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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사월의 끝자락을 보내며 하늘을 본다. 벌써 초여름인양 내리쬐는 햇볕이 따갑다. 혼돈스러운 여러 일들로 인해 세월 가는 것도 잠시 잊었다. 막말과 권력다툼으로 점철된 막장드라마의 정치현실 속에서 참으로 참담했다. 그러나 국민은 현명했다. 데모나 혁명이 아닌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방식으로 암담한 정치적 현실을 일거에 정리한 것이다. 진정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힘을 본다. 이번 20대 총선의 결과는 선거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쾌거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새로운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 이후에도 정치권 내에서는 처절한 자기반성이나 개선하려고하는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입으로는 민의와 민심을 이야기 하면서 책임지려는 자세가 없이 오히려 억울해하고 핑계가 많다. 아직도 진실성 없는 사과와 악어의 눈물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지 채 보름도 안 되어 다시 그들이 가진 기득권의 굴레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들이 만들어준 새로운 정치지형을 다시금 자기 밥그릇에 주어 담고 있다. 아직도 지금의 국면만 벗어나면 어느 때라도 법이나 권력, 어용언론을 이용해 통제하고 속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잠시 숨죽이며 몇 달 지나면 국민들은 다시 까마득히 선거결과를 잊어버리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온순한 백성으로 돌아오리라 믿고 있는 것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본래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라는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오는 말로서 민심을 이야기할 때 많이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진정 아무것도 아닌 물이 모여서 배를 세우고 띄울 수도 있지만 그것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성난 물결이 되어 세상을 뒤엎어 버린다는 뜻이다. 무릇 배의 노를 젓는 것이 정치이고 이 사람들이 진심을 갖고 노를 젓지 않는다면 장차 거센 물결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분명 이번 선거는 국민의 민의가 확연히 현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한 것이다. 또한 그 것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정권은 국민의 준열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지도자는 자기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위하여 챙기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하늘이고 하늘과 같은 수준으로 무서운 존재가 백성이라 말한 다산(茶山)처럼 백성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하늘을 두려워하고(畏天) 백성을 두려워하는(畏民) 정신이야말로 이 시대의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이다. 이러한 대의를 거슬렀을 때 하늘이, 물이 세상을 뒤엎는(覆舟)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세월호의 아픔과 사월혁명의 함성은 저 끝나지 않은 바다 밑바닥에서 신음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아직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집단 이성은 정치권의 아둔한 행태를 준엄하게 심판하고 변화를 요구하였던 것이다. 그러기에 정치권은 이러한 변화된 민의를 올바로 읽어야 할 것이다. 진정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은 처절한 혁신을 통해 진정성 있는 정책으로 아픔을 치유하고 눈물을 닦아 내는 책임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오만과 독선의 정치가 아닌 소통과 화해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월의 끄트머리에 하늘을 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근본을 다시금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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