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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7.06 18:42:49
  • 최종수정2016.07.06 18:42:49

김희식

시인, 충북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

장맛비가 내립니다. 이 장맛비에 쓸려가는 시커먼 것들이 하수구에서 한번 빙빙 돌더니 이내 트림하며 빠져나갑니다. 속 시원합니다. 이런 날엔 동료들과 함께 어울려 막걸리에 파전하나 놓고 살아가는 얘기하며 서로의 가슴을 터놓는 것도 좋은 일이지요. 답답했던 마음들을 서로에게 기대어 한바탕 푸념이라도 소리소리 내지르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아가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지요.

요즘 들어 주변의 사람들이 많이들 힘들어 합니다. 누구나 아프지요. 인생이라는 게 만만하지 않은 것이지만 그렇게 아파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경쟁구도 속에 더 많이 갖고자하는 욕망으로 저 스스로를 좌절시키고 있습니다. 젊은 저들이 무슨 죄라고 시들어지는 모습을 보며 가슴을 칩니다. 또한 이러한 생존이 걸린 문제 앞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의 존재가 무력해 집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어디에나 있지요. 특히 대한민국 예술계는 온통 혼돈스런 세상인걸요. 예술을 한다고 대학까지 나와 정부에서 일자리사업으로 만들어놓은 일당벌이 예술 강사 하는 것도 그렇지요. 또한 지원금에 목매달고 자기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 원하는 맞춤형 예술을 하는 이 땅의 예술계도 그렇지요. 다들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끼기는 하나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요.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예술정책을 바라는 것이 잘못인지도 모르죠. 작금의 예술정책은 예술을 무슨 진열대에 깔아놓고 상품 고르듯이 골라 쓰는 것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문화산업이니 한류니 하며 마치 예술을 분칠하여 팔아먹기 급급한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예술가의 정신을 팔아먹는 것이고 이 땅의 예술가를 욕되게 하는 것이지요. 이런 것을 예술을 하거나 이들을 지원해주는 사람들의 숙명이라고 얘기하기엔 뭔가 잘 못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를 향유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정책적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이지요. 그러기에 예술가들의 예술을 국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잘 연결하고 예술인들이 예술다운 예술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제도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것을 잘 가꾸기보다는 예술을 도구화 시키고 예술가의 자존을 폄훼시키는 작금의 현상이 계속 되어지는 한 이 나라의 예술계는 장사치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부끄럽게도 수많은 지원정책이 쏟아지는 작금의 예술계에 오히려 역설적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웬만큼 적극성만 띄면 찾아 먹을 게 많은 세상인데 많은 예술가들이 외면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그 것은 예술을 한다는 것은 자기 정신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지난한 여정이기에 예술가는 자기의 창작정신을 얼마만큼 구현해 나가는가 하는 것에 매진하기 때문이지요.

진정 지금은 화려하고 위대한 예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바른 정신을 가진 예술·예술가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지원금에 연명하는 예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살아가는 예술을 할 것인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하지요. 메마른 내 가슴에도 장맛비가 시원하게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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