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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SNS서포터즈 - 불교·유교문화 모두 품은 청주 이정골

  • 웹출고시간2018.03.14 18:24:34
  • 최종수정2018.03.14 18:24:34
청주 사람을 닮은 용정동 돌장승

청주 상당구 용정동에 있는 돌장승(충북도 유형문화재 제150호)은 그 이름부터 다양하다. 우선 인근 이정골 마을 사람들은 선돌멩이, 수구맥이 또는 돌장성이라 부른다. 반면 학자들은 석불입상, 석상, 미륵불 등으로 부르고 있다. 실제 공식 명칭은 '청주 순치명 석조여래입상'이다. 돌장승 배 아래쪽에 있는 기록에 근거했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50호인 용정동 돌장승.

용정동 돌장승은 이정골로 들어가는 마을입구 개울가에 시선을 남쪽으로 두고 서있다. 머리길이 70㎝에 키가 316㎝이다. 화강석 돌기둥에 얼굴 부분만 형태가 뚜렷하게 표현돼 있다.

머리 쪽을 자세히 살펴보니, 상투머리처럼 정수리가 볼록한 윤곽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부처의 머리위로 튀어나온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를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마엔 동그란 백호가 뚜렷하게 새겨 있다.

긴 눈썹, 커다란 타원형태의 내려뜬 눈과 도드라진 눈두덩이, 뭉툭한 코와 웃음을 한껏 머금은 작은 입, 두 손은 가지런히 모아 짧은 턱 밑에 댔다. 양쪽의 귀는 없고, 목은 짧아 전체적으로 불균형이다. 몸통은 사각기둥 모양 그대로다. 누군가는 이 돌장승의 얼굴모양을 보고 착한 마음을 가졌으나, 호락호락하지 않고, 고집스러운 청주사람을 닮았다고도 한다.

얼굴 생김새는 딱 마을 어귀를 지키는 장승이지만, 돌장승 배 아래쪽으로 순치 9년에 세웠다는 건립일시와 시주자, 그리고 화주의 이름을 적은 명문 50여 자가 음각돼있다. 이 명문의 내용이 부인할 수 없는 불교의 흔적이라 '순치명 석조여래입상'이라는 불상의 이름을 얻은 것 같다.

용정동 돌장승은 마을 수호신의 기능을 했던 민간 불상이다. 언뜻 보면 공을 전혀 들이지 않고 대충 다듬은 화강석 위에다 선을 휙휙 그어서 불상을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가만히 서서 얼굴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돌장승의 조금은 고집스럽고, 순진하면서 해맑은 미소가 바라보는 사람의 얼굴위에서도 피어난다. 가볍게 그은 선들이 만든 이의 영혼으로 빛이 나는 순간이다.

이정골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로는 이 돌장승의 원 위치는 개울가 상류에 있는 버스정류장 자리이다. 어느 해 큰 홍수로 물길을 따라 떠내려가서 하류에 박혀 있다가 40여 년 전 우연히 모습이 드러냈다. "선돌멩이가 어디 갔나" 걱정하던 마을사람들이 한달음에 달려가, 돌장승에 줄을 매달아 개울에서 끌어내어 지금의 자리에 세웠다고 한다.

옛 선비정신 깃든 신항서원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350호 신항서원 묘정비.

조선시대 지방에는 향교와 서원이라는 중등교육기관이 있었다. 향교는 지방 국립학교이고 서원은 사림들이 세운 지방 사립학교이다. 본받을 만한 옛 유학자들을 사당에 모셔 제사를 지내고, 그들의 학문과 덕을 배우고자 했다.

서원에는 지방의 선비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성리학을 연구하며, 자신들의 학통을 이어 나가기위해 지역의 양반 자제들을 교육시켰다. 전국 각지에 세워진 서원은 지방 사림들의 여론을 모으는 창구 역할과, 향촌에 성리학을 보급하고, 지방문화의 발달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했다.

충북도 기념물 제42호인 신항서원은 충청도에서 두 번째로 건립된 서원이다. 선조 3년인 1570년에 청주목 서주내면 유정리 안말마을(청주시 상당구 이정골로 115-8) 뒷산자락의 평지에 서향으로 자리를 잡았다.

창건당시의 서원이름은 마을이름을 따서 유정서원이라 했다. 현종 1년인 1660년 '신항서원'이란 현판이 내려와 나라의 인정을 받은 사액서원이 됐다.

그 이후로 선현을 배향하고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해오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문을 닫았다. 1957년 지방 유림의 발기로 복원되었고, 1985년 다시 중건해 오늘에 이른다.

신항서원의 강당인 계개당.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350호인 신항서원 묘정비는 신항서원의 내력을 기록해 서원 마당에 세운 비석이다. 우암 송시열이 짓고, 서원현감 조형기가 쓰고, 영의정인 김수항이 비의 제목을 썼다. 네모반듯한 받침돌위에 높이 190㎝, 폭74㎝, 두께 40㎝에 흑요암 재질로 만든 비신을 세웠다. 그리고 비신위에 지붕돌을 얹었다.

신항서원의 강당인 계개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양옆 2칸엔 온돌방을 두었다. 전국에 남아있는 서원마다 배롱나무가 심겨져 있다. 이곳 신항서원도 예외는 아니다.

강당 마당 한 귀퉁이에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낸 겨울 배롱나무가 서있다. 꽃이 백일 동안 붉다고 해서 백일홍 나무로도 불린다. 껍질이 얇아서 나무속이 훤히 비칠 것 같다. 신항서원을 찾은 선비들 또한 계개당에 모여 앉아 배롱나무처럼 투명하게 살 것을 다짐하며 선비정신을 키웠으리라. 학동들의 책 읽는 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계개당 뒤쪽으로 잘 정리된 돌길이 나온다. 사우로 가는 길이다. 사우는 아홉 분의 선현을 배향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구현사를 이르는 말이다. 돌길이 끝나는 지점, 2층으로 된 기단위에 내삼문이 보인다. 숭의문이라는 현판을 달았다. 마지막으로 내삼문을 지나면 정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이 나온다. 신항서원의 사당인 구현사이다.

/ 청주시SNS서포터즈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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