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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1.01 15:40:06
  • 최종수정2020.01.01 15:40:06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2020년은 경자년(庚子年)으로 쥐띠의 해가 된다. 쥐는 곡식을 축내는 동물이라서 예로부터 인간에게 환영받지 못한 동물이었다. 시궁창이나 음식물 쓰레기가 있는 곳에서 서식하기에 늘 지저분하고, 앞니로 문틈이나 곡식 저장 용기를 갉아서 구멍을 내기 일쑤이며, 특히 옛날에 방에서 잠을 자노라면 천장에서 운동회라도 여는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통에 잠을 설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지라 쥐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그러나 쥐의 생태를 살펴보면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으로서 예민하고 부지런하다 못해 바지런하다고나 할까· 그러다보니 쥐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성격도 감수성이 좋고 성격이 예민하며 경계심이 많아 신중하고 과묵한 성격의 사람들이 많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띠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여러 가지 궁금한 점이 많아진다.

수많은 동물 중 왜 쥐(子), 소(丑), 범(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申), 닭(酉), 개(戌), 돼지(亥) 등의 열 두 동물만이 선택됐을까· 또 그 순서는 어떻게 정해졌을까· 별로 좋은 이미지를 가지지 못한 쥐가 수많은 동물들의 대표인 열 두 동물을 가리키는 십이지에서 왜 첫 번째가 되었을까·

십이지의 순서에 대해서는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착한 동물 순으로 정하기로 했는데 섣달 그믐날 밤 미리 출발한 소의 등에 타고 있던 쥐가 결승점에서 달려 나가 1등을 했다는 이야기 외에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극락으로 통하는 12개 문을 지키는 수문장을 동물들 중에 선정하여 1년씩 돌아가면서 당직을 세우기 위하여 열 둘의 동물을 불렀다. 그 중 고양이는 동물들의 무술 스승이라 제일 앞자리에 앉혔는데 고양이가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공교롭게도 석가모니 부처님이 도착했다. 부처님이 왜 동물의 수가 하나가 부족하냐고 묻자 마침 고양이를 따라 구경 온 생쥐가 달려 나와 '저는 고양이 친구인데 고양이는 수문장의 일이 힘들고 번거로워서 수문장이 싫다며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석가모니 부처님은 어쩔 수 없이 쥐에게 고양이 대신 수문장을 맡으라고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고양이는 간교한 쥐에게 원한을 품고 영원토록 쥐를 잡으러 다니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고양이와 쥐는 천적 사이가 됐다고 한다.

십이지의 개념은 중국의 은나라에서 시작되어, 한나라 중기에 이르러 방위나 시간에 대응하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쥐, 소, 범,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의 십이지의 순서에 대해 여러 설화가 생겨났다. 동물의 발가락 수를 기준으로 정했다는 설, 각 시(時)에 활동하는 동물 순으로 정했다는 설,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착한 동물 순으로 정했다는 설 등이다. 십이지가 방위나 시간에 대응하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라면 각 시(時)에 활동하는 동물 순으로 순서를 정했다는 설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되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쥐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까닭에 지명에서도 쥐와 관련된 지명을 찾기가 어렵다. 다만 일부 지역에 쥐꼬리 명당이라는 지명이 보이고 있는데 이는 풍수지리에서 '서미혈(鼠尾穴)'이라 하여 명당으로 인정하기에 이러한 지명이 생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의 초평저수지 인근에 쥐꼬리 명당이라는 지명이 있고 전남 무안군 몽탄면 내2리 화산마을에도 쥐꼬리 명당이 있다. 이 두 지역의 지명을 보면 화산리(花山里)에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즉 화산(花山)이란 '꽃재'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산줄기가 길게 이어져 내려온 '곶' 모양의 산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다면 산줄기가 길게 이어져 내려온 '곶' 모양의 산이 바로 '쥐꼬리 명당(鼠尾穴)'의 지형과 일치하므로 이러한 지명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쥐는 앞발과 뒷발의 발가락 수가 다른 유일한 동물이다. 4개의 앞발가락은 오늘이고, 5개의 뒷발가락은 내일을 뜻하는 것이라 보기도 한다.

쥐띠 해를 맞이하면서 올 한해도 쥐처럼 부지런히 일하여 부자가 되는 한 해, 그리고 건강하고 행복하며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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