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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민초라는 말을 나는 잘 쓴다. 내가 민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전에 민초란 '일반 백성을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잡초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내가 일반 백성은 맞는데 강한생명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요즘 일반 백성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백성이 힘을 갖는 때는 투표를 할 때뿐이지 당선자 발표가 나는 순간에 백성은 힘을 잃는다. 백성과 늘 한 몸인 단어가 나라이다. 백성이 없으면 나라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나라가 없으면 백성은 살 수가 없다. 국민은 국가에 절대적으로 충성해야하고 국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을 보호해야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에서 귀국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위해 특별기를 보내 절박한 국민을 구해오는 것을 보고 국가라는 것이 든든하다는 생각을 했다. 늘 힘없는 나라의 백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 받는 차별과 부당함을 감수하며 살 수밖에 없었는데 위험에 처한 우리 국민을 척척 구해오는 것을 보고 우리도 힘이 많이 생겼구나 하는 믿음직함에 살만한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님과 000의 사건을 보며 눈살이 찌부러진다. 이건 두 사람의 문제라고 보기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의식이 많이 개선되어 여성의 인권과 위상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아직 먼 일인가보다. 더더욱 위안부는 나라가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이 아닌가. 이할머니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그동안 일본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려고 노력하는 데에 000도 적극 도왔고 많은 일을 했다는 것에는 감사하기도 한다.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불쌍한 피해자인 할머니의 말을 요번만큼은 잘 들어주고 싶다. 그분의 기억이 조금 손상되고 조금 격하게 말을 한다고 해도 살아온 세월이 오죽하면 저럴까하는 맘으로 그분의 말을 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들어줘야한다. 내 나이 정도의 사람들은 부모님에게서 일제의 만행에 대한 이야기를 간간이 들어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잘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것들을 잊으면 안 된다고 이할머니가 노구를 이끌고 다니며 지금까지 노력하신 것 아닌가. 일반 백성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의 생각 또는 술수를 잘 알지 못한다. 이할머니의 얘기보다 국회위원이 된 그 누구를 끌어안는 모습에 이것이 내가 의지해야하고 만들어 가야하는 국가의 모습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오죽하면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말을 하셨을까. 000은 집을 몇 채나 샀다는데 할머니는 겨울 난방이 잘 되지 않는 곳에서 사셨다는 말에는 기가차서 말문이 막힌다.

우리처럼 작은 단체에서도 기금을 받아 문학행사를 하는 일에 제일 어려운 것이 정산처리이다. 잡비 몇 천 원의 착오도 용납되지 않는다. 단체의 명의로 기금을 받아야하고 개인의 통장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되는 일이다. 공적인 일을 해보지 않은 예술인들이 정확히 공공기관에서 요구하는 형식으로 정산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회원들의 입에서 기금을 받아 사업을 하는 것을 줄이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정의연은 몇 억의 착오와 누락에도 회계누락, 회계실수로 돌리며 지금까지 무탈하게 지낸 것이다. 그러면 몇 만원을 가지고 각 예술단체의 정산처리를 가지고 몇 번씩 다시 하라고 하던 우리의 공공기관은 뭐가 되는 것인지. 나라의 돈은 아껴 써야 하고 정확히 정산하고 마땅한 곳에 쓰여야한다는 생각에 정산처리가 좀 까다로워도 참고 다시하고 또 다시해서 서류를 제출한다. 정의연처럼 누락하고 엉터리로 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거라면 앞으로 공공기관은 단체나 개인의 기금에 정확한 정산을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민초라는 단어 속에는 이미 힘이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인데 요즘은 민초라는 단어에서 힘이라는 의미는 빼버린 것 같아 풀이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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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