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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염소가 여우를 찾아갔다. 염소가 말했다.

"너 궁에서 살고 싶다고 했지?"

여우가 대답했다. "네, 살고 싶어요"

염소가 말했다.

"내가 네 부탁 들어주면 너도 내 부탁 들어줄래?"

여우가 대답했다. "정말요? 부탁이 뭐예요?"

염소가 말했다. "내가 준 옷을 입고 내 조카와 같이 얼굴만 보여주고 오면 돼"

여우가 대답했다. "들러리군요?"

염소가 말했다. "내 조카가 너보다 얼굴도 예쁘고 솜씨도 훨씬 좋거든. 한 마디로 한 수 위야"

여우가 대답했다.

"그렇게 잘났으면 혼자가지, 내가 왜 필요한가요?"

염소가 말했다. "그래야 내 조카가 돋보이지?"

여우가 대답했다. "날 뭘로 보는 거예요? 그리고 다른 동물도 있을거 아녜요?"

염소가 말했다. "너희 둘 밖에 없어"

여우가 대답했다. "다 짜여진 것이군요?"

염소가 말했다. "할거야? 말거야?"

여우가 대답했다. "좋아요"

염소가 가고 난 뒤 여우가 말했다.

"뭐! 나보다 예쁘다고? 뭐! 조카? 웃기고 있네!"

그 날이 왔다. 여우는 먼저 길목에서 조카를 만나 거짓말을 했다.

"너의 삼촌이 신전에서 신들에게 기도하고 오랬어"

여우가 조카를 데리고 신전으로 갔다. 여우가 조카에게 맑은 물을 건네며 말했다. "이걸 마시고 기도하랬어"

조카가 말했다. "이게 뭐야?"

여우가 말했다. "이 물을 먹어야 온 몸이 순결해진다고 했어. 그래야 궁에 들어갈 수 있데"

아무런 의심없이 조카가 물을 마시자 얼마있다 잠이 들었다. 염소는 눈이 빠지게 조카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을 보여줄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끝내 조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몰래 숨어보던 여우가 나타나 염소에게 말했다. "오다가 누구한테 들으니까 염소님 조카가 강 건너에 있데요"

염소가 깜짝 놀라 조카에게 달려갔다. 염소가 두고 간 두 가지 옷 중 하나는 남루하고 망측한 옷이었고, 또 하나는 조카에게 입히려고 했던 화려한 옷이었다. 여우가 중얼거렸다. "저걸 날더러 입으라구! 누굴 바보로 아나?"

여우는 화려한 옷을 입고 늑대에게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옷을 벗어놓고 달아났다. 염소가 혼자 돌아왔다. 바로 관리자 늑대가 나타나 염소에게 말했다.

"조카 애교가 대단해. 혹시 나중에 왕비 되는거 아냐?"

염소가 대답했다. "조카라니?… 무슨소리야?"

늑대가 대답했다. "능청스럽기는…"

염소는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떠돌이로 웃음을 팔던 여우가 드디어 궁녀가 되었다.

욕망에도 그 나름대로 선과 악, 수단과 방법 그 색깔까지 구분이 요구되는 분별력이 사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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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