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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전쟁터에서 늑대의 칼이 부러져 대패를 하였다. 왕은 부러지지 않는 칼을 만드는 동물에게 후한 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여우가 개에게 달려와 말했다. "야, 우리에게 기회가 왔어!"

개가 대답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지"

여우와 개는 칼을 왕에게 받쳤다. 칼은 훌륭했다. 그런데 여우가 왕에게 간곡하게 청을 했다.

"저를 전쟁터로 보내주십시오"

왕은 여우를 기특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개는 궁궐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애를 썼다.

여우는 늑대의 칼을 눈이 부시게 손질하여 주었다. 늑대는 전쟁터에서 연전연승을 했다. 늑대와 여우는 더 높은 계급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여우는 점점 교활해져 오만방자하게 장군인양 행세를 했다. 늑대 또한 왕처럼 행세를 하면서 군사들을 돌보지 않았다. 늑대의 칼은 녹슬어 갔다. 여우는 갈수록 자기 멋대로 동물들 앞에서 함부로 떠들었다. "야, 승리한게 다 누구 덕인줄 알아· 내가 칼을 잘 만들어 이긴거라고"

한편 궁궐에서 개는 호랑이가 곁에 와 있는줄도 모르고 쇠붙이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었다.

호랑이가 말했다. "궁궐이 편하지 않느냐?"

개가 대답했다. "저는 편한 것도 좋지만 차라리 땀을 흘리며 쇠를 두드리는게 더 즐겁습니다."

다음 날 개는 대장간이 있는 숲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적에게 기습을 받은 늑대가 맞서 싸우다 칼이 부러져 죽었다. 여우는 간신히 목숨을 건져 도망쳤다. 왕이 여우에게 물었다.

"칼이 부러져 죽은게 사실이냐?"

여우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칼은 부러지지 않았습니다. 늑대가 군사들을 돌보지 않아 기습을 당했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시면 지금이라도 당장 적을 무찔러 저의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여우는 거짓말로 왕을 속여 장수가 되었다. 전쟁터로 떠나기 전에 여우와 개가 만났다.

개가 말했다. "장수가 되었다면서?"

여우는 거만하게 헛기침을 하면서 대답했다.

"너는 아직도 망치를 두드리는게 재미있니?"

개가 말했다. "그런가 봐, 망치를 두드리면 힘이 솟고 신이 나는 것 같아"

여우가 대답했다. "뜨거운 불 옆에서 망치질하는게 즐겁다니 어쩔수 없군, 대장장이 친구"

그때 개가 여우에게 칼 한 자루를 건네주었다.

"나보다 네가 필요할 것 같아 주는거야"

훌륭한 칼이었다. 금방 승리라도 할 것 같았다.

얼마 후 호랑이가 개를 찾아왔다.

"우리가 적의 기습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개가 말했다. "제가 도울 방법이 있을까요?"

전쟁터에 전쟁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칼 한번 써보지 못한 여우는 적들과 칼을 부딪치자마자 칼을 떨어트렸다. 개가 준 칼이 아무리 훌륭해도 소용이 없었다. 여우는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적들이 말했다. "칼도 쓸 줄 모르는 놈이 장수라니, 너희 왕도 한심하고 불쌍하구나."

여우는 군사를 모두 잃고 처형되었다. 다시 나라는 위기와 도탄에 빠졌다. 늘 나라를 걱정하던 개는 호랑이를 찾아가 커다란 방울을 내놓았다. 호랑이가 물었다. "웬 방울이냐?"

개가 대답했다. "적들이 달려오는 바람소리만 들어도 수천리 밖에서 방울이 울릴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방울이 요란하게 울기 시작했다. 적들이 한 밤중에 대 공습이 있었다.

호랑이의 지시대로 적들을 한꺼번에 섬멸하여 대승을 거뒀다. 개는 모든 것을 사양하고 대장간으로 돌아가 망치소리를 울리며 즐겁게 살았다.

어울리지 않는 일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때론 불행과 고통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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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