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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0.28 18:19:13
  • 최종수정2015.10.28 18:19:13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그리스 신화에 묘사된 기회의 신(神) '카이로스'의 모습은 무척 독특하다. 긴 앞머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뒷머리는 민머리이다. 어깨와 발뒤꿈치에 날개가 달려있고 손에는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카이로스는 앞머리밖에 없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빨리 잡아야 한다. 지나가고 나면 뒷머리가 없어 붙잡을 수 없고, 날개가 달려 있어 재빨리 사라져 버린다. 저울과 칼을 들고 있는 이유는 기회가 왔을 때 정확히 판단하고 결단을 행동으로 옮기라는 의미라고 한다.

내년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시행되고 소위 '에코세대' 청년들이 노동시장으로 쏟아져 나와 청년 고용절벽 문제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노사정 대타협 후 40여일이 지나도록 후속조치가 없는 노동개혁 입법과 3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서비스산업 관련 법안들을 보면서 카이로스가 우리에게 주는 '기회'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지난 9월, 진통 끝에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노사정 대타협을 마침내 이끌어냈다.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정부가 한 발짝씩 양보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청년과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위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러나 노사정 대타협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완결이 아니라 초석을 놓은 것이며, 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실천'이다.

노사정 대타협 직후에 정부와 여당은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개혁의 주요내용을 담아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등 5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노사간에 쟁점이 남아 있었던 비정규직 고용안정과 규제 합리화에 대해서는 노사정간에 공동 실태조사 등 후속논의를 거쳐 합의사항을 정기국회 법안의결시 반영키로 하였다.

그러나,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절규는 뒤로한 채 아직까지 국회에서는 5대 노동개혁 입법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다른 정치적 이슈들에 관한 대립으로 17년만에 어렵게 이루어낸 노사정 대타협의 추진동력이 떨어지고 정작 중요한 청년일자리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나는 느낌마저 든다.

지금부터라도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과 '노동시장 선진화'라는 노사정 대타협의 대의를 상기하면서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노동개혁 법안만 시급한 것이 아니다. 우리 경제의 일자리 파이를 키울 수 있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유망 서비스산업 일자리와 관련된 법안들도 조속히 처리되어야 한다. 최근 청년위원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조사한 ·서비스산업에 대한 청년 인식조사·를 보면 청년층의 80%는 행정, 콘텐츠, 보건, 교육, 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GDP 대비 비중은 2000년대 중반 이후 50% 중반에서 정체되어 있다. 이는 전체 경제에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높은 미국(79.4%), 독일(69.5%), 일본(66.4%), 그리고 OECD 평균(70.6%)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외환위기 이후 수출 중심 경제체제의 불안정성을 경험하면서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활성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왔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투자 확대의 토대가 되어 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광진흥법'은 국회에서 3년째 잠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의료산업 관련 법률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의료법'도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만의하나 서비스산업 활성화 정책들도 입법적 토대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청년들 특히, 각 지방청년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실효성있는 정책 추진이 더뎌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기회의 신이 우리를 못본체 지나치려 하고 있다. 기회를 떠나보내고 나서 잡히지도 않는 뒷머리만 붙잡으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이자 주인공인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 해결과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념과 노선을 떠나서 반드시 노동개혁 5대 법안과 서비스산업 관련 법안들을 처리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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