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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최근 우리 지역에 지역의 한계를 넘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주목할 만한 공연이 있었다. 그 하나는 놀이마당 울림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전통연희 작품이었고 또 하나는 우리지역의 가야금 연주자로서 최옥삼류 산조 전 바탕을 연주한 송정언의 '금향만정(琴香滿庭)'이라는 공연이었다. 이 둘의 작품은 지역과 자기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필사적 노력의 결과물이며 최소한의 완결구조를 가지려 했다. 지역에서의 예술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을 제시해 준 그런 공연 이었다.

이 시대에 예술가로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이 승자독식의 경제적 논리로만 이해되는 세상에서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며 예술을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또한 예술이라는 건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는 숙명처럼 그것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기에, 남들 다 자는 밤을 하얗게 새며 작업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예술가는 사회적 논리와는 일정한 거리를 가지고 존재한다.

더욱이 지역에서 문화예술 단체나 예술가가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서울이라는 거대자본이 만들어 낸 기이한 구조로 인하여 문화 인프라를 비롯하여 지역의 모든 예술적 활동은 삼류 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설사 개별적 예술가가 내려와 자리 잡고 있다 하더라도 그들의 주 무대는 지역이 아니라 서울일 뿐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지역의 문화예술단체나 예술가는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친다. 또한 한 수 아래로 깔고 보는 시선들을 감내하며 예술적 활동을 전개한다.

어쩌면 지역의 예술 활동하는 단체나 예술인들은 이러한 시선에 대해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예술을 하면서도 크게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는 노력도 안보이고 차려진 밥상만큼만 먹으려 한다. 또한 문예진흥기금이 지원되면 하고 안 되면 안한다는 식의 논리가 팽배해져 있다. 차라리 스스로가 아마추어라고 인정하고 지역에서 예술 행위를 한다면 별개의 문제지만 그렇지 않고 고집과 핑계만 무성하다. 이런 생각으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가 예술가이기를 포기한 것이고 예술을 좀 먹는 행위이다. 아마도 이것이 지역예술의 한계이다.

지역의 예술이 삼류스럽고, 별반 스스로 변화하려 노력하지 않고, 그렇게 머물러 있는 것에 익숙한 것이라면 진정 슬프지 않겠는가. 예술에 있어 지역이기에 용서되는 경우는 없다. 예술이라는 것은 그가 어디에 살건, 작품제작에 돈을 얼마를 들이건 상관없이 그 자체의 자기 완결구조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예술은 창조행위이고 유일무이의 것이기에 그래서 지역과는 무관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참으로 어렵고 지난한 문제이다.

이런 문제가 극복되려면 지역예술가들의 노력이 우선 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노력은 단순히 반복되어진 연습뿐만 아니라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대충 용서하고 넘어가는 것이 없이 스스로 관객이나 무대에 부끄럽지 않은 창작물들을 만들었을 때 그것의 경쟁력이 담보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생력 있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견실한 예술 활동을 이루는 것, 그것이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 시대, 지역에서 예술로 살아남기 위한 아픈 노력들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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