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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양치기 개가 여우를 만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호랑이에게 속은 것 같아"

여우가 대답했다. "왜? 무슨 일 있니?"

개가 말했다. "호랑이가 양 한 마리를 주면 곧바로 돼지 한 마리를 잡아서 주겠다는 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그래서 줬어?"

개가 말했다. "돼지 한 마리가 생긴다는 말에 조금 시원치 않은 양 한 마리를 갖다 줬지"

여우가 대답했다. "그랬더니?"

개다 말했다. "한 마리를 더 달라는 거야, 자기가 밑진데. 그렇게 안하면 아무것도 못 주겠대"

여우가 대답했다. "그래서 또 한 마리를 줬어?"

개가 말했다. "그럼 어떡해? 할 수 없이 줬지"

여우가 대답했다. "그래서 돼지는 받았어?"

개가 말했다. "나중에 준다고 하면서 꺼지래"

여우가 대답했다. "그게 다야?"

개가 말했다. "이번엔 양들의 공격이야. 양들이 없어진 걸 알고, 나한테 따지는 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핑계를 대지 그랬어?"

개가 말했다. "난 모른다고 핑계를 댔지"

여우가 대답했다. "그랬더니 양들이 믿어?"

개가 말했다. "믿는 건지 아닌 건지, 자기들도 어떻게 없어졌는지 모르니까 잠잠한 것 같아"

여우가 대답했다. "그 정도면 다행이잖니?"

개가 말했다. "뭐가 다행이야? 이게 다행이야?"

여우가 대답했다. "실은 너한테 부탁이 있는데"

개가 말했다. "부탁? 무슨 부탁인데?"

갑자기 여우가 힘없이 대답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 새끼 양 한 마리만 줄래?"

개가 말했다. "얘기를 듣고도 그런 말을 해?"

여우가 대답했다. "누구한테는 두 마리씩이나 주면서 작은 새끼 한 마리 달라는데 이럴거야?"

여우가 토라져 가버렸다. 얼마 후 호랑이가 개를 찾아왔다. "네 이놈, 병들고 시원치 않은 놈들을 먹고 나더러 죽으라는 거냐?"

개가 대답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호랑이가 말했다. "여우한테 얘기 다 들었어"

개가 대답했다. "여우가 한 말은 거짓말이에요"

호랑이가 말했다. "돼지 약속은 없는 줄 알아"

호랑이가 가고 난 후 양들이 찾아왔다. "그럴 줄 알았지 시치미 떼고 있으면 모를 줄 알았지"

개가 말했다. "여우가 한 말은 거짓말이야"

양들이 대답했다. "여우가 한 말이 왜 거짓말인줄 알아. 우린 여우란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개가 말했다. "여우가 자기 부탁 안 들어 줬다고 앙심을 품고 거짓말을 한거야"

양들이 대답했다. "부탁이 뭔데?"

개가 말했다. "새끼 양 한 마리를 달래?"

양들이 대답했다. "이유가 있으니까 달랬겠지"

개가 말했다. "이유? 무슨 이유?"

양들이 대답했다. "여우가 약점을 잡았으니까"

개가 말했다. "약점? 무슨 약점?"

양들이 대답했다. "멍청아, 헛소리를 했잖아?"

개가 말했다. "무슨 헛소리를 했다고 그래?"

양들이 대답했다. "호랑이에게 양을 줬잖아?"

개가 말했다. "아니라니까, 난 주지 않았어"

양들이 대답했다. "끝까지 거짓말 할거야?"

개가 말했다. "거짓말 아냐, 하지만 미안해"

양들이 대답했다. "우린 떠날거야"

양들은 모두 떠났다. 개는 모든 것이 여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다. "가만두지 않겠다"

개가 여우의 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여우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문 앞에 이렇게 써 있었다. '모든 것은 너로 인해 생긴 일이야, 이 어리석은 수다쟁이야, 못된 짓 하면 벌을 받는다.'

아직도 개는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의 그릇된 행동은 남에게 약점이 될 수 있다. 스스로를 경계해야 하는 것 또한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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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