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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30 17:58:21
  • 최종수정2019.12.30 17:58:24
[충북일보] 정국이 혼란스럽다.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엉망이 된 나라를 보며 분노에 사로잡힌 국민들이 많다. 국민들의 한숨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밝히면 2019년을 보내고 2020년을 맞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유감이다.

올 한해는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국내외에 크고 작은 일들이 잇따랐다. 혼돈의 한해였다. 베트남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로 북핵 위기가 다시 고조됐다. 그 위기는 연말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한일관계는 위안부 문제와 수출 규제 등으로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조국사태'는 일파만파였다. 각종 의혹은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체를 갈라놓은 분열의 폭탄이었다. 정치권은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놓고 1년 내내 극한 대치를 계속했다.

그래도 충북은 나름대로 선전했다. 오랫동안 공들여온 염원들이 한꺼번에 결실을 맺은 한 해였다. 먼저 강호축 5차 국토종합계획 반영은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강호축 개발의 핵심 축 역할에 시동을 걸었다. 충북선 철도고속화 예타 면제는 시작이었다. 정부예산 6조원 시대도 열었다. SK하이닉스의 10년간 35조원 투자 결정은 청주의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희망이 됐다. 하지만 정치권은 변하지 않았다.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잇단 낙마는 실망스러웠다. KTX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여·야 공방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 한해 도내에서 회자된 뉴스들도 우울한 게 많다. 하지만 허탈과 상실감에 빠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겨를조차 없었다. 이제 송년의 시간이다. 한 번 더 정리하고 챙겨야 한다. 충북도 등 지자체들은 해 넘기는 사업들에 대한 내년 구상을 확고히 해야 한다. 마무리 할 건 하고 새해를 맞아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만들어줄 수 있다. 해마다 거창한 신년화두로 위장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지나고 나면 언제나 별 볼일이 없는 화두는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뜻만 요란했지 실천이 없으면 헛일이다.

충북도내 단체장들도 그동안 수많은 신년화두를 내놨다. 하지만 상당수는 화두에 담은 염원을 그저 구호로 끝내고 말았다. 새해에는 적어도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경자대본(經者大本)을 2020년 새해 화두로 제시했다. 장선배 충북도의회의장은 동심동덕(同心同德)으로 정했다. 김병우 충북도육감은 시우지화(時雨之化)로 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을 선정했다. 모두 좋은 뜻을 담고 있다. 문제는 실천 여부에 달렸다.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뒤 아무런 실천이 없으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송구영신을 잘 해야 한다. 그리스의 시간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두 가지 시간이 있다. 달력을 넘기고 맞이하는 송구영신이 크로노스다. 반면 반성과 다짐으로 새 출발하는 송구영신은 카이로스다. 마음과 생각의 변화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다. "생각이 바뀌면 언어가 바뀌게 된다. 언어가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누가 이런 말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새해가 온다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갖가지 갈등과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국내 정치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모두 욕심 때문이다. 탐진치(貪嗔癡)가 원인이다. 사회지도층의 끝없는 욕심과 어리석음이 오늘의 난국을 초래했다.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부터 버려야 한다. 그래야 정치의 본성을 찾을 수 있다. 일반 개인들은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떨쳐내야 한다. 그래야 마음속에 본래 있는 밝은 지혜를 회복할 수 있다. 세상은 크고 작은 문제의 연속이다. 혼탁하다고 희망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

한 해가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2019년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다사다난의 결정판이었다. 하지만 겨울이 깊으면 봄이 가깝다. 절망과 고통의 끝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강물이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되는 이치다. 비워진 그릇에 새물이 채워지는 2020년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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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