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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5.06 16:10:19
  • 최종수정2020.05.06 16:10:19
항상 뿌옇게 흐렸던 서울 하늘을 보니 무정한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재앙이지만 자연에게는 축복이었던 모양이다. 기계와 사람이 멈추자 미세 먼지도 줄었고 베이징이나 히말라야도 전에 없던 모습이다. 충주의 하늘은 혹시 가을 하늘보다 더 투명하진 않을까 궁금해졌다.

마침 그런 생각이 들었던 5-10일은 충주 시장 장날이었다. 더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한 시간 기다려 8천 원, 우리 집에서 동서울 터미널까지는 걸어가도 10분 거리다.
수차례 가 본 충주는 대중교통이 괜찮다. 필자가 이제껏 다닌 다른 지방 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이 발달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맑은 충주를 걸으리라 마음 먹고 장날의 분주함을 기대하면서 충주로 떠났다.

이게 웬일인가. 터미널에서 30분 걸어 무학시장에 도착하니 현수막이 필자를 실망으로 떨어뜨린다. 다시한번 코로나19가 미워지는 순간이다.

처음 마음 먹은 것처럼 그냥 무작정 걷기로 한다. 그때 머리를 스치는 것이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삼탄역이다. 첫 차 시간인 10시 38분은 이미 지났다. 충주역에서 삼탄 가는 두 번째 차를 타면 되는데 시간이 오후 1시 33분이다. 거의 2시간이나 시간이 남는다.

가급적 시내를 피해 외곽 도로를 걷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충주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아닐까.
걷는데 최단거리는 당연히 직선이지만, 짐짓 오늘만은 충주 시내를 걸을 때 곡선을 선택하기로 했다. 곡선을 선택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눈 앞의 모든 횡단 보도 건너기를 실행에 옮겼다. 충주 시내 외곽 도로를 가로지르며 모든 횡단보도도 건너 계속 걸었다. 충주의 몰랐던 길을 에두르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걷기도 중독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걷지 않았던 모든 길을 걸어보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무학시장서 출발해 충주천을 따라 30분쯤 걸으니 충주역이 보인다. 걷는 동안 만난 사람이라곤 자전거 타고 가는 1명 뿐이다. 주차장에 차조차 많지 않다.

지난 3월 탄금대 올레길을 따라 걸었던 기억을 더듬어본다. 끝내고 겨울 길을 천천히 걸으며 자전거와 자동차의 속도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보석 같은 공간들을 발견했었다. 이처럼 충주역까지 걷는 '사회적 거리 두기' 걷기는 또 다른 충주 체험의 의미를 줬다.
사람이 없는 것은 다른 곳과 같다. 충주역에는 열 감지하시는 분과 할머니 그리고 필자, 달랑 셋 뿐이었다. 매표소 직원까지 넷.

코로나 이후 운전뿐 아니라 도보 이동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한다. '혼자 여행'마저 가로막으며 어쩔 수 없이 '집콕'을 강요한 코로나19. 더 이상 각자의 집에서 섬에 갇힌 로빈슨 쿠르소같은 생활은 일상의 황폐화를 부를 뿐이다.

역 바깥에 충주시 관광 안내판을 보며 혼자서 한적한 곳을 찾아가는 것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탄역으론 충주역에서 가는 것이 가장 멋지다. 제천으로 가는 무궁화호 기차다. 상하 차가 필자를 유혹한다. 조치원 쪽으로는 주덕역에 서는데 삼탄역보다는 볼 거리가 적다. 집에 늦겔 가도 삼탄역으로 가는 것이 낫다.
역내엔 충주의 볼거리가 전시돼 있다. 잔뜩 봄 치장을 하며 사람을 기다리는 곳이 이렇게 많은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충주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방법이 또 하나 있다. 걷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사회적 거리두기다. 자동차를 타고 충주 세계 무술공원 주차장에서 매주 토·일요일에 열리는 '충주 농산물 직거래 장터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곳에선 걸으면 안된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만 사면 된다. 전염 공포가 한풀 꺾이고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됐지만 아직은 조심할 때다.

/충주시SNS서포터즈 퍼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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