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없는 시대가 열렸다. 이유는 스마트 폰으로 지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스마트 폰에서 어플을 실행하고 원하는 카드를 찾아 기존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면 계산이 완료된다. 여기에 지문 인식 기능까지 있어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핀테크(FinTech)로 말미암은 생활의 변화인 것이다. 핀테크란 '금융과 정보기술의 결합'이란 의미를 갖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 8월에 나온 '삼성 페이'이다. 이로 말미암아 지갑과 신용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며 내 스마트 폰을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바로 결제가 되니 우리 입장에선 아주 간편하기 이루 말 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벌써 삼성 페이에 가입한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편하고 좋지만 신용카드사를 대신해 카드 결제 승인을 중개하고 가맹점을 관리하며, 가맹점에서 매출 전표를 수거하여 이를 신용카드사에 넘겨 수수료를 받던 업체들은 아주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할 일이 없어진 것이다. 심지어 지문 인식 기능까지 모두 지원해 주니 이제 신용카드사들은 매출 전표를 확보할 이유도 없다. 여기에 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는 2003년 4월 18일 소유권이 충청북도로 이관되면서 그해 8월 국민에게 전면 개방됐다. 개방 12년을 맞은 청남대는 현재까지 약 890만명의 관람객(하루 평균 2,3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대통령 관련 테마파크로서 중부권 최대의 국민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대청호반을 따라 이어진 12Km의 목백합, 은행나무 숲길을 지나면 수줍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꺼려하는 야생화 20여 만 본과 모과나무, 낙우송, 반송 등 조경수 5만 2천 그루가 수려한 자연경관의 으뜸임을 자부하며 서있다. 대통령이 머물던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본관과 청와대의 60% 규모로 만들어져 금년 6월에 개관한 대통령 기념관을 둘러보고 대통령 전용도로를 따라 나가면 최고의 명당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은 듯한 기분이 절로 든다.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에는 예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중국 당나라 유학길에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라는 깨달음을 얻고 신라로 돌아오던 중 현재 문의면 현암사에 머물게 됐다. 현암사에서 명상 중 "천 여 년 후에는 산 아래 물이 차서…
[충북일보] 기획재정부가 대구시에만 첨복단지 임상병원 설계비 8억3천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명백한 편법이고 지역 차별이다. 현행 첨복단지특별법상 오송·대구 임상시험센터는 민자(民資) 유치 대상이다. 원칙적으론 국비지원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오송과 대구 첨복단지 모두 6년째 민자 유치에 실패했다. 한 마디로 유치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오송 임상시험센터 건립은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충분히 많다. 오는 2017년엔 신약시제품 출시를 해야 한다.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국비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사업 전환을 요구한 까닭도 여기 있다. 우리가 본란 등을 통해 국비 지원을 강력히 요구한 이유도 같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앞으로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등을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구 첨복단지 임상병원 설계비를 배정했다. 우리는 그동안 첨복단지 임상센터 건립에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정부가 직접 오송 첨복단지 내 임상시험센터를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 편법 지원에는 동의한 적이 없다. 일방적 예산 지원은 형평
[충북일보] 청주시가 가로수 길을 정비한다. 오송~청주간 일부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이식과 제거가 불가피하다. 청주시는 이식이 불가한 노령 목이나 수세가 불량한 수목의 경우 일제 정비할 계획이다. 대신 가로수길 경관훼손을 최소화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존 명품 가로수 길의 명성을 잇는 새로운 가로수 길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심 가로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보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가로수 생육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심기만 하고 관리를 하지 않는 무책임 행정 때문이다. 가로수 하나하나에 대한 정보데이터베이스화가 필요하다. 이제 가로수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쾌적한 보행 환경조성에 기여하고 가로환경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기존의 대책 없는 관리로는 어림없다. 청주시가 이번에 전체 가로수 현황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했으면 한다. 한 가지 더 주문한다. 청주도심 가로수 길 하나하나에 스토리를 입혔으면 한다. 굳이 과거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현재에서 찾으면 된다. 조선시대나 고려시대가 마땅치 않다고 선사시대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청주시민들은 청주IC부터 조성된 플라타너스 가로수에…
물과 흙과 바람의 도시 니가타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과 거대한 바다를 품고 달려온 해풍이 니가타의 가을을 더욱 유순하게 물들인다. 이곳에서는 코스모스를 가을에 피는 벚꽃으로 부른다. 거리마다 코스모스가 춤을 추며 반기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심에 젖는다. 나그네를 유혹하는 것이 어디 이뿐일까. 달달한 쌀밥과 맑은 물로 빚은 사케, 말끔하게 단장한 도시의 풍경과 골목마다 숨겨져 있는 문화의 향연이 앙가슴 뛰게 하나. 니가타 시민들의 친절은 말 해 무엇하랴. 만나는 사람마다 맑고 향기로운 미소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하여, 도시의 경쟁력 최전선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공간을 가꾸고, 역사를 만들며, 사랑을 빚기 때문이다. 니가타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스토리텔링이자 에코뮤지엄이다. 한 때 북송선 만경봉호가 출발하던 항구 주변에 버드나무가 있는데 그 시대의 아픔을 담아 길 이름도 '버드나무길'이다. 100년 이상 된 사케공장은 니가타현에만 92개나 된다. 하나 하나가 박물관이자 역사와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옛 것을 보존하되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개발에 힘쓴다. 그날 우리는 250년 된 사케공장의 낡음의 미학을 보았고, 술익는 풍경을…
한 장의 종이에는 하나의 결정체로서의 시간들이 들어있다. 그 속엔 사각사각 스쳐가는 바람의 시간들과 사각사각 아름답던 나무의 시간들이 있다. 그런가하면 한 불안한 결정체로서의 시간들도 있다. 사각사각 바스러지는 시간들, 사각사각 무너지는 시간들의 소리, 뜨거운 물속에 자신을 던져버린 시간들이 그를 지나갔다. 그러는 사이 사회가 획, 역사가, 문명이 휙 휙 지나간다. 전생의 나무로 살았던 그 시간들 위로 또 다른 시간이 사각사각 지나간다. 괴산군 옛 신풍분교에는 한지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여러 종류의 한지들이 색깔, 두께, 디자인, 용도별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한 켠에는 한지의 역사와 제작과정, 미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다. 이 박물관이 여늬 박물관과 다른 점은 전시만 하는 게 아니라 이곳 신풍에서 생산되는 닥나무를 채취해서 한지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대(代)를 이어 시작에서 완성까지 모두 99단계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전통한지의 맥을 잇고 있는 장인이 있다는 점이다. 한 그루의 나무로 한 사람의 장인이 종이를 만들기 까지 과정을 보면 왜 한지가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고 치밀하면서도 정교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이 꺾이고 부러
[충북일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이 일부 파행을 겪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예산안조정소위(옛 계수조정소위) 자리를 놓고 지역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19대 국회의 마지막 예산안 심사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예산안소위에 포함되기 위한 여야 의원들의 경쟁은 어쩌면 당연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28일부터 정부가 제출한 386조7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예결위는 30일까지 종합정책 질의를 벌이고, 오는 11월 2∼3일 경제부처, 11월 4∼5일 비 경제부처에 대한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오는 11월 9일부터는 예산안조정 소위원회를 가동해 각 사업별 예산에 대한 감액·증액을 심사할 예정이다. 현재 예결위원은 50명이다. 이 가운데 소위 위원은 모두 15명으로 구성된다.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맡고 있는 예결특위위원장을 제외하고 여야에서 각 7명씩 소위 위원에 포함될 수 있다. 여야는 그동안 소위 위원을 선발하면서 권역별 안배를 했다. 그만큼 예산안소위 포함여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심사의 핵심이 될 수 있고, 여야 입장에서도 지역구에 대한 전략적 예산배정을 위
[충북일보]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학적을 기록한 장부다. 학교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의 특별 활동, 행동 특성, 신체적 발달 사항 등이 기록된다. 과거에는 학적부 혹은 생활기록부라고 했다. 입시에서는 내신이라고도 부른다. 학생부는 주로 해당 학생이 소속된 학급의 담임교사에 의해 작성된다. 고등학교 혹은 대학 신입생 선발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현재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을 통해 작성·관리된다.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는 201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전형의 비중은 더욱 확대된다. 수험생의 과도한 부담을 막기 위해 학생부 중심으로 대입 전형이 설계된다. 물론 수능과 대학별고사도 보완 운영된다. 학생부는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에도 적용된다. 그만큼 학생부는 수험생들에게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충북지역 상당수 학교의 학생부가 엉터리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5월에 8개, 6월에 16개, 7월에 7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벌인 종합감사에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학생부 기재 부적정 등이 인정되는 학교·직속기관 등에 경고 20건, 주의 245건의 신분상 조처를 취했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도교육청의 '5월 종합감사'에서는…
[충북일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증도가자(證道歌字)'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연구자들 사이에 다시 공방이 벌어졌다. 5년 전 한 개인 소장가가 증도가자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현존하는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1377년)보다 138년 이상 연대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이때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위 여부와 위조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다시 논란을 점화시킨 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다. 국과수는 오는 31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 '금속활자의 법과학적 분석방법 고찰'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논문에서 청주 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 7점 모두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용역 연구를 맡아 7점 중 3점이 증도가자라고 보고했던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반박하는 입장의 글을 같은 날 내놨다. 산학협력단의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국과수에서 발표한 자료는 금속활자의 주조방법과 서지학적 정보의 부재로 인한 잘못된 해석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학계는 양측 의견을 경청하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다양한 과학적 조사를 거쳐 신중하고 책임 있는 연구 결과를 산출해달라고 요구했
그리스 신화에 묘사된 기회의 신(神) '카이로스'의 모습은 무척 독특하다. 긴 앞머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뒷머리는 민머리이다.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려있고 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카이로스는 앞머리밖에 없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빨리 잡아야 한다. 지나가고 나면 뒷머리가 없어 붙잡을 수 없고, 날개가 달려 있어 재빨리 사라져 버린다. 저울과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왔을 때 정확히 판단하고 결단을 행동으로 옮기라는 의미라고 한다. 내년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되고 소위 '에코세대' 청년들이 노동시장으로 쏟아져 나와 청년 고용절벽 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노사정 대타협 후 40여일이 지나도록 후속조치가 없는 노동개혁 입법과 3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서비스산업 관련 법안들을 보면서 카이로스가 우리에게 주는 '기회'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지난 9월, 진통 끝에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을 마침내 이끌어냈다.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정부가 한 발짝씩 양보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청년과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위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러나 노사정 대타협은 노동시장 구조개선
외딴 집 모퉁이에 함지박만한 가을이 들었다. 마당에는 빨랫줄만 매여 있고 텃밭 가장자리에 구절초며 산국이 어우러졌다. 완연한 가을인가 싶어지면서 40여 년 전의 가을이 스쳐간다. 단풍을 찾아다니다가 군청색 하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 기억들. 필름을 돌리다 보면 초가집 마당이 보였다. 이어서 마당을 가로지른 빨랫줄이 있고 가을이면 고추잠자리가 빡빡하게 모여든다. 수없이 작은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앉은 것 같다. 가까이 가면 튕겨 오르듯 날아가 버린다. 진짜, 이번에야말로 진짜 하고 꽁지를 잡는 순간 달아났다. 얼마 후에는 하늘로 올라간 잠자리가 다시 내려왔다. 하늘에서도 누군가 잠자리를 잡는다는 생각에 아쉽지 않았다. 그 때의 관심사는 바지랑대 끝에 앉은 잠자리였다. 지금 보면 막대기 정도로 짧지만 그 때는 왜 그렇게 높아 보였는지 모른다. 떨어질까 봐 늘 조마조마했다. 야트막한 빨랫줄에는 서로 의지해 있지만 바지랑대 끝의 잠자리는 높은 곳에 오직 혼자다. 아무것도 모른 채 떨어지는 건 아닌가 싶어 날아갈 때까지 바라보았다. 이어서 나타난 영상은 쪽마루다. 바깥채에 판자를 이어 붙인 쪽마루는 가을이면 빠끔할 틈이 없었다. 구멍 뚫린 도드미에는 갓 따다
구녀산(九女山)은 구녀성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구녀성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으로 정확한 축성연대는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 백제의 낭비성(지금의 상당산성 또는 삼년산성)과 대결하기 위하여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의 내부는 성터로써 우물과 수원지의 흔적이 남아 놀이와 휴식에 적합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으며, 전망이 좋아 서북쪽 미호평야와 청주의 상당산성이 건너다 보인다. 구려사라는 절터가 있는데 1950년대에 두 노부부가 절터 옆에 오막살이집을 짓고 살았었다.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 등록 안된 사찰이라 하여 철거당하여 산밑의 텃골 마을로 내려왔는데 그 노부부 아들이 구녀사를 창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 구녀사에서 구녀산을 올라가다 보면 성터까지 가기 전에 비석이 없는 묘 11기가 있다. 구녀성의 전설은 이 묘까지 연관지어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딸 아홉과 아들 하나를 둔 홀어머니가 그곳에 살았는데 모두가 기골이 장대하여 힘이 장사였다고 한다. 하루는 노승이 그 집을 찾아와 아들이 액운이 들어 얼마 못 살 것이라고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하였다. 그 소리를 들은 홀어머니는 노승을 붙들고 액운을 피할 수 있는…
비가 내린다. 차가운 가을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신다. 언제부턴가 온 나라를 뿌옇게 감싸던 미세먼지가 가을비와 함께 말끔히 사라졌다. 차가운 빗발에 종종대는 걸음들이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달력을 더욱 움츠려들게 한다. 앞만 보며 달려온 세월들이 나무에 힘겹게 매달린 낙엽처럼 위태하기만 하다. 석양이 비추이는 길에서 가슴에 달린 바람 빠진 풍선들이 애처롭다. 참 바쁘게 살았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살았다.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야 늘 그렇겠지만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잠시 자신을 내려놓고 주위를 살펴볼 여유를 가진다. 차마 가슴 아프게 저려오는 일들을 돌이키며 부족했던 자신을 반성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 먼저 건넬 수도 있었건만 화살처럼 날아가 가슴을 후벼 파는 날선 비판만 해왔다. 더 잘할 수도 있었건만 후회가 앞선다.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우리의 삶 속에서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날들이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우리는 살며 많은 약속을 한다. 그러나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고 그 것을 지켜나가는데 무심하다. 인사치레 약속이었던 것이다. 서로가 길에서 만나는 인생들이야 내일을 기약하기보다 현재
"정부3.0이 뭐에요?" "창조경제가 뭘 뜻하는 거죠?" 지난해 1월 제가 충주시 창조정책담당관을 맡은 후 가장 많이들은 질문이며 현 정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용어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정부3.0은 국민 개개인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둔 운영방식으로 과거의 정부1.0, 정부2.0과는 운영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과거의 정부1.0은 정부에 의해 주도적으로 모든 정책결정과 집행이 이루어지고 국민을 통치나 정책대상으로서만 인식하는 단방향 운영 방식이었으며, 정부2.0은 국민의 요구와 의견을 부분적으로 수용하여 각종 정책과 수단을 마련하는 양방향 운영방식에 해당되지만 실제 국민들의 기대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 패러다임인 '정부3.0'은 공공정보를 민간에 적극 개방하고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면서 소통·협력함으로써 수요자 맞춤형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형태다. 정책의 전 과정에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국민 입장에서 정책과 서비스를 만드는 정부개혁을 의미하는 것이다. 긍극적으로 정부가 맞춤형 정보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여 국민 편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충주시도 정부3.0의 가치를 시정에 반영하
[충북일보] 지난 25일 오후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각리 오창산업단지 한 가스 제조·공급 업체에서 암모니아 10㎏이 기체 상태로 누출됐다. 이 사고로 엊그제 오전까지 인근 3개 업체 직원들이 눈 따가움과 속 메스꺼움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사고도 사고지만 공장 측의 대응이 문제로 드러났다. 공장 측은 사고발생 한참 후까지 인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나도록 사고 업체에서 병원을 찾은 주민 수조차 파악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이 업체에서 불과 300m 떨어진 곳에는 8천여 가구(8단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있다. 하지만 공장 측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연락망을 확보하지 않았다. 이날도 아파트엔 사고 발생 2~3시간이 지난 뒤 알려지거나 아예 전파되지 않았다. 청주에서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는 최근까지 계속됐다. 가장 최근 사례를 들면 지난 9월4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옥산산업단지 내 엘지(LG)하우시스 옥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3월에도 이 산단 반도체 필름공장에서 폐염산수용액 가스가 누출됐다. 그러나 매번 관계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화학물질사고는 발생 상황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로 구분된다. 지난
[충북일보] 20차 이산가족 상봉이 엊그제 막을 내렸다. 이산가족들은 60여년 곰삭은 그리움들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내 상봉의 기쁨보다 또다시 헤어지는 아픔에 먹먹해했다.이번 상봉은 8·25 남북 고위급 합의의 첫 결실이다. 몇 차례 무산 위기가 있었지만 무사히 잘 치러졌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다. 이산가족 상봉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의 출발점이다. 이 시점에서 그 점을 다시 다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 점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상봉 방식도 전면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단발성 행사로는 이산가족의 한과 아픔을 달랠 수 없다. 상봉을 상시화 또는 정례화 해야 한다. 규모도 대폭 늘려야 한다. 60~70만 명(통일부 추산) 중에서 상봉 대상자로 뽑힌 건 기적이다. 그러다 보니 상봉 후의 아픔도 깊다. 모두 형식의 문제다. 대부분 이산가족들은 6·25전쟁 이후 길게는 65년을 헤어져 생사도 모르고 지냈다. 고작 두 시간 동안 이어지는 여섯 번으론 부족하다. 청주시 강내면에 사는 이순규(84) 할머니 모자의 경우 무려 65년 만에 북측 가족을 만났다. 이 할머니는 꽃다운 스무 살에 헤어진 남편 오인세(83)씨를 백발의 나이가 돼서야 다시 만날
21세기를 살아가면서 편리성과 간편성, 신속성 등을 갖춘 전화가 없었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궁금하며 불편한 세상에서 살고 있었을까, 더구나 요즘 출시되는 휴대용 전화기는 엔터테인먼트(문화활동의 하나) 기능까지 더 하면서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거나 개인 간 정보교류 등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전화기는 개개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목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순기능을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사회 발전과 더불어 범죄수법도 지능화, 교묘화 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불확실한 정보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교묘하게 범죄에 악용하여 금전적 손해 와 정신적 피해를 주는 범죄가 활개치고 있는 데 그 중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란 "전기통신수단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낚아 올린다"는 뜻으로 개인정보를 합성한 신조어로 일반적으로 형법상 사기죄(347조)가 적용되고 내용에 따라 컴퓨터등사기이용죄(347조의2), 또는 공갈죄(350조) 등의 죄명 적용이 가능하다. 날로 교묘해지게 범인들은 사회적 관심사건이나 사고 등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문제를 악용 하는 등 신속하게 범행수법을 변화하지만 항상 큰 틀은 벗어나지…
[충북일보] 최근 '헬 조선'이란 단어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청년 세대에, 아니 인구 전반에서다. 헬 조선은 말 그대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뜻한다. 청년 세대의 비참을 표현하는 조어는 많았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오포 세대' 등이다. 인구·청년실업, 사회문제다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는 다른 조어보다 함의가 좀 더 총체적이다. 우리는 지옥에 있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아프다. 고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과거의 모든 끔찍한 표현들을 종합해 마침내 비참의 최종 심급을 상징적으로 구현 한 듯하다. 한국의 현실이 그렇다. 생산가능인구가 내년 3천704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한다. 내후년부터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활동으로 소득을 얻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소비와 수요가 감소하기 마련이다. 디플레이션이 깊어지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2031년부터는 일본처럼 총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 분석도 제시된다. 45년 뒤인 2060년이면 총인구는 4천400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이 중 절반인 2천200만 명의 생산가능인구가 나머지 절반인 2천200만 명을 부양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바빠진 이유다. 정부는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국민이 아니다.' 한 일간지의 헤드라인을 보며 섬찟함이 느껴진다. 내용인 즉 슨 박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교과서가 친북이거나 좌편향 내용이 있다면 당연히 바로잡혀져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자는 취지이고 이 부분에 반대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고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럼 난 누구인가? 60년대 보릿고개 시절 작은 농촌마을의 빈농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마치고 청주로 유학하여 신흥고·충북대를 졸업했다. 그 시절 학교에서는 교련을 통해 충(忠)의 기초훈련을 받고 대학시절 육군에 입대했다. 군번은 13669***이고 포병으로 27개월을 근무했다. 아침마다 조조구보를 하며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은 많다만 너와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란 군가를 부르며 애국 충정을 다졌다. 혹한기 땅을 파고 위에 천막을 씌워 막사를 만든 곳에서 생활하며 혹한기 훈련도 무사히 마쳤고,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유격훈련도 자진해 소화 했다. 대학 2년간의 교련 훈련을 인정받아 3개월의 혜택을 받고 제대했다. 군 기간 중 87년 대통령 선거 기간에는 필리핀의 민주화
[충북일보]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이 빠르다. 교육부 정보 공개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 현재까지 총 20개 대학이 본교 소재지 외 지역으로 대학 캠퍼스 확장이나 이전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했다. 유형별로 보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한 대학이 8개교로 가장 많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이 인천이나 경기지역으로 진출 양상을 보였다. 최근 들어서는 비수도권 소재 대학들의 수도권 진출 양상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충북에선 제천 세명대학교가 경기도 하남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세명대는 지난달 23일 하남캠퍼스 설립을 위해 '대학 위치변경계획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어 하남시의회는 하남시가 제출한 세명대 하남캠퍼스 추진을 위한 892억 원 출자동의안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명대 이전이 무르익었다는 증거다. 우리는 지방대학의 수도권 이전을 바람직하지 않게 생각한다. 수도권 이전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을 비껴가려는 꼼수란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학 캠퍼스와 학생들의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 위해 비수도권 의원들이 발의한 '주한미군 공여지역 등 지원특별법' 개정안은…
[충북일보] 충주기업도시 내 아파트 건립이 활성화 되면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충북도의회가 초등학교 건립에 제동을 걸고 나서 귀추가 모아진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9일 2018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충주기업도시 내 가칭 용전초등학교 건립 계획에 대해 '학교용지로 부적절하다'며 '보류 결정'을 내렸다. 충북도교육청과 충주시, 충주기업도시에 비상이 걸렸다. 당연한 반응이다. 용전초가 문을 열지 못하면 '학교 대란'은 물론 아파트 분양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용전초 건립부지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이미 '적정 의견'을 받았다. 그런데 도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도의회 교육위는 2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우선 교육위는 학교 위치상 소음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다음 남쪽의 높은 옹벽과 상부 아파트로 인한 일조권·조망권 침해를 꼽았다. 또 조성원가에 공급되는 공장용지의 경우 평당 48만원인데 학교 용지는 112만원이나 되는 것은 과도한 개발 이익이 붙었다고 주장했다. 신설 학교 용지 매입 금액의 절반은 충북도가 부담하게 된다. 도의회의 지적에 일리가 있다. 본보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문제
얼마 전, 일본의 한 언론이 강정호의 부상을 언급하며 내년부터 큰 부상을 유발하는 이른바 '살인 슬라이딩'이 메이저리그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인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강정호 선수는 지난 9월18일 컵스 전에서 수비 도중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큰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부상 이전까지 강정호는 126경기서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내셔널리그 신인왕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기에 국내 야구팬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날 TV를 시청하던 국내 야구팬들은 분노했다. 명백한 도발이라며 흥분했다. '크리스 코글란'은 "강정호를 다치게 한 이후 살해 협박을 많이 받았다"며 "그때 내 슬라이딩은 합법적이었다. 슬라이딩 자체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강정호가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그가 슬라이딩을 피해 점프를 하거나 비켜주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른바 최선을 다한 허슬 플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 필자도 '크리스 코글란' 선수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 이후 그의 행동과 표정까지도 미워보였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 당시 강정호 선수가 더블 아웃
[충북일보] 경찰관이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르면 죄목이 뭘까. 간통죄는 아니다. 그러면 뭘까. 국가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죄다. 경우에 따라 중징계를 받기도 한다. *** 경찰은 국민 신뢰로 존재한다경찰관의 품위유지는 아주 중요하다. 경찰은 국민의 믿음과 신뢰를 먹고 사는 조직이다. 그만큼 경찰 조직에 국민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경찰의 주된 임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서 신뢰가 없으면 믿고 맡길 수가 없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경찰은 기초공사가 부실한 집과 같다. 언제 어떻게 허물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경찰도 과거와 사뭇 다르다. 경찰관의 품위유지 위반 행위까지 중징계 하는 조직이 됐다. 바람직한 변화다. 항상 법과 제도로 움직이는 경찰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충북경찰의 중징계 처분 의미도 그렇게 받아들여진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최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A 경위에게 한 계급 강등(경사)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평소 유부녀와 부적절한 관계 유지가 징계 이유다. 궁극적으로 경찰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지키지 못한 게 중징계 사유다.충북경찰의 공직기강 해이 사례는 잦았다. 음주운전 추태가 유독 많았다. 개인정보 사적 악용 등은 신뢰
최근 '제레미 코빈'이라는 영국 노동당 신임대표의 인기가 뜨겁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가 인격모독, 사이버폭력, 근거 없는 폭로 종식 등을 내세워 보다 '친절한 정치(a kinder politics)'를 약속한데 있다고 한다.이처럼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지지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 정치는 생물이 틀림없다. 이렇듯 살아 있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돈을 우리는 정치자금이라 부른다. 이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우리도 1965년에 '정치자금법'을 제정하여 여러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우리 정치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불법정치자금의 고리를 끊기 위해 2004년 법인·단체는 물론 그 법인 등의 돈으로도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도록 하고, 모든 국민이 정치자금 후원에 동참할 수 있도록 '소액다수의 정치후원 제도'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의 시행이 11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우리의 정치수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일부 정치인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가 잔존하고 있어 정치가 국민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지난 10월 초 모 일간지에
인간사회는 교육에 의해 발전을 거듭해 왔다. 교육은 곧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는 수단으로서 인류 역사는 교육과 함께 해왔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따라서 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올바르고 진정 인간사회를 위한 목적과 수단이어야 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고 하겠다. 작금의 우리나라는 국사교육 교과서를 검인정으로 하느냐, 국정교과서로 발간하느냐를 두고 나날이 점점 시끄러워 지고 있는데, 필자 역시 초중등 보통교육에 평생을 몸담아 온 사람으로서 자연 관심은 물론 걱정을 지울 수 없는 심정이다. 역사교육은 분명 지난 과거사의 장점을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공고히 해나가자는 의미고, 단점을 잊지 말고 새로운 방안을 구안해내 다시는 그 전철을 밟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함에 큰 의미를 부여하여야 하겠다. 정치권도, 교육에 관한 학자들 간에도 연일 입씨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시대의 유행병이 돼버린 데모 형식의 기 싸움으로 변질돼 가고 있음을 볼 때, 가뜩이나 분단국가로서 북과의 대치에 의한 혼란이 잠잠할 날이 없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처만도 힘겨운 가운데, 이런 혼란에 매달리다가 이 나라의 내일이 어찌 될지 자못 걱
[충북일보]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에 교육과 체험을 통해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는 복합 교육시설이 들어섰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 건립 부지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이양섭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보훈기관 및 단체장, 문의면 지역주민 등 각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청남대 나라사랑 교육문화원은 2022년 5월 상수원관리규칙이 개정된 후 청남대 내에 최초로 건립된 교육연구시설이다. 총사업비 198억여 원(국비 72억·도비 12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천222㎡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1층에는 100명씩 수용이 가능한 구내식당과 세미나실, 지상 1층은 2개의 강의실과 영상실로 꾸며졌다. 지상 2·3층은 생활관 32실이 마련돼 72명의 숙박이 가능하다. 청남대는 교육문화원을 활용해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교육정원 청남대'를 비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청남대는 준공식을 마친 후 다음 달부터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시가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이어온 '교육도시' 타이틀을 충주시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충주시가 다음달 2일 '교육도시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충주시는 선포식에서 향후 충주지역을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교육도시를 표방하는 많은 시·군들이 있지만 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가 대표적인 교육도시로 인식돼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충주시의 교육도시 선포로 청주시는 교육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잃어버릴 상황에 놓였다. 청주시는 광복 이후 수십년 간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교육업 종사자였을 정도로 충북 도내에서는 교육도시로 불려왔다. 지역 명문고등학교였던 청주고로 타 시·군 학생들이 유학을 올 정도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괴산 청천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고로 유학을 왔고, 직전 도지사였던 이시종 전 지사도 충주중학교에서 청주고로 유학을 왔다. 게다가 올해로 개교 77주년을 맞은 한강 이남 최초의 사학 청주대학교도 청주시의 교육도시 이미지 강화에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육도시 청주' 이미지는 언젠가부터 도민들과 시민들의 머릿 속에서 흐릿해져갔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