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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호랑이가 늑대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여우에게 맛있는 고깃덩어리 두개를 갖다 주라는 것이었다. 늑대에게도 심부름 값으로 한 덩이를 주었다. 하지만 늑대는 여우의 고기 덩어리까지 탐이 났다. 늑대는 궁리를 해 보았다.

'강물에 빠졌다고 할까· 도둑 맞았다고 할까?'

늑대가 우선 먹이 하나를 숨겨두고 여우를 만났다. "호랑이가 이걸 너한테 갖다 주래"

여우가 늑대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뭔데?"

늑대가 말했다. "고기 덩어리 인가봐"

여우가 대답했다. "째째하게, 겨우 이거야? 이걸 누구 코에 붙이냐? 저나 먹으라고 그래!"

늑대가 말했다. "이 만큼이면 많은 거지"

여우가 대답했다. "도로 가져가, 그리고 동물들에게 호랑이가 째째한 놈이라고 소문을 내야지."

여우가 돌아서자 늑대가 말했다. "잠깐만"

얼마 있다 늑대가 또 하나를 들고 나왔다.

늑대가 말했다. "실은 심부름 값으로 남긴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심부름 값을 왜 니가 정하니? 니가 정하면 가로 채는거야, 알겠니?"

늑대가 말했다. "두개니까 하나주면 좋잖아"

여우가 대답했다. "심부름 값 정말 안 받았니?"

늑대가 찔끔하며 말했다. "안 받았어."

여우가 말했다. "그럼, 우리 이렇게 하자. 내가 물건 두 개를 모두 가져가서 다른 동물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한 다음 하나를 너를 줄게."

늑대가 대답했다. "지금 주면 안돼?"

여우가 말했다. "그럼, 나는 물건을 한 개만 받게 되는 거야. 하지만 내가 두 개를 받고 너에게 하나를 주면 너는 하나를 얻는 것이지"

늑대가 말했다. "그런가· 그런데 니가 안주면?"

여우가 말했다. "날 믿지 못하면 도로 가져가!"

늑대가 대답했다. "알았어, 너만 믿을게."

늑대는 속으로 흐뭇했다. '호랑이가 준 심부름 값도 있는데 거기다가 또 하나를 얻게 됐으니'

늑대에게 먹이를 받고 난 후 여우는 약속을 지킬 마음이 없었다. 여우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주기는 싫고 안 주면 행패는 심해질테고'

시간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늑대는 화가 났다. 다음 날 늑대는 여우를 만나러 갔다. 하지만 여우는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얼마 후 갑자기 여우가 호랑이가 준 먹이를 먹고 배탈이 났다고 소문을 냈다. 소문은 온 숲으로 퍼져 나갔다. 늑대가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 "너 꾀병이지? 나한테 이런 거 안 통해"

여우가 애원했다. "정말야"

늑대가 말했다. "이러면 내가 속아 넘어갈까봐· 내일까지 내놓지 않으면 혼날 줄 알어"

여우는 그럴수록 더욱 아픈 시늉을 했다. 소문을 들은 호랑이가 여우를 찾아갔다. "배탈이 났다면서? 내가 준 고기를 먹고 아픈거니?"

여우가 대답했다. "고기를 먹어서 배가 아픈게 아니고 고기를 내놓으라니까 배가 아픈거야"

호랑이가 말했다. "누가 고기를 내놓으라니?"

여우가 호랑이를 못마땅한 듯 보며 대답했다.

"늑대가 심부름 값으로 한 덩어리를 내놓으래"

호랑이가 말했다. "뭐· 심부름 값?"

여우가 대답했다. "왜 그러니?"

호랑이가 말했다. "심부름 값을 줬거든"

여우가 대답했다. "뭐야? 난 그런줄도 모르고, 괜한 걱정했잖아, 어쩐지 눈치가 수상하더라니"

갑자기 누워있던 여우가 벌떡 일어났다.

호랑이가 큰 소리로 말했다. "늑대 이놈의 수작이었구나, 이놈을 당장 잡아 요절을 낼테다!"

모든 것이 탄로 난 늑대는 호랑이에게 맞아 죽을까봐 혼줄나게 도망을 쳤다.

빼앗고 빼앗는 탐욕의 구도는 모든 걸 불문하고 잔꾀와 수단의 다툼이 치열한 전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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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