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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서원고 교사

2016년 개봉한 영화 <이웃집 스파이>는 한적한 교외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부부에게 화려하고 고상한 새 이웃인 존스 가족이 이사를 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들 부부는 너무나도 멋진 존스 부부에게 질투를 느끼며 따라잡거나 흠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알고보니 존스 부부가 정부의 비밀요원이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Keeping up with Joneses', 존스네 따라잡기이다. 1913년 미국의 한 신문에 연재되던 '존스네'라는 만화에서 유래되었다. 만화가 워낙 인기를 끌다보니 1920년 부터 존스네 따라잡기라는 말도 유행하게 되었다. 친구나 이웃 사람에게 뒤처지지 않는 생활을 하거나 그러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것을 말한다. 영화 속에서도 평범하게 만족하며 살던 부부가 존스네 가족이 이사 오면서 느끼는 질투와 허세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왜 내 행복은 이사 온 옆집에 흔들리는 것일까.

우리 속담에도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차곡차곡 땅을 사모은 부자들에게는 반응하지 않지만, 사돈이 땅을 샀다는 소리에는 바로 질투심이 생긴다는 것이다. 엄마 친구 아들, 일명 엄친아도 같은 원리다.

주변의 이웃이나 친구들의 재산이나 소비수준에 비추어 자신을 평가하려는 경향을 경제학에서는 이웃효과(Neighbor Effect)라고 한다. 2006년 통계를 보면 월 소득 500만 원대인 소득계층 중 26.6%가 자신을 하위계층이라고 답했는데, 월 소득 400만 원대인 계층에서는 5.1%만이 하위계층이라고 답했다. 100만 원 미만 소득계층에서는 61%가 스스로를 중산계층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절대적인 기준보단 주변 사람에 의해 상대적으로 매겨지는 근거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요즘은 이웃 효과를 다시 써야 할 것 같다. SNS를 통해 내 주변이 아닌 사람조차도 내 주변처럼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 SNS란 자연스러운 경로다. 이메일은 보낼 줄 모르지만, SNS를 통해 DM(Direct Message)를 보내는게 청소년이다. SNS를 통해 세상은 좁아졌고, 내 이웃의 범위는 더 넓어져 끊임없는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조너선 하이트는 <불안 세대>라는 책을 통해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를 보낸 10대들의 자살률과 우울증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으로 미성년자 SNS 금지법이 화제다. 최근 호주는 16세 미만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연내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는 이러한 내용의 법이 이미 의회를 통과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른바 청소년 SNS 3법이 발의되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스마트 기기를 적정시간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실시하여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 SNS 과몰입 예방을 위해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일별 이용 한도 설정 및 추천 알고리즘 허용 여부에 대해 친권자 등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디지털 대전환을 외치는 한편에서 우리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논의가 필요한 주제다. 꼭 아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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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문화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