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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호돌이가 강아지에게 얻어맞고 있었다. 호돌이는 새끼 호랑이였다. 강아지가 말했다.

"야, 임마! 내가 시킨거 갖고 왔어?"

호돌이가 대답했다. "깜빡했어, 한 번만 봐줘"

저만치 지켜보고 있던 호랑이는 안타까웠다.

다음 날 호랑이가 가장 아끼던 물건이 없어졌다. 호랑이는 호돌이가 노는 곳으로 가보았다.

호돌이와 강아지가 호랑이 물건을 갖고 서로 옥신각신 하다가 그만 땅에 떨어뜨려 깨지고 말았다. 호돌이가 울었다. "몰라 몰라, 나 어떡해?"

강아지가 말했다. "다 네가 잘못해서 깨진거야"

강아지는 얼른 달아나 버렸다. 호랑이는 깨어진 물건보다도 호돌이를 보며 가슴이 더 아팠다.

얼마 후 호랑이는 결심을 했다. 호랑이는 호돌이를 높은 절벽으로 데려가 아래로 떨어뜨렸다.

호돌이는 한참을 허우적거리며 떠내려갔다. 순간 호돌이는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호돌이는 발버둥을 치다가 간신히 강가로 기어올랐다. 그리고 여러 날 굶주림에 떠돌다가 여우를 만났다.

"배가 너무 고픈데 먹을 것 좀 주세요"

여우가 대답했다. "내가 먹을 것을 주면 넌 나에게 무엇을 줄거니? 세상에 공짜는 없는 거야"

여우는 호돌이를 일만 부려먹고 모두 독차지하면서 먹다 남은 찌꺼기나 던져주었다. 호돌이는 늘 배가 고팠다. 호돌이는 떠날 결심을 했다. "여길 떠나겠습니다. 먹을 것을 조금만 주세요"

여우가 대답했다. "뭐? 여길 떠나겠다구? 내가 받을 것이 얼마인데 나한테 먹을 것을 달라고?"

그날 밤 호돌이는 빈털터리로 여우곁을 떠났다.

그리고 한참을 가다 이번엔 늑대를 만났다.

호돌이가 말했다. "먹을 것 좀 주세요"

늑대는 선뜻 먹을 것을 호돌이에게 주었다.

늑대가 물었다. "나랑 같이 일해 볼래?"

호돌이는 반가웠다. "정말요? 무슨 일이에요?"

늑대가 말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알고 보니 늑대는 호돌이에게 도둑질을 시키거나 남의 물건을 빼앗는 일을 시켰다. 호돌이는 다시 떠날 결심을 했다. "여기를 떠나겠습니다."

늑대가 대답했다. "왜 여기를 떠나려고 하지?"

호돌이가 말했다. "도둑질은 싫습니다."

늑대가 대답했다. "그래? 하지만 넌 우리가 누구인지 잘 알기 때문에 여기를 떠날 수 없어!"

순간 어디선가 늑대들이 몰려와 호돌이에게 덤벼들었다. 호돌이는 늑대들과 물어뜯고 뜯기는 싸움을 해야만 했다. 달아나던 호돌이는 개들이 짖는 소리를 들으며 목장 앞에서 쓰러졌다. 호돌이 앞에 개가 나타났다. "넌 누구냐?"

호돌이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얘기했다. 호돌이는 그 후 양치기가 되었다. 또한 어느 덧 호돌이도 어른이 되어 갔다. 이젠 의젓하고 늠름한 기상이 제왕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까치가 호돌이를 찾아왔다.

"지금 니가 살던 숲에 못된 동물들이 쳐들어와서 난리가 났대, 숲을 빼앗길지도 모른대."

호돌이가 대답했다. "호랑이가 있는데, 왜?"

까치가 말했다. "호랑이는 이제 늙고 병들었대"

호돌이가 대답했다. "뭐? 병이 들어?"

까치가 가고 난 후 호돌이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날 버린 거야, 나 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때 개가 나타났다. "모두 들었어, 그 호랑이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호랑이야. 너를 떠나보내야 했던 마음이 너 보다 더 아팠을 거야."

호돌이는 결심한 듯 옛 숲을 향하여 달려갔다.

호돌이가 못된 동물들을 몰아내자 숲은 평화가 찾아왔다. 호랑이는 대견스러운 호돌이를 보면서 죽었다. 그리고 숲속의 제왕이 다시 태어났다.

누구나 태어났다고 훌륭하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그만한 가르침이 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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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