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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5월이다. 봄날 그 뜨겁게 우리의 산하를 불살랐던 꽃들의 향연은 이제 서서히 지고 있다. 너무도 많은 색채와 향기에 취해 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다. 새들이 날고 그 날개 너머로 타오르는 햇살에 눈을 잠시 가려본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도저히 당대에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이, 그동안 답답하고 한탄스러운 그 모든 부패의 사슬들이 일거에 뻥 뚫리는 것을 보았다. 드러누운 세월호가 세워지고 노란 날갯짓의 나비가 훨훨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통일의 열차를 타고 저 멀리 시베리아를 달리는 꿈을 꾼다. 이제껏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이 이렇게 자랑스러운 때가 없었다.

탄핵과 촛불의 광장에서 태어난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과 통일이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오롯이 녹여 새로운 정부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켜켜이 쌓였던 적폐청산을 위한 노력과 평창올림픽에서의 남북단일팀 구성과 공동응원, 그리고 문화예술사절단들의 교환과 바로 이어진 남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은 실로 가슴 벅차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것은 이제까지 억압되었던 적대적 분단체제의 질곡을 걷어내는 것이었으며 사람이 우선하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길을 여는 신호탄 이었다.

대한민국의 지난 1년은 참으로 숨 가쁘게 지나갔다. 지난 4월 27일 남과 북의 정상들이 만나는 날, 나는 무참한 죽음의 4·3현장인 제주에 있었다. 그날 남북의 만남을 지켜보던 나는 가슴이 뻐근해지는 감격에 눈물을 쏟았다. 아, 이렇게 우리에게 통일이 오는구나.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분단 70년이 되는 지금에서야 우리 민족의 언어로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게 된다는 것이, 평화를 노래하는 그 입술들이 어찌나 황홀했던지 가슴이 뛰었다. 그 누구도 정부가 동북아 비핵화 운전석에서 운전대를 제대로 잡으리라는 예상을 못했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이 문재인 대통령은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한반도의 봄을 열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넘어 평화체제의 정착을 향한 과감한 선택인 것이다.

남과 북의 해빙무드에 문화예술분야에서의 매우 긴박한 남북문화교류 활동은 통일대업을 이루기 위한 현 정부의 모든 과정을 관통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교류는 문화예술이 갖는 창조적 상호교감이라는 것에 충실해 있었고 서로에게 감동을 나누는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물론 문화예술의 교류가 서로의 이념의 벽을 깨고 민족적 동질감을 한층 배가시킬 수는 있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감대가 먼저 형성이 되지 않고는 서로의 문화에 대한 배타심만 크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문화예술교류는 그 시작부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전제로 되었고 이를 받아들이는 당사자들도 기본적인 서로에 대한 예우를 잃지 않았다. 과연 이렇게 상호 존중 속에서 교류가 이루어진 적이 있었던가. 우리 민족이 문화예술을 통해 우리의 아름다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결국 김구가 이야기한 높은 문화의 힘이 아니겠는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장의 촛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살아 숨 쉬는 한반도의 자신감 넘치는 심장소리가 들린다. 갈라지고 고통 받는 힘없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내일을 비추는 등불이 떠오른다. 따뜻하고 용기 있는 선택으로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저 발걸음을 보라. 참으로 행복한 1년이었다. 이제 생활 속에서부터 탄탄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개혁이 필요하다. 국가 중심이 아닌 국민중심의 개혁. 우리의 개혁은 이제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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