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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7.21 15:13:53
  • 최종수정2024.07.21 15:13:57

송용섭

농업미래학자 교육학박사

올여름도 어김없이 폭염과 폭우로 인해 인명과 재산, 농작물 피해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속출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2개월(2023년 7월~2024년 6월)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1.64℃ 높다"라고 밝혀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인 1.5℃ 목표가 무너졌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22.7℃로 평년(1991∼2020년, 30년간)보다 1.3℃ 높았고,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일수는 2.8일로 평년 0.6일의 4.5배를 능가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6월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폭염은 농산물의 수확량 감소는 물론 품질 저하와 병해충 확산을 초래할 뿐 아니라 가축의 피해로 이어져 밥상 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기온상승은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폭염 등 일시적 충격으로 기온이 1℃ 오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0.4∼0.5% 높아지고, 이 영향은 6개월가량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간 각 월의 평균기온이 장기 평균(1973∼2023년)보다 1℃ 상승하면 1년 뒤 농산물 가격은 2%, 소비자물가는 0.7%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실질적으로 통계청이 7월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지만, 밥상 물가와 직결된 채소, 과일, 생선 등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의 물가, 즉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6.5% 증가했고, 농산물만 보면 13.3%로 상승 폭이 더 커서 폭염이 농산물 작황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신선과실은 전년보다 31.3% 올라 배 가격은 139.6% 상승하여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사과도 63.1% 증가하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하여 주요 농작물 생산과 유통의 차질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인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는 열을 뜻하는 '히트(Heat)'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다. 2022년에는 급격한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이 증가하고, 육류 등 단백질 주공급원의 가격이 급등하여 각각 '런치플레이션'과 '프로틴플레이션'의 신조어가 등장한 바 있다.

히트플레이션이 공론화되는 것은 여름철 빈번하게 일어나는 폭염과 폭우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해 일상화되고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히트플레이션에 맞서 안정적인 식품 공급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총체적인 농업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 확보에 목표를 두고 폭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과 대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먼저 폭염과 고온에 강한 신품종 개발과 함께 안정적인 작물관리 기술을 영농 현장에 실용화해야 한다. 또한 효율적인 물 관리, 폭염과 가뭄에 적합한 작물과 품종 선택, 핵심 기술을 포함하여 데이터에 기초한 노지 밭작물 및 과수 스마트팜 적용 기술들을 현장에 확산해야 한다, 아울러 기후 예측과 모니터링을 통한 농작물 수급 예측을 정밀화하고 AI 기술을 적용해 농산물 생산 및 유통 체계를 혁신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상시 정보 제공 시스템을 통해 현장 농업인 스스로 위기 대응 역량을 향상하려는 노력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 및 식량 안보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여 농업과 식량 시장의 안정성을 다져 나가야 되풀이되는 히트플레이션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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