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자 년은 쥐 띠 해다. 쥐는 인류와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 온 설치류齧齒類이다. 얼마 전 사 만 천 삼백년 동안 묻혔던 레밍이 시베리아에서 발견 됐다는 뉴스가 그것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쥐에겐 전혀 친밀감이 없다. 평소 쥐를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미간이 좁혀질 정도다. 이는 먹잇감을 찾기 위하여 온갖 추접한 오염물질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쥐의 특성 때문이다. 또한 불결한 물질 속 병균을 온몸에 묻혀 인간에게 전염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게 쥐 아니던가. 쥐의 벼룩이 옮긴 흑사병은 십 사 세기경엔 유럽에서 약 삼 천 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유행성 출혈 병은 이즈막도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생쥐하나로 시작한 글로벌 미디어 제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미국의 월트 디즈니(1901.12. 5-1966.12.15)는 먹이를 찾아 기어 다니는 수컷 쥐를 의인화 하여 사랑스런 캐릭터 '미키마우스'로 탄생 시켰다는 설이 있다. 이 미키마우스는 오늘날 디즈니 에니메이션이나 각종 미디어 믹스에 등장하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심볼 캐릭터로 격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날 특정 대상에 대해 지녔던 비호감은 사정이 달라져도 좀체 희석…
우리 고장에서는 사계절을 두고 어느 때나 찾아가 마음의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은 미동산 수목원이다. 미원 나들목을 지나 보은방향으로 조금가다 보면 미동산 자락에 자리한 수목원은 일 년 내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소이다. 미동산 수목원은 충청북도의 부속 기관으로 그 명칭은 산림환경연구소이다. 이 연구소를 일명 미동산 수목원으로 지칭하여 부른다. 미동산수목원은 수목을 연구하고 자연을 실험하는 학술연구 대상지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산림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휴일에는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휴식으로부터 내일의 건강을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이나 등산을 하느라 항상 분빈다. 봄이면 오솔길로 향하는 숲길은 다양한 수종으로 파란 새싹들이 새로운 생명을 느끼게 한다. 가랑잎 사이로 봄빛에 바스락 대며 살금살금 돋아나는 비비추, 원추리, 구절초 풀잎들이 뾰죽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솜나물, 양지꽃, 괴불주머니는 앙증맞게 꽃을 피웠다. 매화, 개나리, 산수유, 목련, 진달래, 철쭉, 벚꽃, 조팝나무꽃 등은 시기에 맞게 만발하여 꽃 멀미를 나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꽃
[충북일보] '4% 충북경제'가 곧 이뤄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은 많았다. 충북도는 여전히 각종 순항 지표들을 내놓고 있다. 활발한 투자유치로 한층 목표치에 접근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가 전국대비 4% 충북경제 실현을 내건지 벌써 6년이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임을 웅변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올해도 전국대비 4% 충북경제 달성을 강조했다. 지난 6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충북연구원, 충북테크노파크 등 관련기관과 4% 달성을 위해 생산과 투자 확대, 소비 증진 등 필요한 경제활동을 계량화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투자 유치와 관련해선 "올해 목표를 12조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수출은 농산물 7억 달러를 포함해 260억 달러를 달성하자"고 덧붙였다. 신년사에서도 "4% 충북경제 실현과 강호축(강원~충청~호남) 완성에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경자대본'(經者大本)의 정신으로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북의 경제성장률은 2018년 기준 도정 사상 처음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도민 개인 소득 증가 등 양적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전국대비 4%대 경제규모 실현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여
미 로 (迷路) 최진섭 충북시인협회 찾았습니다 뒷주머니를 뒤지다 나를 찾았습니다 산꼭대기 서 있는 나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나 지평선 수평선 맞닿은 곳 나룻배 한 척 없는 산 넘고 바다 건너 앞만 보고 달려온 삶 흥건한 땀과 눈물 소금기로 메말라 까닭은 산다는 의미 아직도 모릅니다
연신 "카톡 카톡"부르는 소리. 가는 해를 붙잡지 못하는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는 것일까. 바지런한 사람들의 손놀림이 그려진다. 바짝 다가오는 경자년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무슨 연유인지 신이 나질 않는다. 마음속에서 알레르기가 일어난 것 같다. 더 이상 나이를 먹고 싶지 않은데, 먹기 싫은 나이를 왜 자꾸 먹으라는 것인지 내일이면 떠오를 찬란한 태양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는 다행인가, 청주는 해맞이를 할 수가 없다는 일기예보다. 곰곰 생각해본다. 아침 해가 뜨는 자리는 늘 그 자리. 단지 시각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왜 그리 해맞이에 열중할까· 열심히 달려온 일 년을 보내고, 또다시 시작하는 한 해의 계획과 희망이란 꿈을 날려보고 싶은 마음은 아닐까. 멀리까지 일출을 보러 간 친구에게서 경건하다 못해 황홀한 사진 한 장이 전송되어 왔다. 마음도 부자다. 친구들 모두의 복(福)을 기원한다는 글도 보내왔다. 새해 아침의 마음을 하루, 한 달, 일 년 내내 갖고 산다면 이 세상에서 불행이란 단어는 사라질 텐데. 내 마음이 요동을 친다. 왜 이리 회의적이지. 아무리 나이 한 살을 먹는다 해도 이 우울해지는 마음을 무엇으로 달랠까.
십여년 전에 자주 찾는 책방에서 고은 시인의 시집 를 발견했다. 기대와 설렘으로 읽어보니, 1968년 신동문 시인의 모친상 빈소(청원군 문의면 산덕리)를 찾았다가 쓴 '문의 마을에 가서'였다.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로 시작하는, 죽음을 통하여 깨달은 삶의 경건성을 노래한 내용과 함께 또 다른 충격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제서야 신동문을 알게되다니...' 청주시가 시인의 생가 인근인 문의면 남계리에 을 건립했다.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에서 그리 멀지않은, 대청호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과 풍광이 좋은 따뜻한 곳이다. 여기에 오면 시심이 복받쳐 누구나 절로 시인이 된다. 문학관이 들어서자 2004년을 정점으로 줄어들었던 청남대 관람객이 20년만에 다시 연간 100만을 넘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 뿐만아니라 여기서 차로 넉넉잡고 30분만 가면 도착하는 옥천읍에 의 시인 정지용 문학관과 그의 생가가 있다. "'ㅡ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그야말로 지역 문화 자산을 연계시킨 콘텐츠 개발의 성공이다. 아이들은 청남대를 소풍하며 커다란 포부를 키우고 문학관에 들러 꿈을 짓고 사랑을 노래한다.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여러 대학에서는 신동문 문
청와대와 검찰의 승부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던 청와대가 반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반격할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인사권과 감찰권이다. 그 인사권은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다.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사실 추미애 법무장관을 지명했을 때부터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다. 법무부 장관은 일개 중앙부처의 장이다. 그에 걸 맞는 인물을 지명했으면 의심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당 대표를 역임했으면 국무총리에 적합한 인물이다. 그만큼 검찰과의 승부에 자신이 없었다는 뜻이다. 오직 검찰과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조건만 본 것이다. 예상한 대로 청문회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임명하더니 보복성 인사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보복성 인사설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사도 보도되었다. 특히 청와대가 경찰을 시켜서 검찰 간부들의 평판을 수집하라고 지시했다는 기사가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하는 의도도 뻔해 보였다. 검찰이라고 인사를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원칙에 어긋나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경찰의 힘까지 빌리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청탁금지법은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의 열망으로 제정된 법이다. 시행 초기에는 법의 적용 대상에 대한 공정성 여부와 법의 반작용으로 영세 상인이 피해를 입게 될지 모른다는 시선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후 민관 토론과 법 개정을 통해 청탁금지법은 우리의 생활 속 규범으로 자리 잡게 됐고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던 부정 청탁행위는 점차 줄어들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매년 시행하는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보면 민원인의 금품·향응 제공은 낮아지고 공무원의 업무 처리 공정성은 점차 향상된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 국민도 청탁금지법이 공공기관의 공정한 업무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79.5%나 된다. 또한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인해 국민들도 '각자 계산하기(이른바 더치페이)'를 통해 청렴에 대한 감수성이 커져 행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이 효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청렴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지만 지난 3년간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법 시행 3주년을 맞아 청탁금지법의 규범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과제 4개를 발표했다. 첫째, 잘못된 관행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둘째, 엄정한 제도 운영 적
[충북일보] 4·15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전체 300명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4년 임기의 국회의원. 이번 선거가 21대다. 총선 역사는 벌써 80년이나 흐른 셈이다. 어릴 적 첫 국회의원 선거 경험은 1988년 4월 26일 13대 총선이었다. 대학생 시절 당시 통일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 비록 후보는 낙선했지만, 20대 초반의 청년에게는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다. 남 탓만 하는 선거 1988년 2월 노태우 대통령 취임 후 2개월 만에 치러진 선거였다. 앞서 1987년은 그 유명한 6월 항쟁과 노태우 민정당 후보의 6·29 선언에 이어 연말 야권후보인 김영삼·김대중 단일화가 무산된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그로부터 꼭 32년이 흘렀다. 무려 8번의 총선을 경험했다. 나이가 들면서 총선은 어쩌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후보자 개인의 능력과 자질, 지역발전을 위한 열정 등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액세서리 정도로 보여진다. 선거 때마다 국가와 지역의 운명을 짊어지겠다는 사람과 그를 응원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5천만 국민 중 아마도 1%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해 본다. 그렇다면 나머지 99%는 사실 여론의 흐
[충북일보] '4·15 총선' 정국의 막이 올랐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여야 모두 겉으로는 강경 대치하는 모습이다. 물론 속으로는 이미 총선 준비로 바쁘다. 총선 무대에 오를 후보 선정을 놓고 내부적으로 손익계산이 치열하다. 충북 지역 예비후보 등록자도 늘고 있다. 지난 5일 현재 27명으로 늘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도내 8개 선거구에 등록된 예비후보는 모두 27명이다. 선거구별로는 청주 서원구가 6명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청주 상당구 5명, 제천·단양 4명, 청주 흥덕구와 충주 각 3명 등이다. 나머지 청주 청원구와 동남 4군(보은·옥천·영동·괴산), 중부 3군(증평·진천·음성)은 각 2명이다. 정당별 등록자 수는 더불어민주당 11명, 자유한국당 8명, 국가혁명배당금당 6명, 바른미래당과 무소속 각 1명 순이다. 선관위는 오는 3월25일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현역 국회의원까지 포함하면 50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예비후보들은 먼저 선거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다. 선거운동용 명함 배부는 물론 어깨띠 등도 착용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전화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선관위가 공고한…
청원의 향기 송재윤 충북아동문학회장 내가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산새들이 모여 사는 오염 없는 곳이라고 웃음 지며 말할 수 있지, 얼마나 좋으냐고 묻는다면 그 옛날 세종대왕이 머물고 가신 물 좋은 곳이라고 자랑하고 싶지 아… 이곳은 세계에서 으뜸으로 알려진 광천수가 샘솟는 곳 누구라도 오고 싶어 한다면 환한 미소를 청원에 심어 놓고 가라고 하고 싶지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이 마음의 틈새를 비집고 연탄가스처럼 스며든다. 헌법 제121조를 보면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경자유전이란·, 투기적 농지 소유를 막고, 식량 자급을 위하여 실제로 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원칙이다. 소작(小作)이란·, 농지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소작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일찍이 18세기 말 다산 정약용 선생이 경자유전의 원칙을 주장한 바 있다. 해방 후 1949년 제정 공포된 농지개혁법에 의해 농지의 소유권을 경작자에게 돌려주었다. 유상매수와 유상분배를 원칙으로 3ha 이상 소유하고 있는 농지는 경작 농민에게 돌려주었다. 농지개혁법에 따른 분배농지 상환업무는 60년대 말까지 20년간 지속하였다. 지금도 옥천군청 서고에는 분배농지 대장이 일부 보관되어 있다. 그렇다면 현재 경자유전의 헌법정신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농지법 제6조 2항에는 예외 규정이 무려 10건이나 나열돼 있다. 한마디로 이 경자유전의
[충북일보] 새해 첫 칼럼의 주제어로 '복기(復棋)를 선택한다. 잘못을 반성하고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기 위함이다. *** 잘못을 인정하는 정치해야 새해벽두부터 바둑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바둑을 전혀 모른다. 바둑 얘기를 하는 건 '복기'란 단어에서 '정치(政治)'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기자라는 직업상 정치를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쓰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자꾸 쓸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작금의 정치 현실이 그만큼 우울하다. 20대 국회는 수많은 날을 허비했다. 여야 협치의 사진 한 장을 남기지 못했다. 바둑엔 열 가지 계명이 있다. 이른바 위기십결(圍期十訣)로 불린다. 그 중 첫 번째가 '부득탐승'(不得貪勝)이다. 승리를 탐하면 얻지 못한다는 뜻이다. "버리라"는 얘기를 가장 먼저 완곡하게 하고 있다. 과정을 중시하라는 교훈이기도 하다. 위기십결의 요체는 버림과 절제, 비움과 아낌이다. 요란하면 실패한다. 고요함을 유지해야 실천할 수 있다. 자신을 바로 보고 겸손해야 한다. 우쭐하거나 교만하면 할 수 없다. 정치에 적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부득탐승과 같은 이치다.
1970년대의 중반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사회 초년생으로서 하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옆방에 함께 하숙 생활을 하던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이 두 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경상도 사투리를 강하게 쓰는 부산 출신이었는데 방학을 고향에서 보내고 돌아온 어느 날 조용필 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그즈음 부산 지방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노래가 유행하게 된 이유가 남다르다는 것이었지요. 애초 이 노래는 발표될 당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때문에 매니저며 친지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발매되지 못하고 재고로 남아있던 레코드판을 부산 지방의 음악다방을 돌며 무료로 나누어주고는 홍보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디스크자키들은 성의가 괘씸해(?) 틈만 나면 이 노래를 틀었고 결국 노래는 서서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 가요로 부상했고 점차 서울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지요. 실제로 이 노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청주에도 상륙하더니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전체를 점령하더군요. 이른 바 '역주행'입니다. 같은 사례는 또 있습니다. 필자
우리 민족은 설날을 비롯해 평일에도 콩나물을 즐겨 먹는다. 명절 차례상에 올리거나 해장국, 나물무침 등 다양하게 사용됐다. 심지어 콩나물은 음악의 악보 오선지 위에서도 그려졌고, 코미디언의 개그 소재로도 표현됐을 정도로 친근한 나물이다. 콩이 주원료인 두부와 같이 콩나물은 음식 재료로 사용하려면 일정 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부는 콩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콩나물은 이차적인 준비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으므로 음식의 재발견이다. 사구 또는 버지기라 부르는 시루 같은 구멍이 뚫려 있는 그릇에 콩을 담아 그늘진 곳에 두고 물을 주어 뿌리를 내리게 하여 먹는 콩식품이다. 콩나물을 키우는 데는 콩과 물, 사람이 3대 요소이다. 수질이 나쁘면 콩나물은 안된다. 수돗물로 콩나물 키우기가 잘 안 되는 것과 같다. 수돗물이 나쁜 것이 아니라 콩나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이 제거되기 때문에 미네랄이 풍부한 샘물이나 맑은 시냇물이 더 좋다. 빛을 차단하고 수시로 물을 붓기만 하면 잘 자라는 콩나물은 여름이면 7일, 겨울이면 10일 정도면 먹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콩나물에 잔발이 생기지 않도록 물을 자주 주는 것이 핵심 포인터이다. 19세기 후기까지
[충북일보]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의 5차 국토종합계획에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계획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일단 추진 근거와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최근 확정 고시한 제5차 국토통합계획(2020~2040년)에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계획을 반영했다. 정부계획에 이 사업이 포함된 건 처음이다. 정부도 그만큼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토부는 올해 말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1~2025년)을 발표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이 계획에 반드시 활주로 연장 사업을 넣으려 하고 있다. 전국 공항별로 추진되는 구체적인 사업이 여기에 담기기 때문이다. 일단 청주공항 활주로 연장 추진 여건은 무르익고 있다. 그런 점에서 종합계획에도 반영 가능성은 아주 크다. 게다가 청주공항 거점항공사인 에어로케이가 운항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달 운항증명(AOC)이 발급되면 3월 첫 비행기를 띄울 예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용객 증가와 함께 다양한 노선 개설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청주공항은 중부권 '거점공항'이다. 활주로 성능 개선은 공항 활성화를 위해 필수…
사이좋게 놀자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외손자 둘이 잘 놀다가 다툰다 "사이좋게 놀자" 동생의 말 한마디에 일렁이던 호수가 잔잔해 진다
새롭게 시작할 땐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작심삼일이 되고 말지만 넘치는 의욕을 가지고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아내와 함께 하얀 눈이 쌓인 서해 전곡항에서 2020년을 시작하였다. 쌓여 있는 눈 위에 새로운 발자국 남기듯, 시간 시간 행복한 발자국 남기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두 손 모아 소원을 남겼다. 구정 지나면 정월 대보름 보름달을 보게 된다. 우리는 보름달이 뜨면 새마음, 새 뜻으로 잘 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늦은 저녁 밥상에 한 그릇씩 달을 띄우고 둘러앉을 때/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고소하고 노오란 달//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덩어리/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먹고 버린 달 껍질이 조각조각 모여 달의 원형으로 회복되기까지/어기여차, 밤을 굴러가는 달빛처럼 빛나는 단단한 근육덩어리/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꺼지지 않는 -송찬호,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전문 소원을 비는 것은 "부풀어오르는 추억의 반죽덩어리"인 "고소하고 노오란 달"이 역동적(力
"정민아, 너 인사 났어. 남이면이래!" 지난해 3월 어느 날, 퇴근인사를 하던 중에 서무 담당자의 외침을 듣게 됐다. 세무직 공무원이 면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것이 흔치 않은데 잘 된 거다, 좋겠다, 부럽다 등 축하의 말이 뒤따랐지만 당시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처음'이 갖는 의미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첫 번째 사회생활, 첫 번째 발령 부서, 첫 번째로 맡은 업무, 첫 번째로 만난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당장 한 주 뒤면 바뀐다니. 집에 가서 왠지 모를 서글픔에 펑펑 울어버렸다. 그 뒤로 일 년하고 9개월이 더 지났다. 남이면에 근무하면서 구청에서는 결코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접하고 배울 수 있었다. 처음 면에 와서 제일 신기했던 것은 여러 '단체'의 존재였다. 새마을부녀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를 비롯한 바르게살기위원회, 자유총연맹까지. 이러한 단체들은 단순히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캠페인 등 면 행사에 협조하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을 살핀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행하는 꾸준한 봉사활동. 우리 사회가 큰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은 미처 행정력이 닿지 못하는 곳곳에 꾸준하게 소외된 이웃을…
제자가 찬바람 속에 목화꽃을 들고 걸어왔다.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될, 아직은 중학생인 제자가 꽃과 편지를 들고 찾아왔다. 제자는 수줍은 듯 꽃을 내밀며 작은 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꽃 속에 편지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별은 언제 맞닥뜨리더라도 참 어렵고 어색한 것 같다. 내가 아끼는 제자는 러시아가 고향이며 외가이기도 하다.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며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 것이다. 총명한 제자는 확고한 꿈이 있다. 소아암 전문의사가 되어 소아암 환자들을 돌보는 게 꿈이라고 했다. 대화를 하다보면 따뜻한 감성을 지니고 있어 늘 정이 느껴지는 제자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선생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긴 시간 정성들여서 썼을 작고 예쁜 글씨의 편지에도 따뜻함이 깃들어 있다. 다소 어색한 표현도 있지만 참 기특하고 고마운 편지다. 편지를 그대로 옮겨 본다. 사랑하는 심재숙 선생님에게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 너무 친절합니다. 저는 한국어를 배울 때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심재숙…
'이렇게 감미롭고 명예롭고 숭고한 것들이 전부 거듭해서 흰색과 관련되는데도 불구하고 이 색의 가장 깊은 관념 속에는 파악하기 어려운 뭔가가 도사려서 두려움을 자아내는 피의 붉은 색보다 더 많은 공포를 영혼에 안겨준다'. 허먼 멜빌의 작품 〈모비딕〉의 한 구절이다. 화자가 모비딕이라는 고래를 왜 공포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었는가. 이에 화자(話者)는 흰 고래가 단지 흰색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본인에게 공포를 안겨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흰색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공포를 안겨준다니. 내게도 흰색은 그냥 흰색이 아니다. 그만큼 겨울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색이 흰색이다. 어린 시절 기억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냥 흰색에 그치지 않는 대상이 흰 눈(雪)과 흰 손수건이다. 먼저 흰 눈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눈은 아주 단순하고 깨끗하다. 여기엔 유년의 기억 속의 흰색이 내게 건넸던 신성함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이야 폭설은커녕 눈다운 눈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지만 그 때는 눈이 참 많이도 내렸다. 겨울방학이면 어김없이 달려갔던 곳이 시골 외가댁이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눈을 헤치며 십 리가 넘는 눈길을 걸었다. 옛 시골 풍경이 그랬듯…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안기라.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이렇듯 자식에 관한 속담이 많은 것은 그만큼 부모에게 자식은 의미심장한 존재라는 것 아닐까. 군대 간 아들이 핸드폰을 보내 달라고 공중전화를 걸어왔다. 이젠 군에서도 핸드폰을 쓸 수 있다고. 주말에 면회를 하러 갈 계획이니 토요일에 갖다주겠다고 하자 택배로 보내 달란다. 전화기가 들어오면 내부에서 검사작업을 마친 후 본인에게 주기 때문에 우체국 택배로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다음날 나는 전화기를 들고 출근했다. 오후에 잠시 외출을 쓸 요량이었다. 아침 돌봄 선생님에게 무심코 그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그녀가 본인이 퇴근하면서 보내주겠다고 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폰을 넘겼다. 다음날 그녀가 우체국 영수증을 줬다. 화요일에 보냈으니, 금요일이나 늦어도 토요일에는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토요일, 면회를 하러 갔다. 그런데 전화기가 아직 도착을 안 했다고 한다. 혹시 주소를 잘못 적은 건 아닐까 생각하면서도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했다. 그런데 수요일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낸 지 열흘이 지난 금요일…
[충북일보] 충북도체육회 첫 민간체육회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같다. 후보 간 입장차가 커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게 체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선거는 오는 10일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김선필 전 도체육회 사무처장(74)과 윤현우(61·삼양건설 대표)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장이 도전장을 냈다. 지금 국내 체육계엔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충북체육계라고 다를 리 없다. 초대 민간회장은 가장 먼저 체육회 재정문제와 법인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충북도와 긴밀한 협력관계 유지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원활한 예산확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체육회 운영을 위해 재정적인 도움을 뒷받침할 수 있는 능력 역시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갖춰야 시·군체육회와 관계도 원활해진다. 전문 체육인이나 비체육인 모두에게서 나오는 공통된 의견이다. 충북도체육회는 52개 경기단체를 둔 거대 조직이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임의단체에 불과하다. 1년 예산 200억 원 가운데 85%가 충북도 지원 예산이다. 13%는 대한체육회에서 내려 받고 있다. 겨우 2%만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시
길을 가며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저 나름의 세류에 휩쓸려 애증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삼생의 은원(恩怨)을 엮어가는 곳 길은 연이어 끊임이 없네 오가며 부딪고 뛰는 듯 돌아서며 生의 정열을 길에 쏟는 그대여 행여 막다른 길 혼잡한 거리에서 방황할 때 조급한 마음 혼자란 착각에 눈을 감지 말라 태양보다 밝은 눈이 지켜보고 있나니 빛보다 빠른 빛 천둥보다 큰 소리가 내 안에 있다
경자년 새해아침, 해돋이를 보기 어렵다는 일기 예보였지만 새해 첫날을 게으르게 맞이할 수가 없어 집을 나서기로 했다. 십 여 년 째 산성에서 해맞이를 해왔던 터.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가족의 건강과 가정의 무탈함을 기원하였다. 어둠도 깨지 않은 신새벽에 랜턴을 쓰고 아이젠을 덧신고 산을 오르면 눈과 콧등에 하얗게 서리가 맺혔다. 몇 년째 계속하고 있는 딸아이와 함께하는 나름의 연례행사 행사였다. 이번에는 해를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산행은 뒤로 하고 먼저 떡국 행사장인 S컨벤션 센터를 찾기로 했다. 짙게 내려앉은 안개를 가르며 LG로를 지나 3순환 도로를 달렸다. 떡국 행사장에는 다른 해 보다 일찍 도착하였지만 이미 줄은 길게 이어져 있었다. 한 기업가의 자선으로 새해아침 오전 일곱 시에서 열시까지 세 시간 동안 팔천 명 분의 떡국을 준비한 베품. 올해로 16회 차라는 '새해 떡국 맞이 행사'이다. 지그재그 줄을 선 인파로 채워진 행사장에는 정치를 하는 이들의 행보도 빠르게 움직였다. 산행과는 무관하게 온 이들도 많아 보였는데 드디어 차례가 왔다. 떡국과 김치를 받고 자리에 앉았을 때 앞좌석에는 벌써 아이들과 함께 온 일가족이 맛있게 먹고 있었다. 그런데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