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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아주 작은 토끼나라에 왕을 뽑는다는 방이 붙었다. 토끼들이 방을 보고 몰려왔다. 그 중에 겁도 많지만 꾀 많은 토리도 끼어 있었다. 왕은 누구보다 강한 자가 왕이 되길 원했다. 왕에겐 자식이 셋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 왕이 되려고 했다. 왕이 모두에게 말했다.

"신들이 산다는 저 숲속에 강한 것이 있다는 전설이 있다. 누구든 그것을 갖고 오는 자에게 왕을 물려 줄 것이다."

그들 중 누가 말했다. "강한 것이 무엇입니까?"

왕이 대답했다.

"나도 모른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갖고 오너라."

토끼들이 숲을 향해 달려갔다. 토리 앞에 많은 토끼들이 달리고 있었다. 토리가 고개를 넘어 섰을 때 앞서간 토끼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왕자들이 미리 숨겨놓은 병사들에 의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었다. 토리는 꼭 왕이 되고 싶어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 늘 겁이 많은 탓에 강한 것이 정말 궁금했다.

숲 가까이 다가 왔을 때 갑자기 두 왕자가 첫째 왕자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토리도 살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해야 했다. 가까스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토리였다. 첫째 왕자가 결국 죽고 말았다. 숲에 도착하자 왕자들은 자기들 욕망을 위해 또 한번 싸움준비를 하고 있었다. 눈치를 챈 토리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늑대들이 달려들었다. 싸움이 되지 않았다. 두 왕자 뿐만 아니라 모두들 늑대의 먹이가 되고 말았다. 몇몇은 간신히 상처투성이로 목숨만 구했다. 토리는 곁에 있던 토끼들과 밤이 오길 기다렸다. 토리는 다른 토끼들과 힘을 합쳐 줄을 만들고 구덩이를 판 다음 물을 채웠다. 토리와 토끼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늑대들이 마구 달려들었다. 늑대들이 줄에 걸려 구덩이 늪에 빠졌다. 늑대들은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었다. 토리는 토끼들과 함께 숲을 도망쳤다. 하지만 숲속에 있다는 강한 것은 얻지도 찾지도 보지도 못했다.

돌아온 토끼들에게 왕이 물었다.

"강한 것을 갖고 왔느냐?"

그때 토리가 말했다. "갖고 오지 못했습니다."

또한 그간 있었던 모든 일들을 왕에게 들려주었다.

왕이 말했다.

"어리석고 옹졸한 놈들 머리속에 지혜는 없고 욕심만 가득한 놈들이구나. 그래 너희들은 어떻게 살아남았느냐?"

토끼들이 대답했다. "토리의 지혜로 살 수 있었습니다."

왕이 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살아남은 것이 강한 것이었구나. 강한 것은 바로 너다. 늑대와 마주하고 싸우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지혜로 이기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강한 것이다."

토리는 왕이 되었다.

약자에게 처절한 싸움이 존재하는 역경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면으로 힘을 겨뤄 승리해야만 강자가 아니라 살아남는 것 그자체가 강자이다. 살아남은 것이 강자라면 강자를 만드는 것은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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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