따라 통합 청주시라는 광역에서는 우암산을 주산으로 말하기는 다소 편협한 생각일 수가 있고, 예부터 풍수지리에 의해 배산임수의 개념에서 생각하면 주산은 통합 청주시를 끌어 안는 큰 산으로 새로 설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
내 고향은 두꺼비 마을 산남동이다. 그날은 그곳에서 자란 후배와 함께 원흥이 방죽을 가기로 하고 승용차에 올랐다. 늘 한번 가 보고 싶었던 곳, 고향처럼 아련히 마음 한 곳에서 꼬물락 거리며 보고 싶어 하던 곳, 설렘을 가득 안고 집을 나섰다. 산남동 법원 숲 속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원한 숲길 원흥이 방죽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다리 수술로 걷기 불편한 후배는 추억을 함께 나누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나와 함께 나섰던 참이다. 천천히 걸이서 원흥이 방죽에 다다랐다. 가는 길 주변 조성된 작은 습지에는 물에서 자라는 물풀들이 보였다. 그늘에 드문드문 있는 벤치는 도심지 고달픈 삶을 쉴 수 있게 시에서 자연 휴식공간으로 마련해 놓았다. 설렘을 안고 방죽 초입에 들어섰다. 방죽 옆에 지킴이처럼 버티고 있는 느티나무는 300년이나 되었다고 느티나무 앞에 명시되어 있었다. 주변엔 씨앗이 떨어져 자란 크기가 서로 다른 나무들이 여러 포기 둘러있었다. 느티나무 가족을 이루고 있었다. 몇 해 전에는 진입로만 보고 갔었는데. 제일 큰 300년 된 대왕 느티나무는 내 양팔 크기로 열 번도 모자랄 것 같았다. 아마 모처럼 50년이 지나 보는 나무기에 그랬나 보다.
자극적인 이슈를 영상으로 만들어 논란이 식기 전 온라인 플랫폼에 올리는 사람을 '사이버 렉카'라고 부른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차량을 견인하려 번개처럼 현장에 나타나는 사설 견인차 레커(Wrecker) 앞에 사이버를 붙인 신조어다. 이들은 떼로 몰려와 견인을 다투는 레커차량들처럼 조회 수를 노린 자극적인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유통시킨다. 이 모두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각종 사건, 사고에 몰려들어 악착같이 물고 뜯는 이들의 행태는 흡사 하이에나와 같다. 하이에나는 몸서리쳐지는 몰골로 공포와 혐오의 상징이 된 동물이다. 개와 비슷하지만 분류학적으로는 사향고양이에 가까운 이놈은 들개도 아니고 고양이도 아닌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 윤기 없는 부스스한 털에 몸집보다 큰 머리통, 어둡고 음울한 표정으로 다른 맹수들이 사냥한 먹이를 가로채서 먹고 산다. 썩은 고기까지 먹어치우는 대단한 식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하이에나를 사람들의 영혼을 흔들고 무덤을 파헤치는 악마로 여기기도 한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사이버 렉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인기를 얻게 되자 일부 사이버 렉카는 진짜 언론인인양 우쭐대고 있다. 기성 언론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초중고 학생들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부모들은 이 짧고도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많은 경우 가족이 함께 휴가를 다녀오기도 하고 조금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바쁜 일과 속에 가려졌던 갈등이 드러나고 증폭되면서 오히려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사람도 있다. 방학만 되면 틱장애(tic disorder)가 악화되는 아동을 만난 적이 있다. 틱장애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를 반복적으로 빠르게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을 주된 증상으로 하며, 초등학생에게 흔히 나타난다. 상당수는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지지만, 틱이 만성화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약물치료나 심리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틱은 주로 신경생물학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역시 틱의 발생과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아이의 경우 학교생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고, 친구 관계도 원만했다. 긴장하는 상황이 되면 가끔 코를 킁킁거리거나 눈썹을 씰룩이는 등의 틱증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지난봄은 나무를 심느라 바람, 햇살, 흙과 함께 보냈다. 아버지께서 반세기 넘도록 가꾸시던 땅이었는데, 이제 연로하시니 내가 농사를 짓는다. 어쩌면 농사를 짓는다기보다 농사일을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500평 정도의 땅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나무나 채소 등의 경작을 해야 할지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 시골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농사는 처음 하는 일이고 경험이 없어서이다. 젊은 시절부터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죽마고우와 선·후배들에게서 귀 동냥도 하고 유튜브 영상도 보면서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감나무를 심기로 했다. 물 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 고랑을 만들고 감나무 심을 간격과 위치를 정하고 나무 심을 만큼의 땅 파기를 하였다. 감나무의 생육 과정과 식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공부한 후에 이원 묘목 시장에서 3가지 종류(둥시, 차량 단감, 대봉)의 감나무를 구매하여 55그루의 감나무 식재를 마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멀칭까지 하였으니 이제 그럴듯한 하나의 감나무 밭이 완성되었다. 무슨 일을 할 때 안다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알았다.…
계절과 어울리는 단어를 찾는다면 여름의 짝은 단연코 젊음과 행복, 즐거움이다. 여름에는 햇빛을 받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행복호르몬이라는 세로토닌의 합성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D 생성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란다. 그런 과학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낮이 길어지고 기온도 올라가서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도 많아지고 녹음이 우거진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좋은 것만 있을 수 없는 법이라 고온다습한 여름은 휴가라는 말이 여름과 단짝이 된 이유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일이 버겁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옛사람들도 "삼복지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라면서 무더운 여름을 힘들어했다. 그래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보양식을 먹으며 복달임을 하는 등 나름의 피서법을 만들어냈다. 다산 정약용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솔밭에서 활쏘기,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 비 오는 날 한시짓기, 달밤에 개울에서 발씻기 등 풍류가득한 여덟가지 피서법으로 소서팔사(消暑八事)를 만들어냈다. 다산의 피서법으로 무더운 여름을 지내면 좋으련만, 일터에 매어있는 현대 일반인들에게 불가능한 일이다. 일터를 떠날 수 없다면 무더위와 폭염으로 발생하는 질병을
작년 말 북한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한을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이후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직면해 있다. 단순히 선언을 넘어 남북한 교류협력의 상징인 남북경제협력법,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과 그 시행규정들 등을 비롯해 각종 합의서는 물론이고 남북회담을 주도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 등의 조직까지 폐기했다. 김위원장은 적대적 2국가관계를 선언한 직후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규정을 헌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 아직까지는 그것을 명문화했는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조치만로서도 적대적 2국가관계 선언을 확실하게 이행하겠다는 의지는 드러냈다. 우리도 북한에 이러한 조치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과제로 등장했다. 이 기회에 우리도 남북관계를 되돌아보고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기존의 우리 통일정책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994년 선언된 이후 현재까지 남한의 통일정책이다. 이 방안은 자주·평화·민주라는 3대 원칙 하에 남북이 통일을 해야 하는데,…
'공무원은 주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친절하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지방공무원 법 제51조 친절·공정의 의무에 관한 내용이다. 재작년 봄 차량등록사업소로 첫 발령을 받고 매일 맡은 업무를 성실히 처리해 나가는 선임분들의 모습과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 공직 생활은 생각보다 낯섦 그 자체였다. 지금도 실무를 파악하고 적응하느라 부단히 노력하는 중이다. 실무를 경험한 지 2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내가 가장 많이 듣고 가르침을 받은 것은 '친절'이다. 특히 공무원에게 친절이라는 단어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에게 친절이라는 단어는 더 친해져야 할 존재다. 올해 3년차 공무원이 된 나는 차량등록사업소를 떠나 현재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연차가 쌓일수록 담당 업무에 능숙해지기는 했지만, 다양한 유형의 민원인들을 접하게 되었을 때 소통과 공감 능력이 때로는 다소 결여된 채로 친절하지 않고 예민하게 민원 응대를 하기도 했다. 무리한 부탁을 요구하거나, 언행이 거친 민원인도 비일비재했으며 지역 특성상 노인이 주를 이루었기에 소통 부분에서 원활히 응대가 이루어지지 않았
얼마 전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대화 중, 초등학교에서 겪고 있는 문제라며 서로 다른 두 가지 문제를 들었다. 하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덧셈을 못하고, 자를 대도 길이를 읽을 줄 모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벌써부터 수업 시간에 중학교 수학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었다. 전자는 기초학력 미달, 후자는 선행학습 또는 사교육 문제다. 현상은 달라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문제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위권은 하위권대로 못 따라오고 상위권은 상위권대로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준별 반 편성은 이에 대한 대책이었다. 그러나 수준별 반 편성은 상위권 학생들은 모두 비슷한 실력이고, 하위권 학생들 역시 모두 비슷한 실력일 것이라는 전제를 담고 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상위권도 격차가 있고, 하위권도 격차가 있다. 학교에서 이 기초학력 미달 문제와 선행학습 문제, 이 두 가지를 해결한다면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할까. 나는 전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있다. 제품이나 시설,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이 성별이나 나이, 장애나 언어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그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조각한 아름다운 여인상과 홀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인상에 거품의 여신이라는 의미인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또한, 날마다 입을 맞추고 옷도 갈아입히는 등 혼자만의 사랑을 키워갔다.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만 갔다. 이 여신상이 진짜 사람이 되기 바라는 마음을 간절히 품었다. 피그말리온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여인상이 살아있는 사람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또 빌었다. 그 기도에 감동한 아프로디테는 사랑의 신 에로스를 보내 갈라테이아를 살아있는 사람으로 변하게 해 주었다. 이후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는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이다. 피그말리온의 사랑 이야기는 이후 많은 예술과 문학의 소재로 재탄생 되었다. 한없이 갈구한 사랑이 끝내 이루어지는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가슴 벅찬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이 속담이 사랑이나 인간관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구애도 3번 이상 하거나 여러 번의 연락과 집요한 만남 요구와 같은 끈질김은 범죄행위의 일종이다. 따라서 나는 일방적인 사랑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
단조로운 잿빛 구름으로 굴곡 없이 꽉 채워진 하늘은 무표정하다. '무농정'이란 이름이 내게 주는 느낌처럼. 비문에 쓰인 유래나 자료들을 통해 알게 된 '무농정'은 필요할 때 꺼내보는 사전 속의 단어 같다. 큰 마을을 뜻하는 '대멀'이 변해서 '대머리'로 불리던 이곳의 옛 이름이 내게는 친근하다. 늘 이름 앞에 '대머리 사는 ㅇㅇ'이라고 불리던 단발머리 내 친구가 살던 곳 나만의 그곳이다. 우리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동생들의 나이 터울과 성별까지도 데칼코마니처럼 일치했고 맏이가 지닌 무거움과 외로움에 공감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고작 열여섯이었는데 친구는 내게 산 같았다. 엄마가 편찮으시다 보니 휴일이면 친구 집 마루에는 일주일 동안 빨랫감이 산더미처럼 모였다. 빨랫감을 나누어 들고 개울가에 가면 손도 대지못하게 말렸지만 나중엔 슬쩍 옷을 헹구거나 비틀어 짜 바위 위에 올려두는 나를 보고 언니처럼 웃곤 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론 엄마에게 미안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사실 동생들에게 치이기도 싫고 휴일엔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는 암묵적인 의무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핑계를 대고 나오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딱히 갈 곳이 없었다. 무작정 자전거를 타
시간의 반대편을 향해 걷습니다. 이른 별이 뜬 길 위에서 어둠이 빛으로 혹은 빛이 어둠으로 변할 때 저녁이 슬프다는 걸, 그리움이 아프다는 걸 압니다.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는 어둠 저 건너편 점점 희미해지는 산 그림자처럼 하루를 헤집고 간 기쁨과 슬픔의 시간이 하나둘 기억에서 멀어져갑니다. 무작정 걷다가 발밑에 쌓이는 어둠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멀리 강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간혹 일찍 뜬 별들만 잠겨있는 숨죽인 수면을 향해 가쁜 숨을 고르며 어깨 위에 내려앉은 하루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순간 모든 것이 멈추었습니다. 산도 강도 나도 지워지고 있습니다. 어둠이 오늘의 시간을 과거의 시간으로 차곡차곡 저장하고 있습니다. 문득 어둠의 중심으로 물오리 한 마리 날아오릅니다. 아주 잠깐, 늦은 물오리의 날갯짓에 놀란 물보라가 사라지고, 강 건너 불빛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늦은 강가 짙은 어둠만 수북한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십니다. 자정이 가까운 모든 것이 멈춘 시간 난 아직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함부로 과거를 향하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멈추려 할수록 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어요. 따지고 보면 멈추어 있는 것
올여름도 어김없이 폭염과 폭우로 인해 인명과 재산, 농작물 피해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속출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2개월(2023년 7월~2024년 6월)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1.64℃ 높다"라고 밝혀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인 1.5℃ 목표가 무너졌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22.7℃로 평년(1991∼2020년, 30년간)보다 1.3℃ 높았고,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일수는 2.8일로 평년 0.6일의 4.5배를 능가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6월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폭염은 농산물의 수확량 감소는 물론 품질 저하와 병해충 확산을 초래할 뿐 아니라 가축의 피해로 이어져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기온상승은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폭염 등 일시적 충격으로 기온이 1℃ 오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0.4∼0.5% 높아지고, 이 영향은 6개월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각 월
공직생활 3년차가 된 지금도 공무원 면접 준비했던 때를 추억하면 '청렴'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공무원의 6대 의무는 무엇인가', '공무원에게 청렴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 여러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면접 준비하는 내내 '청렴'을 외쳤었다. '청렴'이라는 뜻을 글로만 공부한 채, 예로부터 공직자에게 청렴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말이 전해져온 데엔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막연하게 청렴한 공직자가 될 나의 모습을 꿈꿨던 것 같다. 공무원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청렴 교육에 참석한 적이 있다. 솔직히 그 당시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눈앞에 주어진 업무를 파악하는 것에 급급하여 교육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다. 강사님께서 청렴에 대해 열심히 강연을 펼치셨지만 내 머리 속엔 처리해야 할 민원 내용, 작성해야할 공문 등이 떠다녔다. 하지만 하루, 한 달, 일 년이 지나며 공직자에게 청렴을 왜 그리도 강조하는 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다. 사전적 의미를 봤을 때엔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청렴'하면 대부분 깨끗함, 정직함, 공정함 등의 단어
요즘 공원과 길가를 다니다 보면 반려동물을 산책하는 사람, 풀숲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는 사람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야외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반드시 알고 예방해야 할 감염병이 있다. 바로 진드기매개감염병이다. 진드기매개감염병은 진드기가 흡혈하는 과정에서 감염되는 감염병으로는 대표적으로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SFTS)와 털(좀)진드기가 매개하는 쯔쯔가무시증이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는 작은소피참진드기 중 바이러스 병원체가 있는 진드기가 사람을 물어 흡혈하는 과정에 바이러스가 인체로 감염되어 발생한다. 작은소피참진드기는 한국, 일본, 중국, 등에 서식하고 우리나라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진드기 SFTS 병원체 감염률은 0.5% 정도이다. 진드기는 4~11월에 활동하며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은 아니고 면역력이 약한 연령층에서 감염 우려가 높다. SFTS에 걸리면 보통 6~14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38~40도의 고열과 설사, 구토 증세가 나타나고 혼수상태 등 중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에 물어 흡혈하는 과정에 리케차라는 세균이 인체에
새벽에 일어난 엄마가 밥을 달라고 깨운다. 간단히 국에 밥을 말아 드리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센터에 언제 가느냐고 자꾸 물어봐서 아직 멀었다는 대답만 여러 번 하고 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문을 닫는 소리에 내려와 보니 나무 아래 의자에 앉은 엄마가 보인다. 큰 나무가 천천히 내리는 비를 막아줘서 다행이다.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흐린 날씨에도 선명한 노란색 승합차가 보인다. 승합차 발판을 천천히 밟고 오르는 엄마 등 뒤에서 인사를 한다. 비가 와서 그런지 감정이 뒤섞이며, 삼십여 년 전의 나와 만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일하면서 첫 아이는 친정엄마가 많이 돌봐주고 도움을 주셨다. 둘째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18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맡겼다. 18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농로로 걸어오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영원히 이별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슬펐다. 아직은 엄마 품에서 키워야 하는 아들을 아침부터 오후까지 보내는 게 내키지 않았고, 우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내는 마음도 편치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익숙해졌고, 주변에 시골 풍경이 정겨운 어린이집을 5년이나 다녔다. 둘째 아이반 선생님을 아파트…
시대와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교육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으며, VR, AR, 메타버스 등 다양한 매체의 발달은 교육 현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수업 내용이나 방법 외에도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場)을 확장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변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지역 협력' 혹은 '지역 참여'가 변화의 핵심이다. 초·중등 단계에서는 자유학기제 혹은 고교학점제를 통해, 대학 단계에서는 RISE체계와 글로컬대학30 등을 통해 지역과 학교가 함께 협력하는 교육을 추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교육은 한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이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소양을 기르기 위해 또는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직업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우리는 배우고 익힌다. 전통적으로 교육은 학교와 교사의 영역이었다. 물론 지금도 교육의 전문가이자 근간을 담당해야 하는 곳은 분명 학교와 교사여야 한다. 그러나 점차 복잡해지는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개개인들에게 필요한 역량이나 기술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각자가 무엇을 배우고 경험했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제도화된 학교는 이 모든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되었다. 이 사건은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된 사건으로, 이 사건을 계기로 수면아래 오랜 기간 동안 가라앉아 있던 교권 붕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곳이 다른 곳도 아닌 교실이었고, 자살의 이유도 학부모의 악성 민원 때문이었다는 정황이 발견되면서 교사들은 충격을 넘어 더 이상은 교권 붕괴를 그대로 묻고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교사들은 하나둘씩 모여 교권 회복을 이야기 하게 되었고, 결국 교권보호 5법인,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제 우리 교사들은 자신의 양심과 철학에 따라 마음껏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는가. 이런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교사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교권보호 5법이 개정되었는데도 우리 교사들은 아직도 마음껏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일까.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교감선생
[충북일보] 저렴한 수수료에도 존폐기로에 선 '충북형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충북도의회 산업경제위원회는 25일 충북연구원에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이옥규(청주5) 산경위 부위원장 주재로 먹깨비, 땡겨요 등 배달 플랫폼 2개 사업자와 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청주성안길상점가상인회, 충북대중문상인회, 충북대상가번영회 등 4개 협회는 입점 업체로 대표로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도내 공공배달앱 현황을 분석하고 입점 업체와 배달 플랫폼, 소비자들의 애로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충북형 공공배달앱은 도입 초기 민간 배달앱보다 저렴한 중개·결제 수수료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민간업체들의 업계 점유율이 90%인 상황에서 공공배달앱은 인지도를 쌓지 못하고 있다. 먹깨비는 최근 배민의 수수료 인상에도 최고 2%인 현행 수수료를 고수하고 공짜 배달도 나섰으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이런 상황서 충북도의 예산 지원마저 줄었다. 도는 그동안 관련 홍보·할인 이벤트 등 프로모션 비용으로 2020년과 202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내에 입주해 있는 청주시 산하 부서들이 현재 '부당 입주'해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시가 사무실을 대거 이전할 처지에 놓였다. 감사원은 최근 청주시 정기감사를 통해 '청주도시첨단문화산업단지 내 임시청사 부당 입주 및 산업단지 관리 부적정'에 대해 주의와 시정을 요구했다. 핵심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첨단문화산단에 입주를 하려면 여러 조건들을 만족해야하는데, 현재 시 산하 사무실들은 이같은 조건을 만족하지 않은 채 부당하게 입주를 해 있어 사무실 이전 등 대책을 마련해 제출하라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 시가 이곳에 입주할 자격이 없는데도 임시청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곳은 산단이 아닌 '문화제조창 뒷건물'로 불리며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문화예술과, 문화재과, 관광과, 체육교육과, 농업정책과, 축산과, 농식품유통과, 친환경농산과 등 모두 8개과가 입주해 있는 실정이다. 관계법령을 보면 시의 잘못이 더욱 명확하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서는 문화산업단지 관리기본 계획 중 산단 입주자격으로 산단 조성 목적에 부합하는 지를 검토해야한다고 규정돼 있다.
[충북일보] "'고향 발전에 밀알이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앞만 보며 열심히 뛰었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취임 2년을 앞두고 충북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만큼 매일 충북 발전에 대해 고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지사는 취임 후 중앙부처와 국회, 기업 등을 발품을 팔아 찾아다니며 거침없는 행보에 나섰다. 오직 지역 발전을 위해 뛴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투자유치, 도정 현안 해결, 예산 확보 등에서 충북이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견인했다. 김 부지사는 대전~세종~청주 광역급행철도(CTX) 청주도심 통과,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 추진,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사업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지난 2년 가까이를 숨 가쁘게 달려온 김 부지사로부터 그간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22년 9월 1일 취임한 후 2년이 다가오는데 소회는. "민선 8기 시작을 함께한 경제부지사라는 직책은 제게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이면서도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와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