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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시인

 살며 잊고 사는 것이 한두 가지인가. 팍팍하고 촉박하게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기껏 여유를 찾는다는 것이 친구와 차를 한잔 마시거나 옷을 하나 산다거나 접시 하나 사들고 들어오는 것이 멋을 부리는 전부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니 경제니 선거니 하는 일들은 먼 남의 얘기로 여기며 귀를 닫고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복잡하고 머리를 써야하는 것으로부터 피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많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휴대폰이 수명을 다해가도 쉽게 바꾸지 못한다. 휴대폰 하나 살 여유가 없는 것이 아니라 새 기능을 익혀야 하는 것이 막막해서다.

 이렇게 세상일에 귀 닫고 사는 내게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것이 있었다. 국민들 대부분이 분개하고 있는 일본의 거만 무도한 태도이다. 국민들이 스스로 일어서 'NO Japan'을 외치자 가슴이 뭉클했다. 무엇이 잘하고 잘못하는 것인지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것은 우리에게 정치 잘 해서 훌륭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머리 깊숙이 숙이며 한 표 달라던 정치인들이 할 일이다. 3·1만세운동을 벌이던 민초의 후손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우리 부모를 괴롭히고 빼앗고 수탈해간지 얼마나 됐다고 또 못된 짓에 소가지까지 부리고 있다니 쉬이 용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푹푹 삶아대는 날씨에 몸도 마음도 덥다. 이런 날은 은행 한 구석에서 순번을 기다리는 손님 흉내라도 내면 좋을 것 같다. 여름 티셔츠도 하나 살 겸 집을 나서는데 갑자기 어디에 가서 사야할 지 모르겠다. 내가 자주 들르던 곳이 일본기업이라니 가고 싶은 맘이 사라졌다. 소소한 물품을 사던 곳도 일본 지분이 몇 %가 된다고 하고 신발을 사던 곳도 커피를 마시던 곳도 그렇다고 한다. 이렇게 일본은 우리에게 깊숙이 들어와 있었던 것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3·1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하겠다는 말처럼 나도 불매운동에 동참해 보려 하는데 참으로 여러 가지가 불편하긴 하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일본 제품 속에 빠져 살았다. 요즘은 친구들과 커피를 마실 때도 조그마한 물건을 살 때도 서로 이거 어디 제품인가를 먼저 묻는다. 이렇게 일본제품이 파고들도록 방관했던 것에는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국산품을 애용하도록 기업은 제품의 질을 높였어야 하고 정부는 우리기업을 보호했어야했다. 우리는 조금의 손해와 불편을 감수하며 우리나라 제품을 써야했다. 그것이 애국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다. 애국이라는 거창하고 거룩한 단어를 언제 사용해 보았던가. 과연 나라를 위해 내가 무엇인가를 한 적이 있긴 한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의 사태를 보면서 러시아 우스리스크에서 독립운동을 돕던 최재형 선생님을 생각하게 된다. 조선이 노비의 자식이었던 그에게 무엇을 해줬겠는가. 그래도 혹한의 시베리아에서 어렵게 번 돈을 조선 사람들을 먹이는데 쓰셨고 독립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하셨지 않은가. 조국이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어도 내가 조국을 위해 해주면 된다는 숭고한 정신이 바로 애국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머리가 숙여지기도 한다.

 초등학교에서 국산품을 사용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배웠다. 요즘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 중에 국산품이 별로 없다. 일본, 미국, 중국제품으로 넘쳐나는데 국민들이 스스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것은 큰 불편을 감수하며 참여하는 것이다. 국가는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애국이라는 잊고 살았던 거룩한 단어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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