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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동굴 속에 갇혀 있다 돌아온 늑대가 양들의 목장에 개의 탈을 쓰고 나타났다. 늑대는 양들에게 다가가 천사처럼 양치기 행세를 했다. 하지만 늑대는 양들을 볼 때 마다 솟구치는 탐욕을 참느라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몸이 아픈 어린 양 한 마리를 목장에 남겨두고 모두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초원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늑대는 슬그머니 목장으로 달려갔다. 늑대는 어린 양을 잡아먹고 여우가 한 짓처럼 여우 털로 흔적을 남겨 놓았다. 양치기는 어린 양이 없어진 걸 보고 화가 났다.

그때 늑대가 말했다. "여기 여우털이 있어요"

양치기가 말했다. "여우 짓이구나. 가만두지 않겠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여우가 양들의 곁을 어슬렁거리다가 늑대 눈에 띄었다. "여우가 나타났다!"

여우는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다. 늑대는 너무 통쾌하게 웃었다. 늑대는 종종 양들을 잡아먹고 여우털을 흔적으로 남겨 놓았다. 양치기는 단단히 화가 났다.

몸을 피해 다니던 여우는 우연히 개가 어린 양을 잡아먹으려고 할 때 개의 탈을 쓴 늑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여우가 말했다. "그러면 그렇지"

여우가 늑대를 찾아갔다. "누명을 쓴 대가로 먹이를 떼어주던지 아니면 내가 양을 잡을 때 못 본척 하던지?"

늑대가 대답했다. "난 싫은데, 네가 양을 잡아먹으면 나는 양치기 개 노릇을 톡톡히 할거야"

화가 난 여우가 말했다. "뭐야! 어디두고 보자. 니 맘대로 되나. 아마 크게 후회할 걸"

다음 날 여우는 양치기를 찾아가 멀리서 큰 소리로 말했다. "목장에 늑대가 있다!"

처음에는 여우가 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도 양은 종종 사라졌다. 양치기는 점점 의심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 양치기 곁으로 여우가 슬쩍 다가가 말을 걸었다. "목장에 늑대가 있어요"

양치기가 물었다. "누구냐? 그럼 모든 게 늑대 짓이냐?"

여우가 말했다. "그럼요. 생각해 보세요 저는 체구가 작아 양을 쉽게 사냥하지도 못할뿐더러 많이 먹지도 못해요. 못된 늑대 녀석이 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옛날에 벗어놓은 털을 갖다 놓은 거에요. 잘 보세요 지금 내 털은 이렇지 않아요"

양치기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

여우가 말했다. "강 건너에 있는 물건을 개들에게 갖고 오라 하세요. 개들은 가볍게 헤엄을 칠 수 있지만 탈은 쓴 늑대는 몸이 점점 무거워져 잘 걷지도 못할거예요. 그 때 몽둥이를 들고 있다가 개들과 함께 두들겨 잡으세요"

양치기는 여우 말대로 그렇게 했다. 늑대는 자기가 개인 줄 알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탈 속으로 물이 배어들고 몸이 무거워 한 발자욱도 걸을 수가 없었다. 마침 기다리고 있던 양치기가 개들과 함께 몽둥이로 늑대를 두들겨 잡았다. 여우는 늑대를 보고 웃고 있었다.

무조건 믿음을 주고 방심하기 보다는 한번쯤 그 믿음을 경계하라. 과오가 있었던 곳에서 또 과오가 있지 않기를, 의문이 파문으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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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