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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2.01 13:14:33
  • 최종수정2018.02.01 13:14:33

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전략팀장

밀양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제천에서도 큰 불이 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우리는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했고 모든 국민들은 애도의 뜻을 펴왔습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기에 국민들의 아픔은 모두 같은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들, 그리고 늙으신 어버이들이 저 시꺼먼 화마에 숨이 막히고 온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함께 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세월호의 기억을 아주 또렷이 갖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을 때 온 국민이 달려들어 끌어안고 통곡하며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사회적 책임과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구축을 요구해왔습니다. 또 그것의 매뉴얼화를 통한 사회적 재난에 대한 체계적 대처를 요구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국민들은 대한민국 다시세우기에 들어갔고 이에 따라 사회시스템을 흔들었던 무책임에 대한 심판을 감행하였던 것입니다. 촛불이 타오르고 새로운 나라가 세워졌습니다. 국민 모두의 승리였고 새로운 질서를 잡아가는 용광로 같은 광장의 요구에 환호했습니다. 이제는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리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정의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아직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기엔 부족한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을 대통령만 보이지 정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촛불에 떠밀려 서둘러 뛰어오다 보니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매조지 못하고 일이 터질 때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부각되어 왔습니다. 이 속에서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뒤집어 진다해도 전혀 변화하지 않는 관료행정은 새로울 게 없는 자기들만의 시스템 속에 잠겨있습니다. 촛불 이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럴진대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무엇을 개혁해 나가겠습니까. 이러한 기존 관료주의적 시스템의 새로운 변혁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매번 이런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언론은 호들갑떨며 확대 재생산하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참사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아 서로에게 삿대질하며 쌈판을 벌입니다. 세월호나 제천화재나 밀양의 참사는 우리가 서로의 욕망을 절제하지 않고 성과위주의 사고 속에 만들어 낸 근원적 사회의 병폐입니다. 우리가 그간 관행적으로 해왔던 편법과 불법의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나가 칼로 도려내기 전엔 고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 스스로의 자각에 의한 원인규명과 그에 따른 국가진단이라는 특단의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끊임없이 문제는 발생되어질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아직 사회 안전망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여러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번 제천과 밀양의 참사를 통해 우리는 이 사회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았습니다. 사회 안전에 대한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과 함께 살아가는 터전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선행되고 더불어 사회 안전망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과 매뉴얼을 체득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재난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대처해내는 제도적 사회 시스템의 마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에게 더 큰 재난이 다가올 것입니다. 지금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서로 아픔을 감싸주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아픔이 없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업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과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 한마디 따뜻이 건네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재난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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