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띄운 오이냉채에 국수를 말아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후끈한 열대야를 피해 개울 길을 걷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린 시절의 고향은 대부분 청정지역으로 '반딧불이'라는 별들이 날아다녔다. 어린애들은 이것을 잡아 호박꽃에 넣어 초롱불을 만들고 사정없이 꼬리를 떼어내 이마나 눈두덩에 붙여 도깨비놀이를 했다. 더위에 지친 청춘들은 야음을 틈타 사내들은 마을 앞개울에서, 계집애들은 동네 우물가에는 멱 감으며 유쾌하게 깔깔대기도 했으며 교모(校帽)를 삐딱하게 쓴 뜨거운 심장은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순이에게 만년필로 눌러쓴 김소월의 시 한편을 어두운 밤의 힘을 빌려 전달하는 등 여름밤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밤이 부정함을 품고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어둠이 사람들에게 익명성을 보장해 평소 주저하던 비상식적 행동으로 파괴적 공격적 비도덕적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즉 익명성은 사람들을 대담하게 만들어 범죄와 연결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중국고사에 모야무지(暮夜無知)라는 성어가 있다. "어두운 밤이어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후한서(後漢書) 양진전(楊震傳)에서 유래한 말이다. 후한(後漢) 때의 양진(楊震)
살며 잊고 사는 것이 한두 가지인가. 팍팍하고 촉박하게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기껏 여유를 찾는다는 것이 친구와 차를 한잔 마시거나 옷을 하나 산다거나 접시 하나 사들고 들어오는 것이 멋을 부리는 전부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니 경제니 선거니 하는 일들은 먼 남의 얘기로 여기며 귀를 닫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복잡하고 머리를 써야하는 것으로부터 피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많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휴대폰이 수명을 다해가도 쉽게 바꾸지 못한다. 휴대폰 하나 살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 새 기능을 익혀야 하는 것이 막막해서다. 이렇게 세상일에 귀 닫고 사는 내게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것이 있었다. 국민들 대부분이 분개하고 있는 일본의 거만 무도한 태도이다. 국민들이 스스로 일어서 'NO Japan'을 외치자 가슴이 뭉클했다. 무엇이 잘하고 잘못하는 것인지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은 우리에게 정치 잘 해서 훌륭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머리 깊숙이 숙이며 한 표 달라던 정치인들이 할 일이다. 3·1만세운동을 벌이던 민초의 후손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우리 부모를 괴
어느 것으로 입을까…. 즐비한 웨딩드레스들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도와 드릴게요." 스튜디오 여직원이 내 체형엔 이거라면서 그 중 하나를 벗겨 옆방에 내려놓는다. 하얀 눈이 방안에 소복이 내려앉는다. 아니, 하얀 물보라 파문이 이는 연못이다. 못 가운데 동그란 방바닥 섬이 떴다. 그 섬으로 들어서자 여직원이 물결자락을 끌어올려 등 뒤에 단단히 고정해준다. 애드벌룬 같이 크고 방방한 속치마 위로 얹힌 흰 물결자락이 내 몸에 매달려 방안가득 퍼진다. 36년 전에도 그랬던가? 그 세월 지나오면서 덕지덕지 시간의 무게가 보태진 겐가? 드레스부피가 만만치 않다. 웨딩드레스 품은 넓기도 하다.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을 다 가려준다. H자허리라인도 울퉁불퉁 뱃살도 숨어버렸다. 마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평균치보다 작은 내 키를 한껏 늘려 공중으로 띄워 놓았다. 헐렁이는 브래지어 빈 공간 왼쪽에는 방금 벗은 내 브래지어를 뭉쳐 넣고, 오른쪽에는 손수건을 뭉쳐 넣어 요술을 부렸다. 기장은 얼마든지 길어도 상관없다. 길면 긴대로 땅바닥을 휩쓸면 되니까. 웨딩드레스가 왜 하얀색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하얀색이어야 한다고 대답할거다. 그냥이란 말처럼 절대적인…
[충북일보]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후 일본과 무역 전쟁이 첨예화되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농식품 수출과 종자, 농약(작물보호제) 원제 분야도 다르지 않다. 물론 아직까지 확대된 규제나 애로는 없다. 하지만 농업인과 농산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전 세계는 지금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늘 먹거리 부족 상태다. 기아해결이 최우선 국가 과제인 나라도 여럿이다. 원인은 크게 기후변화로 인한 곡물생산량 감소, 신흥경제국의 곡물수요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의 상황은 비교적 나은 편이다. 하지만 낙관할 정도도 아니다. 국내 곡물 및 식량자급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곡물 및 식량자급률 추이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기준 식량자급률은 50%도 안 된다. 국민 2인당 1명꼴로 굶게 될 수 있다. 곡물 수급률도 25%가 채 안 된다. 가축용 사료로 사용할 곡물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농업 관련, 특히 농산물 '종자산업' 자주권·주도권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종자산업은 충북도민을 포함한 전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
사막기타 신영순 청주문인협회 달빛줄기가 긁어대는 노래가 있지 모래는 결 고운 소리로 몇 층인지 모르지만 몸을 구길 수 있을 만큼만 울지 바람의 뼈가 만져지는 곳 모든 국경들이 잇대어 눕는 땅 들리지 않는 노래도 있지 하늘로만 떠도는 새도 축축한 맨발의 나무 찾아 울고 음표처럼 떠다니는 낙타 발자국 등에 도시락처럼 싸 갖고 다니는 노래도 있지 모두 한 번 밖에는 읽을 수 없는 악보 바람은 끝끝내 악보를 지우고 손 닿을 수 없는 오아시스를 향해 제 가슴을 훑어내는 노래를 부른다지 딩가딩가 딩가딩가 사막엔 기타가 저 혼자 노래한다지 사막에 그려 논 바람노래로 12쌍 내 갈비뼈 사이를 수시로 긁어대는 가도가도 사막인 당신, 또 내 노래들
올해도 여느 해 못지않게 뜨거운 폭염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 7월 말에서 8월까지 대부분의 가정과 직장에서는 무더위를 식하고 가정과 직장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가족, 연인과 함께 계곡, 바다등지로 휴가를 떠나곤 한다. 즐거워야 할 여름휴가에 한 순간의 부주의로 안전사고와 심지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소식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쉽사리 접하곤 한다. 이런 사고의 대부분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곤 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14~18년)간 6월에서 8월의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기간 중 총 16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휴가 기간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사고가 집중 발생했고, 전체 사망자의 75%(123명)를 차지하고 있다. 사망원인별로 살펴보면 수영미숙이 31%(51명)으로 가장 많고 안전부주의 22%(36명), 음주수영 17%(28명) 등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충북에서도 매년 물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19구조·구급대와 119시민수상구조대를 물놀이 현장에 배치해 사고예방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물놀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31개소에 대해 928명이 현장 배치돼 인명
한 여인에게 질문을 했다. 어른이 되고서 가장 좋았던 점을. 여인이 대답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재미있는 대답이었다. 그녀가 유쾌하고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고교 졸업 후 평범하게 대학을 다니다 학업을 접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한 남성을 만나 사랑하게 됐고 결혼이야기가 오가는 사이가 됐다. 이 남성은 변변치 못한 직업을 가졌고 왜소했으며 나이 차이도 아주 많이 나는 남성이었다. 대부분 이 결혼을 만류했지만 그녀는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 보고자 했다. 결국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남성의 좋지 못한 행동 때문이었다. 사랑의 상처를 받은 그녀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일정 금액으로 한동안 타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다녀온 후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고 영어실력을 키워 명문대에 가까운 원하는 대학에 편입을 하게 됐다. 졸업 후 주위에서 대기업에 취업하기를 고대했지만 군대를 택했다. 장교로도 지원 자격이 가능했지만 일정계급 승진을 하지 못하면 전역해야하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안정적인 부사관을 택했다. 그녀는 우수한 실력으로 부사관 시험에 통과했다. 직업을 갖게 되자 이제 가정
여성학자 정희진에 의하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혐오 문화는 공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희진의 말대로 여성혐오 현상은 공기와 같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불편함을 인지하지도 분석하지도 못했다. 가장 오래된 사회현상인 타자화된 여성존재, 성차별적인 문화와 언어를 여성혐오라고 명명하지도 못했다. 김치녀 된장녀 등 언어를 통해 규정당하고 비하당하는 것에 대해 부담과 모순을 느꼈지만 거기에 맞설 언어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언어철학자 린 티렐에 따르면 우리의 언어적인 범주가 우리의 사회적인 범주를 반영하기 때문에 언어는 곧 정치적인 투쟁의 무대라고 말했다고 한다. 혹자는 남성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혐오발언은 여성과 남성 똑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게다. 똑같은 말이라도 권력을 가진 자들의 말의 무게와 권력이 부재한 소수자들의 말의 무게는 다르다. 남성의 말과 여성의 말은 다르다. 이제껏 남성들의 언어는 여성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여성은 침묵당하는 존재였던 것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가 울면 3년간 재수가 없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등 말하는 여
예로부터 미인의 칭송으로 삼상(三上), 삼중(三中), 삼하(三下)를 손꼽았다고 한다. 마상(馬上), 장상(墻上), 누상(樓上)을 일컫는 게 삼상이라고 했다. 마상은 말 위에 앉은 여인의 자태, 장상은 담장 위로 살짝 내민 여인의 얼굴, 누상은 누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의미한다고 했다. 삼중은 여중(旅中), 취중(醉中), 일중(日中)으로써, 여중은 여행 중인 여인, 취중은 술에 취해 있는 여인, 일중은 햇살에 뽀얀 살결이 드러나는 여인을 의미하는 것이란다. 삼하는 월하(月下), 촉하(燭下), 염하(簾下)를 뜻한단다. 월하는 교교히 흐르는 달빛을 받으며 거니는 여인의 자태를 말하며, 촉하는 촛불 아래 은은히 비치는 여인의 수줍은 듯한 얼굴을, 염하는 주렴 아래로 얼비쳐 보이는 여인을 이른다고 했다. 이런 옛 여인의 모습은 당시 남정네들 애간장을 태우고도 남을 법하다. 요즘은 어떤가. 영상 매체에 노출된 여인들 모습에서 식상함마저 느낀다. 무엇보다 성형 술과 진한 화장술에 의존한 외양은 인위적이어서 별다른 매력이 없다. 쪽진 머리의 반듯한 가르마, 가늘고 긴 눈, 도톰한 입술이 자아내는 단아함이 표출된 미인도이다. 이것
'바둑 한 판에 묘수 세 번 나오면 진다.' 바둑의 승부에 곧잘 비유되는 명언이다. 묘수(妙手)의 의미는 위기에 처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절묘한 해결책을 말한다. 그런데 묘수를 세 번이나 두었는데 진다는 말은 얼핏 이해되지 않는다. 묘수를 한 번만 두어도 역전의 기회가 찾아왔을 터인데, 세 번을 두었음에도 진다는 말의 함의(含意)는 무엇일까. 옛날 일본의 바둑 최고수인 명인 죠와(丈和)가 라이벌 가문의 제자 인데쓰를 이겼다. 명인이었던 죠와가 묘수를 두어 승리했다. 바둑에서 진 인데쓰는 얼마 후, 피를 토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만큼 당시의 바둑은 목숨을 거는 치열한 반상의 전투였다. 그때 남긴 바둑의 기보(棋譜)는 죠와의 제자들이 보물처럼 받들며 복기를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린 막내 제자가 스승 죠와가 둔 묘수를 보고 말했다. "스승님이 묘수를 두어 승리했지만, 애초에 잘 두셨으면 굳이 묘수를 두지 않고도 이길 수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제자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스승의 묘수를 두고 어린 제자가 비판을 한다는 것은 그 당시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스승인 죠와가 들어섰다. 불호령이 떨
[충북일보] 지난달 31일 북한이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즉각 취소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이틀 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 제외 결정 발표가 있었다. 정치권의 휴가 취소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이 시기 충북은 조은누리(14)양 실종사건으로 걱정이 클 때였다. 가족과 시민 모두가 마음을 졸일 때였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하필 이 시기 여름휴가를 보냈다. 충북학생수련원이 있는 괴산군 쌍곡 교직원휴양소에 머물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양이 생사기로에 놓였던 긴박한 상황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셈이다. 도교육청은 김 교육감이 29~30일 1박 2일만 쌍곡 교직원휴양소를 이용했다고 했다. 나머지 기간은 조 양 수색현장을 찾아 경찰과 수색대원들을 격려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김 교육감은 조양 실종 둘째 날(24일)과 구조된 지난 2일 수색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눈총을 받았다. 한 시장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여름 휴가원을 냈다. 민·관·군·경의 합동 수색이 한창 진행될 때여서 좋은 모양새로 비쳐질 리 없었다. 시민들은 실종지역 단체장인 청주시장의 휴가를 적절치 않게 바
미꾸라지 나순옥 진천문인협회 온 방죽 흐려 놨다 자주 누명 씌우는 건 발빠지는 마을 출신에 비늘갑옷도 없기 때문 내 피도 붉다는 것조차 애써 외면할 게 뭐람
[충북일보] 기적적으로 생환한 조은누리(14)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국민적 관심 때문인지 언론에서도 '조양 실종 사건'을 집중 취재한 결과, 조양을 최초 발견한 수색견 '달관'의 과거(?)까지 파헤쳐졌다. 충북지방경찰청은 한 점의 의혹이라도 남기지 않기 위해 수사를 벌여 6일 최종 결과를 내놨다. 민용기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장은 이날 충북청 브리핑룸에서 "조양은 그동안 물과 음식물을 먹지 않고 주로 잠을 잤다"며 "사람이나 짐승을 만난 적 없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양과 최초 발견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한 결과, 범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은 현재 실종된 그날부터 발견된 날까지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어둡고 무서운 산속에서 며칠간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성인이었어도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지체장애 2급의 14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소녀. 이 같은 특수성이 실종 초기 국민적 관심을 이끌었다. 관심은 다행히 경찰의 빠른 공개수사 전환, 지역사회의 발 빠른 지원 등 긍정적 효과로 이어졌다. 조양을 찾겠다는 국민의 염원이 기적적인…
최근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지난달 12일 일본에서 열렸던 한일 정부 관계자의 실무회의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국내 여론을 들끓게 했다. 명색이 한국과 일본을 대표해 통상을 담당하는 이들의 만남임에도 사진 속 구석에 쌓인 의자들을 볼 때 회의장이라기보다 창고에 가까웠다.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의도적으로 홀대한 것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장면이었다. 참 이상하다. 일본 여행을 갔다 온 지인들은 일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 친절했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친절한 일본인들로 구성돼 있는 일본 정부는 왜 요즘 부쩍 친절하지 않은 걸까. 미국 철학자 라인홀트 니부어는 개개인이 도덕적이라도 그런 개인들이 모인 집단은 비도덕적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국가'라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국제 관계가 이렇게 힘의 논리로 얼룩진 배경도 위와 같은 니부어의 통찰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 한국은 일본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다. 빅데이터 서비스인 '구글 트렌드'에서 찾아보면 일본의 규제 발표가 있던 7월 1일부터 '일본', '불매'가 포함된 검색어 빈도가 급상승해
삼 년 전에 맛있게 잘 익었다고 선물로 건네준 매실청을 냉장고에 보물처럼 보관해 두었다. 나물을 무친다거나 음식을 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속이 더부룩할 땐 따듯하게 차로 마시기도 한다. 오늘같이 무더운 날이면 시원하게 얼음도 동동 띄워 마시곤 한다. 올해는 지인의 밭에서 푸릇푸릇 색깔도 고운 청매실을 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무에 매달려 수확을 돕는 일은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의 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더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했다. 거기다가 내가 딴 매실을 덤으로 얻는 횡재도 얻었다. 집에서 매실청을 직접 담갔다는 지인들을 보면 '나는 언제 그런 걸 해보나'라고 생각만 하며 부러워했었다. 어쩌면 그만큼 삶의 여유를 맛보고 싶다는 반증은 아니었을까. 매실을 담그며,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에 대한 갈증을 풀어볼 생각으로 가슴은 설렜다. 인터넷 검색으로 고수들이 전하는 노하우대로 한 보따리 얻어 온 매실을 깨끗이 씻고 밤새 말렸다. 사용되는 설탕의 분량이 매실과 같은 양이라 '이렇게 많은 설탕을 부어도 몸에 좋은 걸까?'라는 의구심이 슬며시 고개를 들며 처음 해보는 일이라 긴장까지 됐다. 새벽이 돼서야 보송보송…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쓴다. 커피는 이제 한국인들에게 없으면 금방이라도 난리가 날 것 같다는 말을 입증할 만 한 두 가지 예를 들어 본다. 하나는 미국인으로서 한국에 귀화한 스스로 툭하면 순천 촌놈이라고 자랑스럽게 유머를 쓰는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말했다. "미국가서 공부하는 동안 자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 아주 환장하겠더리닝께 하하하." 다른 하나는 1년에 한국인이 마시는 커피가 무려 25만 잔 이라는 통계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1년에 몇 잔씩이나 마실까. 그 또한 무려 500잔 씩이라 한다. 참으로 놀라운 숫자가 아닌가. 본래 커피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가 원산지로 커피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 즉 커피콩을 주워다 끓여 먹은 것이 출발이었다. 향기가 매우 좋고 자극적이어서 그 후 많은 사람들이 마시기 시작 한 것이 첫 단계였다. 그것이 아랍문화원으로 들어가 확산된 이유는 그들의 종교가 술을 금지하기 때문에 커피를 애용한 것이었다. 아랍의 한 나그네가 모닥불을 피워 놓은 채 깜빡 잠든 사이 무심코 커피통을 발로 차서 모닥불에 쏟아졌다. 그가 잠을 깨니 조금 탄 커피에서 썩 맛있는 냄새가 풀풀 나서 그 뒤로 커피를 볶아 먹는 방법을…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청주 공군기지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청주 공군기지에 F-35A 최신예 전투기가 주둔하기 때문이다. 그 전투기는 탁월한 스텔스 기능으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은 물론 참수작전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뉴스는 수시로 보도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경고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무엇보다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해도 그것이 우리를 콕 짚어서 겨냥하지 않으면 막연한 불안감만 느낄 것이다. 그러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게 한국을 겨냥한다고 하면 실제적인 위기감을 느껴야하고, 구체적인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만약 청주를 겨냥한다고 특정하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청주 사람들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다. 청주는 인구가 83만 명에 달하는 도시인데다 인접 지역엔 세종 진천 증평과 같은 중소도시도 산재해 있다. 북한이 아무리 정밀공격을 한다고 해도 직선거리 10㎞ 내외의 인근도시에 피해가 전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청주와 주변 중소도시들은 청주 공군기지의 F-35A 때문
[충북일보 김동민기자] 2016년 6월 24일 이후 약 3년 1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코스닥 시장 충격완화를 위한 사이드카를 발령했다. 이날 장중 6%대까지 주가가 급락한데 따른 조치다. 마땅한 출구가 없어 보이는 한·일 경제전쟁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청와대 집권 여당의 결기가 대단하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여야는 물론 언론까지 국민들에게 항일(抗日)을 요구한다. 냉정한 대응을 말하면 매국노로 낙인찍힐 형국이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사면초가(四面楚歌) 기원전 202년 한나라의 유방은 한신·팽월·영포 등 3명의 장군이 거느린 군대를 모아 초나라 항우를 추격해 해하(垓下)에서 포위했다. 한신은 그곳에서 그 유명한 십면매복(十面埋伏) 전술을 폈다. 그러자 항우의 군대는 군사와 말이 줄어들고 식량마저 바닥이 났다. 항우의 군대를 둘러싼 한나라 군사들은 초나라 노래를 불렀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를 듣던 항우는 실성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초나라 사람 모두가 포로로 잡힌 것으로 착각했다. 그날 밤 항우는 군사 800명을 데리고 한나라 군영으로 돌진했다. 그리고 가혹한 싸움에서 열 군데가 넘는 상처를 입었다. 그는 끝
[충북일보] 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정치권은 일본의 이런 결정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분열과 갈등의 여야마저 하나로 만들었다. 그동안 본회의 무산 등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추경안도 해결됐다. 일본 정부의 보복적 규제 조치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도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지난 4일 일본의 경제침략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청 회의를 열었다. 결론은 '기술자립'이었다. 당·정·청은 즉각 예산·법령·세제·금융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는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대한 종합 '패키지 지원'을 약속했다. 일본의 '경제공습'에 매머드급 예산이 투입된다. 민주당은 이미 추가경정예산 2천732억 원을 통과시켰다. 내년 본예산에 '1조원 플러스알파'도 편성키로 했다. 특히 연구·개발(R&D)에 예산을 지원하고 반도체 업계의 숙원 사업인 테스트베드도 만들기로 했다. 자체 개발 기술을 수시로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조성에만 수조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지원도 추진한다. 2021년 일몰 예정인 '소재·부품 전문기업의
일상 오미아 충주문인협회 기억 옷 가방 그리고 뱃고동 소리 시어서 눈물이 터질 것 같아 빨리 삼켜버린 그런 것을 우리는 말없이 맞이하며 살아간다
언어와 문자를 부여잡고 또 고심하고 있다. 말과 글의 기원에 관한 것인데, 영화 '말모이'를 보면서 생긴 병(病)이라면 병이다. 며칠 전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다룬 영화 '나랏말싸미'를 감상한 뒤 병이 도지고 더 깊어졌다. '우리말을 모아 놓는 사전이라는 게 무엇이기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일까'하는 궁금증은, 말이 인간의 신념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 그 메커니즘을 좇는 것으로 이어졌다. 답을 찾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난 '번민의 시간'이 기억에서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을 때 '나랏말싸미'가 들어와 의문의 꼬리를 물게 했다. 한글이 '산스크리트(Sanskrit)어'의 발음구조를 빌려와 만든 소리글자라는 영화의 설정은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산스크리트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 어족(語族)은 언어학에서 하나의 공통된 조상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추정되는 여러 언어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한국어족(Koreanic languages)은 알타이어족의 하위 계통이라는 주장과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글을 우리 겨레의 독창적인 산물로 보는 관점에서 한국어의 뿌리가 인도유럽어족이라거나 알타이어족에 있다는 주장은 반갑지 않을 것이
인간과 동·식물에게 중요한 물질인 소금은 약 45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된 이래 지구의 역사와 함께 했다. 소금은 모든 생물이 목숨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염분 물질이지만, 소금을 주된 영양소로 삼고 있는 생물은 없다. 바닷물 속에서 일생을 보내는 물고기나 해초도 매우 적은 양의 소금을 몸 안에 지니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함초(鹹草)란 식물은 예외다. 짠물이 드나드는 갯벌에서 소금기를 먹고 사는 염생식물인데, 열대지방의 맹그로브 나무와 함께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소금을 흡수하며 자라는 풀이다. 함초는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소금을 비롯해 칼륨·칼슘·마그네슘·철·인 등 갖가지 미네랄을 흡수하면서 자라는 생리를 지닌 갯벌 식물이다. 맛은 짜고 지구상에서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식물이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개펄이나 염전 주변에 무리를 지어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전체 모양이 산호를 닮았다고 해 산호초라 한다. 순우리말로는 '퉁퉁마디'라고 하는데 퉁퉁하고 마디가 있는 풀이다. 또 울퉁불퉁하게 생긴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염전주인들은 소금 생산에 있어 방해되므로 몹시 귀찮게 여기는 풀이다. 사람들이 함초를 이용한 첫 기록은 3천 년
다산 정약용이 지은 '하피첩(霞帔帖)'은 '노을빛 치마로 만든 소책자' 입니다. 지난 2005년, 수원의 어느 건물 주인이 파지를 마당에 내놓았는데, 폐품을 모으는 할머니가 지나가다 그 파지를 달라고 했습니다. 주인은 그때 할머니의 수레에 있던 서첩(書帖)에 눈이 갔고, 그는 책과 파지를 맞바꾸었습니다. 그리고는 혹시나 싶어 KBS의 '진품명품'에 내놓았습니다. 감정위원은 '책을 보는 순간 덜덜 떨렸다'고 했습니다. 그는 감정가 1억 원을 매겼고, 주인 없이 떠돌던 그 보물은 후일 경매에서 7억5천만 원에 국립민속박물관에 팔렸습니다. 하피(霞帔)는 옛날 예복(禮服)의 하나입니다. '붉은 노을빛 치마'를 말합니다. 다산은 천주교를 믿은 죄로 전남 강진으로 귀양을 갔었습니다. 그러자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마재에 남아 있었던 아내 홍 씨는 남편의 귀양살이가 10년째 되던 해에 남편을 그리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시집올 때 입었던 낡은 치마 다섯 폭을 다산에게 보냈습니다. 부인의 그리움을 전달받은 다산은 치마에 두 아들에게 주는 당부의 말을 써 책자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하피첩인 것입니다. 다시 다산은 치마의 한 조각을 남겨 매화와 새를 그려 족자
그동안 고령화 사회였던 우리나라는 지난해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하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생산연령 인구 역시 지난해 첫 감소세를 보이며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빠른 속도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노인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그들은 시설물을 이용함에 있어서 신체적인 약자이므로 우리의 배려가 절실하다. 비단 노인뿐 아니라 장애인·임산부 등은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과 시설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을 더욱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4조에 따르면 장애인 등은 장애인 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고,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으나 실상은 장애인 뿐 아닌 노인, 임산부,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에도 어렵고 개선해 나가야 할 시설물들이 많이 있다. '편의증진법'에 의거해 도로에 설치되는 안전시설은 첫째로 보도가 있다. 보도는 휠체어 사용자나 유모차 이용자가 장애물의 방해를 받지 않고 교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유효 폭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
[충북일보] 열흘 동안 기도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바람의 말을 타고 '무사귀환(無事歸還)' 메시지가 전해졌다. 마침내 기적이 일어났다. 반응은 한 가지로 일파만파다. 반감 없는 기쁨의 공감이 계속되고 있다. *** 염원으로 흘린 땀의 대가 5천859명 242시간. 무슨 숫자일까. 조은누리(14)양이 실종된 지난달 23일부터 기적 같은 생환의 지난 8일까지 투입된 수색인원이 애쓴 시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시간으로 나눠 더하면 141만7천878시간이다. 지난달 23일 오전 10시 30분께 조양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실종 하루 뒤인 24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본격적인 수색에 들어갔다. 단순 실종이 아닌 강력 범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조양의 흔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실종 장소 주변 수색 작업도 어려웠다. 당시 내린 장맛비와 등산로를 뒤덮은 수풀이 최악의 수색조건을 만들었다. 나뭇잎이 워낙 무성해 드론 수색마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29일, 수색 일주일이 지났다. 육군 37사단과 32사단 장병과 경찰·소방 구조대 200여 명이 투입됐다. 소방청 구조견 2마리,…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