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이 고착화 되어가고 있다. 회사 인근의 식당 폐업이 줄을 잇는다. IMF 시절처럼 도시 곳곳에 임대와 휴·폐업을 알리는 현수막의 숫자가 늘어만 간다.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기업과 가계의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 탓에 경제심리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것다. 특히 지방과 비수도권, 서민과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듯하다. 물가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물가뿐이겠는가. 이미 각종 제세공과금과 보험료와 세금이 중과세되고 있다. 부디 내년에는 경기가 회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계와 기업의 주름살이 활짝 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2018년 충북지역 기업경영분석'결과를 본다. 지역 신문이 인용한 바에 따르면, 도내 제조업체는 전국 평균보다 부채 비율이 높고 자기자본 비율은 낮단다. 쉽게 말해 '도산 우려'가 타 지역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로 우울한 연말연시이다. 잠시 종사하고 있는 건설 산업의 현 주소를 떠올려 본다. 조부 때부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중소건설사 사업자로서의 감상이다. 대학과 대학원(석사과정) 졸업 후 지난…
"와 , 저것 좀 봐 " 아무래도 저수지 깊은곳에서 장작을 활활 지펴서 아침을 준비하나 보다. 저 산속의 새들과 굶주린 산짐승들을 위해서...아침마다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나의 상상을 이렇게 자극하고, 마치 신선이라도 된 것처럼 장찬리의 이른 아침은 아름답기 그지 없다. 내가 장찬리와 인연이 된 것은 대학교 1학년때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마을을 걸어서 들어온 기억이 있다. 발뒷굼치에 물집이 생기는것도 모른채 , 길따라 그 길이 이뻐서 감탄을하며 걸었던 기억, 지금 생각해보니 조상님들이 나를 장찬리로 유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렇지않고서야 이 산중 장찬리를 어떻게 왔단 말인가! 미술을 전공한 나로써는 모든 것이 작업과 연결되어 있다. 나의 생각이 현실과 맞지 않을때도 있지만, 그런 갈등과 고민속에 마을 이장 이라는 역할로 삶을 엮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30년전 그때 지금의 시어머니는 빨간 홍시를 스테인레스 그릇에 소복히 담아 나에게 먹으라고 주셨다. 어찌나 색이 곱고 탐스럽던지 어쩌면 이렇게 친절하실까! 그것이 인연이 되었는지 몰라도 지금은 결국 고부간의 관계로 발전 되었다. 초기에 어머니는 농사를 지으시고 밭에 풀을 메고, 나
[충북일보] 청주가 '기록문화 창의도시'를 비전으로 한 첫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구랍 30일 청주시를 비롯해 경기 부천시, 강원 원주시, 충남 천안시, 경북 포항시, 제주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 등 7곳을 1차 문화도시로 지정했다. 청주시는 지난 2015년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된 바 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문화도시 2관왕에 오른 셈이다. 문화도시는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됐다. 도시의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문화진흥법 제15조에 따라 국가에서 지정한 도시다. 이번에 문화도시로 지정된 7개 도시에는 약 14억 원씩 국비 100억 원이 투입된다. 문체부는 오는 2024년까지 5년간 도시별로 프로그램 등의 심사를 통해 차등 지원할 방침이다. 지자체별로 최대 총 100억 원까지 지원 예정이다. 청주시는 시민 문화력 키우기, 도시 정체성 찾기, 문화경제력 제고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청주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의 탄생지다. 청주시는 전국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공공기록관을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 국제
물감 냄새가 좋아서 오무영 충북대 명예교수 버리기 아쉬운 것들이 묵은 장작더미처럼 처마 밑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 장작더미에 걸터앉아 손때 묻은 토막들을 뒤적거리다보면 숨통을 틀어막는 묵은 냄새와 먼지들이 파닥거린다 불현듯 다가선 봄의 소리에 놀라서 겹겹이 들러붙은 먼지와 묵은 흔적들을 모닥불 속에 던져버린다 바람벽을 등지고 뒹굴던 작은 침실에도 유화 한 점을 걸어두고 싶다 지워지지 않는 물감 냄새가 좋아서,
모임도 취미활동도 늘 같이하는 우리 부부에게 참 다정해 보인다고 한다. 한술 더 떠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남편과 결혼한 거예요." 하면 "헉, 닭살부부일세. 서로 욕하는 것보다는 낫네."라고 반응한다. 우리는 지금도 작은 일로 다투고 삐지고 토라지곤 하지만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렇게 닭살표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큰 아이가 6학년 때, 1박 2일 캠프에 함께 참가했는데 거기서 한 엄마를 만났다. 오랜 세월이 흘러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조근조근 했던 말은 늘 생생하게 내 머릿속에 박혀 있다. "저는 사랑한단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더 자주 해요, 전업주부라 집에만 있는데 남편은 열심히 일하고 받은 월급을 저한테 다 갖다줍니다. 가장이니 당연하다고 하지만 안 주면 어떻게 하겠어요· 꼬박꼬박 성실하게 일하는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말, 행복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남편이 출근할 땐 설거지도 미뤄요. 엘리베이터 벨을 눌러주고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죠. 퇴근시간이 되면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남편 차가 보이면 문밖에서 기다려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남편에게 맞이하며 수고하셨다고 하
이옥봉(李玉峯)은 조선 선조 때 여류시인으로 옥천 출신이다. 허난설헌 황진이와 더불어 최고의 여류시인으로 평가 받는다. 그녀의 '몽혼(夢魂)'은 남편을 그리는 간절함을 담은 최고의 명시다.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떻게 지내셨나요 / 달빛이 내려앉은 창가엔 그리움이 가득 합니다 /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될 것입니다. (近來安否問如何 月到紗窓妾恨多 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半成沙) 한 한시 연구가는 이 시를 최고의 명작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왜 옥봉은 이처럼 슬프고 간절한 시를 썼을까. 그녀는 허난설헌이나 황진이 보다 더 기구한 운명을 살았다. 옥천군수 이봉(李逢)의 서녀로 태어난 그녀는 어려서부터 송나라 시인 소동파를 공부했다. 그녀는 당대의 촉망되는 사대부 조원(호 雲江. 趙瑗)의 첩이 되었는데 모함을 받은 백성들의 신원을 위해 씨를 쓴 것이 화근이 되어 남편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다. 남편의 집근처에 움막을 짓고 살면서 남편의 마음이 돌아설 것을 바랐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임진전쟁의 와중에서 죽었다는 설과 배를 타고 중국으로 가다 조난되어 죽었다는 설이 있다. 당시…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으로 쥐띠의 해가 된다. 쥐는 곡식을 축내는 동물이라서 예로부터 인간에게 환영받지 못한 동물이었다. 시궁창이나 음식물 쓰레기가 있는 곳에서 서식하기에 늘 지저분하고, 앞니로 문틈이나 곡식 저장 용기를 갉아서 구멍을 내기 일쑤이며, 특히 옛날에 방에서 잠을 자노라면 천장에서 운동회라도 여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통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지라 쥐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그러나 쥐의 생태를 살펴보면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으로서 예민하고 부지런하다 못해 바지런하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쥐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성격도 감수성이 좋고 성격이 예민하며 경계심이 많아 신중하고 과묵한 성격의 사람들이 많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띠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아진다. 수많은 동물 중 왜 쥐(子), 소(丑), 범(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 등의 열 두 동물만이 선택됐을까· 또 그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별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지 못한 쥐가 수많은 동물들의
초심(初心). 말 그대로 '첫 마음, 처음에 품은 마음'이라는 뜻으로, 그 사전적 정의는 간단하다. 임용 전 면접시험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로 "첫 마음을 잃지 말자"라고 했을 만큼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고, 시험 준비를 하면서도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새삼 깨우치고 있었다. 그리고 약 11개월 정도 통합민원 업무를 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단어(초심)의 무게감과 책임감이 주는 메시지를 다시금 깨닫고 있다. 이 마음가짐은 시간이 흐르면 지키기가 힘들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부단한 마음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민원대에 있으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면서 본인의 인생사를 읊으시는 어르신, 규정상 불가한 사항을 계속 요구하는 민원인, 더 나아가 융통성이 없다고 다그치는 민원인 등. 특히나 동 민원실에만 가면 알 수 있다고 해서 방문한 민원인도 적잖이 있어 가끔씩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평소 눈썰미가 없다고 생각한 나조차도 어딘가 모르게 낯익은 얼굴과 목소리를 통해 민원인들을 기억하고 있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우리 동에는 비교적 중장년층이나 어르신들이 많이
지난 2019년 9월, 올해도 끊이지 않았던 아동학대 사건 중 계부의 폭행으로 인해 아동이 사망한 이른 바 ‘인천 계부 아동학대 사망사건’ 으로 우린 더욱 가슴 아팠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아동학대 뉴스들은 매년 아동학대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가정 내에서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통계를 보더라도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행하는 ‘아동학대 주요통계’를 보면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 제정 이후 최근 5년 간 아동학대 신고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8년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36,417건에 달했다. 또한 ‘2018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학대 행위자의 76.9%는 부모이며, 발견 장소는 80.3%가 가정이고 아동학대로 판단된 24,604건의 사례 중 10.3%에 해당하는 2,543건이 재학대로 신고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아동학대는 훈육이 아닌 범죄라는 것을 인식과 공공 개입을 강화하기 위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증가하는 아동학대 사건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동복지법 제45조에 따라
인생 서용례 충북시인협회 허름한 신발 속 구멍 난 스타킹 구름 한 번 불러 세우고 바람 한 점 끌어들이고 척 꽃바람 따라 천천히 걸어가는 날들입니다
[충북일보] 정국이 혼란스럽다.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엉망이 된 나라를 보며 분노에 사로잡힌 국민들이 많다. 국민들의 한숨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밝히면 2019년을 보내고 2020년을 맞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유감이다. 올 한해는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국내외에 크고 작은 일들이 잇따랐다. 혼돈의 한해였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로 북핵 위기가 다시 고조됐다. 그 위기는 연말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일관계는 위안부 문제와 수출 규제 등으로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조국사태'는 일파만파였다. 각종 의혹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체를 갈라놓은 분열의 폭탄이었다. 정치권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놓고 1년 내내 극한 대치를 계속했다. 그래도 충북은 나름대로 선전했다. 오랫동안 공들여온 염원들이 한꺼번에 결실을 맺은 한 해였다. 먼저 강호축 5차 국토종합계획 반영은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강호축 개발의 핵심 축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충북선 철도고속화 예타 면제는 시작이었다. 정부예산 6조원 시대도 열었다. SK하이닉스의 10년간 35조원
'동·식물 국회'는 그동안 대한민국 국회의 대표적 일반명사였다. '아수라장'은 20대 국회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답답' '참담' '울분'은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소감이다. *** 최악의 동·식물 국회 오명 참 한심한 20대 국회다. 국민을 절망시키기 위해 태어난 국회 같다. 법안 발의는 역대 가장 많다. 하지만 법안 처리율은 가장 낮다. 19대 국회에 이어 최악의 '식물 국회' 오명을 물려받게 됐다. '동물 국회'까지 재연됐다.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충돌은 엄청났다. 몸싸움과 욕설이 난무했다. '조국사태' 등 대형 이슈는 대화와 타협, 협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마지막까지 달라진 게 없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결국 중도 사퇴했다. 하지만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로 대변되는 '광장 정치'를 등장시켰다. '여의도 정치' 실종의 서막이었다. 국회 본연의 핵심 업무는 늘 뒤로 밀렸다. 예산안 심의와 민생법안 처리가 대표적이다. 20대 국회는 2019년 막판까지 어수선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끝까지 여야를 가르고 있다. 극명하게 편이 갈라져 매우 심상찮다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확정'이란 환영 현수막이 기해년 막바지에 충주시민들의 가슴속에 희망의 빛으로 다가 오고 있다. 5대 문화권 가운데 유일하게 국립박물관이 없는 중원문화권의 중심인 충주에 오랜 염원인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이 내년부터 본 궤도(軌道)에 오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국회 예결위를 통과하지 못한 데 이어 올해도 기재부 예산 심의과정에서 삭제돼 2년째 무산 위기를 맞았지만, 이번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3억 원이 반영되면서 건립이 확정되었다. 돌이켜 보면 2016년 7월26일에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손 창일 위원장(충주문화원장)이 앞장서 실현을 위한 활동을 범도민 운동으로 확대하여 추진해 왔다. "충북 북부와 강원, 경기 이천·여주 등 중원문화권에서 출토돼 청주국립박물관 등이 보관 중인 국보와 보물을 포함해 1천100여점을 전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 동안 고구려비를 찾은 충주는 중원 문화를 담을 박물관 건립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시민 5만 여명의 청원서를 청와대 등에 보냈으며, 토론회와 서명운동, 시민결의대회 국회정책토론회 등을 잇 따라 개최하며 국립박물관 유치에 공을 들여온 건립추진위원회는…
[충북일보] 2019년 한 해도 다사다난했다. 다른 어느 해보다 고단한 1년이었다. 이번엔 좀 달라지나 기대했지만 역시나 그대로였다. 어찌됐든 세월은 무심히 흘러 한 해의 끝에 서 있다. 이루지 못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는 때다. 충북 도내 지자체들은 올 한 해 굵직한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면서 도약할 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와 충북도교육청 사업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타 지자체, 기업과의 이해관계, 주민 민원이 상충하고 있다. 모르는 바가 아니다. 충북선 고속화 사업 등 굵직한 현안들을 풀어내느라 역량이 못 미쳤을 수도 있다. 올해 결론내지 못한 현안 사업은 내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를 넘기는 현안은 새해에도 해결이 쉽지 않다.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게 치밀한 전략이다. 적극 대응하는 역동적 행정이 필요하다. 우리는 충북도를 비롯한 도내 지자체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고 평가한다.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등 어려움을 겪던 사업의 실마리도 풀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도 있다. 사업의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런 현실을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 청주시는…
맥문동 꽃 김정범 충북시인협회 그의 색깔이 변했다고 느꼈을 때, 얼굴에서 풍기던 모든 향이 빠지고 늘어진 꽃의 피부가 초롱한 눈을 덮었을 때, 나는 슬펐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모두 무시했으므로 그도 아팠을 것이다 밤새 비를 먹은 여섯 장의 새 꽃잎이 부러진 대궁 틈에서 녹음기처럼 주절댄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을 삶의 까닭이 레코딩 된 비틀어진 줄기의 선 까칠하게 말라붙은 자주빛 드라이 플라워 그가 아닌, 나의 얼굴이 변한 것은 아닐까 시력 잃은 눈앞에서 흔들리는 연분홍 자락 새벽 꽃이 오락가락 시야를 어지럽힌다
인간은 홀로 살지 못한다. 관계를 맺으며, 함께 살아가게 되어있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길동무가 필요하다. 하지만 마음에 맞는 길동무를 찾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관계에 의한 만남이 되면 멋진 여행, 멋진 시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고 한마음 한뜻으로,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흔하지 않다. 배신은 가장 무서운 손해이며, 이별은 만남을 허망하게 만든다. 이처럼 관계는 중요하다. 삶은 나 이외 다른 대상, 즉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으로, 나 이외 대상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내가 거주하는 집을 짓는다는 것, 소유하게 된다는 것 역시 나 이외 다른 대상과 관계 맺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 맺음을 통해 의미를 부여한다. 관계 맺음 중심에 집이 있으며, 집을 중심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내 골방 커-텐을 걷고/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바다 흰 갈매기들 같이도/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 보련다/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저-십이성좌(十二星座) 반짝이는 별들에게도/종소리 저문 삼림(
의사 친구에게서 자기의 병을 나름 잘 알고 있다고 여겨 의사의 말을 들으려고도 안하고 고집만 피우는 환자를 만났던 경험담을 들었다. 이런 사람은 주변의 말이나 인터넷 웹핑으로 얻은 지식만 믿고 전문가인 의사의 말도 안 듣고 심지어 처방도 자기가 내려 통고하기도 한단다. 정도가 심한 환자는 차트 한 구석에 조그맣게 mcn이라 적어서 조심하라 이르는데 그 뜻은 '미친년'이다. mcn들은 간호사에게 무례하기 일쑤이며 의사의 말도 자기 편한 대로만 골라 들으니 병도 쉽게 낳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도 열의는 고사하고 관심을 가지기도 어려워 제멋대로 살도록 두어 버린다하니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무시한 섬뜩한 결과라 하겠다. 한의원을 하는 제자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이미 여기저기서 온갖 풍월을 다 익힌 환자는 처음 내방 문진에서 벌써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한다. 그런데 마음을 옹골지게 먹고 온 이런 부류의 환자에게는 이상하게 침도 잘 안 들어가는 느낌이란다. 어떤 때는 침을 놓은 뒤에 몸의 기운이 빠지는 듯 피로감까지 느낄 때도 있어 이 같은 환자를 여러 명 진료라도 하는 날은 퇴근 후에 그냥 쉬어야 하니, 당연히 치료도 쉽게 되지 않을뿐더러 진료…
겨울나무를 본 것은 숲 속 어름을 지날 때였다. 12월도 딱 하루 남은 오늘 눈보라 치는 언덕에서 앙상한 가지로 바람을 맞고 있다. 겨울만 되면 허허별판에서 해마다 그런 모습이었을 텐데 새삼 눈에 띄었던 거다. 참으로 이상한 게 나는 그 때 눈길에 난 발자국을 따라가는 중이었다. 기슭을 돌아가니 올라간 자국은 있는데 돌아온 자취가 없었다. 잠깐 당혹스러웠다가 보이지는 않아도 꿈으로 이어졌을 거라고 마음을 접은 채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 길 끝에서 만난 겨울나무의 환상 때문에 지금 이렇게 눈물겨운 일대기를 적는지 모르겠다. 가끔 그렇게 바람교향곡을 듣는다. 언제부턴가 나도 내 안에 겨울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앙상한 멜로디가 기억의 후미를 돌아갈 때 우듬지에서는 휘파람 같은 소리가 떠돌았다. 봄 여름 가을의 징검다리를 건너 올 동안 붉은 잎 떨구며 계절을 노래했겠지. 윙윙대는 높새의 몸부림과 모진 바람에도 눈 질끈 감은 채 연주하는 겨울 소나타. 하필 그래서 겨울나무였는지 어느 날은 바람의 현으로 눈물을 쏟는 겨울 악기처럼 어느 날은 또 기도하는 손마디처럼 아련해 보였다. 겨울 강 언덕에서 수많은 가지를 풀어헤치고 끝없는 허공을 저어가던 구슬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봤다. 나는 엉엉 울었고, 남편도 눈물이 좀 났다고 했다. 영화 내용에 반감을 갖는 남자들이 많다고 해서 보러 가기 전부터 남편의 반응이 궁금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카페에 앉아 자연스럽게 물었다. "어땠어? 어떤 생각이 들어?" 극단적인 상황 설정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저런 상황이라면 매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현실에 존재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영화에 나오는 내용들은 한 번쯤 뉴스에 나왔던 이야기다. 진짜 '맘충'이라는 말이 있고, '화장실 몰카'는 실제 일어나고 있다. 커피 한잔하면서 나눈 영화에 대한 감상평은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좋은 대화 주제였다. 영화를 보지 않은 남자들은 그냥 페미니즘 영화라 싫다고도 하고, 왜 72년생이 아니고 82년생이냐 라는 불만도 제기한다. 적어도 지금 아이들을 키우는 남편들은 영화 속 나쁜 남자들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내 직장 동료들만 봐도 영화에 나오는 이기적인 남자들과는 다르다. 남편 말대로 영화에서 극단적으로 표현된 남자들의 모습은 일부에 불과하다. 단지 그 일부의 남자들 때문에 여자들은 고통을 받고 있고, 원래 나쁘고 아픈 게…
[충북일보] 26일 충북은 대체로 흐렸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충북의 미세먼지 농도를 '나쁨'으로 예보했다. 25일 성탄절도 눈 대신 미세먼지 세상이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닌 '그레이' 크리스마스였다. 언제부터인가 충북이 미세먼지 대표지역이 됐다. 충북은 전국에서 좋은 공기를 찾아오던 청정지역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금은 미세먼지 극성지역이 됐다. 강수량이 적고 대기 정체가 자주 발생하는 겨울철과 봄 기간에 자주 나타난다. 12월에서 3월까지의 월평균 농도가 높은 수준을 보인다. 최근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미세먼지의 30% 이상은 중국에서 발생해 건너온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국내 자체에 요인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범국가적인 협력은 아주 중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등의 자체 노력 역시 더 필요하다. 충북의 미세먼지 상황은 대부분 한반도 상황에 비례한다. 북쪽 찬 공기가 내려오면 먼지가 걷힌다. 그러다가 날이 풀리면 극도로 탁해진다. 전형적인 '삼한사미' 현상의 반복이다. 올 겨울도 미세먼지와 사투가 힘겨울 듯하다. 삼한사미 현상은 계속될 게 뻔하다. 충북도는 그동안 상황을 꼼꼼히…
안개 김민정 전 여백회 회장 그대와 나 오래된 약속 잊으려 숨으려 파고들지만 어차피 드러나는 조약돌 마음 거친 세상 걷힌 나신으로 남긴 건 햇살 한 움큼
물이 생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지혜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하다. 물이 대기 중에도 지구표면에도 없는 건 아니지만 땅을 파면 깨끗하게 정화 된 물이 솟는다. 마찬가지로 책속에는 선인들이 겪은 탁월한 지혜가 담겨있어 책을 읽어야 또 다른 지혜를 터득하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과 햇볕 그리고 공기가 반드시 있어야하듯,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탁월한 지혜로 그 지혜를 깨우치게 한 것이 책이다. 공기나 햇볕은 존재 형태가 다양하지 않다. 공기와 햇볕을 피하고 싶어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피하지 못 한다. 그렇다고 공기와 햇볕을 붙잡아 놓을 수도 없다. 그래서 인간은 물론 여타 생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기와 햇볕 앞에 순응한다. 물 또한 가까이 하지 않을 수가 없으며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한다. 물이 지구표면의 70%를 덥고 있다. 물은 액체형태로 태평양을 포함한 오대양 그리고 강과 하천 등에 존재한다. 때로는 얼음이나 눈 또는 동물 그리고 식물체 내에, 대기 중에 기체로도 존재한다. 물은 땅속 깊은 곳에도 낮은 곳에도 존재한다. 오랜 세월 잠겨 있는 심층수도 있다. 그래서 땅을 파면 물이 나온다.
며칠 전 강제북송 된 탈북자 2인이 북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더니 탈북자단체에서 커다란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이 강제로 북송되는 과정도 국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보내려다가 판문점의 책임자가 문자로 보고를 한 것이 기자들에게 찍히면서 보도가 되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들이 10여 명을 살해한 흉악범이라서 난민의 자격을 잃었다고 발표를 한 통일부는 북송을 하면서 말도 안되는 아리송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들이 탈북하는 순간부터 우리국민의 지위를 얻으며 우리 국가법의 심판이 적용되는 것이 정당한대도 난민으로 치부하는 통일부의 시각부터 커다란 문제점으로 부각 되는 것 같다. 외국인들이 망명을 하려고 난민 신청을 하면 그것을 심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법이 북한의 주민들도 우리국민으로 규정을 해놓고 있는 현실에서 난민으로 지목하는 것 자체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을 이루어 보겠다는 통일부가 우리 국민들을 보는 시각이 저리 비뚫어 져 있는데 과연 통일이 될까 의심스럽다. 중국에서 탈북하여 떠도는 탈북자들을 강제로 체포하여 송환하는 경우도 인권적인 차원에서 중지하라는 운동을 펼
머리 희끗한 반백의 남자가 내 시선을 놓아주지 않는다. 고상한 직업을 가진 것 같지도 않고 부자처럼 보이는 것도 아니다. 어느새 그의 모습을 훔쳐보는 것도 모자라 그의 대화까지 몰래 듣고 있었다. 그는 연실 노모의 손을 잡고 싱글거린다. 초로의 남자가 늙은 어머니와 나눌 말이 뭐 그리 많을까. 보기 드문 광경이다. 몇 해 전에 아들과 말레이시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딸과 함께 여행을 온 사람은 있어도 아들과 단 둘이 여행 온 사람은 보기 어렵다고 다들 신기해 한 적이 있었다. 아들 녀석이 딸처럼 곰살궂은 면이 있어서 나는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데 주위 사람들이 재미없지 않느냐고 자꾸만 물었었다. 더더욱 어머니를 간병하고 운동치료를 돕는 아들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기에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모양이다. 듣지 않는 척, 관심 없는 척 하느라 공연히 이어폰도 끼고 운동하는 척 상체를 흔들며 그들의 뒤를 따라가 보았다. 아마도 예전에 살던 동네 얘기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누구는 지금 뭘 하고, 누구는 부자가 됐다는 얘기, 누구는 손자가 몇 명이라는 얘기, 누구는 벌써 세상을 떠서 아깝다는 둥의 평범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대도 그들의 대화가 즐거워 보
현대사회를 이르러 위험사회라고 한다. 많은 위험이 여러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새로운 위험이 출현하고 있고, 미처 위험을 인식하기도 전에 초래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있어 안전은 가장 원초적인 욕구일 정도로 중요한 본능이다. 안전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자아실현이나 사회기여는 물론이고 생존의 욕구조차 해결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개인들의 안전욕구는 1차적으로 각 개인들이 책임을 져야 할 일이지만,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활용해 불안을 제거하고 안전을 확보해 안전한 사화를 만드는 것은 국가의 기초적인 임무라고 할 수 있다. 안전한 사회의 첫 번째 관건은 무엇보다 사건 사고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다. 범죄로부터 안전을 확보해 사람들이 안전하게 생업에 종사하고 행복을 추구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의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범죄는 cctv의 보급이나 과학적 수사방법의 발전 등으로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성폭력범죄 등 일부의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에 대한 더욱 엄정한 처벌을 예고하고, 위반시 단속을 확실하게 하여 처벌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적 범죄예방활동 등을 포함해 다양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