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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7.18 10:07:58
  • 최종수정2024.07.18 10:07:58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클래식 기타 주법 중에 Arpeggio(펼침화음, 분산화음)가 있다. 아르페지오는 화음을 동시에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음높이가 차례대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면서 연주되는 주법이다. 이 용어는 '하프를 타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아르페지아레(arpeggiare)에서 유래되었다.

이 주법은 섬세한 개별자들이 고른음으로 모여 울린 음으로, 청자에게 특수한 자극을 주는 연주법이다. 사람 목소리나 악기 소리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소리가 아니라 수많은 진동수를 가진 배음(倍音)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복합음 형태를 지닌다.

배음은 개별성이기 때문에 포스트모더니티 특성을 가진다. 모더니즘이 파편화된 현실을 통일하여 총체성과 질서를 부여하려 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파편화, 비결정화, 비선형,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탈중심, 다양성으로 재영토화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아르페지오는 포스트모더니티가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이 섬세한 개별자들이 모여 가장 좋은 소리로 특수한 자극을 주는 연주법이다. 하지만 같은 진동수와 다르게 각기 다른 진동수 집합인 잡음은 뒤섞여 있는 여러 가지 울림을 무질서하게 끌어 모은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물체에서 나는 소리와 그 울림이 서로 엇갈려 만나지 못하는 것 보다 마음, 생각, 의식 또는 내면세계가 엇갈린다는데 있다.

가장 좋은 마음을 가다듬어 가장 좋은 음을 표현하기 위해 현을 조율하는 능력은 밝은 마음눈에 있다. 마음눈에 대한 심리학적 어긋남이라는 괴로움을 참고, 견디며, 잘 조율된 음은 협화음을 만들어 온다.

마음을 가다듬어 아르페지오나 트레몰로로 연주하는 협화음 손길은 무궁동(無窮動 perpetuum mobile 페르페투움 모빌레)으로 표현되며, 이 표현은 살아남기 위한 필사적인 날갯짓이 된다.

이곳의 바람에는 기타 소리가 섞여 있다

- 나의 귀는 아직은 예민하지

한물간 도시,/ 나의 한때를 풍미했던 음악이 울리는 곳/ 킹 크림슨, 지미 헨드릭스, 로이 뷰캐넌, 시드 배릿… 가끔은 제플린호를 타고 8마일 높이로 오르기도 하고 근처 아스투리아스Asturias 마을의 조그만 선술집에서 새벽까지 로드리고, 망고레, 빌라로보스를 들을 때도 있었다네

-정재학, 「Psychedelic Eclipse」 부분

음악에 대한 기본적 반응은 시적 반응이다. 이 점에서 시와 음악은 시작점이 같다. 다르다면 시는 언어이며, 음악은 음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시인은 언어를 사용하여 내면세계와 우주에 숨어 있는 원리를 밝혀내 세심하고 섬세하게 노래 부른다.

때문에 음악은 시문학보다 더 근원적이다. 아르페지오 연주에 "바람에는 기타 소리가 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람이 불어야 소리가 나듯, 기타 아르페지오 울림도 내면세계와 우주에 숨어 있는 자연 소리를 재현해 낸다.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재생한 음과 다르게 전자음은 인위적으로 만든 건조한 음이다. "존 로드, 키스 에머슨, 클라우스 슐츠" 이들 특징은 자연음이 아닌 인위적인 전자음을 사용한다는데 있다.

전자음이 만들어 내는 날카롭고 고르지 못한 진동은 생체에 영향을 줘 생체 또한 날카롭고 고르지 못한 세포를 만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위적인 것들은 우리 심리 상태에 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음에 노출되어 있는 환경이 우리를 거칠게 살도록 만들었기에 최근 들어 묻지마 범죄와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가끔은 클래식 음악도 즐길 필요가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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