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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23 17:30:29
  • 최종수정2019.12.23 17:30:29

박영순

<이유있는 바리스타> 저자, 서원대 교양학부 겸임교수

커피를 많이 마시면 피부가 나빠진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이 이뇨제처럼 인체의 수분을 빼앗아가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피부의 건조함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실 건조한 겨울에는 피부도 마르기 쉬운 법이어서 각질이 일어나기 쉽다. 피부가 푸석해 보여 전체적인 인상마저 부정적으로 비치게 되니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세포의 활동성을 높인다. 이에 따라 심장은 박동수가 증가하고 신장에서는 혈류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이뇨작용이 왕성해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커피애호가들은 카페인으로 인한 수분탈취 현상을 애써 무시하려 한다. 그것은 커피에 대한 잘못된 애정이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인체가 건조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섭취한 커피의 2배 가량 물을 섭취하면 된다. 피부의 수분을 고려한다면, 성인은 하루 평균 6~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많이 섭취한다면, 최소한 이보다 많은 물을 섭취해야 카페인이 빼앗아가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음주 후 술을 빨리 깨고 싶어하는 애주가에게 카페인의 이뇨작용은 요긴할 수 있다. 단순이 물만 마실 게 아니라 커피를 마신 뒤에 물을 섭취하면 카페인의 이뇨작용 덕분에 물과 함께 몸 속에 있는 알코올을 보다 빨리 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카페인의 이뇨작용은 커피를 마신다고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이 하루 2~3잔의 커피 섭취(카페인 1일 섭취제한량 범위 내)가 탈수를 유발하는지를 조사한 바 있다. 연구팀은 다른 섭취조건을 똑같이 한 뒤 3일간 커피를 마신 그룹과 물을 마신 그룹을 비교했는데, 두 그룹은 소변량이나 몸의 수분량 변화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카페인 섭취량이 간이 분해하는 능력 범위 내에 있다면 이뇨현상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힘들다. 따라서 커피의 이뇨효과라는 것은 단지 카페인이 아니라 마시는 커피의 양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이뇨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카페인 분해능력이 좋다고 판단한다거나 카페인을 잘 극복하는 체질이라는 식으로 그릇된 자신감을 가졌다가는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커피를 과하게 마셔 카페인 1일 제한섭취량을 넘기는 바람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피부에게 적이 된다. 제대로 잠을 못 이루는 것은 인체에게는 스트레스로 작동한다. 뇌는 스트레스에 대항해 몸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데, 그 중 하나가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이다. 코르티솔은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임으로써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는 에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에는 스트레스가 만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코르티솔의 혈중농도가 높아지고, 그 결과 지방의 축적량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피부에 기름기가 많아지고, 기름기는 여드름을 유발한다는 측면에서 커피가 피부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말이 떠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커피가 여드름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카페인이 피부의 기름기를 가중시킨다는 연구데이터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비해 최근 더 설득력을 갖는 게 커피에 들어 있는 항산화물질이 노화를 방지해 줌으로써 피부를 더 탄력 있게 유지해 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역시 커피가 피부의 탄력성을 높였다는 과학적 물증은 없다.

커피와 피부건강의 관련성은 현재로선 탈수와 숙면이라는 두 가지 요인을 토대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커피가 피부건강을 해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순 없겠지만, 너무 두려워해 커피를 마실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겠다. 카페인 1일 섭취량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피부뿐 아니라 건강 전반에 걸쳐 커피가 해를 끼친다는 보고는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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