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장마가 일상생활의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삼복염천 아침이다, 아내가 단양에서 마늘 축제를 하니 가보자고 한다. 빠른 고속도로가 있지만 지방도로를 선택하였다. 충주호를 바라보며 녹음이 짙어진 한적한 도로를 드라이브를 하는 여유로움을 즐기려했다. 차창도 활짝 열어놓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굽이굽이 시골길을 달렸다. 중간에서 주유를 하고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장회나루부터는 호수를 바라보며 벼랑길을 오르내리면서 구 단양을 지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보니 한 시간이 더 걸렸다. 상진대교를 들어서니 다리 난간에 예쁜 꽃으로 단장을 하여 관광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신단양도 호숫가에 타원형으로 자리 잡아 아름다운 도시이다. 우선 점심을 먹기 위해 마늘요리를 잘한다는 식당을 찾아갔다. 손님들이 가득차서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마늘 정식이 다양했다. 반찬도 대부분 마늘로 요리를 했지만 돌솥 밥에도 마늘이 들어있어 마늘의 고장에서 맛 볼 수 있는 별미를 느끼며 배부르게 점심을 먹었다. 아내도 맛있다고 하며 만족하였다. 마늘 축제장 하늘에는 애드벌룬이 떠있고 호숫가에 마련한 마늘 축제장은 하얀 천막이 줄지어 있었다. 마늘을 판매하는 농민들이 서로 마
'항상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필자가 자라오면서 부모님으로부터, 그리고 선생님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어온 말이다. 한 단어로 말하자면 '이타심', '배려' 등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이타심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가 행복한 만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배려라는 것은 내가 아닌 타인이 느끼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여 내가 무엇을 베풀 수 있는 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사람을 대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특별한 힘을 주는 기본적인 소양이자 덕목이다. 이는 거의 마법과도 같아서 갖추기만 한다면 어떠한 인간관계에서도 아무 탈 없이 원만함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도 아니며 그저 누구나 갖출 수 있는 보편적인 능력임에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방법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제대로 사용할 줄을 모른다. 즉 상대방을 대할 때 늘 자신의 관점에서 보려고 하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필자 역시도 공직자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물론 처음에는 '항상 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하지만 정신없이 여러 가지
[충북일보]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김영란법은 오는 9월28일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언론인과 사립학교 관계자를 법 적용대상으로 포함한 것은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의 언론과 사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와 유치원의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장과 이사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넘는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무조건 형사처벌을 받는다. 헌법재판관 5명이 합헌 의견을 냈고 4명은 위헌 의견을 냈다. 위헌 의견이 많았지만 합헌 결정이 났다. 그 바람에 김영란법의 처벌대상 적용대상자가 광범위해졌다. 누구라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게 된 셈이다. 급기야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한국기자협회가 성명을 발표했다.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법재판소가 잘못을 바로잡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헌법소원을 냈으나 오히려 헌법상 가치를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국기협
[충북일보] 국책사업 공모제가 국론 분열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지자체 간 갈등만 키웠다.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국책사업 공모제 폐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국립철도박물관 입지 선정을 공모에서 지정방식으로 전환했다. 그리고 지자체 간 유치 경쟁 과열을 문제로 삼았다. 정부와 전문가가 결정하는 사업으로 바뀐 셈이다. 국책사업 공모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 도입됐다.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경쟁으로 최적의 입지를 선택한다는 취지였다. 중앙정부 독단이 아닌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자체 간 과당경쟁으로 국론이 분열되기도 했다. 입지 결정 이후에도 승복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국책사업 공모제가 되레 '갈등의 씨앗'이 됐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유치경쟁을 촉발시켜 심각하다.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금 정부에 혁신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정치논리에 의한 나눠먹기식 선정을 막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행정력과 예산 낭비,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는 묘안도 요구하고 있다. 국책사업과 지역주도의 사업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사교육은 필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는 사교육 공화국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교육이 취업에도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사교육의 위력이 다시한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대 대학 3,4학년을 대상으로 '취업사교육 경험과 비용'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18.2%가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3년 전에 비해 취업사교육을 받는 대학생은 줄어들었으나 1인당 연평균 취업사교육비는 233만원으로 3년전에 비해 16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위해 사교육을 받은 것은 3년 전인 2013년 57.3%에 비해 39.1%P 낮은 수준이다. 반면 1인당 평균 취업사교육비는 3년 전에 비해 늘어나 올해 조사결과 1인당 취업사교육비는 연평균 223만원으로 지난 2013년 연평균 207만원 대비 평균 16만원이 높은 수준이었다. 과거에는 취업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대학생들이 다수 취업사교육을 위해 몰렸으나 최근에는 그 추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 조사 당시 취업사교육 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에게 '취업사교육을 받지 않는 것에 불안감을 느
실제 야간에 차량 전조등이나 후미등을 켜지 않고 맞은편에서 달려오거나 뒤따라오는 차량을 식별하지 못하고 차로변경을 하다가 자칫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갑자기 자신의 차량을 추월하는 바람에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 운전자들도 있다. 이른바 도로위의 무법자 '스텔스 차량'이다. 스텔스 차량은 적군의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기술인 '스텔스'와 '자동차'의 의미가 합쳐진 신조어다. 야간에 주행등은 물론 전조등까지 하나도 켜지 않은채 도로를 주행하는 모든 자동차를 일컫는 말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37조 1항에 모든 운전자는 야간은 물론 안개가 끼거나 비 또는 눈이 내릴 때 등화장치(전조등, 차폭등, 미등 등)를 점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시 승용·승합차는 2만원, 이륜차는 1만원의 교통범칙금이 부과된다. 최근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는 차량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야간에 차량을 운행하며 전조등을 켜지 않고 달리거나 차폭등만을 켜고 달리는 스텔스 차량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비가 오거나 어두운 야간에 난데없이 차량이 튀어나온다면 놀라 당황하여 추돌 사고가 발생하거나 이를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30도를 훌쩍 넘는 더위가 도무지 식을 줄 모르고 7월의 대지를 달구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어쩌다 기상청이 내보내는 비 소식마저 헛방이기 일쑤라 찜통더위 속에서 느끼는 불쾌지수는 여지없이 상승하고 만다. 한반도의 기후 특성상 장마전선의 이동경로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하니 그 고충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예보를 믿고 하루 계획을 세운 이들 역시 멀쩡히 당한 분풀이를 어디에 해야 할 지 대략 난감한 일이기도 하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처럼 맹렬한 폭염이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만큼 지구에 이상신호가 오는 것이라고 봐야 할 텐데 모두들 만성이 되어 어느 순간 '솥 안의 개구리'가 되는 건 아닌지 한편으로는 불안스럽다. 익히 아는 것처럼 작년 8월 초인가는 청주에서 한바탕 물난리가 났었다. 장마나 홍수로 인한 비 피해가 아니라 청주시가 관리하는 정수장의 문제로 인해 며칠 간 수돗물이 끊겨 금천동, 용암동 일대 많은 주민들이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마침 용정동에 사는 우리도 그 지역에 속해 피난민 대열처럼 물통을 들고 급수차로부터 그야말로 생명수를 공급 받으며 '연명'했던 기억이 또렷
최근 갑작스럽게 핸드폰의 진동이 연속으로 강하게 울릴 때가 있었다.처음엔 급한 전화인가 하고 얼른 받아보았는데 문자였다. 국민안전처에서 폭염주의보를 유의하라는 메시지다. 지난 주에도 두 번이나 받았다. 참, 더운 날씨다. 이렇게 누구의 연락이 없어도 아침에 일어나면서 아니, 전 날 잠자리에 누우면서 몸으로 느껴진다. 이 더위 언제 가려나 생각해보면 한참 남았다. 아직 7월이다. 요즘 같아선 더위를 맞이하는 위치에 따라 세상을 두 개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 햇빛이 있고 없는 그늘과 양지, 35도를 넘는 기준날씨를 체험하는 실내와 실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에어컨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이다. 나는 이 경계를 번갈아 가며 여름을 보내고 있다. 때론 싸워서 이기려하지만, 대부분 에어컨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그만한 것이 없다. 단연, 확실한 솔루션이다. 다만, 너무 긴 시간 쏘이지않게 시간과 풍속을 조절하며 감기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유지 한다. 이렇게 몸 걱정을 하면서 에어컨과 함께 집에서 사무실에서 여름이, 더위가 지나가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라 요즘을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 모습인 것 같다. 백화점이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곳이
서태수의 詩 '폭포'는 짧고 강렬하다.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어찌 강이 되겠는가' 이것이 전부이다. 문장의 짧고 강렬함, 함축된 의미의 깊이로 인해 SNS에 많이 회자된다. 폭포를 소재로 한 시들이 대부분 落水의 장엄함, 유구함, 아름다움 등등을 노래했다면 이렇게 인생을 은유하는, 익숙함 속의 새로움이란 참으로 대단한 듯하다. 저녁 모임 건배사 할 때 암송해서 인용해보시라. 최근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시원찮은 것 같다. 그 이유로는 뻔한 내용, 식상한 연기 등등인데 한마디로 별 볼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그런 느낌을 주었고 이러한 식상함은 제작자가 애국심 운운하면서 그 윤곽을 보이다가 영화가 개봉하자 명백해졌다. 다 아는 이야기가 헐리웃의 유명배우 리암 니슨이 나온다거나 이정재가 어금니를 깨무는 것이나 이범수가 두 눈을 영화 상영시간 내내 부라린다고 새롭게 되는 것이 아니다. 안 알려진 내용 혹은 새롭게 기존의 이야기를 바꾸던가 했어야 했는데 이런 점이 식상함의 원인인 듯하다. 이렇듯이 문화는 물론이고 문화를 통한 이윤추구의 영역에서도 새로움을 원할 때 순도 100%의 창의만을 고집할 것이…
1971년 출간된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에서 J. Rawls는 "사상체계의 제1덕목은 진리이며, 사회제도의 제1덕목은 정의"라 설파합니다. 인간사회의 근본원리가 진리에 있듯, 정치와 국가의 존재이유는 진리를 바탕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설계, 운영하는 것이 Rawls의 정치철학입니다. Rawls의 '정의론'은 1960년대 극심했던 미국의 인종, 성, 세대 및 계층간 갈등을 초래한 사회적 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고자 했던 철학적 토대로서, 모든 사회구성원들에게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그 결과 낙오되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치·행정적 조치들의 당위성을 주장합니다. 그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고 절망적으로 만들었던 정치권은 각종 차별시정조치(affirmative action)들을 도입하였습니다. 그 결과 여성, 유색인종, 하류계층,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은 법과 제도를 통해 그들의 기회와 권리를 보장받았습니다. 그들은 공무원에 임용되었고, 장애인문제를 다루는 기관의 책임자가 지체장애인이며, 에이즈를 치료하는 부서의 책임자가 에이즈 양성환자가 된 것입니다. 정치와 행정이 존재하는 이유는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것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현암리에 '수레넘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한자로 '차남(車南)'으로 표기하고 있다. 수레는 '차(車)'로 뜻을 표기하고, 넘이는 '남(南)'으로 음만 표기한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외천리의 수레너미(수레넘이) 마을은 '차현(車峴)'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넘이'가 고개의 의미임을 알고 의역을 한 것이다. 그러면 지명에 나타나는 수레의 의미는 정말로 '수레(車)'일까? 보은군 보은읍 누청리의 수리넘골,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수리골(수레골), 영동군 심천면 장동리 의 수리실(수레실,車谷) 등에서 '수레'와 '수리'가 혼용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수레'는 '수리'에서 온 말임을 알 수가 있으며 산과 고개를 가리키는 지명으로 충북 지역에만 보더라도 '수리'가 붙는 지명이 다음과 같이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청주시 오송읍 호계리의 수리봉산을 비롯하여 단양군의 대강면 두음리 수리봉, 방곡리 수리봉, 가곡면 가대리 수리봉, 보은군의 회인면 건천리 수리티재, 내북면 대안리 수리티고개, 속리산면 삼가리 수리봉산, 수한면 차정리 수리티재 등이 있다. 수레의 고어가 '술위'이므로 음이 '수리'와 유사하여 이러한
스웨덴의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그룹의 오너 피터 발렌베리 주니어는 5대째 기업승계를 이어온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100여곳이 넘는 회사를 무려 150년 이상 경영권을 이어오고 있다. 한때 발렌베리 가문은 과거 나치에 협력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경영권이 위태롭기도 했으나 이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국민기업으로 거듭 태어났다. 발렌베리 회장은 종종 "기업이 수익을 올려서 일자리를 늘리고 세금을 많이 낼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과 정부, 사회가 큰 그림을 그려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며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과 헌신을 강조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어떤 태도를 취할까?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외국기업에 비해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며, 법인세나 과세표준 등의 기준으로 봐도 우리나라 기업군의 특혜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각 기업마다 사회공헌팀을 운영, 복지시설이나 단체에 대한 후원과 자체 복지재단을 운영을 하고 있어 그나마 많이 발전된 양상이라 할 수 있다. 기업들의 사회단체에 대한 후원이나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에 대한 지원과 복지혜택만으로
[충북일보] 수도권 규제 완화에 야당까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토균형발전을 당의 철학과 가치로 하는 제1야당이다. 그런데 수도권 지역 국회의원들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경기도 양주)은 지난 18일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수도권 경쟁력의 강화가 국가 경쟁력'이라는 논리로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그간의 주장과 다르지 않다. 정말 큰일이다. 국토균형발전을 중시하는 야당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건 모순이다. 야당이라도 수도권에 기반을 둔 의원들은 규제 완화를 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도권 규제 완화 제동 장치가 사실상 없어진다. 이 개정안은 도종환 의원(더민주·청주 흥덕)이 낸 주한미군 공여구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과 많이 다르다. 변재일 의원(더민주·청주 청원)의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과도 상충된다. 충청권 의원들이 모두 부정적인 이유도 여기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수도권 출신 국회의원이 82명이다. 비수도권은 28명에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의원들까지 규제완화에 나서면
[충북일보] 연일 30도를 넘는 가마솥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고령자가 많은 농촌에선 열사병 등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축사와 양식장 등에선 가축과 물고기 집단 폐사가 우려되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최근 충북지역 낮 최고 기온이 33도와 34도를 웃돌고 있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 바람에 지난 23~24일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영동군은 폭염경보로 대체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이틀 이상 지속할 때 내려진다. 폭염은 우리 주변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하지만 폭염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 수준은 매우 낮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염을 단순히 조금 더 더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폭염 피해는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열탈진과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 온열환자 수가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보면 5월23일~7월24일 신고된 온열질환자가 53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0명보다 2.1배 더 많다.…
저농약 인증제도는 2001년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와 함께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저농약 재배란 화학농약은 허용기준의 1/2 이하 사용, 화학비료는 권장사용량의 1/2 이내 사용,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농사 방식을 말한다. 인증 제도가 시행된 지 16년이 지난 현재 쌀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곡류, 채소류는 저농약을 넘어서 무농약, 유기재배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과수의 경우 지난 2015년 저농약 인증제도가 만료되어 없어질 때까지도 계속 저농약 인증에 머물러 왔다. 저농약 과수 재배농가들이 무농약이나 유기재배로 전환하지 않고 저농약에 머무르다가 끝내 인증을 포기하고 관행 재배로 돌아서거나 농약과 비료 사용이 가능한 GAP인증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와 재배기간이 긴 과수의 특성 상 병해와 충해로 인해 과일의 품질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아열대몬순기후지역으로 여름 장마기간이 길고 고온다습하다. 그리고 과수는 재배기간이 길다. 일부 재배 기간이 짧은 과일들(블루베리, 매실 등)은 장마 이전에 수확이 가능하여 무농약, 유기농으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장마와 태풍을
1950년대 미국 젊은이 사이에서는 한 도로에서 서로 마주보며 차량을 질주하다 어느 한쪽이 방향을 바꾸면 지게 되는 '치킨게임'이 유행했다. 서양에서 겁 많은 동물의 상징이 닭 이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제가 겁쟁이 닭들이 더욱 겁을 먹을 법한 중복이었다. 우리 속담에 닭만큼 자주 등장하는 속담도 없는 듯하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 민다'와 함께 고(故) 김영삼 대통령의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어록 또한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된 바 있다. 정부 또한 2003년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닭을 불러 모을 때 '구구'라고 부르던 것에 착안해 '모두 불러 모아 닭고기와 계란을 먹는 날'이라는 뜻으로 9월9일을 '구구데이'로 지정했고, '구구데이'는 국립국어원의 '신어 자료집'에 수록되기까지 했다. 복날과 함께 치맥(치킨+맥주)의 계절이 다가왔다. 치맥페스티벌이 열리는 곳까지 있다. 어제부터 시작한 대구 치맥페스티벌은 지난해 115만 명이 찾았고, 33만 마리의 치킨과 70만 캔의 맥주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주인공의 치맥 장면은 중국에서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누구나 물이 그리워진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폭염이 더 심하다. 이에 기자는 여름휴가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4일,아내와 함께 대전 대덕국민체육센터 수영장(신탄진)을 찾았다. 집에서 2㎞ 거리에는 기자가 회원인 세종국민체육센터 수영장(조치원 명동초등학교)이 있다. 그런데도 폭염 속에 집에서 20여㎞ 떨어진 대전시내 수영장까지 가게 된 이유는 동네(세종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세종시교육청이 운영하는 이 수영장은 대한민국에서 활용도가 가장 떨어지는 대표적 수영장에 속한다. 민간은 물론 전국 대부분의 공공수영장과 달리 매주 토,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수영장 수요가 많은 여름철에도 전혀 예외가 없다. 이에 기자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말에는 찾는 사람이 적어 적자"란 상투적 답을 들었을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이 수영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안내문이 나붙어, 폭염 속에 높아지고 있는 회원들의 불쾌지수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청소 및 시설 정비로 인해 휴관합니다. - 휴관 기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올해는 주말인…
가을바람에 홀로 시를 읊으니/ 세상에 내 마음 아는 이 없네/ 창밖에는 밤이 깊도록 비가 내리고/ 등 앞에 앉은 이내 마음은 만리 고향으로 달리네. 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이 당나라에 가 쓴 시 '추야우중(秋夜雨中)'의 한 구절이다. 고향을 그리는 내용들로 절절하다. 예나 지금이나 고향에 대한 한국인의 정서는 유별나다. 고향에 대한 공통점은 그리움, 잊을 수 없음, 타향에서 곧장 갈 수 없는 안타까움이다. ***지방재정 불균형 심각하다 최근 농촌지역 고향이 해체 일보직전에 있다. 갈수록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현상이 가속화된다. 쇼핑, 의료 등의 기반이 도시에 집중화된다. 농촌경제는 말이 아니다. 저출산·고령화는 급속히 진행된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마을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재정형편이 어려운 시·도가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는데 부심하고 있다. 지역자원시설세 균형 배분과 과세확대에 집중하고 나선 것이다. 일명 '고향세'가 대표적이다. 이는 기부금을 내면 기부자(출향민)는 일부 소득공제를 받고 고향(지자체)은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형태다. 고향세는 2008년 당시 창
[충북일보] 청주 옛 연초제조창을 복합 문화시설로 탈바꿈하는 도시재생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 사업의 핵심인 민자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 사업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대박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민간자본 유치에 실패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향후 사업 추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현재까지 사업 참여 제안서를 제출한 민간업체가 한 곳도 없다. 청주시는 곧바로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리고 왜 기업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지역주민, 사업시행 공무원, 전문가그룹이 삼각형을 이루는 공공거버넌스 구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피고 있다. 청주시는 재공모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우선 이 지역에서 사업이 가능한 업종 등을 제한하지 않고 민간업체가 사업성을 판단해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청주시와 함께 공동 사업자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시재생사업은 낡은 도심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재개발(Redevelopment)이 아닌 재생(Regeneration)이다. 도시재생엔 시민들의 참여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가 살아 있는 민관
[충북일보] 청주시립요양병원(옛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이하 병원)이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위탁운영자인 청주병원과 옛 병원 노조가 노조원 23명의 전원 복직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청주병원은 병원 재개원에 필요한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노조원과 비노조원(전 병원 근로자·일반 응시자)을 비슷한 비율로 뽑기로 했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환자 증가 상황 등을 고려해 직원들을 추가 채용할 때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상생의 길 찾기란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특히 노조원의 전원 복직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노조원들은 그동안 420일 가까이 복직을 위해 절규했다. 전 수탁자에게 받지 못한 임금도 많다. 우리는 그동안 본란을 통해 청주시립요양병원의 정상화를 수 없이 요구하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제야 노사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했다. 시립요양병원이 공공시설이란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원들은 우선 청주시청 앞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을 자진 철거해야 한다. 합의가 된 만큼 당연한 후속 조치다. 청주시의 대승적 자세도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노조원에 대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에 대한 진지한 검토다. 이번 청주시립요양병
올해는 유독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습한 날씨와 따가운 햇볕은 보기만 해도 땀이 흐를 정도다. 장마가 지나고 나면 7월 말일부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변이나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청량한 바다와 계곡의 물은 일상에 찌든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정도로 충분한 보상을 준다. 가족, 연인과의 즐거운 추억을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의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안전사고 예방의식'이다. 무더운 날씨에 물놀이를 만끽하다 보면 자칫 안전에 소홀하게 되어 언론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소방에서는 각종 여름철 소방안전대책을 내놓고 관내 피서지 및 다중이 운집한 지역에 대대적 홍보와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평균 여름철 물놀이로 인한 사망사고는 28건으로 안전수칙 불이행이 전체의 40.6%로 1위였다. 수영미숙이 36%로 나타나 부주의로 이한 사고가 전체의 76%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사망사고 외에 강가나 하천, 계곡, 해변 등지에서 인명구조는 무려 2천383건에 이른다. 이러한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휴가
옹달샘 가득 맑은 물이 솟는다. 곁에 있는 표주박으로 떠 마시자 금방 시원해진다. 그 동안도 퐁퐁 끝없이 솟아나는 물방울 소리. 한여름 더위도 말끔 씻기는 것 같은 싱그러움은, 이끼가 잔뜩 낀 바위틈 샘물을 표주박으로 떠 마시는 기분 때문이었을까. 간장을 뜰 때는 항아리에 있는 표주박을 쓴다. 붙박이로 쓰는 간장병은 좁아서, 양념을 할 때마다 옆으로 새 나가지만 표주박에 담아서 따르면 그럴 염려가 없다. 오래 전 어머니가 신혼 시절 손수 가꾼 조롱박을 파서 만들었다는데 허리가 잘록하고 손잡이까지 있다. 부엌에는 그보다 큰 바가지가 많았다. 신혼 시절 어느 날 보니 어머니는 스무 개 남짓 바가지를 굵은 실에 꿰고 계셨다. 모내기를 하거나 벼를 거둬들이는 날 일꾼이 서른 명 가까이 되면 한 꿰미를 통째로 갖고 가신다. 가서는 가까운 샘물에 씻어서 밥을 푼다. 밥을 다 먹고 나면 또 깨끗이 씻어 볕에 바짝 말린 뒤 실에 꿰어 벽에 매달아 간수하셨다. 반찬과 국 대접을 가져온 그릇은 함박이었다. 나무를 우묵하게 파서 만든 것으로, 마른 곡식을 보관할 때 쓰지만 일꾼이 많은 날은 밥반찬과 그릇을 담기도 한다. 그 외에 쪽박은 물을 먹거나 술잔으로 쓰며 앞서 말한
[충북일보]옥천과 영동은 예부터 과일의 고장이다. 옥천포도는 포도·복숭아축제를 열만큼 유명해 졌다. 영동포도의 유명세 역시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지역에서 포도재배농가의 폐업 사례가 늘고 있다. 포도 재배면적이 절반으로 확 감소했다. 대신 대체작물 재배가 눈에 띄게 늘었다. 너도나도 복숭아 재배에 나서고 있다. 옥천과 영동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 최대 포도의 고장이라고 말하기가 무색해졌다. 물론 기후변화가 한몫했다. 하지만 새콤달콤한 포도의 본래 맛보다 씨 없고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입맛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FTA 폐업 지원을 신청한 영동관내 포도밭은 353㏊다. 영동지역 전체 포도밭 1천801㏊의 20%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영동군의 포도 재배면적은 전국의 11%, 충북의 69.4%를 차지한다. 경북 영천과 김천 등과 함께 국내 3대 포도산지다. 옥천의 포도폐업 현황도 심각하다. 옥천의 경우도 지난해 170농가에서 102㏊ 폐업지원금을 신청했다. 전체농가의 38%에 해당된다. 남부3군 자치단체들은 이달까지 FTA피해보전 직접지불제 및 폐업지원금을 신청 받고 있다. 반대로 일손이 덜 들고 시세도 안
[충북일보] 탄금대는 충주의 대표적 공원이자 국가 명승 42호다. 하지만 충주시 소유도, 충북도 소유도, 국가 소유도 아니다. 안동김씨 종중의 사유지다. 탄금대는 수십 년 째 공원지역으로 묶여 있다. 그 바람에 개발 행위도 제한되고 있다. 안동김씨 종중 입장에선 사적 권리 침해다. 공적으로도 개인에게 임대료 지급 등 별로 좋을 게 없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아는 충주시민들은 많지 않다. 탄금대는 충주시내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충주시민들의 산책로요, 휴식처요, 소풍지 등 도시공원 역할을 하고 있다. 2004년 국가지정 명승 42호로 지정돼 뒤늦게 그 장소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급기야 문체부가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계획'에 '탄금대 명승지' 사업을 포함했다. 2018~2026년까지 국비 95억 9천500만원을 비롯해 도비와 시비 등 총 331억 9천만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가야금을 테마로 야외음악당 및 음악테마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앞서 밝혔듯이 탄금대는 엄연한 개인 소유재산이다. 수백억 원을 들여 명승지 사업을 추진해 봤자 법적으론 불법이다. 정부가 투자계획을 세우기 전에 이 문제
[충북일보]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성공 조건은 뭘까. 높은 스펙이 아니다. 대개는 높은 인맥이다. 그리고 인맥 형성의 제1조건은 연고주의(緣故主義)다. 중국의 '꽌시(關係·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혈연·지연이 비리 양산한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정상적인 신체의 당연한 반응이다. 사회나 직장의 관심도 마찬가지다. 아는 선배나 후배에게 쏠리게 된다. 그런데 이 당연한 습성이 사회구조를 망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도 튼튼한 '줄'엔 못 미치기 때문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이 절대 맑을 리 없다. 위에서 썩으면 곧 아래도 썩게 된다. 잘못된 폐해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이미 충북도내 공무원 사회에서 수없이 발생했다. 연고주의가 만드는 양면성은 엄청나다. 끌어주는 사람이 훌륭하면 따라가는 사람도 좋아진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일 수 있다. 하지만 부패의 고리에 연결되면 헤어나기 어렵다. 연줄이 목줄이 돼 목숨까지 위협받게 된다. 충북도교육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교육청은 교직원을 대상으로 고위직의 청렴도를 자체 평가했다. 그 결과 '연고주의'와 '권한의 크기' 항목이 최저점을 받았다. 다
[충북일보] 산과 들이 펼쳐진 청주 낭성면 추정리에 마당 가득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천여 개의 크고 작은 항아리 근처에는 구수하게 익어가는 장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정겨운 풍경이 벌써 맛있는 기억을 되살린다. 전순자 대표의 옥샘정은 1995년 청주 금천동에서 선식 가게로 출발했다. 곡물가루 등을 취급하며 메주와 고춧가루에도 관심을 가졌다. 알음알음으로 주문하는 가정에서 원하는 대로 장을 담가준 것이 옥샘정의 시작이다. 더 맵게, 혹은 달지 않게, 각자의 입맛에 맞춰 장을 담가 주며 입소문이 났다. 몇 번의 이전 끝에 2012년 지금의 추정리에 완전히 정착했다. 서늘한 기온과 맑고 풍부한 물이 장 담그기에 최적이었기 때문이다. 작은 항아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마다 날짜와 이름이 쓰여있다. 매년 초 이곳에 찾아와 담그는 손님들의 장이다. 햇볕과 바람 등 숙성을 위한 관리는 옥샘정에서 해준다. 장 담그기가 사라진 아파트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장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는 뜻이다. 집에서도 발효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장 담그기 키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옥샘정에서는 모든 장류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내산 재료를 100% 활용한 장이다. 인근 밭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