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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2.23 17:32:08
  • 최종수정2019.12.23 17:32:08

자영스님

자연음식요리가, 화림전통음식연구원장

우리 조상들은 벽사와 기원 의미를 음식에도 담았다. 그중에 팥죽은 동짓날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오늘날까지 동지팥죽에는 그 의미가 잘 깃들어 있다.

팥죽 먹는 동짓날은 절기 중 스물두 번째의 절기다. 해의 기울기에 따라 생기는 자연현상을 기준하여 양력인 24절기에 맞춘 것이다. 동지(冬至)는 '겨울에 이르렀다'는 의미이다. 일 년 중에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서 '동지섣달 긴긴밤'이라는 말도 생겼다.

중국 한나라 때《예기》<월령>에는 기원전 600년경부터 24절기가 쓰였는데, 주나라 때에 일 년을 12절기와 12중기로 이름 붙인 것에서 유래했다. 음력은 달의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 하는데, 양력은 해의 높낮이를 기준으로 한다. 태양을 기준으로 하면 동짓날이 그 첫날이 된다.

동지에는 기원전 1046년경 주나라 문왕이 지었다는《주역》에 "동짓날에는 관문을 닫아 장사꾼과 여행자가 다니지 못하게 하며 임금은 사방을 시찰하지 않는다."고 했다. 기원전 470년경《시경》에는 "일양의 날에 바람이 차갑고 이양의 날에 날이 차가우니, 베옷도 없고 갈옷도 없으면 어떻게 해를 마치리오."라고 첫 번째 해의 날로 적었다.

동짓날 고사는 기원전 200년경 한나라 때의《예기》에 "주나라에서 처음으로 제의를 행한 것이 우연히 동짓날(日以至)이었던 데서 비롯됐다." 2세기 후한 말기에 응소의《풍속통》에도 "한 해의 모든 일을 마치고 난 뒤, 큰 제사를 올려 그 공에 보답한다." 같은 시기의 진사왕 조식은《동지헌말표》에서 동짓날은 복을 맞이하는 작은 설(亞歲)이라 하고, "오랜 옛날부터 동짓날 신발과 버선을 바쳤다"고 했다.

동지팥죽은 3~5세기 진나라의 역사서《진서》에 석숭이 "손님을 위해 팥죽(豆粥)을 대접했다"고 처음 나온다. 440년경의《후한서》에도 대접받은 팥죽을 기록했다. 특히 6세기 초, 양나라의 종름이 편찬한《형초세시기》에 "홍수의 신, 공공씨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 귀신이 되었는데, 생전에 팥을 두려워해 팥죽을 쑤어 물리친다"고, '악귀 쫓는 팥'의 의미가 붙었다. 또 양나라 때부터 매년 동지가 되면 죄수들을 사면하고 풀어주었다고 한다.

동지는 아세, 동절, 교동, 하동, 소한절 등으로 불리며, 주나라와 당나라 때까지 새해의 시작으로 여겼다. 중국 남송의 주희가 편찬한《가례》에 "동지에 시조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한 내용이 고려와 조선에 전래하였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후기까지 당나라의 달력을 그대로 썼기에 동지를 설로 여겼다. 1309년 고려 충선왕 때에 원나라의 수시력으로 바꾸면서 현재의 설을 새해 첫날로 삼게 됐다. 고려 때부터 '동지표(冬至表)'를 짓는 등 동짓날 하례를 가졌다. '동짓날은 만물이 회생하는 날'이라 하여 사냥과 고기잡이를 금했다. 고려와 조선 초기의 동짓날에는 어려운 백성이 모든 빚을 청산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 왕실에서는 동지를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새 달력을 나누어 주었다.

작은 설 또는 설에 버금가는 날로 불리는 동지가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兒冬至),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그믐 무렵에 들면 늦동지(老冬至)라 부른다. 동지 날짜가 양력 12월 21일 또는 22일로 고정되어 있으나, 음력 날짜가 유동적이어서 생긴 이름이다. 팥죽을 쑤지 않는 애동지는 아기동지, 아주 매서운 추운 동짓날을 깨닫게 된다는 의미로 오동지(悟冬至)라 한다.

우리나라의 전통 속에 팥은 붉은색과 독특한 맛으로 인해 주술적 의미로도 쓰였다. 백일과 돌, 생일상에 올리는 수수팥 단자는 잡귀를 쫓고 나쁜 액(厄)을 물리치길 바라는 액땜의 풍속을 넘어섰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먹어온 동지팥죽은 태양신에게 바치는 신령스러운 음식이었다. 집안 곳곳에 놓는 것은 악귀를 모두 쫓아내는 의미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감사의 뜻(薦新)이 담겨 있다. 먹을 때에는 먼저 '고수레' 의식을 하는 것이 전통적인 식사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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