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신문기자 경력 30여년째인 필자는 영화보다는 C일보 등 '질 좋은 종이신문' 보기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황금같은 휴일인 금요일이었던 지난 18일에는 세종시의 집에서 20㎞쯤 떨어진 청주시내 한 극장에서 일본영화 '신문기자(新聞記者)'를 봤다. 영화관이 2개 뿐인 세종시내에서는 상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평일 오전 11시 50분 시작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관람객이 필자 부부를 포함해 4명에 불과한 점은 안타까웠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조국 사태'로 촉발된 한국의 현 정치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주인공이 한국 여배우 심은경인데도 말이다. 포털사이트를 검색하니 개봉일인 전날 전국 70개 영화관의 관객은 모두 400여명에 불과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여전한 게 주된 이유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상업영화와 달리 무거운 주제를 다뤘는데도 일본에서는 6월말 개봉된 뒤 한 달여 만에 관객 수가 손익분기점인 33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일어난 정치 스캔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는 요즘 한국에서도 큰 사회적 이슈인 '가짜…
혜화동의 가을 갈빛 김명자 충북시인협회 해살거리며 부르는 갈대도 없는데 금방 불붙을 것 같은 애절한 눈빛도 없는데 쿵쾅 쿵쾅 가슴이 뛴다 얇으레한 심장막이 찢어져 사방으로 튄다 바람이라도 한줄기 불어오면 좋으련만 도망치듯 달아난 바람 옷 파란 하늘에 하얗게 걸려있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다 보고 있었다는 듯 연두빛 계절이 배시시 웃으며 데구르르 굴러가고 담홍색 꽃잎이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하얀 시트 위에 빛바랜 시간이 초췌하게 누워있다.
세미원洗美苑에서는 푸른솔 문 규 열 제천문인협회 노을이 잠들 즈음 세미원에 고요가 앉았다 부처님은 엄마를 또르르 모시고 연꽃마을에 오셨다 연꽃잎에 달님을 싸서 엄마에게 드릴까 곱게 웃으시는 엄마는 벌써 달님에게 가 계셨다.
여우숲* 안애정 충주 문향회 숲에는 여우가 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우를 보기 위해 풀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맨발로 흙살 밟고 숲으로 갑니다 숲에는 문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바람과 구름이 앉았다 가는 그늘이 있는 푸른 의자가 있습니다 화살나무와 시시덕거리던 햇살 빛기둥으로 내려와도 놀라면 안됩니다 웃으며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됩니다 여행서 돌아와 꽃잠든 바람을 깨우는 날아가는 새를 보고도 놀라면 안됩니다 당신도 참나무 둥치에 기대어 같이 졸면 됩니다 여우가 돌아오는 꿈을 꿉니다 풀잎들이 새파란 빛을 잃고 꽃들이 사라지는 서리의 전령이 오기 전 숲을 향해 달려오는 여우를 봅니다. *여우숲 : 충북 괴산에 있는 여우가 돌아오는 환경을 생각하며 만든 숲.
시 어머니 황혜경 충북시인협회 여든여덟 단단한 틀니 빼고 병실 침상에 머리카락만 팔팔하게 바싹 마른 고추처럼 덩그러니 누운 어머니 엄마와는 달랐던 어머니 뭘 모르고 그냥 싫었던 시어머니 삶의 질곡이 온몸에 흔적을 남겼다 푹 꺼진 두 볼 팔뚝만 하게 말라붙은 허벅지 그리고 푹 꺼진 가슴 처진 어깨 손끝 야물고 바지런했던 어머니 이제야 허리 펴고 누워 계시며 지켜보는 내 모습을 어떻게 보실지
[충북일보] '조국정국'이 물러가고 '예산정국'이 왔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사실상 종료됐다. 동시에 국회의 마지막 예산 심의가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한 푼의 예산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2020년도 국가 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전쟁'인 셈이다. 충북도는 사상 첫 국비 6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내년 정부예산안에 빠진 주요 현안 반영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될 정부 예산을 확보해 지역현안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각오다. 예산 확보 및 주요 사업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충북도는 그동안 국가균형발전과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에 부합한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 왔다. 그런 만큼 역대 최대 정부예산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산안 본회의 처리까지는 40여 일 남았다. 정부의 2020년도 예산안 규모는 지난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천억 원이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9월 초 국회에 제출됐다. 국회는 12월 2일까지 심사해 확정해야 한다. 충북도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의견을
"너무 크게 자라지 말것", "너무 뚱뚱해지지 말것." 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돌에게 정해진 규칙이 아니다. 도로 양쪽에 늘어선 가로수중 한쪽 나무들에게 들이대는 잣대다. 불행하게도 이 가로수들은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딸 기세로 곧게 곧게 자라는 메타쉐쿼이어다. 자동차들이 바쁘게 다니는 길을 사이에 두고 한쪽 나무는 거침없이 하늘로 뻗어 원추 모양으로 죽죽 자라고. 맞은편에 있는 나무들은 기형적으로 뭉툭하게 크고 있다. 초록 잎이 뒤덮인 여름이 지나고, 붉은 갈색 잎이 떨어지기 전까지 가로수 길은 그런대로 봐 줄 만하다. 곧은 나무를 마주하고 동글동글 나름대로 귀여워 보이는 나무들이 나란히 서 있다. 가끔은 있는 듯 없는 듯 지나치기도 한다. 하지만 계절이 지나 붉은 갈색 잎마저 부르르 떨어낸 뒤부터는 이상한 모양의 가로수들에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줄지어 늘어선 메타쉐쿼이어의 뭉툭 뭉툭 잘려나간 자리에는 잔가지들이 빼곡히 나 있다. 다음 해 이른 봄이면 새로 돋아난 그 가지는 또 잘린다. 도로의 표지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상가의 간판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지나가는 전기선과 전화선이 걸린다는 이유로···,기이한 모
밤사이 창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주차장 옆에 또 하나의 산이 생겼다. 장롱, 탁자, 가전제품 기름때 찌 들은 프라이 팬 등이 분류되어 크고 작은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입주가 시작되고 부터 쌓였다 치워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풍경이다. '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아직은 쓸 만하다'고 선별되어 이곳까지 왔다가 결국 버려지는 세간살이들. "주택살림의 반은 버려야 된다" 고. 아파트로 이사한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지인이 말 했을 때만 해도 그 말을 귀 밖으로 들었다. 그런데 막상 이사 짐을 싸려니 버려야할 물건이 너무 많았다. 십 육년 전에 집을 짓고 샀던, 이제 길이 들어 편안해진 소파와 식탁, 서랍장, 컴퓨터책상, 음향기기, 운동기구 등 길이를 재고 넓이를 생각 해 보아도 새집 아파트 구조와는 맞지 않았다. 이사만 아니라면 내 생전 바꿀 일이 없을 가재도구였다. 불과 삼십 여 년 전 만해도 집안의 행사는 대개 집에서 많이 했다. 그때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산 은행나무 교자상은 한 번도 사용해 본적 없는데 이삿짐에서 우선 빠져야 했다. 에어컨과 커튼을 놓고 가는 마당에 십 수 년을 사용하고도 남은 이사선물로 들어왔던 화장지는 둥치 채 들고 가야하는, 경제적 가치
충북방송은 케이블 TV업체다. 공중파 방송이나 종편 등을 중계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방송이 지역뉴스 경쟁에 뛰어들어 선전(善戰)하고 있다는 평이다. 우리가 지역 뉴스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KBS MBC CJB 등 지상파로부터 얻는 게 대부분이고, 지역 신문을 구독하는 방법도 있다. 지역신문은 공공기관이나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구독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지역 뉴스의 상당 부분은 지상파 방송의 뉴스를 통해서 얻는 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충북방송이 지역 뉴스경쟁에 뛰어들어 선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채널경쟁에서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충북방송은 수많은 케이블 방송의 채널 결정권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기들의 방송인 충북방송의 채널을 가장 좋은 걸로 정했다. 1번이다. 수많은 채널 중에서 1번만큼 기억하기 좋은 채널은 없다. 게다가 채널 접근성도 강화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자동으로 1번에 접촉하도록 한 것이다. 시청자가 TV를 켜면 끄기 직전의 방송이 나오는 게 상식이다. 충북방송은 그렇지가 않은 경우가 많다. 충북방송이 나올
충청북도는 대한민국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해수면이 없는 도다. 중남부 내륙에 깊숙이 자리해 사람들의 기질도 여느 도민과 달라서 화끈하거나 끊고 맺음이 분명치 않다고들 자타가 떠들어 왔다. 말이 느리다느니 행동이 꿈 뜨다느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분명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말이 없어서 타액을 종기에 바르면 영험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등. 충청도 양반이라고 빗대기도 하고 흐리멍덩하고 촌스러운 것의 대명사인 충청도 핫바지라고까지 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분명히 해 둘 것은 중요한 국가적 위난과 중요선거 때가 되면 먼저 일어나 보국하고, 사람 숫자는 많지 않지만 국토의 중심인 중원의 표의 향방이 선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래서 가운데 민심을 잡아야 한다느니 하면서 이곳의 민심이 선거판도의 결정적 바로미터가 된다느니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언론매체나 각 방송사에 출연하는 패널들이 천편일률로 요란하게 떠들어 댄다. 결론적으로 충북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고의 기준이 확실하고 정확해 그들이 내면으로 의도하고 마음먹은 대로 결과가 만들어 진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는 큰 틀의 이유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이 나라
[충북일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뒤 한 달이 더 지났다. 경기도 연천군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에서 ASF바이러스가 또 나왔다. 벌써 11마리째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바이러스의 전파경로를 둘러싼 의문은 계속되고 있다. ASF 감염 멧돼지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감염돼 넘어 왔는지, 원래부터 남쪽의 멧돼지였는지 알 수 없다.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됐는지 각종 해석과 관측만 난무할 뿐이다. 동절기를 앞두고 충북도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ASF와 증상이 비슷한 돼지열병(CSF)으로 폐사한 야생멧돼지가 3마리나 발견됐기 때문이다. 겨울이 오면 충북과 경북에 ASF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서 근거한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의 야생멧돼지 질병 진단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도 그렇다. 충북과 경북은 물론, 서울도 ASF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에서는 올해 멧돼지 폐사체가 여러 건 발견됐다. 다행히 ASF항원검사에선 모두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다수의 다른 멧돼지들은 CSF 양성
이번 연재에서 다룰 콤팩타의 정확한 이름은 '드라세나 콤팩타'입니다. 콤팩타는 동남아프리카에서 유래되었으며 호리호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식물입니다. 콤팩타의 외형은 몸통에서부터 잎이 좁은 간격으로 나 있으므로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콤팩타는 줄기 아래부터 중간 부분의 잎을 훑어 시원한 느낌을 주도록 다듬어져 있습니다. 1개 또는 2개 이상의 개체를 묶어서 나오며 각각의 높낮이를 달리하여 멋스러움이 더해집니다. 콤팩타는 자라나면서 옆으로 불규칙하게 퍼지지 않고 위로 곧게 자라납니다. 또한, 반그늘에서도 잘 적응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의 구석 또는 벽에 붙여서 놓아두기 적합한 식물입니다. 또한, 생장 속도가 빠르지 않아 공간의 크기에 맞추어 실내 장식 효과를 내기에 적합한 식물입니다. 실내식물을 키우기에 적합한 광량인지 간단하게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휴대전화 제조사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접속하셔서 '광량계' 또는 '조도계'라고 검색을 하시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나옵니다. 신뢰할 만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신 뒤 'FC'(조도) 값에 따라 식물을 키우기 적합한 광량인지 판단기준으로 삼으시면 됩니다. 다만…
가을이 익어가는 13일 일요일을 맞아 충주종친회원들과 함께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소재한 운강 이강년 선생 순국 111주년을 기념하는 추모문화제에 참반(參班)하였다. 출발시간이 일러서 상주시 공검면 오태리에 있는 효령대군 영당(影堂)을 먼저 찾아갔다. 이곳에 모셔졌던 영정은 서울 방배동 청권사 사당으로 옮겨갔지만 남아있는 영당의 영정 앞에 후손으로서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하고 가은으로 향하여 이강년 선생 추모제에 참석하였다. 선생은 1858년(철종 9년)에 태어나셨다. 전주(全州)이씨 효령대군(孝寧大君) 이보(李礻+甫)의 18대손이다. 아버지는 이기태(李起台)이며, 어머니는 의령남씨(宜寧南氏)이다. 1880년 무과에 급제해 용양위부사과(龍驤衛副司果)로서 선전관이 되었다. 그러나 1884년 갑신정변이 일어나자 사직하고 낙향하였다. 1895년 명성황후 민씨(明成皇后閔氏)가 시해되고 단발령이 내려지자, 1896년 1월 11일 가산을 털어 문경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제천으로 유인석(柳麟錫)을 찾아가 유인석의 문인이 되고, 유인석 의병부대의 유격장으로서 문경·평천·조령 등지에서 활약하였다. 1907년 일본의 침략이 더욱 노골화되자 영춘(
추수를 하기 위해 시댁의 사 남매 가족과 밭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남편은 농기구를 챙기고 나는 새참과 점심을 먹는 데 필요한 음식 재료와 식기류를 챙겼다. 생각날 때마다 준비한 것을 현관 앞에 모아놓으니 일하러 가는 것인지 놀러 가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되었다. 모든 짐을 싣고 밭으로 향했다. 운전하는 남편의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하다. 가을걷이해서 동생들하고 나눠 먹을 생각을 하면 기쁜 모양이다. 신나게 달려간 밭에는 아무도 없었다. 먼저 와서 다행이라고 마음속으로 안도하며 차에서 연장을 꺼내고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였다. 땅콩과 고구마 수확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밭을 둘러보고 있는데 큰 시누이 내외가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도착을 알린다. 줄지어 시동생 식구와 막내 시누이네 식구들도 아이들과 같이 왔다. 밭에는 금방 파란 가을 하늘 같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판을 날아다녔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오이, 상추, 고추, 토마토, 땅콩 등 10여 가지의 모종을 사서 심었다. 그날도 오늘처럼 시댁 식구가 모두 모여 모종을 심었다. 어른들은 농촌에서 태어나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워낙 오래전의 일이라 농사일이 낯설
[충북일보] "때(timing)는 얻기 어렵고(難得者時), 기회(chance)는 놓치기 쉽다(易失者機)" 조선 중종 때 조광조가 한 말이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다. 쇠는 달궈졌을 때 쳐야 한다. *** 좌우에 멋진 풍경은 없었다 가을 하늘이 높아만 간다. 지상의 정치는 자꾸만 난분분하다. 하늘의 구름마차는 잘도 달려간다. 땅 위의 정치는 진영논리에 발목이 잡혀 있다. 저주와 혐오, 비방과 조롱으로 아수라장이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조국사태는 정치의 무책임이 만든 혼돈이었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갈등하고 반목할 일이 아니었다. 국민이 둘로 쪼개져 서로 싸울 사안이 아니었다. 정치권 스스로 엄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권은 갈등 조정자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여론을 수렴하기는커녕 앞장서 분열과 대립을 증폭시켰다. 아집의 정치로 국론을 분열시켰다. 상식까지 무너트려 가치체계를 혼란스럽게 했다. 국가에도 큰 상처를 입혔다. 여권은 권력을 놓치지 않으려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과거 독재 정권 시절 스타일을 보는 듯했다.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폐단을 보여줬다. 특권과 특혜, 반칙이 통
[충북일보] 국토 균형발전은 국가적 숙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발전 차이는 아주 크다. 도농(都農) 간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산업화 시대 수도권 경쟁력이 나라의 성장 동력이 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급기야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처한 군 단위 지역도 생겨나고 있다. 특례군 도입을 촉구하며 특례군 법제화추진협의회가 발족했을 정도다. 이 협의회에는 단양군 등 전국적으로 24개 소도시가 함께 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특례군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범국민 서명운동과 캠페인에도 나서고 있다. 특례군 지정을 위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은 이미 지난 5월 이후삼(제천·단양) 의원의 대표발의로 국회에 제출돼 있다. 특례군 지정 대상은 군지역 인구가 3만 명 미만이거나 1㎢당 인구밀도가 40명 미만인 곳이다. 단양군은 지난 16일 군청 4층 회의실에서 특례군 법제화추진협의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24개 회원 군 지자체장을 포함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총회는 특별강연, 회장 및 부회장 선출, 협의회 규약 제정, 공동협약서 채택 등에 의결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24개 회원 군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특례군 법제화 촉구 공동성명서'를 발표
그 수강생은 마치 강사의 머리에 빨대를 꽂고 있는 것 같았다. 강사의 머리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빨아내려 하고 있었다. 은퇴가 임박한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은퇴준비 교육 현장에서의 일이었다. 모두 진지하게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그중 한 수강생은 진지하다 못해 너무 열정적이어서, 궁금한 것들뿐만 아니라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까지도 강사가 다 알려주기를 갈망하고 있는 듯했다. 한마디로 '절박하다'라고 할까. 이들은 한 달 후면 정년퇴직을 할 사람들이다. 지난 30여 년간은 안정된 직장에서 적지 않은 월급을 받아가며 별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 월급은 끊기거나 밀린 적이 없었고 해마다 올랐다. 승진을 위해 경쟁하기는 했어도 돈을 더 벌기 위한 살벌할 정도의 경쟁은 없었다. 세금 문제나 건강검진 같은 것들도 때가 되면 회사에서 알려주고 챙겨주었다. 이제 퇴직을 하면 이 모든 것들이 변하게 된다. 우선 아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때가 되면 꼬박꼬박 나오던 월급이 끊기게 된다. 물론 그동안 모아 놓은 돈도 좀 있고 부동산도 가지고 있지만, 월급만큼 안정적이진 못하다. 아침 먹고 출근할 곳이 없어진다. 그동안은 지긋지긋하기도 했던 출근길
벼 베는 수확기 엔진 소리에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올가을에는 잦은 태풍과 장마로 농민들의 마음이 까만 숯덩이가 되었다. 마을 어귀에서 벼를 말리는 농부의 얼굴에 주름살이 더욱 깊어 보인다. '공공비축미'라는 글자가 새겨진 커다란 포대에 가득 담은 벼들이 농협 미곡처리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맞아 쌀값의 향배에 농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쌀 농가 수가 전체 농가의 54%에 달하고, 쌀 소득이 농업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를 정도로 아직도 쌀은 농가 경제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옥천군에 따르면 올해 공공비축미 수매물량이 2천400여 t으로 전년보다 9.6% 줄었다. 그러나 향후 추가 매입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르면 10월 말경 논 타 작물 지원사업 참여에 따른 추가 배정이 이루어지면 전체 공공비축미 수매물량은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옥천군은 각 읍면 및 농협과 협의하여 10월 말까지 읍면별 공공비축미 수매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산물 벼는 10일부터 이미 수매를 시작했다. 포대 벼는 11월 첫째 주에 시작할 예정이다. 매입가격은 통계청이 조사한 10월~12
선머슴도 그런 선머슴은 드물다. 벼이삭 금 빛깔도 아니고 불콰하니 칙칙하다. 모두가 익고 물드는 들판에서 남우세스러울 정도이다.'곡식은 익을수록 숙인다'고 한 마디씩 뽐내는 판에 멋대가리 없이 뻣뻣하다. 엉성한 줄기에 삐죽삐죽 돋아난 잎은 성글기만 하고 익는다면서 꼿꼿한 것도 짜장 민망했는데…… 금물결 출렁이는 들판이었어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남들은 익을수록 숙이는데, 무슨 저 따위 곡식이 있느냐고 눈살을 찌푸렸건만 키가 커서 그렇지 얼마쯤은 숙였다. 비알밭에서 더 우악스러운 꼴은 식겁을 할 정도였으나 겉으로는 저래도 다소곳 익으려는 나름 속내는 있을 거다. 절친한 동무 하나가 그랬다. 그림은 물론 음악적 소양도 뛰어나서 팝송이든 클래식이든 막히는 데가 없다. 예술가적 기질대로 무척 활달했으나 비라도 추적이면 들판을 쏘다닌다는 카톡이 날아온다.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게, 척척 늘어지도록 말랑한 수수팥떡 수수와 판박았다. 선머슴 기질도 다분해서 부드러운 속내는 어찌되었든 억세게 보이는 모습 그대로다. 문동리에서 본 수수도 장대 끝에 붉은 벙거지를 씌운 듯 망측했다. 가을맞이라고 수수밭골 헤매다 보면 새앙재까지 넘실대던 금빛 수채
우리 어머님은 바다를 보면 내장까지 뻥 뚫리는 것 같다며 좋아하신다. 게다가 예전에 해운대에서의 전복죽 맛을 이따금 회상하시기에 바다와 전복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완도를 구경시켜 드리려 마음먹은 것이 3년 전이었다. 마침 작은딸이 이번 휴가는 부모님과 여행을 하자기에 어머님도 모시고 싶은데 네가 엄마의 동의를 구해 보라하자 부부 문제는 부부가 알아서 하시란다. 미운 것! 다행히 아내도 어머님이 좋아하시면 그러지 뭐라고 선뜻 응낙한다. 참 고마운 사람! 이렇게 해서 어머님과 자식 내외 그리고 손녀딸까지 함께 하는 3대의 완도 유람이 2박3일의 여정으로 10월 12일에 시작되었다. 미루던 숙제를 하는 기분이다. 아내가 운전대를 잡은 덕에 나는 예상과 달리 어머님과 함께 뒷좌석에서 4시간 여를 편하게 간다. 딸과 이야기하느라 휴게소도 계속 패스하기에 피곤하지 않느냐 물으니 이상하게 힘들지 않단다. 막내딸이 저렇게 좋을까· 요즘 치료받는 어머님의 새 틀니가 편하여 단단한 음식도 씹을 수 있다 하신다니 전복 코스로 승격하여 저녁을 배불리 잡숫도록 해 드렸건만 여동생의 문안 전화를 받고는 오는 길에 잠시 들른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 숲이 시원하더라는 말씀만
SNS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놀이이다. 스마트폰은 터치와 스킨십이라는 놀이로 소통하며, 이 놀이는 좋음에 대한 표현이다. 좋은 것을 찾고 좋은 일들에 자신을 투사하는 삶은 어긋나지 않는 바른 삶이다. 좋음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좋음은 자신이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긍정성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산행에 대한 좋음은 건강이고, 문학에 대한 좋음은 마음 양식이며, 정치에 대한 좋음은 국민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며, 집을 짓는 좋음은 혼이 들어있는 아름다운 집이다. 분야마다 자유롭게 긍정성과 능동성을 가지고 선택하여 행동하는 것은 실천하는 아름다움이며 이는 좋음이다.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있다/ 탯줄 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비린 공기가/ 플러그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간다/ 세계와의 불화가 에너지인 사람들/ 사이로 공기를 덧입은 돌들이/ 둥둥 떠다닌다 - 이원,『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거리에서」 전문 최선을 다한 선택과 실천으로 우리는 완전하고 순수한 본질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끔 SNS 공간
동반자 김경인 충주문향회회장 같은 곳을 늘 그렇게 바라본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발 폭은 조절되고 편안함에 기댈 곳이 되어준다 안주하며 휴식하며 다시 충전하는 함께 그렇게 걸어가는 사람
[충북일보]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다시 오버랩 되고 있다. 유력 용의자 이춘재의 등장으로 전혀 다른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기억하기 싫은 참혹한 영상이 소환당하고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을 것 같았다. 하지만 수십 년 만에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당시 화성 8차사건(1988년 9월 16일 발생)을 모방범죄로 결론지었다. 윤 모씨를 범인으로 검거해 마무리했다. 하지만 최근 이춘재(56)가 자신이 저질렀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경찰은 혼란에 빠졌다. 8차 사건의 경우 음모(陰毛) 분석을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씨가 자백한 또 다른 사건들은 더 황당하다. 그가 청주에서 저지른 2건의 사건도 다른 용의자가 사건 초기 검거됐다. 그 용의자는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재판부가 경찰의 강압수사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같은 해 3월7일 '청주 남주동 주부 살인사건'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당시 대학생이던 20대 남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붙잡혔다. 하지만 그는 경찰에서 한 자백을 재판과정에서 번복했다. 경찰도 자백 외에 다른 증거 확보를 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풀려났고 사건은 지금까지 미제로 남았다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 저출산 해결을 위한 많은 정책이 나오고 있다. 임신을 해보니 좋은 정책이 있는 반면 어떤 부분에서는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는데, 경험자로서 좋았던 부분과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저출산 해결 정책 중 좋았던 부분은 임신한 공무원을 배려하기 위해 상당 부분 법령이 개정된 것이다. 공무원 복무조례 중 '모성보호시간'이 변경됐는데, 1일 2시간의 범위에서 휴식이나 병원 진료 등을 위해 모성보호시간을 받을 수 있었던 기간 '임신 후 12주 이내거나 36주 이상'에서 '임신 기간 전체'로 변경됐다. 또 임신한 경우 검진을 위해 매월 1일간의 특별 휴가(여성보건휴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임신할 경우 2주마다 검진이 필요한데 모성보호시간 및 여성보건휴가 등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근무하는 부서마다 분위기가 달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임신 중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숨을 쉬기가 힘들고, 다리에 쥐가 나고, 소화가 잘되지 않는데 법적인 배려가 현실에도 많이 적용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 남성 공무원의 휴직 제도도 개편됐는데, 예를 들어 여성이 출산 후 2년을 육
부동산이란 '토지와 그 정착물'이라고 민법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부동산 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이랬다. '원래 우리에게 부동산이라는 용어는 없었다. 예로부터 토지와 가옥(家屋)으로 불렀다. 그러다가 일제 강점기(1910.8~1945.8)에 일본인들이 우리에게 전했다. 서구 문명을 일찍 받아드린 일본이 1876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청·노 양국세력을 몰아낸 후, 1905년 통감부를 설치하고 자기들 자본의 본원적 축적(本源的 蓄積)을 위하여 조선시대 봉건 토지제도를 붕괴시키면서, 부동산등기제도(不動産登記制度)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즉, 일제 통감부는 조선으로 하여금 1906년7월 '부동산조사회'를 설치하게 하였고, 1912년 3월에는 '조선부동산증명령'을 공포하였다. 그러니까 부동산 이라는 용어가 공식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라 볼 수 있다'고 부동산 용어사전은 기술하고 있다. 이런 기원을 가진 부동산은 어떻게 가격이 만들어 질까· 부동산은 주거용을 대표로 상업용, 공업용, 농업용, 임업용 등으로 구분된다. 각각 가격결정 요인이 다를 것이라는 짐작은 얼른 이해된다. 주거용부동산은 쾌적한 환경이 우선할 것이고, 상업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