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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시조시인

어느 날 다섯 동물들이 하늘에게 일을 달라고 소리쳤다. 하늘이 맨 처음 거북이에게 물었다.

"넌 왜 일을 달라고 하느냐?"

거북이가 대답했다. "먹이를 구해야만 합니다."

거북이는 물과 땅을 오가며하는 일을 했다.

토끼에게 물었다. "넌 왜 일을 달라고 하느냐?"

토끼가 대답했다. "하루가 너무 지루합니다."

토끼는 산과 들을 오가며 하는 일을 했다.

당나귀에게 물었다. "넌 왜 일을 달라는게냐?"

당나귀가 대답했다. "일을 안하면 혼이 납니다"

당나귀는 수레에 짐을 싣고 나르는 일을 했다.

여우에게 물었다. "넌 왜 일을 달라고 하느냐·"

여우가 대답했다. "출세를 하고 싶습니다."

여우는 궁궐에서 도우미로 일을 했다.

개에게 물었다. "넌 왜 일을 달라고 하느냐?"

개가 대답했다. "저는 일이 즐겁습니다."

개는 양들을 돌보는 양치기로 일을 했다.

얼마 후 하늘은 다섯 동물들이 모두 일을 잘하는지 궁금했다. 하늘은 먼저 거북이를 찾아가 슬그머니 엿보았다. 거북이는 온 몸이 땀에 젖어 느린 걸음으로 힘겹게 기어가고 있었다. 동물들이 말했다. "아휴, 속 터져 저 느림보"

이번엔 토끼를 찾아가 엿보았다. 토끼는 아무런 생각 없이 껑충껑충 뛰어가며 건성건성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동물들이 말했다. "야! 임마, 또 빠트렸잖아. 너 오다가 엉뚱한 짓 했지!"

이번엔 당나귀를 찾아가 엿보았다. 당나귀는 힘을 다해 끌어보지만 채찍이 날아와 등을 쳤다. 동물들이 말했다. "너 혼 좀 나야 힘 쓸거야?"

당나귀는 죽을힘을 다해 수레를 끌었다.

이번엔 여우를 찾아가 엿보았다. 여우는 지위가 높은 관리를 보자 갑자기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여기 좀 보세요. 누가 했는지 정말 훌륭해요"

관리들이 그냥 스쳐갔다. 여우가 갑자기 하던 일을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일 잘하면 뭘해, 백날 헛수고야, 정말 출세 한번 하기 힘드네"

이번엔 개를 찾아가 엿보았다. 개는 양들을 하나하나 보살피며 같이 놀아주고 있었다. 개가 말했다. "서로 다투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지"

양들은 개를 따라 다니며 하루 종일 재미있게 보내고 있었다. 정말 일을 즐기는 것 같았다.

한참 지나 하늘은 또 다시 거북이를 찾아갔다.

"이제 먹이는 넉넉히 구해놨느냐?"

거북이가 대답했다. "넉넉하다니요?"

하늘이 말했다. "지혜도 없이 무턱대고 일을 해서 먹이를 구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토끼를 찾아갔다. "이젠 따분하지 않느냐?"

토끼가 대답했다. "하루가 따분해 죽겠습니다."

하늘이 말했다. "아무리 꾀가 많고 빠르다 해도 게으르다면 더욱 더 따분하고 지루 할 것이다."

이번엔 당나귀를 찾아갔다. "이제 구박이나 혼찌검을 당하지 않고도 일 할 수 있지 않느냐?"

당나귀가 대답했다. "누군가 일을 시키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하늘이 말했다. "네 스스로 일을 찾아야 한다."

이번엔 여우를 찾아갔다. "출세는 했느냐?"

여우가 대답했다. "출세하기가 쉽지 않아요."

하늘이 말했다. "약은 꾀로 출세를 탐하다가는 오히려 화가 미쳐 재앙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개를 찾아갔다. "아직도 일이 즐거우냐?"

개가 대답했다. "그럼요, 늘 일은 즐겁습니다."

하늘이 말했다. "네가 일을 즐긴다고 해서 언제나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개가 대답했다. "일을 즐기다 보면 노력을 하게 되고 새로운 것을 깨우쳐 일을 즐기게 됩니다."

하늘이 말했다. "넌 일의 즐거움을 아는구나."

모두에게 일이란 대하는 입장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그 가치와 양상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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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