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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3.29 14:34:28
  • 최종수정2015.03.29 14:34:50

김경수

시조시인

동물들이 숲속에서 배불리 먹고 잠을 즐기고 있었다. 불만 많은 늑대가 하늘을 향해 외쳤다. "누구는 배불리 먹고 잠이나 즐기는데 누구는 며칠 씩 추위와 굶주림에 살아야 합니까?"

그때 개가 깜빡 잠이 든 순간 양들을 잃어 버렸다. 하늘은 개에게 벌을 내려야만 했다.

하늘이 말했다. "늑대는 개처럼 편히 먹고 잘 수 있게 해 주겠다. 하지만 너의 할 일을 다 하여야 한다. 그리고 개는 앞으로 많은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너희는 서로 운명을 바꿀 것이다. 알겠느냐· 잘 들어라. 늑대는 뚱이, 개는 멍이라는 이름을 붙여 늘 지켜 볼 것이다."

순간 늑대는 개가 되고 개는 늑대가 되었다.

어느 날 뚱이가 양들을 돌보지 않아 양들이 다쳤다. 화가 난 주인이 뚱이에게 야단을 쳤다.

"이 바보같은 녀석, 오늘 저녁 없는 줄 알아!"

주인이 가고 난 후 뚱이는 양들에게 화풀이를 했다. "이 멍청한 놈들아, 니들 때문에 굶게 생겼잖아? 이제보니 하늘이 한 말 다 거짓말이야."

그때 하늘이 말했다. "네 할 일을 다 했느냐?"

한편, 멍이는 며칠을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농부를 만났다. "아저씨, 먹을 것 좀 주세요"

농부가 대답했다. "감히 누구에게 밥을 달래!"

농부가 몽둥이를 들고 멍이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조금 지나 농부는 뿌린 씨를 쪼아먹는 새들을 멍이가 쫓는 것을 보았다. 가상히 여긴 농부가 멍이에게 먹이를 준 덕에 굶주림을 달랬다.

얼마 후 뚱이는 낮잠을 자다가 양을 잃어버렸다. 잔뜩 화가 난 주인이 뚱이를 때리며 야단을 쳤다. "이 바보같은 녀석! 당장 양들을 찾아와!"

뚱이가 말했다. "잠자리? 다 거짓말이야"

하늘이 말했다. "네 할 일을 다했느냐?"

한편, 멍이는 밤마다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때 마굿간이 보였다. 말은 상처를 입어 아파했다.

멍이가 말에게 말했다. "하룻밤만 재워주세요"

말이 대답했다. "당장 꺼지지 못해!"

멍이가 말했다. "상처 난 몸을 치료해 줄게요"

멍이는 그 덕에 따뜻한 잠을 잘 수가 있었다.

며칠 후 뚱이는 몰래 양을 잡아 먹었다. 배불리 먹고 난 후 가다가 돌아보니 뚱이가 먹고 남은 찌꺼기를 아무것도 모르는 멍이가 먹으려 했다.

뚱이가 소리쳤다. "여기 그 늑대가 있다!"

멍이가 말했다. "그 늑대라니?"

뚱이가 대답했다. "네가 양을 잡아갔잖아?"

멍이가 말했다. "나는 양을 잡아가지 않았어"

뚱이가 대답했다. "아까 네가 먹고 있었잖아"

멍이가 말했다. "혹시 네가 한 짓 아니니?"

뚱이가 대답했다. "내가 했으면 무슨 소용있니? 다 네가 한걸로 되어 있는데, 따지면 뭘해?"

개들이 몰려왔다. 분하지만 멍이는 달아났다.

그러던 어느 날 숲속에서 뚱이와 늑대들이 소곤거리고 있었다. 멍이는 이 광경을 보고 수상히 여겼다. 그날 밤 목장에 늑대들의 습격이 있었다. 멍이는 양들을 지키려고 늑대들과 싸웠다. 멍이는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다 죽어가고 있었다. 그때 주인과 개들이 몰려와 늑대들은 달아났다. 주인이 말했다. "늑대가 양들을 구하려고 늑대들과 싸우다니 이런 일도 있나?"

아침 해가 떠 올랐다. 목장 안에 다 죽어가던 늑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신창이 개가 쓰러져 있었다. 시치미를 뗀 뚱이는 자기 모습이 개인 줄 알고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늑대의 모습을 본 주인과 개들은 뚱이를 두들기고 물어 뜯었다. 그제서야 뚱이는 늑대로 돌아오게 된 것을 알았다. 이제 멍이에게는 밝은 시간이 뚱이에겐 어두운 시간이 시작되었다.

누구에게나 운명의 명암은 있다. 하지만 그 명암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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