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건으로 언론이 뜨겁더니 사안 자체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 구속된 사람의 얼굴 등 신상이 드러났다. 피의자 신상공개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8조의2, 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라 해당 기준을 충족할 경우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다.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자는 여론으로 2010년 4월에 해당 규정이 신설됐다. 얼굴과 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은 sns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의 명예 체감도가 신상 털기보다도 더 무서우니 사형 다음으로 가혹한 형벌이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유교 문화의 영향으로 신체발부는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내 몸의 모든 것은 부모에게 받은 것-이라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 배웠기에 참수형을 더 끔찍이 받아들였다. 서양과 일본처럼 군사문화가 기반인 나라에서는 참수보다 교살을 치욕으로 여겼다 하니 동서양 문화 인식에서 명예의 존중 정도가 이렇게 달리 나타난다. 처형 중의 하나인 팽형 관련 사례가 초한지에 여러 차례 나온다. 유방과 항우는 의형제를 맺었지만 천하를 두고 싸우는 처지가 된다. 광무산 전투에서 항우가 유방의 아버지를 도마 위에 올려놓은 뒤 당
'직장생활을 35년 했는데 남은 건 이거 하나 밖에 없네요.' 얼마 전 민원실에서 만난 고객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은퇴하고 국민연금을 받기 전에 사전 상담을 위해 내방한 고객이었다. 고객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해보였다. 은퇴를 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래도 국민연금은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오랜 기간 고생하면서 낸 돈으로 이만큼 타게 되었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뿌듯하기도 하고, 이마저도 없었으면 정말 막막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보고자 한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산업단지(그 당시에는 공단이라고 했다) 안에 있는 공장에 생산직으로 들어갔다. 그가 일했던 공장은 뜨거운 열기와 고약한 냄새가 나는 작업환경으로 이 지역에서 유명한 곳이었다. 그 때는 그런 말도 없었지만 요즘 말로 하면 '3D업종'에 속하는 곳이었다. 고단한 작업의 연속이었지만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으로서 묵묵히 이겨내야만 했다. 이런 그도 지금 다시 젊어져서 그 일을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았다. 젊은 시절 매달 월급을 받을 때 마다 그가 늘 토로했던 불만은 고생하는 것에 비해
무심코 낡은 책을 넘겼다. 툭하고 떨어지는 애기똥풀 이파리. 웃음에도 빛깔이 있는 듯 노랗게 번진 미소가 묻어난다. 부서지지 않게 테이프로 붙이고 매발톱 붉은 꽃잎도 백표지에 꼼꼼 감아 두었다. 바싹 마른 채로도 고운 들꽃은 기분까지 싸했다. 아침부터 소쩍새가 울었지. 소낙비 그친 개울에 가 보니 애기똥풀이 보석처럼 하늘거린다. 노란 꽃잎 때문에 다짜고짜 애기똥풀이라니 별나게 직설적이다. 줄기를 꺾었을 때 즙은 천연 그 빛깔이었지만. 어떤 새들은 자기 이름 붙은 나무에서 운다더니 꽃은 제 이름 그대로 핀다. 생김보다는 노랗게 물든 꽃잎 때문이지만 개울가에 지천인 꽃을 보면서 갓난아기들 똥을 연상할 때만큼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했겠지. 애기는 또 제가 눈 똥이 어떤 꽃 이름으로 된 것을, 가령 기저귀 갈아주는 어머니가 냇가의 노란 꽃을 볼 때마다 웃음짓는 걸 알았다면 꽃처럼 아기자기한 기분이었겠다. 좀 더 자라 얼마 후 개울에서 우연히 보고는 그 이름이 된 배경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예쁘고 소담하지는 않아도 유달리 샛노란 빛깔은 애기가 눈 황금빛 똥 그대로였으니까. 둔덕의 매발톱꽃도 생김 그대로 붙은 이름이다. 애기똥풀이 샛노란 빛깔…
지난번 칼럼을 작성할 당시 해외에서의 유입 이외에 국내에서의 신규감염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는 날도 있을 정도로 전염병이 억제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대 잠복기가 2주라고 알려져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일상생활로의 복귀는 최소 2주간 국내발생 신규감염자가 0명인 상태가 유지된 연후에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방역망이 미처 찾아내지 못한 감염자가 얼마나 있을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한다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하는 것이다. 백신이 없고 감염력이 높은 전염병은 단 한명의 숨겨진 환자로부터 언제든 다시 대규모 유행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며칠간 신규감염자 수가 없다는 것은 상황이 종식됐음을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허나 국가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전염병의 확산 방지에 관한 것만을 고려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인권이나 문화생활 등 정신보건과 관련된 문제는 물론 경제나 외교적인 문제까지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선언할 것인지 조율해서 정책을 결정할 것이다. 다시 말해 정책적으로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선언하거나 방역 수위를 낮춘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누구나 다 아는 노래 '고향의 봄' 첫 소절이다. 어릴 적 정겹던 고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면서 미소 짓게 하는 마력(?)이 있는 노래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는다. 중국 고사성어인 '수구초심(首丘初心)', '망운지정(望雲之情)'에서부터 유명한 팝송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시골길이여! 나를 고향으로 데려다 주오)까지... 고향을 생각하면 역시 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해진다. 정부가 1970년대 경제정책 방향을 공업화로 바꾸면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무관심과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고독사와 인간소외 등 부작용도 드러났다. 도시로 몰렸던 많은 사람들이 마치 바다로 떠났던 연어가 다시 고향으로 회귀하듯 은퇴시기에 맞춰 귀향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동안 치열한 경쟁으로 스트레스가 컸던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어릴 적 추억이 깃든 그리운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귀향 욕구가 컸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고향은 이제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변해 낯설기까지 하다. 고향에서 살 때
[충북일보] 고용노동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됐다. 모두 6조4천337억 원이다. 이중 3조3천938억 원(52.8%)이 추가 구직급여 예산이다. 직·간접 일자리 창출 및 생계 보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보기술(IT) 일자리 등 민간부문 15만 개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다. 코로나19 관련 고용쇼크 극복 대안이다. 충북도도 충북형 일자리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가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대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퇴직자, 주부, 학생 등 유휴인력에게 해당된다. 이들에게 일정액의 실비를 주고 생산현장의 일손을 돕게 하는 방식이다. 충북도는 생산현장 일자리 기피 현상과 저출산·고령화로 농가·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커지자 지난 2016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신속한 일손지원과 유휴인력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줬다. 최근 4년(2016~2019년)간 생산적 일손봉사에 참여한 인원은 꾸준히 늘었다. 2016년 3만3천975명, 2017년 9만7천295명, 2018년 11만2천492명, 2019년 14만9천518명 등이다. 관련 예산도 함께 늘어났다. 2016년 9억5천만 원, 2017년 21억1천600만 원,
팽이 강정화 시인, 문학박사, 한국문인협회시분과회장 명령을 거역하지 않는 충직한 사병처럼 맞아도 쓰러지지 않고 제 방향으로 도는 옹골진 모습 때려도 울지 않는 채 차가운 빙판에서도 현란한 꿈을 그리며 돌고 도는 예사 몸짓이 아닌가 보다 내려치는 회초리 끝 묻어나는 뜨거운 전율로 때리지 않아도 돌아가는 혼 고통마저 입 다문 채 참아가며 얼음판에서 몇 번 혼절하다가 스스로 설 수 있을 때까지 수만 번 시련을 견디어 내는 아무래도 예사 넋이 아닌가 보다
민초라는 말을 나는 잘 쓴다. 내가 민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전에 민초란 '일반 백성을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내가 일반 백성은 맞는데 강한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요즘 일반 백성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백성이 힘을 갖는 때는 투표를 할 때뿐이지 당선자 발표가 나는 순간에 백성은 힘을 잃는다. 백성과 늘 한 몸인 단어가 나라이다. 백성이 없으면 나라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나라가 없으면 백성은 살 수가 없다. 국민은 국가에 절대적으로 충성해야하고 국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을 보호해야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에서 귀국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특별기를 보내 절박한 국민을 구해오는 것을 보고 국가라는 것이 든든하다는 생각을 했다. 늘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받는 차별과 부당함을 감수하며 살 수밖에 없었는데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을 척척 구해오는 것을 보고 우리도 힘이 많이 생겼구나 하는 믿음직함에 살만한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님과 000의 사건을 보며 눈살이 찌부러진다. 이건 두 사람의 문제라고 보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카톡, 카톡, 새가 운다. 카톡새 소리가 잠잠해질 무렵 폰을 열었다. 온통 꽃 세상이다. 목련, 진달래, 벚꽃, 복사꽃, 오전 내 전자 새가 울어대며 날라다준 선물들이다. 봄은 봄인가보다. 이럴 때 나의 그대들과 함께 숲길을 걸을 수 있다면 사는 게 얼마나 봄꽃 같을까. 산과 들은 온통 꽃 세상이겠거늘, 나는 아직 집에 있어야 하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오늘 같은 봄날에는 어떤 이유이든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말이다. 가까운 우암산도 좋고 양성산도 좋으련만. 수통하나에 그대들과 나누어 먹을 마른 빵 두어 조각이면 족하리오만. 귀신보다 무서운 코로나19가 발목을 잡는다. 어차피 이번 봄에는 꿈속에서조차 갈 곳이 없잖은가. 그러니 그리운 것들을 그대로 두고 그리워하는 것이 더 봄답겠다. 찰랑찰랑 함께 걷던 그대들도, 낭창낭창 울어댈 새소리들도, 그리워만 하는 것이 더 나답겠다. 그러다 다시 생각한다. 구죽주한 바이러스 두려움 같은 건 박차고 흩어 놓으면 될 것을, 가만가만 이 봄을 흔들어 바람에 날려버리면 될 것을, 숨어있다고 안전한 것도 아닌 것을, 너무 비겁한 건 아닐까. 다시 마음을 고친다. 가고 싶어 애타는 동안 꽃이 다 벌어지더라도, 말라서 다 떨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란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유공자를 기억하고 또 추모하는 기간이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렇듯 올해 6월은 뜻 깊은 달이다. 국립묘지의 입장에서 볼 때, 올해 6월은 또 다른 이유에서 뜻 깊은 기간이다. 호국보훈의 달이면서, 동시에 윤달(5월23~6월20일)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윤달은 전통적으로 이장하기 좋은 기간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국립괴산호국원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분들이 이장신청을 해 주셨다. 윤달기간에 신청하신 유공자와 배우자를 합치면 2천100여 분이 넘고, 5월 윤달기간인 9일 동안(5월23~31일)에는 무려 900여 분의 유공자와 배우자를 이장으로 모셨으며, 하루평균 85분이 넘는 유공자와 배우자가 6월 윤달기간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렇듯, 매우 많은 유공자와 배우자, 유가족께서 방문하고 있고, 더구나 코로나19로 다양한 행사를 현실적으로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국립괴산호국원은 이번 호국보훈의 달에는 실질적으로 유가족과 유공자를 예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윤달기간 동안 많은 유공자와 배우
법안처리율 역대 최저, 대화와 협치보다는 강 대 강의 대치. 20대 국회는 이렇게 국민 실생활을 돌보지 않았다는 최악의 오명을 쓴 채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 국회를 보며 절망했던 국민은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177석의 거대 여당을 탄생시켰다. 여당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제1호 법안으로 '일하는 국회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이에 반해 선거에서 큰 패배를 한 제1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영을 떠나 '진보보다 더 진취적인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변화 그 이상의 변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제1호 법안으로 '코로나19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을 들고 나왔다. 여·야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경제가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바로 본 결과인 것 같아 참 다행스럽다. 제대로 된 진단을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21대 국회를 응원하면서, 진짜 해야 할 일을 꼼꼼히 챙겨가면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국회이었음 하고 바래본다. 요즈음 많은 언론에서는 아파트 공시가격에 문제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아파트 공시가 다시 매겨달라" 강남 3구 주민 6000명 이의신청(매일경제), 껑충 뛴 고
[충북일보] 청주 오창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에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속 대책이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충북도가 '충북형 뉴딜 2호 사업'과 방사광가속기를 연관 지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도는 방사광가속기 오창 구축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250여개 관련기업 유치에 나선다. 특히 가속기 활용기업 중 시스템반도체기업과 제약바이오기업 유치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 투자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예년의 약 4배 수준으로 확대했다. 연평균 250억 원에서 930억 원으로 증액했다. 중소기업육성자금 이차보전을 8년간 0.8%대 저리로 제공키로 했다. 해외기업의 국내 유턴 지원에도 다양한 시책을 마련했다. 잘 한 결정이다. 일에는 때가 있다. 어떤 일이든 제대로 결실을 거두려면 시기가 맞아야 한다. 안팎에서 서로 조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방사광가속기 성공 과정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점에 내부 역량과 외부 반응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해야 한다. 방사광가속기 프로젝트에는 도민들의 미래가 담겨 있다. 오랜 염원과 기대의 산물이다. 반드시 성공해 새로운 먹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 살림살이를 되살려 내야 한다. 오창 방사
정치인이나 관료들의 부정부패에 관한 뉴스는 끊이질 않는다. 국민들도 여전히 공직사회가 부패하다고 인식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고 하기엔 생각보다 부정부패는 많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유지되는 이유는 이런 부패한 사회에 부패와의 사슬을 끊고 청렴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덕분일 것이다. 특히 공직사회에 있는 공무원에게는 청렴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청렴이란 말 그대로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을 이르는 단어다. 이러한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이다. 범죄 심리 분야의 대표적 이론 중에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자동차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나중에 그 지역 일대가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공직의 청렴에 대입해 생각해보면 공직자와 기타 인물들의 부정부패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을 때, 개개인이 청렴한 인생을 고수하려고 해도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부패의 유혹에 대항하는 개인의식에 문제점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이상 남에게 영향을 받기 쉽다. 그러나 공직에 있는 이상 '남들이 그래서 나도 되는 줄 알았다'라
올해도 거지반 반년의 시간이 무심히 흘렀다. 세상은 역병 창궐로 뒤숭숭하지만 시내 근교 너른 들판 풍경 속에선 적으나마 희망이 엿보인다. 지난봄에 씨를 뿌린 곡식들이 하루가 다르게 생장하는 모습은 바라만 봐도 왠지 마음이 흐뭇하다. 무엇보다 땅 심을 받아 파랗게 자라나는 어린모들이 인상적이다. '어린모가 눈 깜짝 할 사이에 자라 결실을 맺어 들녘은 금세 황금벌판을 이룰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자 세월이 참으로 화살처럼 빠르다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반면 아파트 담장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붉은 장미꽃들과 온 천지에 우거진 녹음방초綠陰芳草를 바라보노라면 절로 터지는 한숨을 주체할 수 없다. 이렇듯 세상은 온통 자연의 아름다운 풍취風趣로 눈부시련만 코로나 19 공포로 말미암아 삶이 위축되고 있잖은가. 살갗을 간지럽히는 훈풍, 전과 달리 맑은 공기로 바깥세상은 상쾌하고 쾌적하다. 하지만 좀처럼 우리 곁에서 사멸될 줄 모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다. 이것의 공격에 따른 두려움 탓에, 집안에 갇혀 지내노라니 계절이 안겨주는 미감美感마저도 제대로 만끽할 겨를이 없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소소했던 일상은 물론, 삶의 일부를 완전히 잠식시켰다. 이제 머잖아…
세계보건기구는 공중보건위기를 "생물학 무기를 이용한 테러, 감염병의 확산 및 세계적 대유행, 치명적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신종 물질 및 생물학적 독소 등으로 인하여 건강의 질병 또는 영구적·장기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임박하거나 발생한 상황"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공중보건위기를 발생시키는 경우를 제외하면 감염병의 확산 및 대유행이 공중보건위기의 가장 주요한 원인임을 알 수 있다. 「2018년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2018년도 법정감염병 신고 환자수는 170,498명(인구 10만명당 329명)으로 2017년 152,871명(인구 10만명당 295명)에 대비하여 17,627명(11.5%) 증가하였다. 특히, 제2군감염병(전년 대비 19.8%)과 제4군감염병(전년 대비 4.3%)이 증가하였다. 또한 국외유입 감염병은 2010년 이후 매년 400명 내외로 신고되고 있으며, 2017년 531명에서 2018년 597명으로 12.4% 증가하였다. 신고된 주요 국외유입 감염병은 뎅기열(27%), 세균성이질(24%), 장티푸스(15%), 말라리아(13%)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주요 유입 지역은 아시아 지역(필리핀
"아빠, 정말 공부가 가장 쉬운 것 같아요. 이번 알바 끝나면 공부하려고요." 사회체험을 한다며 학교 휴학 중에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아들애가 얼마 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신이 정한 진로가 있기에 하루라도 빨리 그쪽으로 노력을 기울이길 바라던 차에 참으로 반가운 소리였다. 행여 마음이 변할세라 본인의 말 그대로인 장승수의'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를 얼른 사다 주었다. 요즘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었던 문제가 아이들의 등교 여부와 학습 문제였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로 인해 지역 감염자가 끊이지 않는 추세에서도 결국 교육부는 지난 5월 20일 고3부터 등교를 감행했다. 등교 첫날 고3 확진자가 나오고 해당 지역의 모든 학교가 다시 등교 중지가 되면서도, 이어 예정대로 5월 27일 중3 아이들 등교는 그대로 진행되었다. 이토록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을 무릅써가면서 우리는 왜 아이들을 공부의 세계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는 것일까. 언젠가부터 가방을 메고 이른 아침 바쁘게 학교를 향해 걷는 아이들을 보면 뭔가 애잔한 마음이 밀려오곤 했다. 그야말로 0교시부터 늦은 밤 야간자율학습까지 용케도 그 좁은 교실에서 오
그림자 이담 안광석 충북도시인협회장 경호일까 충성일까 언제나 함께하는 동행 한 낮 동안이라도 오직 나만을 위해 어김없이 따르는 반려자 그러나 밤이 되면 숨어버리는 겁쟁이 나와 나의 실상과 허상과의 동행은 하늘에 순응하는 짝꿍
[충북일보] 정부가 '그린뉴딜' 방안을 발표했다. 노후 공공시설을 친환경으로 바꾸고 오염물질 배출 없는 제조업 공장을 만드는 내용이다. 2022년까지 모두 12조9천억 원이 투입된다. 13만3천개의 관련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게 빠졌다. 그린뉴딜의 핵심인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책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았다. 그린을 표방한 단순 경제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 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도시·공간·생활인프라 녹색전환'과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등이 그린뉴딜의 3대 축이다. 인프라 녹색전환에 가장 많은 5조8천억 원이 투입된다.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에는 1조7천억 원이 쓰인다. 저탄소 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한 기반도 마련한다. 모두 5조4천억 원의 재정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비판적이다. 그린뉴딜의 목표와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그린뉴딜은 단순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기후변화 및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지 방법제시가 없다는 지적도 한다. 온실가스 저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온실가스 감
해마다 6월이 되면 조그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외치던 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나의 소원은 쌩쌩 달리는 고속버스를 타고 금강산 구경을 가는 것입니다." 그 외침이 지금도 여전히 가슴속에서 메아리치고 있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군사분계선 남쪽과 북쪽을 오가며 서로 손을 굳게 잡은 모습은 감동이었다. "이제 내가 바라던 대로 고속버스를 타고 금강산 구경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내 가슴을 얼마나 두근거리고 설레게 했던가. 내 마음이 그러한데, 서로를 그리워하는 남북 이산가족들의 마음은 더없이 벅찼으리라.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있다. 그 오랜 시간들 속에서, "남북통일"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시린 이산가족들은 흐르는 시간이 얼마나 안타까울까. 어김없이 재깍거리며 돌아가는 시곗바늘을 붙잡아 놓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가족의 얼굴,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산천이 얼마나 그립겠는가. 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릴 적 놀던 집 마당이 그리운데. 맘대로 오갈 수 없는 남북 이산가족들의 마음은 6월이면 더 애달프리라. 올해는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동해선 철도의 유일
2018년 7월 북유럽에서 새하얀 자작나무들을 만났다. 숲속 자작나무는 웨딩촬영 나온 신부 같았고, 길가 자작나무는 출항식하는 수병들 같았다. 지금도 아내가 최고의 해외여행지로 꼽는 곳은 에스토니아 어느 산골의 호숫가 자작나무 숲이다. 숲에 가면 내가 자연이 되고 세상의 주인이 된다. 숲속은 도서관같이 빈부도 지식의 격차도 없고 사람을 가리지도 않는다. 어머니 마음처럼 무엇이고 주지 못해 안달이다. 숲속 좁은 길은 떨어진 잎들로 언제나 푹신하고 포근하다. 발바닥 시원함이 온 몸을 타고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숲에서는 좋은 냄새가 난다. 맛있고 소화 잘되는 브런치향이 난다. 소설가 김훈은 그의 산문집 에서 "참나무 숲에서는 콧구멍이 편안해진다"라고 했다. 아마도 숲이 뿜어내는 식물성 소독제 피톤치드 때문이리라. 숲은 식물과 동물이 어울려 사는 마을이다. 고주박이 다된 그루터기에 앉으면 녹색식물들이 광합성하는 소리와 나무들이 숨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고, 그들이 빨아들이는 이산화탄소(CO2)와 내뿜는 산소(O2)가 보이는 듯 하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흙 한 줌, 돌멩이 하나, 잎새 하나, 이슬 한 방울, 벌레 하나, 곤충 한 마리, 물소리
최근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자, 정부 및 금융기관 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각종 사기 범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며,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발생하는 피싱 범죄 유형은 전화·문자 상으로 불법 인터넷주소(URL) 접속을 유도하거나 악성코드가 담겨있는 악성 어플을 설치하게 한 후, 개인정보 및 카드 비밀번호 등 금융정보를 빼내는 수법이다. 불법 링크 주소를 포함한 문자 메세지 유형에는 무료쿠폰, 청첩장, 우편물 반송, 교통범칙금 조회, 택배사를 가장한 배송문자 등이 있다. 탈취한 개인정보·금융정보 등을 이용해, 카드 비밀번호로 현금을 인출하거나 가족·지인을 가장하여 메세지를 보내 각종 이유와 사정을 들며 송금을 요구하고, 저금리 대출로 바꿔준다는 명목으로 수수료 및 환급금의 이체를 요구하는 수법이 있다. 그렇다면, 피싱 사기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출처가 불분명한 메시지는 즉시 삭제하고, 기타 의심되는 URL주소 및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다.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기타 정부기관의 안내는 금융정보, 금전 요구, 기타 불법 어플 설치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 둘째, 금전, 카드 비밀번
[충북일보] 40대 초반까지 삭힌 홍어를 먹지 못했다. 삶은 돼지고기에 김치를 싸서 먹어도 보았지만 전혀 입맛에 맞지 않았다. 입에 넣었던 홍어를 몇 번 씹다 도로 뱉어내는 모습을 보고 선배들은 "어른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놀려댔다. 그러나 홍어와의 악연은 그리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내 주변에는 유달리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선·후배, 친구는 물론이요 가깝게 지내는 출입처 사람들까지 상당수가 홍어 예찬론자들이었다.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이 일품이란다. 먹는 방법도 다양했다. 홍어 삼합은 입문 수준. 홍어찜, 홍어회, 홍어부속, 홍어 샤브샤브, 홍어탕 등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나에게 홍어는 가깝고도 먼 음식이었다. 그랬던 홍어가 지금은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친근한 음식이 돼버렸다. '거지왕 김춘삼'이 그랬던가. 한여름 장날 길바닥에 버려진 썩은 동태 대가리를 입에 대고 쪽 빨면 그 맛이 천하일미가 따로 없다고 회고했다. 김춘삼은 그의 자서전에서 극심한 굶주림을 못 이겨 주워 먹었지만 복통을 일으켜 서너 번 기절하고서야 썩은 동태 대가리의 참 맛을 알았다고 썼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홍어의 톡 쏘는 상
꿈속의 본향 강성일 충북시인협회 가장 행복한 세상은 둘이 하나가 된 세상이 아닐까 바늘구멍에 실이 꿰어져 한 몸을 이룬 세상 모든 꽃들이 하나가 되어 꽃밭을 이루고 모든 나무들이 하나가 되어 숲을 이룬 세상 너의 얼굴도 거울 속에 비췬 내 얼굴 천국과 지옥도 물속에 비췬 하늘과 땅 삶과 죽음이 한 몸이 되어 상대적 공존과 대립도 없고 낮과 밤이 없는 세상 길몽과 흉몽도 없는 고요한 꿈속의 본향이 가장 행복한 세상이 아닐까
청주 사람이 갈만한 명소는 어디일까? 단연 대청호일 것이다. 청남대까지 치면 가히 전국적인 명소로 꼽을 만하다. 뭔가 아쉬운 게 있다. 막상 대청호에 가 봐도 할 만한 게 없어서다. 충북 사람에게 대청호는 바다가 없는 한(恨)을 풀 수 있는 곳이다. 넓은 호수를 바다처럼 활용할 수 있다면 굳이 수백억 원을 들여 해양수족관을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의 IC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2-3시간이면 닿을 수 있다. 만약 대청호에 유람선을 운항한다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다. 문의에서 유람선을 타고 청남대를 거쳐서 보은으로 갈 것이다. 일부 승객은 보은에서 하선해 속리산으로 향할 수도 있다. 나머지 승객은 내륙의 바다를 감상하면서 옥천으로 갈 것이다. 옥천은 충북이면서도 생활권이 다른 곳이다. 그만큼 대전이 가깝다. 옥천 사람들이 장계 유원지에서 배를 타고 청주를 오가면서 친숙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청호가 준공되면서 이런 꿈을 꾸었고, 한동안 투기바람이 불기도 했다. 실제로 두 척의 유람선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꿈은 실현되는 것으로 알았다. 청남대가 들어서면서 유람선을 운항할 수 없게 되었다. 상수원 보호구역 때문이라고 했지만 대통
[충북일보] 청주시의 특례시 지정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정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엔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뿐 아니라 50만 명 이상 도시도 특례시로 지정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물론 인구 100만 명이 안 될 경우 행정수요와 국가균형발전 등을 고려한다는 단서 문구도 있다. 아무튼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하는 대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개정안은 6월 17일까지 입법 예고 기간을 거친다. 그 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7월 초 21대 국회에 제출될 것 같다. 국회 심의를 거쳐 원안대로 통과되면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세부 기준만 남게 된다. 여길 통과하면 인구 85만 명의 청주시가 특례시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기초자치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급 행정·재정적 권한과 자치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가정이지만 청주시의 특례시 지정은 의미가 크다. 광역시 없는 충북의 50년 낙후의 설움을 날릴 기회다.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