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어디 만만한 게 있겠는가 한자어 그대로 '갈(葛)'과 '등(藤)',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고설키며 자라는 것과 비슷할 터이다. 불균형과 대립과 불화가 이어지며 균형과 협력과 조화를 이루려는 반작용과 항작용의 반복이겠다. 온갖 희노애락과 길흉화복이 씨줄과 날줄로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겠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성인이 되어, 결코 잊을 수 없는 분절(分節)의 시간들이 있었다. 1997년 말부터 시작된 5년 여의 최극성 고난의 시절을 잊지 못한다. 아직도 그 여파의 무게를 감당하며 실감하고 있다. 긴 시간 사실을 받아들이며 고군분투 잘 이겨내고 있다. IMF 사태의 직,간접 후유증으로 인한 공사대금인 수취 어음의 연쇄적인 부도 처리. 설상가상으로 연대보증 회사의 도산으로 인한 거액의 연대 채무 변제 등등. 가히 중소기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와 깊이의 두렵고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내왔다. 거기에다가 설상가상 2001년부터 13년여간 아버지, 할아버지, 장모, 장인, 어머니를 차례로 여의는 슬픔과 외로움의 시련도 겪어냈다. 물론 상대적으로 기억이 가능한,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성취와 환호도 함께 했다. 나 개인과 가족들 그리고
오랜만이다. 오십 년 전처럼 여전한 것들이 보인다. 압각수의 둥치를 양팔을 벌려 안아보며 내가 얼마나 더 크면 감싸 안을 수 있을까 재보기도 했었다. 대한민국 독립기념비의 거북 좌대에 동생과 함께 올라타서 거북의 목을 끌어안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은행나무도 거북좌대에도 올라갈 수가 없다. 태어나서 초등학교 시절 거의 서문동에 살았으니 중앙공원은 당연히 내 놀이터가 되었다. 맘껏 뛰어놀고 뒹굴던 곳이다. 어디에도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가 없었고 보호대가 설치된 것이 없었으니 만지지 못할 것도 없었다. 오늘은 도민백일장을 중앙공원에서 실시한단다. 우리 동호회 회원들이 많이 출전하니 응원 삼아 일찌감치 도착했다. 압각수 밑에 본부가 설치되어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사생대회를 할 때도 선생님들이 그 자리에서 이름을 적고 도장이 찍힌 도화지를 나누어주셨다. 그림에 별 재주가 없었던 나는 대회에 나가는 일이 곤혹스러웠다. 늘 대충 그림을 그려내고는 뛰어놀기 바빴다. 하나둘 원고지를 받아들고 좋은 자리를 찾아 서둘러 자리를 잡는 사람들을 보며 내 어린 날들이 생각나 피식 웃음이 났다. 글제가 '인연'이란다. 백일장의 단골 글제다. 회원들이 글을 쓰는 동안 중앙공원 곳
오늘, 저는 제가 밥 먹고 사는 재단에서 시행 중인 문화예술교육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괴산에 다녀왔습니다.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는 금시라도 비가 내릴 것 같았습니다. 요 며칠 참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답답한 사무실에서 컴퓨터에 코를 처박고 있다가 이렇게 자연을 벗 삼아 차를 몰다 보면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불립니다. 차창을 열어 바람을 잔뜩 마셔봅니다. 비가 내리지도 덥지도 않아 숨쉬기 좋은 날입니다. 이도 나만의 작은 행복 찾기일 것입니다. 문화예술교육사업은 예술교육을 통해 지역의 공동체를 보존하고 가꾸어 나가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업입니다. 문화예술로서 세상을 바꾸는 작업을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그러나 이러한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도내 여러 지역에서는 오랜 기간의 코로나 상황으로 인하여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들어 생활 방역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며 겨우 사업을 시작했지만 모든 걸음이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럽습니다. 더불어 재단에서도 여러 악조건 속에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난감한 일들이 한두 가지 아닙니다. 출장을 갈 때마다 기본적인…
우리나라는 적도와 극의 중간쯤인 위도 33~42도 정도에 걸쳐 있어 태양과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하기 때문에 사계절이 뚜렷하다. 더울 때도 있고, 신선한 봄과 가을도 있고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겨울이 있다. 하지만 최근 자연환경오염, 즉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지구가 병들어가면서 우리나라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대기, 해양, 생물이 사는 육상 및 해상, 저온층, 지표 등 다섯 가지로 구성되는데, 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해 지구 표면의 기후를 결정한다. 산업혁명 이전 지구에서는 기후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물, 대기 중 기체 원소, 유기물 등의 안정적인 순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화석에너지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후 시스템에 변화가 일어났다. 지구 밖으로 방출되는 복사열이 감소해 지구온난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결국 홍수, 폭우, 사막화, 태풍과 같은 이상기후를 유발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자연재해는 인류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고, 점점 우리나라도 사계절에 대한 의미가 퇴색돼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여러 환경단체에서…
[충북일보]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선지 1년이 지났다. 걱정이 많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일본은 1년 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등 첨단소재 3종의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모두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였다. 불화폴리이미드의 대일(對日) 의존도는 최대 94%에 달했다. 수급 차질로 당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되레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됐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처 다변화와 국산화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1년 새 주가가 2배 넘게 오른 반도체 소재회사도 나왔다. 무엇보다 일본을 넘어섰다는 자신감이 가장 큰 소득으로 남았다. 충북산업계도 선방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는 산업현장에 위기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다행히 충북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충북도는 발 빠르게 '일본 수출규제 대응 민·관 합동 TF'를 구성했다. 도내 기업 2천 곳에 대한 모니터링도 했다. 그 결과 67곳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의한 원자재 공급 중단, 수출 보류 등이 우려됐다. 하지만 실제 수출 규제조치로 긴급경영자금을 지원받은 곳은 2곳에 불과했다. 5월 충북의 대(對) 일본 무역수지
"선생님, 정말 신기해요." 내가 토마토를 과일처럼 먹는 모습을 보며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건넨 말이다. 조리하지 않고 익히지 않은 토마토를 맛있게 먹으며 권하자, 그는 고개를 저으며 빙그레 웃고는 말을 이어간다. "선생님,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과일가게에 토마토가 같이 있어서 정말 이상했어요. 한국 사람들은 토마토를 과일처럼 먹는 것 같아요." 토마토가 과일이냐 채소냐 묻고 대답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너무 익숙해서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생활습관들이 이렇게 외국인들의 눈을 통해 새롭게 비춰질 때가 종종 있다. 코로나19로 한국어 수업도 여느 학교 수업처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처음엔 모두들 어려워하며 부담스러워했던 게 사실이다. 화면이 안 보이는가 하면 소리가 안 들리기도 하며 갑자기 아무것도 없이 사라지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생각보다 빠르게 익숙해져간다. 원격으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수시로 발생하기도 했다. 느닷없이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렸으며, 시골 마을 닭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양파나 감자 등 농산물을 파는 트럭의 확성기 소리에 함께
TV에서 외국 가수의 콘서트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수많은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사람은 74세의 노인이 된 였다. 그는 최근까지 앨범을 발표하고 공연을 이어왔다고 한다. 그의 열창에 함께 춤 추며 열광하는 이들은 그와 젊음을 함께 했던 동년배가 아니라 현재의 젊은이들이었다. "외국의 록 콘서트에 가면, 늘 우리 현실과 비교된다. 우리나라 6, 70대 가수의 공연에는 젊은이들을 보기 어렵지만, 외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세대 구분 없이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한 음악평론가의 말에 착잡한 상념이 오갔다. 세대에 따라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고 당연히 향유하는 예술적 취향도 다를 수밖에 없다. 나의 젊은 시절을 돌이켜 보아도, 김정구 선생의 과 김난영의 에 심취해 듣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좋아하던 통기타 풍의 노래와 묘한 단절감을 느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 나도 그때의 아버지 나이가 되니, 당신이 즐겨 듣던 노래들이 가슴에 스며들어올 때가 많다. 그럼 소위 말하는 트롯풍의 노래는 장년층의 것이고, 시대를 선도하는 유니크한 장르들의 노래는 젊은이만의 것인가! 이제 그러한 구분과 경계는 서서히 사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제시되었으며,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을 기반으로 하는 신(新) 산업시대를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자동화된 생산시스템과 지식정보산업의 발전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의 진화된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을 근간으로 IoT-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 블록체인 등 새로운 형태의 기술과 서비스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초연결성을 특징으로 한다. 4차 산업혁명은 '혁명'이라는 말과 같이, 우리 사회의 경제적·산업적 체계의 변화뿐만 아니라 생활양식의 문화적 측면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에 따라 정부도 대통령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치하여, ①4차 산업혁명에 대한 종합적인 국가전략, ②4차 산업혁명 관련 부처별 실행계획과 주요정책, ③과학기술 발전 지원,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등 핵심기술 확보 및 벤처 등 기술혁신형 연구개발 성과창출 강화에 관한 사항④전(全) 산업의 지능화 추진을 통한
프랑스 여성들은 완벽한 화장법으로 손톱의 메니큐어를 꼽는단다. 심지어는 아무리 얼굴에 화장을 예쁘게 하고 옷을 근사하게 차려입었어도 손톱을 치장하지 않으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할 정도란다. 이 말이 낭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화장술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도 이미 친숙하다. 손톱 및 발톱에 정성껏 네일 케어 및 페티큐어를 하는 게 그것이다. 코로나19로 생활 속 거리가 강조되는 시점이지만, 여인네들의 미를 추구하는 마음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가 보다. 동네 어느 네일 샵 앞을 지나칠 때 마스크를 쓴 여인들 서,너 명이 손톱에 네일 아트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나또한 '네일 케어를 받아볼까' 하는 충동이 일었지만 가사家事로 거칠어진 손이어서 이내 포기했다. 나의 손을 바라보다가 문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은 어떤 손일까?'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어느 젊은이가 갑자기 생각나서이다. 수년 전 화재보험을 들기 위하여 보험회사를 직접 찾았다. 보험회사 사무실을 들어서자 사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이 친절하게 나를 맞는다. 그리곤 화재 보험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 해줬다. 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내게 자신에 관한 소개를 해
요즘 정말 영화 같은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영화 같은 일이 정말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19 이전의 세상과 이후의 세상, 설마 했던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말이 정말이 돼 버렸다. 이젠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방역과 소독이 중요시되면서 우리 사회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당연하듯 돼 버렸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버려지는 쓰레기양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다간 전염병이 아닌 쓰레기로 인해 위협을 받는 또 다른 영화 같은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요즘 조심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들이도 조심스럽고, 직장에서 일렬로 식사하며 대화도 어려운 요즘 소소하게 즐거움을 찾으려 하고 위안을 받으려 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밥을 먹고 에너지 충전을 위해 마시는 달달한 커피 한 잔이다. 그런데 요즘 식사 후 들르는 커피숍은 당연하듯 일회용 잔에 커피가 나오고 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코로나19 이전)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며 머그컵을 사용하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커피숍 내에서 커피도 못 마셨는데 말이
달맞이꽃의 변명 정연덕 충북시인협회 하늘을 쳐다 보는 너의 얼굴 가슴엔 모닥불 피우고 바람을 흔든다 네 가슴에선 달각달각 소리가 나고 네 눈웃음이 달빛과 만나면 그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길어 풀벌레소리 스산한 하늘을 품고 진한 향기 피어나는 너의 자태 순백의 가슴을 펄럭이며 하늘의 천녀처럼 밤마다 목청 높여 뚜 뚜우 나팔을 부는가
우체국 가는 길 민문자 시인 남들은 코로나19로 우울하다지만 부푼 가슴 여미고 기분 좋게 오늘도 팔도 문인들에게 내 기쁜 소식 『꽃시』 시집 전하러 발걸음도 가벼이 우체국에 간다 햇살 맑은 날 서둘러 등짐 지고 양손에 무거운 가방 들고 걷는데 길가 언덕에서 마스크 쓴 나를 보고 흰 곱슬머리 불두화 하얗게 웃네 애기똥풀들은 노랗게 방긋방긋 올 배 한 상자 보내준 소꿉친구 찾아 고향으로 대자유인 시인스님 찾아 진천 산사로 태화강가에서 서성일 후배 찾아 울산으로 비양도에서 시조창을 하고 있을 문우에게도 십 년 만에 출간한 내 시집 문안 인사하러 가네
[충북일보] 정치시계가 결국 19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돌아갔다. 여야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15일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데 이은 강행이다. 17개 위원장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 다만 국회 부의장단 협의를 거쳐 선임되는 정보위원장은 당분간 공백 상태로 남게 됐다. 미래통합당 몫 부의장 선출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싫든 좋든 21대 국회는 거대 여당의 단독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민주당은 현재 176석의 압도적 의석을 보유한 거대 여당이다. 거기에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차지했다. 국회의 정상적인 정부 견제가 이뤄질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헌법은 행정·입법·사법부의 삼권 분립을 명시하고 있다. 정부, 국회, 법원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정을 운영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당의 일방 독주가 보장된 상황이다. 국회가 정부를 과연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국회의 정부 견제 기능이 약하거나 상실되면 민주주의는 흔들리게 마련이다. 자칫 독재로 가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우리는 여당의 상임위 독식을 결코 바람직하게 보지 않는다. 힘으로 정치를 하겠다
현대인의 지갑에는 현금이 없다. 있다고 해도 소액인데 원인은 신용카드에 있다. 개인이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카드 결제를 하면 신용을 담보로 카드회사가 개인 대신에 판매자에게 비용을 지불할 것을 약속하고 회사는 개인과 약속한 은행 계좌에서 지불 비용을 인출해 간다. 신용카드 이용의 기본 흐름이다. 개인의 계좌에는 지불 가능한 돈이 예치돼 있어야 하며, 없다면 개인 신용도가 하락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카드 결제 시점과 은행 계좌에서 지불 비용이 빠져나가는 시점까지의 기간에는 부득이 부채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 우리는 채무자, 부채 인간(호모 데비토르 Homo Debitor)이 된다. 부채는 채무자의 빚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부채 상환 능력이 됨으로 채무자의 자산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는 신용카드를 사용함에 따라 의도치 않게 부채 사회가 된다. 현대인의 능력 중 하나가 부채가 없는 자가 아니라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이를 부의 척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에 만연하는 과다 소비의 문제는 어떠한가. 신용카드와 부채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채 인간의…
아침 산책길 이정골 삼거리에는 할머니의 꽃밭이 있다. 아파트 건설에 50년 살던 집을 내주고 고향서 그리 멀지않은 삼거리 한편에 작은 외딴집을 마련한 할머니는 길가 양옆을 일구어 화단을 만들었다. 팔순의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폐지를 수거하여 고물상에 갖다주고 6~7천원을 받으면 그중에서 꽁을 쪼개듯 떼어 놓았다가 할머니가 좋아하는 꽃씨를 사다 주셨다. 할머니의 꽃밭에는 달맞이꽃, 자주달개비꽃, 붓꽃, 초롱꽃, 수염패랭이꽃, 천인국, 당아욱, 개양귀비, 샤스타데이지, 붉은인동, 장미 등 할머니의 꽃들이 만발했다. 장난감 가게에 들어선 아이처럼 아내의 눈과 입과 카메라 렌즈가 한꺼번에 벌어진다. 허리 굽혀 조심조심 풀을 뽑는 할머니의 구릿빛 얼굴에서는 세월의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줄기가 아침 햇살에 반짝였다. 차라도 한 잔 하고 가라며 커피를 타시는 할머니의 손등이 바게트빵을 닮았다. 지나는 이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보시하는 내외분의 노력과 정성이 꽃보다 아름답다. 용정산림공원 옆 고갯마루를 막 넘으면, 가게가 잘되기를 바라는 주인의 재치가 돋보이는 '오래가게' 간판의 시골 슈퍼가 나온다. 그 앞에서 사진이라도 찍고 싶은 멋들어진 가게이건만 손님이…
처음엔 "얼마 지나지 않아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오래도록 주변을 맴돌며 마음을 짓누르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세상이 시끄럽다. 전처럼 사람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기가 힘들다. 혹시 모를 감염으로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심신이 지쳐 고요하고 평화로운 아침을 맞이할 수가 없다. 내리쬐는 태양의 뜨거운 열기로 시장 바닥에 진열된 축 늘어진 열무 단처럼 몸은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 언제까지 마스크를 하고 다녀야 하는지. 예전의 생활이 그립기만 하다. 맘대로 사람을 만날 수도 없고. 가고 싶고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없는 생활은, 지금까지 누려온 삶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깨닫게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큰소리치며 세상을 호령하던 인간이. 몇 백 년을 살 것처럼 위풍당당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평온한 삶은 위태위태하기만 하다. 어릴 적에 물을 사 먹는 시대가 올 거라는 소리에 "천지에 물인데 무슨 물을 사 먹어"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맘 놓고 공기를 마실 수도 없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어느 영화 속에 나오는 장면처럼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 공상과학 영화의 내용처럼 "로봇의 지배를 받는 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 도깨비 방망이 같은 존재다. 배가 고프면 밥을 사 먹을 수 있고, 좋은 옷을 입고 싶으면 얼마든지 옷도 살 수 있다. 그래서 돈을 벌려고 노력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무지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왜 일까? 그 대답도 간단하다. 불안해서 돈을 못 쓰는 것이다. 돈을 쓰기 위해서는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는 데다 최소한의 이윤도 나야 한다. 사실 돈으로 돈을 버는 것만큼 편한 것은 없다. 게다가 이자까지 받는다. 돈이 많을 땐 금리가 낮고, 돈이 귀할 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요즘은 금리가 낮은 시대다. 제로 금리시대라고 하지 않던가. 옛날엔 투자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거나 금리가 높아서 못 했다. 오죽하면 5,16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가 돈을 구하기 위해 김종필을 일본으로 보내서 한일협정을 맺는 조건으로 청구권 자금을 받아왔겠는가. 요즘은 돈이 넘쳐나는 데도 돌지가 않는다. 돈이 돌지가 않아서 경제가 살아나질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왜 그런 걸까? 돈의 속성을 잘 몰라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다. 물이 아래로 흘러
[충북일보] 가만히 두고 보지 않는다. 믿고 맡긴 일인데도 간섭하고, 지적하고, 충고한다.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하단다. 왜 저럴까.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할까. 답답하고 한심하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여유가 없어졌다. 매사가 조급하고 신경질적이다. 내 생각과 다르면 모두 잘못한 거다. 상대방의 기분은 어떨지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충고하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사랑과 관심이라는 말로 합리화한다. 그렇다면 이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답답하게 생각한 그 일을 맡기면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세상 경험으로 볼 때 그 역시 답답하긴 매한가지일 것이다. 세상의 기준이 자신이라는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러한 착각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4·15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협상이 실패한 결과다. 아주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이 현상을 두고 반대진영에서는 "집권당의 독재다" 등등의 말로 공격하고 있다. 독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대인데 말이다. 조금 아쉬움이 있긴 하다. 집권당의 유연한
[충북일보] 초고령화 시대다. 노인학대가 황혼의 그림자가 됐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의 학대 사례마저 눈에 띄고 있다. 아동학대에 버금가는 반인륜적 행위다. 충북도내 노인학대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노인관련시설 내 학대도 급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충북도노인보호전문기관 등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는 764건이다. 이 중 175건이 학대 사례로 확인됐다. 전년 139건보다 26%(36건) 증가했다. 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 135건(77.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시설 22건(12.6%), 이용시설 17건(9.7%), 기타 1건(0.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생활시설과 이용시설을 합친 시설 내 학대는 전년(8건) 대비 4배 정도 늘어났다. 학대 행위자는 시설 종사자가 68명(31.8%)으로 가장 많다. 아들 59명(27.6%), 배우자 51명(23.9%) 등이 뒤를 이었다. 노인학대엔 기본적으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가해자가 언제나 가까이 있다. 그리고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행해진다. 복합적이고 상호적이어서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게다가 남이 알면 안 된다. 한 마디로 근접성과 반복성, 은폐성을 갖추고 있다. 대개의 노인들은 학대에…
마지막 마디 오무영 충북시인협회 굵은 베이스 선율이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천장을 한 바퀴 휘돌아 메아리친다 밤거리를 누비며 높은 빌딩을 오르내리던 그의 숨소리는 무거운 장막에 가로 막히고, 아득한 산울림에 맞서며 깊은 계곡 폭포 소리에 묻히며 뒷걸음치던 소리는 절벽 밑으로 머리를 박았다. 마지막 마디는 닫힌 창문을 열어젖히고 콘트라베이스 선율은 더 높은 하이테너로 바뀐다. 아멘을, 한 음정 더 높은 아멘을,
지금은 '행복한가(家)'로 이름을 바꾼 '사랑밭새벽편지'가 오래 전에 배달해 준 가슴 뭉클하고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어린 딸로부터 충격을 받은 어느 프리랜서 작가의 고백을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그날 작가는, 존엄성이 뭔지도 모르면서 본능적으로 자기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어린 딸에게서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은 물론 미안함과 함께 동질감까지 느꼈다고 하는군요.
흔히 고추(苦椒)는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전래했다고 전한다. 그 당시에 전래한 고추와 우리나라 토종 고추와는 전혀 다르다고 한다. 2009년 2월 한국식품연구원의 연구팀은 "임진왜란 이전에 한국에는 고추가 있었다"라고 발표했다. 고추의 일본 유입설을 뒤집은 이 연구결과는 "15세기 말, 콜럼버스가 가져갔다는 '아히(aji)'라는 고추는 생물학적ㆍ농경사학적 그리고 식품발달사학적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고추가 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 유입설이 대세였던 이유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것은 한양대 이성우 교수가 1978년 발표한《고려 이전의 한국식생활사 연구》에서 "고추가 1592년에 일본에서 전래되었다"라고 주장한 때로부터 통설로 인정해온 것이다. 이 교수가 정한 1592년은 전쟁이 처음 발발한 시점으로 고추나 고추 씨앗을 가지고, 올 상황도 아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1487년 간행된《구급간이방》에는 한자 초(椒)에 한글로 '고쵸'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1527년 최세진의《훈몽자회》에서도 고추가 매실, 산초(제피)와 함께 '고쵸 초(椒草)'라고 기록했으며, 통일신라 말기에 전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추장에 대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사람들이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족단위 레저문화를 즐기고자 바다, 강, 하천, 계곡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다 보니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물놀이 안전사고는 어린이부터 고령층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좋으나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여 우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소방청 5년간(2015~2019년) 통계에 따르면 여름철 물놀이 사고 사망자는 169명(연평균 33.8명)으로 사고원인은 수영미숙, 안전부주의, 음주수영, 튜브전복, 높은파도(급류)로 사고장소는 강, 하천, 계곡, 해수욕장, 해변 등에서 발생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강보다 하천에서 사고가 많은데 그 이유는 수심이 얕고 접근이 쉬워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역에서 물놀이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천바닥은 굴곡이 심하고 깊이를 쉽게 알 수가 없으며 하천이나 계곡 등은 비나 지형에 따른 변수가 작용하는 데다 특히 외곽지역은 구조 시 접근이 쉽지 않아 소생률이 낮은 것도 취약한 원인
[충북일보] 자식 하나 잘 키우면 무슨 보답을 받을 수 있을까. 벤츠 얻어 타는 호사를 누릴 수 있을까. 적어도 이 시대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실현 불가능이다. 이미 그렇게 됐다. *** 실현 불가능한 말장난에 그쳐 돈줄이 유전되는 사회다. 부모의 DNA가 고스란히 이어진다. 어느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탯줄을 끊는 순간부터 명확히 구분된다. 부모가 부자면 반드시 부자로 산다. 반대로 가난하면 대부분 가난하게 산다. 부의 유전 법칙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투자한다. 부자든 가난하든 다르지 않다. 둘 다 많은 양육비와 교육비를 쓴다. 한 아이가 초등학교를 거쳐 대학 졸업할 때까지 2억 원 정도 든다. 자식이 부모에게 진 일종의 빚이다. 하지만 갚기 어려운 빚이다. "내가 나중에 돈 벌어 벤츠 사줄 게."란 자식들의 언사가 있다. 빚을 갚은 뒤 효도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한 때 유행했지만 실현 가능성 없는 허언이다. 이유는 많다. 우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다. 사회 진출이 자꾸 유예되고 있다. 대기업과 공사 취업은 겨우 5% 정도에 그치고 있다. 대기업이나 공사 취업은 그나마 안정적인 사회 진입이다. 그래
[충북일보] 충북도내 지방의회들이 후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원 구성을 마치고 후반기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다. 대부분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감투를 놓고 벌인 싸움이다. 그래도 충북도의회 등 도내 지방의회의 후반기 준비는 나쁘지 않다. 원 구성도 당초 예상과 달리 비교적 순탄했다. 물론 일부 기초의회 원구성에서 잡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도 비교적 타 시·도 의회보단 원활한 원 구성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에서 여야는 양 날개다. 서로 협조하고 양보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 마디로 지방자치를 이끄는 양 수레바퀴다. 하지만 현재 지방의회 구조는 대개 독점적이다. 여당이 됐든, 야당이 됐든 일방적인 구조로 짜져 있다. 정당 분포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충북도내 지방의회 구조도 별로 다르지 않다. 충북도의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27명, 미래통합당 5명 등이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이다. 내 의견보다 주민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 당연히 자치와 분권의 가치를 알릴 책임도 있다. 지방정치가 왜 필요한지도 입증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구태를 버려야 한다. 나쁜 과거와 단절해야…
[충북일보] 청주의 가을철 대표적 볼거리 낭성면 추정리 메밀꽃밭이 극심한 가뭄과 폭염을 이겨내고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국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에 따르면 22일 기준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추정1리 메밀밭 1만여평의 25%가 꽃을 피웠다. 추정리 메밀꽃은 이달 말께 활짝 피어 10월 초 절정을 이룬 뒤 같은 달 20일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청주의 가을이 통째로 내려와 앉은 것 같은 환상적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메밀밭을 조성한 추정리 경관·밀원 추진위원회와 메밀꽃행사 추진위원회는 24일 추정1리 334번지 메밀밭 입구에서 마을장터 개장식을 갖고 '2024 추정리 메밀꽃행사' 시작을 알린다. 개장식에서는 충북세종가야금연구회의 축하공연도 열린다. 추정리 메밀꽃행사는 이날부터 10월 20일까지 계속된다. 28일부터 행사장 입장 때는 초등학생 이상 1인당 요금 5천원이 부과된다. 메밀꽃 개화 초기인 개장일부터 27일까지 입장요금은 면제된다. 입장요금 가운데 2천원은 농산물상품권으로 되돌려 받아 메밀밭이나 마을장터에서 지역생산 농산물, 음료수, 농산물가공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행사장 입장가능 시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2년 만에 받는 현장 국정감사를 도정 주요 현안 해결의 기회로 삼는다. 도는 여야 의원들에게 사업의 타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내년도 정부예산 확보 등 국회 차원의 지원을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22일 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다음 달 17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현장 국감을 받은 도는 지난해에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수습을 위해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같은 당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과 함께 행안위 소속 충청권 의원이다. 도는 이 자리에서 핵심 현안에 대한 지원을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감과 관련해 세부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건의 목록과 설명 자료 작성 등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현안에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초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건의한 도정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사업이 대거 포함될 전망이다. 당시 도는 주요 현안으로 1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 대형가속기 구축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카이스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