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맞춰진 알람 소리에 눈이 떠졌다.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향해 밥을 짓고, 아이들 반찬거리를 찾느라 냉장고 문을 열어 채소와 재워놓은 고기를 꺼내 냄비에 볶기 시작하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육아휴직 후 복직하는 날이어서 더 긴장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부리나케 아침을 준비해놓고 출근을 준비하던 중 둘째 딸의 어린이집 수첩이 눈에 띈다. 벌써 세 권 째. 아이의 하원 후의 생활과 등원 전까지의 일상을 적는 작은 수첩이지만 그 수첩을 적어간 1년 반의 시간 동안 아이가 큰 탈 없이 잘 자라줘서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내의 회사 복귀에 맞춰 무작정 시작한 육아휴직.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13개월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걱정이 많았지만, 순하고 순한 둘째 녀석은 내 걱정을 덜어주려는 듯 잘 먹고 아빠 품 안에서도 잘 자고 해줬다. 그 아이가 벌써 네 살, 세 돌이다. 무사히 휴직 기간 동안 내 역할을 다 해 낸 것 같고, 품 안에 폭 안겨지던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잘 자라줘서 감사할 뿐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 급여자 5만 3494명 중 남성 휴직자는 1만 1080명으로, 전체의 2
[충북일보] 2019년 충북 여성계의 최대 이슈가 지난해에 이어 또 '성범죄'다. 새로운 여성정책 발굴을 위한 모멘텀 마련이 필요하다. 충북여성정책포럼(대표 이순희)은 지난 23일 '청춘잡(job)담(談)'에서 올 한해 화제가 된 충북여성 10대 뉴스를 선정·발표했다. 여성정치, 성범죄, 경제·일자리, 보육, 여성관련 행사 등 여러 분야의 이슈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끊이지 않는 성범죄, 미투 이후에도 암울' 뉴스가 10대 뉴스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충북지역 불법촬영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가' 이슈가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충북여성 10대 뉴스'는 여성정책포럼이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지역 성평등 정책과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일상에서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는 이어졌다. 충북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범죄가 충북 여성 10대 뉴스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최근까지도 청주교육대학교와 충북대학교 단톡방 사건 등이 줄줄이 터졌다. 동급생에게도 인간이 아닌 성적 대상이 됐다. 성적 욕구 해결을 위한 가벼운 소재로 전락했다.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는 아
책 장병학 충북시인협회 노오란 달님 이쁜이네 집 문틈 사이로 살포시 내려앉는다. 뜨락의 풀벌레 책 속에 길이 있다고 재잘재잘. 마음의 양식 위해 어둠 거친 새벽녘까지 글밭 리듬을 탄다. 노오란 달님 내일 밤도 문틈 사이로 사알짝 놀러 오겠지.
어린 날 어렵사리 신문을 구했다. 세태를 꼬집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인 신문 만평에 홀려서다. 그것 하단엔 예쁜 여배우, 미남인 남자 배우 사진이 흑백으로 인쇄 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화 제목은 기억 없지만 당시 그 사진을 보며 나도 훗날 자라서 영화배우가 돼야겠다는 꿈을 키웠던 기억도 새롭다. 또한 신문 일면 전체에 큼지막하게 실린 안데르센 동화 전집에 관한 광고 사진을 본 후 동화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키웠다. 돌이켜보니 그 때 꿈이 어쩌면 현재 수필을 창작하도록 이끈 듯하다. 하지만 배우가 되겠다던 꿈은 좌절 되고 말았다. 배우 학원을 몰래 일 년 가까이 다닐 즈음 어머니께 들켰다. 어머닌 이 사실을 알고 연예인만큼은 절대 안 된다며 완강히 반대를 하는 바람에 그 꿈을 접었다. 배우 학원 연기 수업이었던 팬터마임은 지금도 뇌리에서 잊히지 않고 생생히 기억될 정도다. 어린 시절 나에게 꿈을 안겨줬던 신문이다. 요즘은 영상매체 발달 탓인지 시중에서 신문을 구입하기가 전과 같지 않은가보다. 얼마 전 지인이 신문 한 부를 구하려고 고속터미널, 시외버스 터미널 등 판매대를 찾아다녔단다. 그러나 신문 판매하는 곳이 없어 하는 수없이 신문사를 직접 방문
겨울이 되면서 뜨개질을 취미 삼아 배우고 있다. 손으로 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편이라 조금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배우는 것을 즐긴다. 어떠한 요행이 없이 순전히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솔직하고 매력적이다. 또 배우다 보면 취미가 맞는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도 있다. 실을 떠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보면 시간과 정성을 많이 투자 하지만 그에 따른 보람도 매우 큰 편이다. 더불어 뜨개질을 하는 동안 무념무상에 잠겨 여러 잡념이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집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집중을 하지 않으면 가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정성을 오롯이 쏟고 집중을 하는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뜨개질의 기초인 코 잡는 법과 겉뜨기를 반복하는 방법을 배워 인근 학교에 뜨개질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넥워머를 떠서 본인이 하거나 저체온증 아이를 위한 기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여성적인 취미 생활이나 남학생들도 잘 따라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서투른 솜씨지만 이내 익숙해지니 담소를 나누며 뜨개질을 할 정도로 숙달되었다. 반복적인 작업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뜰수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드라마에서 아픈 아버지와 자식 간의 다툼 끝에 자식들의 말문을 막히게 하는 아버지의 한 마디로 한 때 자주 등장했던 대사다. 이 말이 나온지 얼마 안되어 아버지는 중병에 걸려 쓰러지고 죽기 전 마지막 한 마디에 '너는 내 친자식이 아니다'라든지 '네 진짜 엄마는 누구'라든지 등등 막장드라마를 장식하기도 한다. 나름 드라마에서 반전을 일으키기도 하는 저 대사가 내 인생에서도 위기, 반전, 전환점 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 것은 최근 일이다. 잘 아프지도 않지만 아파도 얼굴에 티가 잘 나지 않다보니 아무도 아픈 것을 알아주지 않아 서운한 나로서는 어린 시절에는 내 건강을 '남이 알아봐주기를' 바라는 때도 있었다. 일부러 콜록콜록 소리를 더 내기도 하고, 게슴츠레 눈을 뜨고 엄마 앞을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부터는 오히려 반대로 안 아픈 척 하기에 바빠졌다. 게다가 텔레비전에서 쏟아지듯 나오는 온갖 견과류, 건강기능식품 등을 한 주먹씩 먹으면서 오늘도 나를 잘 챙기고 있음을 혼자 자신하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최근 가족이나 친척, 직장 동료들이 이런저런 병들로 병원을 오가는
청렴과 친절은 공무원의 6대 의무에도 포함되는, 공무원으로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자 자세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기본적인 의무를 지키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서는 공무원이 많아 안타깝다. 이러한 상황에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직자의 모습을 보여준 이를 소개하고 싶다. 그는 김수팽으로, 조선 영조 때 호조 서리로 일했다. 서리라는 자리는 실무자를 말하는 것이니 지위가 높은 벼슬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 호조나 내수사 서리들은 직책의 특성상 사대부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수팽은 사사로이 개인의 이익을 탐하지 않아 청백리로서의 많은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어느 날 김수팽이 선혜청의 아전으로 일하고 있는 동생의 집을 방문했는데 동생의 아내가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부업으로 염색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이를 본 김수팽은 크게 노해 형제가 나라의 녹을 넉넉하게 받고 있는데 백성들의 생업마저 빼앗아서는 안 되니 그만두라고 동생을 꾸짖었다고 한다. 관리로서 백성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익히 알 수 있는 대목이 다. 오늘날 공무원에게는 영리 업무 및 겸직금지의 의무가 있다. 나는 이 공
[충북일보]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 관행이 바뀌고 있다. 지방의회마다 개선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해외여행 규정을 조례로 강화하고 외유성 연수를 막는 조항도 보강하고 있다. 충북도내 지방의회도 변하고 있다. 충북도의회가 먼저 나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공무국외 연수·출장 결과를 조례 제·개정 등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지난 13일엔 도의회 회의실에서 정책복지위원회 등 3개 위원회가 실시한 공무국외 출장 결과보고회를 가졌다. 장선배 의장은 "충북도의회는 해외연수 개선방안 토론회를 거쳐 지난 5월10일 공무국외출장 규정을 전부 개정해 국내 사전 연수를 강화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 공개하는 등 투명하고 모범적인 국외출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의회의 변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적어도 올해는 '외유성 연수'논란에서 자유로울 것 같다. 자의든 타의든 대부분의 해외연수를 취소했기 때문이다. 5개 상임위원회 중 행정문화위원회를 제외한 나머지가 해외연수를 가지 않았다. 자비까지 들여 국내에서 우수 사례를 찾아다녔다. 각 상임위 소관별로 국내 다른 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우수 사례를 수집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되레 그런 노력을 인정하는…
농업은 농산물 생산이라는 본원적 기능 이외에도 식량안보, 경관 및 환경보전, 수자원 확보와 홍수방지, 전통문화의 계승 등의 공익적 기능을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농민수당은 공익적 가치를 생산하는 농업인들에게 수당으로 보상함으로써 농업·농촌을 지속시키고자 하는데 목적을 둔다. 전남의 기초자치단체인 해남, 강진 등에서 실시됐고,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전남북이 2020년에 농민수당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사실상 지방재정 자립도가 가장 낮은 도가 각각 1천460억 원, 612억 원을 지급하는 엄청난 규모다. 농가에게는 연간 60만 원씩 지급되는 금액이다. 그런데, 정작 농업단체는 연간 60만 원의 지급 결정에 반대하고 연간 120만 원을 다시 요구하고 있다. 지급되는 금액이 적고, 공익적 가치는 '모든 농업인을 대상으로 똑같이 지급'돼야하기 때문이다. 즉 농가당 1인에게 지급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도의 주민발의한 내용을 살펴 보겠다. 농가당 60만 원이면 450억 원이고, 120만 원이면 900억 원이다. 주민발의 제출한 경영체를 기준으로 하면 10만7천 가구에 1천284억 원이다. 모든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면 16만4천 명에
우리 조상들은 벽사와 기원 의미를 음식에도 담았다. 그중에 팥죽은 동짓날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오늘날까지 동지팥죽에는 그 의미가 잘 깃들어 있다. 팥죽 먹는 동짓날은 절기 중 스물두 번째의 절기다. 해의 기울기에 따라 생기는 자연현상을 기준하여 양력인 24절기에 맞춘 것이다. 동지(冬至)는 '겨울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서 '동지섣달 긴긴밤'이라는 말도 생겼다. 중국 한나라 때《예기》에는 기원전 600년경부터 24절기가 쓰였는데, 주나라 때에 일 년을 12절기와 12중기로 이름 붙인 것에서 유래했다. 음력은 달의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 하는데, 양력은 해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한다. 태양을 기준으로 하면 동짓날이 그 첫날이 된다. 동지에는 기원전 1046년경 주나라 문왕이 지었다는《주역》에 "동짓날에는 관문을 닫아 장사꾼과 여행자가 다니지 못하게 하며 임금은 사방을 시찰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원전 470년경《시경》에는 "일양의 날에 바람이 차갑고 이양의 날에 날이 차가우니, 베옷도 없고 갈옷도 없으면 어떻게 해를 마치리오."라고 첫 번째 해의 날로 적었다. 동짓날 고사는 기원전 200년
이경열 교수가 지은 책 '빈 껍데기 우렁이야기'에 실려 있는 '소나무에 핀 카네이션'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필자가 평어체로 쓰인 것을 경어체로 바꾸었습니다. 이 책에는 5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지은이의 부모님을 중심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내, 자녀, 손주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친 가족들이 함께 숨을 쉬며 엮어내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필과 시, 편지 등의 형태로 쓰여 있습니다. 책 전체에서 가족 사랑에 대한 소중함이 진솔하게 묻어납니다. 다음은 지난 5월, 지인이 필자에게 보내준 '어느 불효자의 고백'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피부가 나빠진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이 이뇨제처럼 인체의 수분을 빼앗아가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피부의 건조함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 건조한 겨울에는 피부도 마르기 쉬운 법이어서 각질이 일어나기 쉽다. 피부가 푸석해 보여 전체적인 인상마저 부정적으로 비치게 되니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세포의 활동성을 높인다. 이에 따라 심장은 박동수가 증가하고 신장에서는 혈류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이뇨작용이 왕성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커피애호가들은 카페인으로 인한 수분탈취 현상을 애써 무시하려 한다. 그것은 커피에 대한 잘못된 애정이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인체가 건조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섭취한 커피의 2배 가량 물을 섭취하면 된다. 피부의 수분을 고려한다면, 성인은 하루 평균 6~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많이 섭취한다면, 최소한 이보다 많은 물을 섭취해야 카페인이 빼앗아가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음주 후 술을 빨리 깨고 싶어하는 애주가에게 카
[충북일보]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가 마침내 도입됐다. 신문업계의 10년 요구가 열매를 맺었다. 유리지갑 샐러리맨들에게는 솔깃한 유혹이다. 하지만 한 번 등 돌린 독자들이 얼마나 돌아올지 의문이다. *** 일단 마련된 활성화 돌파구 인터넷·모바일 등 '온라인 뉴스'가 강세인 시대다. 신문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미디어 강자다. 그런 신문이 위기에 놓인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 구독료 소득공제' 법안이 통과됐다. 신문 시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가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신문 구독료에 대해 도서 구입비 및 공연 관람비와 동일한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업계가 정치권에 10년 동안 줄기차게 요구한 결과다. 신문 구독자도 이제 구독료에 대해 소득공제 받을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사용과 똑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회가 신문의 공공재적 가치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이 법의 적용은 2021년부터다. 신문은 도서 등과 유사한 지식정보 매체다. 한 마디로 사회적 공공재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직지의 노래 임준빈 충북시인협회 1. 세계만방 가슴 가슴마다 반만년 민족의 얼 품어 펼치신 임아 그대 혼 불 한 올 한 올 활자로 새겨 웅비의 나래 떨치셨네. 푸른 정, 무심의 강물 그대 영혼으로 흐르는 유구한 고려의 젖줄이었으리 아, 빛나리라 이룩하리라 우리의 긍지여 자존심이여. 2. 세계최고 금속에 새긴 활자 고을 빛 기슭마다 알알이 맺힌 유산 흥덕사 정겨운 종소리 한갓되어 풍경처럼 울리셨네. 참된 선으로 사람의 마음 바로 보라는 동양의 지혜 뻗어나갔으리 아, 빛나리라 이룩하리라 우리의 긍지여 자존심이여.
[충북일보]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미 각종 매체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가 아니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정보를 검색해 합리적 판단과 선택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 변화는 기업의 마케팅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최근 들어 '인바운드'가 새로운 마케팅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간판이나 광고메일 발송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던 기존의 방식과는 아주 다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지 말고 사게 하는 마케팅'이다.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잠재 고객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나아가 실질적 구매에까지 이르게 하는 전략이다. 고객과 소통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인 '아웃바운드'와 구별된다. 기존 '아웃바운드' 방식은 소비자들에게 강제적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홍보했다. TV 또는 신문광고와 같이 불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광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물론 방문판매원의 끈질긴 접근 방식도 아웃바운드 마케팅에 포함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일방적인 상업적 메시지는 사람들의 관심
집게 손 안창남 충북시인협회 빛 붉은 하늘 틴들현상* 웅장하다 수평선만 있는 바다 회오리 용오름에 세상은 고요 속 꺽지를 잡으려다 고래를 잡은 날 사랑 이란 이름 빌어 몇 글자 끄적이다가 플렛폼에 서 있는 나를 본다 시 한 편 얻고자 밤 기차를 타고 창밖을 본다 철커덕 턱, 철커덕 텅, 철커덕 텅 내 손은 집게 손, 내 발도 집게발 새벽 돌아오는 차창엔 이쁜 시가 한 편 철커덕 텅, 철커덕 텅... * 틴들현상 : 빛 내림 현상
"선생님, 좋은 새엄마도 있어요. 우리 엄마는 진짜 좋은 새엄마예요." 베트남이 고향인 학생이 한국어 수업 중에 건넨 말이다. 순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의 새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진지한 질문이 마음 속에 들어와 맴돌았다. 고정관념 속에 자리 잡은 우리들의 새엄마…. 나는 한국어 교육자로서 우화나 동화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수업을 자주하는 편이다. 이야기는 흥미를 줄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언어와 문화를 익히게 하며 보다 풍부한 생각을 하게 되므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업 방법 중 하나이다. 얼마 전, '장화홍련전'을 가지고 한국어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스토리를 문단으로 나누어 전체 학생들이 역할을 맡아 참여하고 모르는 어휘는 따로 표시하도록 하여 설명을 해준다.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돌아가면서 읽지 않았던 부분을 맡아 다시 읽히며 전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내용을 파악했는지 이야기의 순서를 맞히는 문제를 풀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하는 동안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게 된다. 특히 장화와 홍련을 향하는 새엄마의 거친 말과 행동은 누구라도 공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때 베트남이 고향인 학생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집에서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특히 겨울에는 시골에서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채소가 콩나물이었다. 집안에 결혼이나 회갑 등 잔치가 있을 때도 콩나물을 길러 먹었다. 콩나물 콩은 일반 콩과 좀 다르다. 쥐눈이콩이라 하여 종자가 따로 있다. 크기가 쥐 눈처럼 아주 작다 하여 쥐눈이콩이라 불렀다. 지금은 사시사철 싱싱한 채소가 흔하고 바쁜 세상이라 콩나물을 직접 길러 먹는 것을 보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옛날 집에서 길러 먹던 콩나물과 요즘 시장에서 사 먹는 콩나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양 자체가 크게 다르다. 집에서 길러 먹던 콩나물은 우선 볼품이 없다. 몸통은 실같이 가늘고 잔뿌리가 많았다. 요즘 콩나물은 우선 보기가 좋고 먹음직스럽다. 몸통은 처녀 속살처럼 희고, 통통하며 잔발이 거의 없다. 소비자들의 눈을 유혹하기 충분한 몸매와 미모를 갖추고 있다. 몇 해 전 종합편성 채널에서 먹거리 x 파일이라는 프로를 방송한 적이 있다. 여기서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던 내용이 있다. 시판되는 콩나물 9개 중 2개의 콩나물에서 허용되지 않는 농약 '카벤다짐'이 검출된 바 있다. 즉 농약콩나물이 발견된 것이다
싸늘한 아침,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본다. 까치 한 마리가 208동과 209동 사이 허공을 그으며 날아가고 동남지구가 흐릿한 시야에 잡힌다. 산의 붉은 속살이 파헤쳐지던 때가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어느새 아파트가 여기저기 몸을 만들어 가고 있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지옥에서 보낸 한철'이 황달 걸린 사람의 눈 같은 표지를 입고 있다. "미세먼지를 많이 쐬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군요."라는 앵커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미세먼지 탓일까. 갑자기 슬픔이 뿌옇게 몰려든다. 아침이면 일어나 습관처럼 출근하고 저녁이면 아무렇지 않은 듯 집으로 돌아오는 나. 나는 누구인가. 랭보는'나는 타자'라고 했다. 프랑스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인 랭보. 보들레르가 '파리의 우울'에서 보여주었던 프랑스의 뒷골목과는 다른 빛깔의 프랑스와 유럽을 보여주었던 랭보. 그는 철저히 시대의 반항아였으며 방랑자였으며 광기에 휩싸인 시인이었다. 목차를 훑어본다. 매혹적인 제목들(나쁜 피, 지옥에서 보낸 한철, 취한 배)이 나를 당긴다. 책장을 넘기며 랭보의 거침없던 삶을 본다. 제국주의가 난무하던 시대, 백인들의 횡포와 당시의 사회상을 담은 시들은 소외된 자의 아픔을…
늘 그렇듯, 설거지를 마치면 식탁에 앉는다. 그리고 습관처럼 무심히 살림살이들을 둘러본다. 모두 오래 된 것들이지만 세월만큼 정이든 물건들이다. 이 집으로 이사 온 지는 10년. 그간 변화가 있었다. 아이 둘이 결혼을 해서 나갔다. 모두 이 부엌에서 만들어진 밥을 먹고 학교와 직장을 다녔다. 이제 부엌엔 그릇과 그릇소리, 물소리, 가스 켜는 소리, 음식 끓는 소리가 깔깔대던 아이들 대신 혼성 합창처럼 들어서 있다. 요즘이야 부엌을 주방이라 부르지만 아직도 나는 주방이란 명칭보다 부엌이라 말하기 좋아하고 즐겨 사용한다. 부엌, 이 따스하고 아늑한 공간. 내게 부엌은 나의 제단. 꽃무늬 영대를 두른 나는 이곳을 지휘하는 여사제이기도 하다. 그리 화려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나의 제단엔 아궁이 불 대신 가스레인지가 있고 누르면 쏟아지는 수도라는 문명의 샘이 있다. 그리고 싱크대에는 매일 쓰게 되는 살림 도구와 반질반질한 그릇들이 단정한 자세로 포개 있다. 이 모두 나의 제단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랑스런 제물들이다. 저녁을 짓는다. 오늘의 제물은 돼지고기와 약간의 푸성귀. 시원스레 트인 북쪽 창, 저녁놀아래 제물을 손질한다. 흐르는 물에 푸성귀와 고기를 깨끗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다. 2019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각 개인마다 올 한해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간절히 바라고 또 그걸 이루어내기 위해 열두 달을 힘차게 달려왔기에 이제 마지막 남은 며칠은 땀 흘린 결실에 대한 성과를 따져야 할 시기이다. 벌써 수 십 년 전인가? "여러분, 새해에는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많은 사람들의 새해 소망은 '경제적으로 걱정 없는 삶'이 되었다. 올해도 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도 풍요로운 경제가 가장 큰 소망이었다. 그러나 해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기대했지만 올 한해도 역시 밖으로는 침체되고 있는 세계경제상황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정치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고, 나라 안으로도 어지러운 정치와 불안한 경제가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경제'는 '경세제민'이라는 '세상을 경륜하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장자의 말에서 유래되었다. 장자가 말하는 '경세제민'은 지금의 경제학 범주보다 훨씬 큰 개념으로 정치와 행정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궁극적으로는 백성을 잘 살게 하려면 정치와 행정이 당연히 병행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잇달아 열린 각료 장관회의에서 내년에는 확실한 경제성
[충북일보] 출장비나 수당을 빼돌리는 공무원들의 나쁜 관행이 여전하다. 전국 지자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거의 다 비슷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허위출장이 대표적이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부풀리는 행태도 있다. 모두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안이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다. 공무원 처우는 이미 대폭 개선됐다. 급여가 민간 기업에 비해 적었던 과거 시절 공무원이 아니다. '생계형'이라고 변명할 명분도 사라졌다. 그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적폐'일 뿐이다. 공무원 출장비 부당수령 문제는 중앙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최근까지 계속됐다. 현행 공무원 여비 규정 18조는 출장 여행 시간이 4시간 이상이면 2만 원을, 4시간 미만이면 1만 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지자체 공무원들이 4시간미만 출장에도 4시간 이상으로 신고해 여비를 타내곤 했다. 출장을 가지 않고 출장비를 챙기기도 했다. 주로 내근 부서 공무원들이 주로 이런 사례에 속한다. 출장이 거의 없는 단순 창구 업무를 보면서도 출장 일수나 시간은 일선 현장을 뛰는 다른 부서와 별 차이가 없다. 정부도 공무원들의 이런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해 대책을 마련했다. 행정안전
횡단보도와 순교자 서승석 충북시인협회 밤새 신호등은 파란 눈 붉은 눈을 번갈아 부릅떠 이승의 파리와 모기목숨을 지켰음에도 밤새 어마어마한 사고에 가로등이 졸았다고 증언하는 위증자여 밤낮으로 내가 죽어야 네가 산다며 일생 제 몸을 뉘어 눈을 떠 길바닥에 밟혀도 바르게 참아 정지, 질서의 목에 하얀 피를 흘리며 순교자의 삶을 사는 횡단보도
사람에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정직이다.거짓말하는 사람치고 정직한 사람이 없다. 동서고금을 통해 인류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하는 참말을 해도 저 사람 또 허투루 거짓말 하는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솝우화에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있다. 그 양치기 소년이 하루는 마을 뒷산에서 양을 지키다가 심심하여 마을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마을 사람들 여기 늑대가 나타나 양을 잡아먹으려하니 도와주세요! 그렇게 소리 소리를 쳤다. 양치기 소년이 하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이 몽둥이를 들고 쫓아갔다. 가서 보니 늑대는커녕 쥐새끼도 없었다. 그리고 양치기소년은 빙그레 웃었다. 동네사람들이 그 소년이 하는 거짓말에 속아 한 바탕 소동을 폈다. 그 얼마 후 또 양치기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어요. 어서 저를 도와주세요. 그래서 이번에는 참말이겠지 하고 양치기 소년이 있는 곳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또 속았다. 양치기 소년은 동네사람들이 자기가 소리친 말을 듣고 속아 떼 몰려나오는 것에 재미가 났다. 그 후 어느 날이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들 무렵 이번에는 진짜 늑대가 나타나 양을 잡아먹었다.…
"일찍 일어난 벌레는 일찍 먹이가 된다." 일상의 상황을 극복하고자 어떠한 노력을 해도 본인 자체가 벌레라면 상위 포식자의 먹이가 될 뿐이다. 처한 현실극복을 위한 노력도 보다 큰 사회 구조 안에서는 극복이 불가능한 문제이다. 화려하게 치장된 자본 구조에 자본 약자는 나약 할 수밖에 없는 먹이 감이 된다. 그럼에도 사회는 언제나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한다. 그런 노력이 혹시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통제적으로 우리에게 세뇌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스스로 느끼고 분별을 가질 수 있어야 하는데 의지 없이 표류하는 해파리와 같이 사는 것이 아닐까 걱정한 것이었다. 국가라는 것 또한 선택이 아닌 의무를 수반한 무조건적 충성이 있어야 했다. 국가라는 단일 생명체를 위해 많은 부속 중 하나가 되어버린 자아는, 하나하나 아름다운 개체의 모습을 잊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사회는 일반인을 세뇌 시키는가? 사회에서는 개인의 존재가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다고 믿게 만들고 이로 인하여 서로 간의 관계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한다. 서로가 서로를 견고하게 밀착시켜 새로운 사고를 갖거나 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나와 다른 것을…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