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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쳇GPT에 서정시를 넣어봤다. "감정과 정서를 담은 시로, 사랑, 자연, 아름다움, 그리움, 행복, 슬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서정시는 그 감정과 미적 요소에 의해 독자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준다. 한국 문학에서 황진이, 이육사, 유치환, 정지용, 조지훈, 김수영, 김영랑, 김현 등이 대표적인 서정시 시인으로 꼽힌다. 서정시는 시인 감정과 경험을 시를 통해 표현, 독자 또한 시와 함께 감정적인 공감을 하며 시를 읽게 된다. 따라서 서정시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거나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중한 문학 장르이다."라는 답이 나왔다.

인류는 초 위험사회에 진입했다. 자연재해와 기후위기, 감염병 노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서정시는 이러한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아와 세계를 하나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살아가면서 알아차리지 못한 서정성이 깃든 사물을 보고, 자아와 혹독한 현실세계 사이에 존재하는 정서적 '거리에 대한 결핍'을 표현하여 고단하고, 혼란한 삶에 한줄기 밝은 빛으로, 샘물로 길을 찾아주고, 갈증을 해소해주고, 좌절과 자포자기에 빠져있는 마음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서정시는 울림 있는 영혼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비틀어놓은 산업화와 폭력적인 자본에 의한 파편화된 인간성 회복을 통해 생명 공동체와 더 나아가 우주 공동체 회복을 꿈꿔볼 수 있는 가능성을 찾기 위해 서정성을 찾아야 한다. 이준관, 「저녁별」과 안도현, 「빗소리를 듣는 동안」이 좋은 예이다.

강가에서 물수제비를 뜨다 오는 소년이/ 저녁별을 쳐다보며 갑니다/ 빈 배 딸그락거리며 돌아오는 새가 쪼아 먹을/ 들녘에 떨어진 한 알 낱알 같은/ 저녁별/ 저녁별을 바라보며/ 가축의 순한 눈에도 불이 켜집니다/ 가랑잎처럼 부스럭거리며 눈을 뜨는/ 풀벌레들을 위해/ 지상으로 한없이 허리를 구부리는 나무들/ 들판엔 어둠이/ 어머니의 밥상포처럼 덮이고/ 내손바닥의 거친 핏줄도/ 풀빛처럼 따스해옵니다/ 저녁별 돋을 때까지 발에 묻히고 온 흙/ 이 흙들이/ 오늘 내 저녁 식량입니다

- 이준관, 「저녁별」 전문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있게, 맛있게 양푼 밥을 누나들은 같이 비볐네/ 그때 분주히 숟가락이 그릇을 긁던 소리/ 빗소리

- 안도현, 「빗소리 듣는 동안」 부분

아도르노는 근대이후 삶을 지배하는 힘으로, 사물화, 폭력적인 상품과 자본지배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서정시는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였다. 폭력화된 사물과 자본에 맞서 '인간성 회복' 중심에 서정시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서정시 의미가 순수를 지향할수록 현실에서 끊임없이 생산되는 불협화음을 서정시 자신이 자신 안에 불협화음을 품으며, 세계를 응시한다고 볼 수 있다. 서정시는 스스로 절대적이라고 믿는 물신주의, 낯설고 폭력적인 그리고 강제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현실에 대한 항의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갈등에 의한 불협화음, 인간성 파괴에 대한 항의가 서정시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되는 것은 이러한 폭력적인 것들이 사회와 집단에 보편적 가치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시는 하늘, 땅, 인간의 감응에 의한 생명사랑, 인간사랑에 대한 회복 가능성을 노래하여 우리는 누구이며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있음을 위의 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는 물질만능과 자본주의 긴장을 가라앉힐 신선한 치료제로 서정시를 찾아보는 것도 가을을 보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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