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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SNS서포터즈 - 천연기념물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

  • 웹출고시간2022.07.03 15:24:22
  • 최종수정2022.07.03 15:24:21
모과나무 하나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다. 한창 모과꽃이 피어날 때면 그윽한 향기로 유혹한다. 모과꽃은 담홍색의 은은한 색깔이 은근히 매력적이다.

벚꽃보다 모과꽃이 더 예쁘다고 하는 지인들도 있다. 조금 더 일찍 왔으면 500년 된 나무에서 피어난 모과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522호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가 있는 목과공원이다.
표지석에는 한자로 힘 있게 목과공원이라 새겨져 있다. 공원이 위치한 곳은 오송뷰티산업단지 안이다. 원래는 '모과울' 마을이 있었지만, 산업단지가 생기고는 이 모과나무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천연기념물 모과나무는 높이 12.5m, 둘레 3.7m로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과나무 중 처음으로 2000년 6월 16일에 충북기념물 112호로 지정됐다. 이어 2011년 1월 13일 천연기념물 522호로 승격했다.
이곳은 밀양 박씨의 세거지로 조선시대 유학자 박훈의 유허지였다. 조선시대 세조가 등극한 초기에 서산 류씨 문중의 류윤이 은거했던 곳이다. 세조의 부름에도 변명 하지 않고 불응했다고 한다. 자신을 이 모과나무에 비유하며 쓸모없는 사람이라 했다고 한다. 이에 세조가 '무동처사'라는 어서를 하사했다니 보통의 나무가 아니다.
나무 기둥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 느껴진다. 약간의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데 나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을 울퉁불퉁한 저 옹이들은 어떤 사연을 가졌을지도 궁금해진다.

뒤쪽으로 가서 보면 나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걸 볼 수 있다. 더 가까이는 갈 수 없지만, 속이 거의 텅 비어 보입니다. 노거수의 든든한 지팡이가 되어주는 받침목도 세워져있다.
12m가 넘는 나무 위쪽으로는 잎이 무성하게 피었다. 가을이 되면 잎은 노랗게 물들고, 튼실한 모과열매도 맺힐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앙상한 가지를 보여주겠지만 올해도 지난 500여년과 다름없이 향기로운 모과향으로 건재함을 드러낼 것이다.

공원에는 모과나무를 바라보고 앉을 수 있는 벤치도 있다.
커다란 돌에는 목과공원의 유래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연제리는 상당 고을 서쪽 기름진 평야의 농촌이라며 마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풀이 무성하게 자란데다가 둘러쳐진 펜스 때문에 더 가까이 갈 수 없어 현장에서는 자세히 읽어보기 힘들다. 그 옆으로는 조선시대 유학자 박훈 선생의 유허비도 있다.

시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생활체육시설도 마련돼있으니 근처의 주민들은 산책 삼아 가볍게 들러도 좋을 것 같다.

그 뒤로는 약정이라는 현판을 달고 있는 8각 정자도 있다.
위로 올라가면 주변의 무성한 나무들과 그 너머로 산업단지 건물들이 보인다. 한쪽에는 '약정기'가 걸려 있었다. 이 정자를 누가 어떻게 세웠는지 그 과정이 적혀 있다. 첨단바이오산업을 이끌어갈 오송의 역사를 상징하며 사적으로 보존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냥 돌아서기 아쉬워 주변을 더 살펴보다가 바닥에 커다란 돌처럼 보이는 걸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니 모과열매다. 한번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여기저기 몇 개가 눈에 띄었다. 아마도 작년에 맺은 결실이 바닥에 떨어져 계절을 보냈나 보다. 목과공원을 떠나기 전에 열매를 마주하게 되니 괜히 마음이 따뜻해진다. 올해도 무성하게 열매를 맺고 몇백 년 더 이 자리를 지키길 바란다.

/충북도SNS서포터즈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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