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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다람쥐와 두더쥐가 하급 관리가 되었다. 둘은 친구였고 언제나 야망을 꿈꾸며 살아갔다. 하루는 둘에게 강 건너 물건을 갖고 오라는 일이 맡겨졌다. 둘은 나란히 길을 떠났다. 얼마 지나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두더쥐가 말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다음에 다시 오자"

다람쥐가 대답했다. "그래도 난 강으로 가볼래"

정말 강은 물이 불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두더쥐가 말했다. "거 봐, 이건 너무 위험해"

다람쥐가 대답했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두더쥐가 말했다. "강을 건너려고 하는 거니?"

다람쥐가 비를 맞아 늘어진 나뭇가지를 가르켰다. "저 나뭇가지를 타고 가면 건널 수 있어"

두더쥐가 말했다.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다구"

다람쥐가 대답했다. "죽어도 난 갈거야"

다람쥐는 위험을 무릎 쓰고 강을 건너갔다.

다음 날 모두가 다람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곁에서 두더쥐가 아리송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강물에 빠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번엔 두더쥐에게 말했다. "넌 왜 돌아왔지?"

두더쥐가 말했다. "무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높은 관리들이 말했다. "그걸 변명이라고 해?"

두더쥐가 대답했다. "만약에 다람쥐가 강물에 빠졌다면 영영 돌아오지 못했을 겁니다."

모두가 두더쥐의 말은 듣지도 않고 돌아섰다.

두더쥐가 다람쥐에게 말했다. "정말 운이 좋군"

다람쥐가 대답했다. "무슨 뜻이야?"

두더쥐가 말했다. "용감한 거야? 무식한 거야?"

다람쥐가 대답했다. "그럼 어떡해? 시킨일인데"

두더쥐가 말했다. "시켜서 간 게 아니라 출세에 눈이 어두워서 강이 안 보였던 것은 아니야?"

다람쥐가 대답했다. "무슨 말을 해도 난 몰라"

얼마 후 다람쥐는 승진을 하면서 더 좋은 자리로 옮겨갔다. 반면 두더쥐는 승진은 커녕 모두가 싫어하는 자리로 옮겨야 했다. 갈수록 두더쥐는 열심히 일을 해도 알아주는 동물들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람쥐는 높은 관리가 시킨 일이 나쁜 짓으로 되어 버렸다. 다람쥐는 그 동안 쌓아왔던 일들이 헛수고로 모두 묻혀 버렸다.

동물들이 수근 거렸다. "어쩐지 수상하더라"

그때 다람쥐가 나타났다. "난 정말 억울하다구"

동물들이 대답했다. "그걸 누가 믿어?"

다람쥐가 말했다. "그럼, 어떡해야 믿지?"

동물들이 대답했다. "나쁜 짓 인줄 몰랐니?"

다람쥐가 말했다. "난 몰랐어, 몰랐단 말야"

동물들이 대답했다. "그럼, 시킨다고 다 하니?"

다람쥐가 말했다. "니들이라면 어떡할거야?"

동물들이 대답했다. "왜 하필 니가 했냐구?"

다람쥐가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두더쥐가 나타났다. "잘난 척 하더니 꼴 좋군."

다람쥐가 대답했다. "넌 그동안 내가 미웠겠지"

두더쥐가 말했다. "왜 내가 너를 미워해야 되지? 글쎄? 다만 너 혼자 마구 달려가면 그 누군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 줄 너는 모르겠지?"

다람쥐가 대답했다.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야"

두더쥐가 말했다. "당연히 그렇겠지, 오히려 그 동물들을 밟고 가야 출세를 할지도 모를테니까"

다람쥐가 대답했다. "나를 보는 기분이 어때?"

두더쥐가 말했다. "난 네가 한심스러울 뿐이야"

점점 시간이 갈수록 진실은 묻혀버리고 다람쥐가 한 일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동물들이 다시 다람쥐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그런 반면 두더쥐는 관청의 재물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바람에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 행방을 아는 동물들이 없었다. 그러나 훗날 다람쥐는 아주 높은 관리가 되었다.

오직 욕망을 생각하며 무모해도 얻을려는 자와 묵묵히 가려다 욕망이 묻혀 버리는 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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