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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7.11 14:39:47
  • 최종수정2021.07.11 14:40:05
솟대는 전통 사회에서 마을을 지키는 신앙과 같은 역할을 했다. 지금도 마을 어귀에 장승과 솟대가 세워져 있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충주호 북쪽 가장자리를 따라 돌아보면 유독 솟대가 많은 마을이 있다.

나무나 돌을 이용해 장승 옆에 세워두고 액막이나 풍농을 기원하는 신앙의 역할을 했던 솟대는 다양한 새들을 올려두지만 보편적으로 솟대 위에는 오리가 앉아있다. 오리가 물에서 잠수하는 새라 홍수를 막아주고 물을 가져다주며 마을이 불에 타는 것을 막아준다는 종교적 믿음이 오리를 솟대 위에 올려놓는 이유였을 것이다.
솟대마을로 유명한 개천안은 고대부터 열두 개천안 이라고 불린 장소로 1850년대까지도 수많은 솟대가 이곳에 존재했다고 한다. 하늘과 이어지는 장소였을까. 지금 보기에도 참 평안하고 포근한 마을이다.

일제 강점기 들어 솟대가 사라지고 그 지명만 명맥을 이어오다가 최근 솟대거리를 복원했다.매년 10월 3일 개천절, 개천안에서는 솟대 문화재가 열리곤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코로나가 잠잠해져 개천안 솟대문화재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개천안 솟대들 뒤로 큰 비가 보인다. 엄청난 크기에 압도되는 대한민국 보물 제17호 정토사지 법경대사탑비다. 많은 솟대들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여느 탑비들처럼 외로워 보이지 않아 좋다.
솟대들 사이로 계단을 따라 오르다 하늘을 보니 하늘이 열려 편안한 곳, 개천안이라 그런지 하늘이 유독 더 푸르게 느껴진다.

정토사지 법경대사탑비라고 부르지만 사실 이곳은 정토사지는 아니다. 정토사지는 충주댐 공사로 수몰됐고 당시 발견된 일부 초석과 석재를 법경대사탑비와 함께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정토사는 통일신라 시대 개천사로 창전돼 고려 시대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외사고였던 충주 사고가 있던 장소다. 고려 시대 외구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역사서를 해인사에서 정토사로 옮겨왔고 조선시대 들어 고려의 방대한 자료에 더해 조선왕조실록까지 보관할 정도로 아주 중요한 사찰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사고처럼 임진왜란 당시 불타 충주 사고의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고려 시대 자료들은 사라졌다. 임진왜란을 거치며 사라지고 충주댐 건설로 수장되어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으니 아쉽다. 이렇게 남은 흔적들로 당시 영광을 상상하기에는 초라해 보인다.
반대편을 돌아보면 솟대 사이로 정토사지 법경대사탑비다. 큰 나무 옆에 있어 다소 작게 느껴지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엄청난 크기다. 비석의 크기를 보면 그 사람의 살아생전 권위와 위세를 알 수 있다. 법경대사는 얼마나 위대한 고승이었기에 이렇게 큰 탑비를 가졌을까. 통일신라시대 879년에 태어난 법경대사는 20세에 불가에 입문했고 당나라에서 유학 후 돌아와 정토사의 주지를 맡았다고 전해진다.

고려 태조의 명에 따라 만들어진 법경대사탑비는 조각 솜씨 또한 뛰어나 비받침의 거북 조각이나 머릿돌의 용 조각이 사실적으로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탑비는 승탑과 함께 있다. 법경대사탑비 앞 승탑은 최근 만들어진 모습이다.
법경대사탑비의 짝인 법경대사의 승탑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방출된 후 소식을 알 수 없다. 현재 법경대사탑비 앞에 있는 승탑은 흥법국사의 승탑으로 국보 102호 정토사 흥법국사 실상탑을 복제한 것이다.

한 곳에서 모든 문화재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문화재는 원래 위치에 있을 때 가장 빛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립 중앙 박물관에 위치한 흥법국사탑비와 승탑도 언젠간 이곳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수많은 솟대들로 이채로운 분위기에 끌려 방문한 개천안에서 정토사지의 흔적과 법경대사탑비, 흥법국사승탑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나니 우리가 모르는 역사적 사실들이 참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충주시SNS서포터즈 데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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