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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1970년대의 중반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갓 진출한 사회 초년생으로서 하숙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옆방에 함께 하숙 생활을 하던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이 두 명 있었습니다. 그들은 경상도 사투리를 강하게 쓰는 부산 출신이었는데 방학을 고향에서 보내고 돌아온 어느 날 조용필 씨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그즈음 부산 지방에서 '돌아와요 부산항에'라는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노래가 유행하게 된 이유가 남다르다는 것이었지요. 애초 이 노래는 발표될 당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때문에 매니저며 친지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발매되지 못하고 재고로 남아있던 레코드판을 부산 지방의 음악다방을 돌며 무료로 나누어주고는 홍보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디스크자키들은 성의가 괘씸해(?) 틈만 나면 이 노래를 틀었고 결국 노래는 서서히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 가요로 부상했고 점차 서울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지요. 실제로 이 노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청주에도 상륙하더니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전체를 점령하더군요. 이른 바 '역주행'입니다.

같은 사례는 또 있습니다. 필자가 언젠가 본 지면에 소개했던 '꽈당 영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여자친구'라는 걸 그룹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인가 신문과 방송에 자주 언급되는 그들의 모습이 궁금해 해당 영상을 찾아보았더니 강원도에서 있었던 어느 라디오의 공개 방송이 무대더군요. 이날 공연 전 비가 많이 내려 무대 상태는 매우 나빴습니다. 공연 시간이 되자 관계자들은 출연자인 '여자친구'를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무대에 오른 어린 가수들은 걱정스런 얼굴로 바닥의 물기를 발로 밀어내더군요. 하지만 음악이 나오자 바로 자세를 가다듬고는 자신들의 노래에 열중했지요. 그러나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번차례로 한두 명이 몸의 무게 중심을 잃고는 비틀거리거나 넘어지곤 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이들에게 엄청난 성공의 기회를 주게 됩니다. 미끄러지는 자신들의 모습이 부끄러워 공개하지 않으려다 용기를 낸 것인데 그것이 예상 외로 뜨거운 반향을 불러왔던 것입니다. 때문에 발표한 노래가 별 반응이 없어 활동을 접고 잠시 쉬던 이들을 일약 스타로 만들어 주게 됩니다.

비슷한 경우는 또 있습니다. 김국환 씨의 '타타타'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타타타'는 '있는 그대로의 것' '꼭 그러한 것'을 의미하더군요. 이미 텔레비전을 통해 노래가 히트하게 된 배경이 여러 차례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아는 대로 방송극작가 김수현 씨가 자신의 연속극에 소개함으로써 역주행을 하게 됩니다. 1991년에 발표된 김국환 씨의 대표적인 히트곡 중 하나인 이 곡은 당시 인기 드라마였던 '사랑이 뭐길래'의 삽입곡으로 쓰이게 됨으로써 가요 프로그램에서 골든 컵까지 수상할 정도로 크게 히트하게 되었는데, 덕분에 그때까지도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김국환 씨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지요. 당초 이 노래는 조용필 씨에게 주려고 계획이 되어 있어서, 그가 노래를 부르고 녹음을 하였는데, 마지막에 호탕하게 웃는 부분에서 닭살스러워 못하겠다고 해서 그 부분을 제외하고 녹음을 했지만, 해당 부분이 노래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여서 막상 레코드판을 찍을 때는 이 노래를 빼 버렸고, 결국 김국환 씨에게 기회가 돌아갔던 것입니다.

역주행한 가수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다 보니 새삼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늘 바뀌기 마련이어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송대관 씨의 노랫말처럼 '쨍하고 해 뜰 날'이 오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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