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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9.24 18:32:45
  • 최종수정2024.09.24 18:32:47
[충북일보]얼마전 한 매체에서 본 사진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사진은 어느 시골학교 가을운동회 모습을 담았다. 하나의 흑백 사진은 40여년전 사진이고, 하나의 사진은 최근 몇해전 컬러 사진이었다. 최근 사진은 아마도 40년전 흑백사진을 토대로 찍은 듯 했다. 구도가 비슷한 걸 보니 40년전과 지금의 모습을 대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 같다. 두 장의 사진을 보는 순간 느낌은 극명하게 갈렸다. 저출산→학생수 감소→농촌지역 폐교→지역소멸의 악순환의 과정이 사진 두 컷에 생생하게 담겼다. 40년전 사진속 시골장터와 같은 신명나고 떠들석한 운동회 장면을 보는 순간 '그땐 그랬지'하는 유년의 추억이 오롯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미소도 잠시, 텅빈 운동장에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의 적은 학생·교사·학부모가 어우러진 모습은 왠지 모르게 애처롭고 처연하게 다가왔다. 현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형언키 어려운 을씨년한 풍경에 솔직히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저출산의 저주(?)는 이미 우리 사회 곳곳을 파고들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됐다. 도시보다는 농촌이 더 심각하고, 업종과 분야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예외없는 악순환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몇년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 군수와 지역 유지들이 모두 나서서 축하잔치를 열었다는 얘기가 기사화 될 정도로 저출산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저출산 문제에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고, 지금도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거대한 저출산의 파고를 꺾기에는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지역소멸이라는 무시무시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수도권과 일자리가 많은 도시지역은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농촌지역은 말그대로 지역의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요즘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는 '식품사막화 ' '의료사막화'라는 신조어가 바로 지역소멸을 상징적으로 의미한다. 지역이 소멸위기로 치달으면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병원 이용에 불편을 겪고, 혹은 식품을 사먹기 어려워 지면서 이런 용어가 생겼다. 누구를 탓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지역소멸은 괴담이 아니라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이렇게 우울한 시기에 최근 충북도가 활력 넘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방치된 빈집이나 폐교 등을 업사이클링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이런 종류의 사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잘만 운영된다면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생활인구를 늘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의 내용은 농촌지역 폐교를 리모델링해 도시민들이 머무르며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며, 첫 대상지로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에 있는 대후폐교로 정해졌다. 구체적으로 부지 매입비 25억 원을 포함해 총 43억 원을 투입하며 민간기업인 포스코이앤씨가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설계와 일부 시설 건축비 7억 원을 보탠다. 내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이 사업을 토대로 성과가 좋으면 폐교를 활용한 예비 귀농귀촌인 체류형 공간을 시·군별로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 도의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생활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사업추진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과 지역특색에 맞는 맞춤형 사업추진을 기대한다. 그저그런 특색없는 접근 방식으로는 소기의 목적을 거두기 힘들다. 기왕 할바엔 제대로 하길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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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문화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기를"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