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를 돌아가는데 흙내가 싱그럽다. 봄비가 내린 뒤 촉촉해졌나 보다. 이제 얼개미로 친 듯 부슬부슬해지면 농부들은 씨를 뿌리는 등 농사 준비에 바빠질 거다. 봄도 땅내를 맡아 푸르러질 테니 식물을 자라게 하는 위력이 참 대단하다. 얼마 후 길섶으로 탐스러운 쑥이 보였다. 낙엽 쌓인 거름더미에서 잎이 무척 실했다. 호미를 댈 것도 없이 푸슬푸슬한 흙은 금방 뒤집어졌다. 싱그러운 내음에 한 뿌리 캐 갈까 했더니 아닌 것 같다. 자라기는 해도 구수한 땅내는 맡지 못할 테니까. 야생화를 분에 옮겨도 시들시들 죽어버리곤 했다. 취나물 역시 화분에 심어 봤자 산에서 뜯어온 것만은 어림없다. 비좁은 건 물론 같은 흙이라도 깊은 골짜기에서 캐 먹는 맛은 아니다. 그건 알지만 구수한 땅내는 번번이 캐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땅내는 그만치 강렬한 것일까. 어디 나물뿐이랴. 시멘트 공간에 사는 우리 역시 자연을 외면하고 겉돌면서 스스로의 건강을 잃어가는 것 같다. 지금도 1시간 남짓 걷고 있는데 발이 아프지 않다. 시멘트 길이었다면 30분도 못 가서 지쳤을 거다. 흙내 물씬 나는 산길이라 오래 걸어도 무리가 없는 걸 보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오솔
봄꽃의 수런거림이 심상치 않다. 하루 사이에 창밖 살구꽃이 와르르 펴버렸다. 볼그레한 빛깔에 취한 사람들의 셔터소리도 요란하다. 오늘은 작은 아이가 처음 제 이름으로 된 집을 사서 이사를 하는 날이다. 덩달아 신이 난 마음에 이불 보따리 하나라도 날라줄 양으로 전화를 했더니 포장 이사센터에서 순식간에 해준단다. 세상 참 편해졌다고 해야 할까. 예전처럼 보자기마다 양은솥을 싸고 이불 보따리를 끙끙거리며 끌어낼 필요가 없다. 젊은 날 나도 참으로 여러 번 이사를 했다. 열댓 번 끌고 다니다 보니 모든 가구의 다리가 흔들거린다. 종이를 접어 대충 괴어 놓고 제 자리를 잡을 때쯤이면 영락없이 세를 올려 달라는 통지가 날아든다. 그러면 모든 보자기는 또 동원이 되고 삐걱거리는 가구들은 집 밖으로 끌려나온다. 서럽고 야속하기도 한 세월이었지만 그러려니 하고 살았던 것 같다. 우리 통로 15층 사시던 부부도 새집을 사서 떠난단다. 사다리차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창문을 닫아걸고 화분을 살핀다. 겨울을 잘 견디고 화사하게 봄꽃을 피운 것도 있고 똑같이 정성을 들였음에도 피죽도 못 얻어먹은 것처럼 비실거리는 녀석도 있다. 이 녀석들도 이사를 할 때가 되었나보다.…
붕타우 시내, 담장 넘어 피어있는 연분홍 부겐빌레아를 만났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다. 그것이 습자지처럼 얇은 종이 같아서 부겐빌레아는 '종이꽃'이라고도 불린다. 베트남어로는 화자이라고 한다. 하얀 꽃은 꽃받침 안에 숨어있다. 꽃받침은 꽃처럼 진화했고 벌과 나비를 부른다. 벽돌담을 타고 내려와 붉게 피어있는 이 정열의 꽃을 보면서 이 골목이 무척 낯익다는 생각에 잠긴다. 아마 한국의 어느 담장에서인가 본 덩굴장미가 연상된 것이리라. 꽃은 다르지만, 이 골목의 정경은 그 풍경과 흡사하다. 우리의 기억은 좋았던 것을 간직하고 있다가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그것을 다시 끄집어낸다. 나는 불현듯, 꽃을 만지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 연분홍 잎에 손을 댄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꽃을…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충북지역 곳곳에서도 장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파산이나 생계 위협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곳도 많다. 물론 충북도가 긴급히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지역경제 피해 지원을 위해 1천117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긴급히 편성했다. 정부의 코로나19 추경에 발맞춘 조치다. 도는 우선 감염병 대응과 방역강화를 위한 보건소 선별진료소 장비지원에 10억 원을 투입키로 했다. 음압구급차 보급(4대 8억2천만 원), 음압 들것 구매(2억 원), 택시·터미널 등 방역 근로자를 위한 마스크 구매(7억7천만원), 사회복지시설과 노인복지시설 마스크 지원(7억7천만 원) 등도 결정했다. 모두 100억 원에 달한다. 소상공인과 피해기업 지원을 위한 코로나19 정부정책자금 보증료도 16억8천만 원 지원키로 했다. 소상공인 육성자금 이자보전에도 2억5천만 원을 보전한다. 이 부문에 모두 161억 원을 책정했다. 민생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신종감염병 생활지원비는 46억 원이다. 아동양육 한시지원사업엔 4개월 동안 330억 원이다. 저소득층 한시생활 지원비도 4개월 354억 원 책정했다. 모두 856억 원이 반영됐다. 도는 이번 추경을
봄을 깨우는 소리 권오중 전 증평문인협회장 찬바람이 분다고 초록잎이 아니 피랴 잔설이 남았다고 꽃잎이 아니 피랴 따스한 햇살이 노니는 양지쪽에 산새들이 봄을 부르고 풍경소리 머무는 산사에 목탁소리가 봄을 깨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각 기관에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 운영, 자가 격리자 모니터링 관리, 방역 활동 등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상 감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주요 도로변, 다중이용시설, 버스승강장 등의 방역 소독과는 별개로 개개인 위생관리와 마스크 착용이 중요시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시민은 매일 습관처럼 출근이나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실상은 구매 자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스크 사용 지침에 따르면 지역사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개인의 경우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의료기관 종사자 등 감염 우려가 있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감염 의심자 또는 확진자가 아니라면 반드시 KF94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 금천동 행정복지센터는 봉제교실 강사의 도움을 받아 샘플로 면 마스크 한 개를 만들어 실용성과 효과성을 분석한 후 지난 3일 주민자치프로그램 봉제교실 수강생들과 직능단체 회원들이 면 마스크를 제작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80세 이상 어르신들께 나눠주기로 계
신종 코로나 19에 의한 사회적 거리가 강조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집안에만 갇혀 있노라니 이 역병이 창궐하기 전 소소한 일상이 마냥 그립다. 심지어는 이 사회적 거리로 말미암아 며칠 전 친정어머니 생신도 외면해야 하는 불효를 저질렀다. 이 날만큼은 모처럼 오랜만에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머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일이 행복한 기억으로 떠올려지는 이즈막이다. 이렇듯 신종 코로나19에 의한 불안과 공포는 삶속에서 크나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기도 한다. 문밖출입이 두려워 칩거를 하노라니 마치 외딴 섬에 홀로 갇힌 기분이다. 이게 아니어도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대의 삶은 매사가 정신적인 압박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런 스트레스의 연속은 나서부터 무슨 일이든 이면을 헤아리고 매사 깊이 생각하는 것을 꺼리게 했다. 이 탓에 즉물적卽物的인 사고에 익숙해진 듯하다.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는 외려 삶의 느슨함을 탄력적으로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19가 안겨주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게 요즘 심경이다. 무엇보다 이즈막은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질병보다 두렵다. 마음 편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 전부이니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가보다. 올
까마귀는 지상에 있는 토끼 등 먹잇감을 보면 소리 또는 날개짓으로 늑대에게 토끼가 있는 위치를 알려 준다. 늑대는 까마귀가 알려주는 정보로 토끼를 사냥한다. 늑대는 까마귀가 제공한 정보를 이용해 토끼를 잡아 배를 채우고 먹잇감 일부를 까마귀에게 남겨 준다. 까마귀는 그것을 먹는다. 날짐승과 산짐승인 그런 동물들도 서로 돕고 사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 그 인간들은 권력이나 재물을 보면 먼저 욕심을, 탐욕을 그리고 독차지 하려고 한다. 나눔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권력 앞에서, 재물 앞에서, 까마귀나 늑대만도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란 동물은 세상을 홀로 살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20세기 중반 이후와 같은 문명사회, 과학문명에 의존, 복잡 다양한 사회적 구조에서는 특별한 협력이 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한다. 그리고 협동 협력해야 한다. 말로는 협력해야한다 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기회만 있으면 약점을 들고 험담하며 중상모략 한다. 본시 인간은 선善만을 타고 났다. 악惡은 살면서 모질고 거센 세상의 어려움이 쌓여 만들어 낸 것이다. 특히 이해관계를 두고 더욱 심하다. 생태계 어느 것 하나
지난 지면에서 어느 동네의 사람들의 우측 복부의 길게 세로로 난 수술흉터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괴담같은 이야기는 실제로 20년이 넘도록 그 동네의사선생님이 맹장수술을 하는 길에 담낭절제수술을 하고, 담낭절제수술을 하는 길에 맹장수술을 한 덕에 생긴 수술흔적이었다. 만일 지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도미노효과라고 다들 아실 것이다. 하나의 작은 행동이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효과를 말하는데, 나비효과라고 하여 작은 행동이 엄청나게 큰 폭풍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확장된 표현도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맹장수술 후에 감염이나 수술 봉합부위가 벌어져서 복강 내에 농양이 차고 재수술을 하여도 사망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 담낭절제수술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 오랫 동안 많은 환자들을 수술하다보면 정말 상상도 못하는, 책에는 나오지는 않는 합병증이 발생하곤 한다. 환자의 체질은 제각각이고, 의사도 사람인데 아무리 눈 감고도 할 수 있는 수술이라고 해도 결과가 항상 같지는 않다. 필자도 위암이나 대장종양제거술을 매일 같이 하다보면, 1천명이나 2천명에 한명은 멀쩡히 집으로 퇴원한 환자가 몇일 뒤에 장천공이 되어 오는 경우를 본다. 이건 집도의의
[충북일보] 코로나19와 장기전이 시작됐다. 교육부가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다시 연기했다. 벌써 세 번째다. 물론 불가피한 결정이다. 방역당국의 적극적인 개학 연기 권고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학부모 다수의 찬성 의견도 적극 반영됐다. 일선 학교의 4월 개학은 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학사일정에서 유례가 없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개학 추가 연기는 당연하고 합리적인 조치다. 교회와 콜센터, 노인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감염병에 취약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 경우 지역 사회 감염의 새로운 통로가 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다. 수업 결손과 뒤엉킨 학사 일정 등 파생되는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개학 연기 사태로 후유증은 불을 보듯 훤하다. 무엇보다 대학입시 일정을 둘러싼 혼란이 걱정스럽다. 꼼꼼한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개학 이후 혼란을 막을 수 있다. 개학 연기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교육부는 일단 법정 수업일수를 최대 10일까지 단축키로 했다. 4주차 이후의 휴업일(10일)을 법정 수업일수(초·중등 190일, 유치원 180일)에서 감축토록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권고
평온한 보통의 어느 날 오후.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도로 한 가운데에서 차를 세운다. 그를 집에 데려다 준 남자도, 그를 간호한 아내도, 그가 들른 병원의 의사도 환자들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상현상. 눈먼 자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정부는 그들을 병원에 격리 수용하고, 세상의 앞 못 보는 자들이 모두 한 장소에 모인다. 그리고 남편을 지키기위해 눈먼 자처럼 행동하는 앞을 볼 수 있는 한 여인이 있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병동에서 오직 그녀만이 충격의 현장을 목격하는데... 띄어쓰기도 문장부호도 없는 글들의 나열로 독자들을 숨막히고 당황케 한, 포르투갈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를 영화화한 내용이다. 이 소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었을 때에야 가지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데,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요즘의 우리에게 더욱 절절히 다가온다. 봄비가 조용히 가늘게 하루 종일 내린다. 대구의 흐느낌처럼... 우산을 받쳐 들고 숲속 산책길을 스적스적 걷는다. 텅 빈 카페에 내걸린 어느 여인의…
지난해 강원산불과 여름철 수해,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강원산불 극복을 위해 561억 원의 기부금을 모았고, 이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모금 사상 최고액인 1천762억 원(3월 16일 기준)이 넘는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민들의 따뜻한 기부 덕분에 우리 사회는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흔히 기부한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다른 사람들의 부족한 것을 보듬고 채워주는 기쁨'이라고도 한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의 정의에 따르면 기부금품이란 환영금품, 축하금품, 찬조금품 등 명칭과 무관하게 반대급부 없이 취득하는 금전이나 물품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역경을 극복하고 세계가 놀랄 만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발전했고, 2000년에는 국제개발원조위원회(DAC)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뀌었다. 반면에 소득 불균형, 양극화 현상, 계층 간의 갈등과 같은 사회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기부는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으로서 사회문제를 국가개입 없이 해결하는
요즘 전 세계의 화두는 '코로나19'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에게 흔히 나타나는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지난 2002년 발생한 사스(SARS)나 2015년 메르스(MERS)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경우 치사율은 사스나 메르스 보다 높지 않지만 전염력이 훨씬 높아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위험한 바이러스는 물속에는 없는 것일까· 대답은 'NO'이다. 물속에서도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인간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먹는 물에서 가장 빈번하게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이다. 수돗물이 일반적이지 않았던 과거에 흔히 물을 갈아먹었을 때 일어나는 배탈·설사의 대부분은 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소독되지 않은 계곡수나 지하수를 잘못 마시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돗물은 바이러스에 안전한가? 대답은 'YES'이다. 과거 수돗물에서의 바이러스 논쟁이 있었다. 1997년 서울대 김상종 교수에 의해 서울과 인천의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로 촉발된 소위 '수돗물 바이러스 논쟁'이다. 결국 이 논쟁으로
천생연분 정남 충북시인협회 오른쪽 눈은 눈물도 별로 없고 먼 곳도 훤히 꿰뚫어보고 눈치가 있어서 흙먼지 불어오면 눈 깜짝사이에 죽은듯 엎드려있고 깔끔한 성격이라서 눈꼽이 근처를 얼씬거리지 않게 단도리도 잘한다 왼쪽 눈은 툭하면 눈물이다 안과에 진료라도 받으러가는 날이면 미리 겁을 먹고 눈동자 기운을 잃는다 마주볼 수 없어도 같은 곳 바라보는 부부로 맺어진 인연 부부도 둘이서 똑같으면 함께 살기 힘들다는데 그래서 한 쪽은 눈물도 많고 어리숙하고 겁 많고 게으르고 한 쪽은 깔끔하고 당차고 완벽하고 바늘로 콕 찔러도 피 한방울 흘리지 않을만큼 냉정하고 천 생 연 분
[충북일보] 코로나19가 평화로운 농촌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홀몸 거주 노인들은 끼니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경로시설이 많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은 아직 농한기다. 노인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서 하루를 보내곤 한다. 하지만 이제 그럴 수가 없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의 노인들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거동이 불편한데다 경로당까지 문을 닫아 소통할 수도 없다. 몸이 아파도 알리기조차 어려워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농촌지역 노인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농촌지역엔 여전히 공동체문화가 살아있다. 대부분 노인들만 남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이는 게 일상이다. 때론 적적한 일상을 서로 달래고 무료함을 극복하기도 한다. 함께 끼니를 해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모든 일상을 바꿔버렸다. 주민들 간의 왕래도 단절돼 마을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여 있다. 노인들은 본의 아니게 감금돼 고립무원 상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노인들은 마을회관 등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게 일상이었다. 혹은 9988도우미들의 건강체조 등 지자체의 각
4·15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후보가 난립하여 경쟁하고 있지만 각 후보를 대표할만한 브랜드가 없다. 수많은 후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유권자가 주권을 행사하기에도 좋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특이한 정치인을 고르라면 단연코 조국 전 법무장관일 것이다. 조국은 검찰개혁을 위해 전력을 다하다가 낙마했는데 그의 대명사는 검찰개혁이다. 정치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씩 브랜드들 갖고 있다는 특성도 있다. 4·15 총선에 출마하는 충북 후보들은 어떤 브랜드를 갖고 있을까? 청주 상당 선거구의 정정순 후보는 지역 토박이란 특성이 있다. 청주에서 나서 성장하면서 초중고대학을 지역에서 졸업했다. 공직생활은 지역과 중앙을 오가며 했기 때문에 균형감각을 갖춘 행정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행정경력을 갖추고 있으니 대표 브랜드도 당연히 행정 분야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동남지구에 시외버스 터미널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브랜드로 홍보하면 호응을 받을 것 같다. 윤갑근 후보도 정정순 후보 못지않게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정정순 후보가 행정 전문가라면 윤갑근 후보는 수사 전문가다. 미원에서 출생해…
'아빠가 라면을 끓이면 자상한 아빠. 엄마가 라면을 끓이면 나쁜 엄마. 아들이 라면을 먹으면 불쌍한 내 아들. 딸이 라면을 먹으면 게으른 딸.' 경쾌한 비유로 가부장적 사회의 풍경을 압축적으로 대변하고 있는 '라면 4행시(?)'입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관계자는 중년 남성들의 고독사가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그동안 가사와 돌봄을 어머니나 아내 등 여성에게 의존해 왔던 데에 기인한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남성들은 홀로 된 뒤에 스스로 돌봄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처량하게 혼자 라면 먹는 남자.' 가족 내 소외 등 남성의 불행을 말하고자 할 때 항상 등장하는 이미지인데, 여성의 경우에는 혼자 라면 먹는 모습이 게으른 일상의 한 풍경으로 여겨져 미소를 짓게 합니다. 위의 내용은 어느 칼럼리스트가 쓴 글의 줄거리입니다. 대만의 한 시사 잡지에서 '미래의 노후'라는 주제로 웹 영화를 기획했습니다. 빠르게 증가하는 노령 인구로 인해 급격하게 달라질 미래의 모습을 다룬 웹 영화는 사람들의 크나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은 독신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영화는 깊은 산중에서 아내를 잃은 채 홀로 외롭게 살아가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이 쓰레기가 되는 것은 정말 한순간이다. 그 물건이 우리에게 편의나 만족을 제공하기 위해 하나의 물건이 될 때까지 들어가는 시간이나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비하면 말이다. 잠깐의 편의나 만족을 위해 이러한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느냐는 생각이 들고난 뒤 일상 속에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방법을 생각해봤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매우 소중하니까. 우리 과 직원들은 티타임을 자주 갖는다. 최근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한 가지 있다. 직원들 손에 쥐어져 있던 일회용 종이컵이 언젠가부터 사라진 것이다. 처음 사무실에서 일회용 종이컵을 없애고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텀블러나 유리컵을 사용하면 사용 후 씻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종이컵의 경우 분해되기까지 20년이 걸린다고 한다. 사용 후 씻는 20초의 시간을 투자하면 20년의 무의미한 시간이 필요 없어지므로 투자할 만하지 않은가? 대학생 시절을 포함해 10년 가까이 자취를 하고 있다. 그래서 종종 마트에 가서 장을 봐 요리를 해먹기도 한다. 늘 가던 마트이지만 최근 바뀐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에코백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지인에게 우연히 받은 에코백을 차에 싣고…
[충북일보] 4·15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충북도당위원장들은 모두 '8석 석권'이라는 선언적 의미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또는 국정 발목을 잡는 야당심판 론 등을 내세우고 있다. 싹쓸이 구호의 부작용 몇 해 전 지금의 민주당 후보 8명과 지지자들이 청주 중앙공원에 모였다. 이들은 이날 '싹쓸이를 막아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상대 당을 견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맨 바닥에 엎드려 절까지 했다. 눈물로 호소했다. 결과는 5대 3이었다. 결과적으로 '싹쓸이'가 아니었다. 나중에 재·보선을 통해 1석이 추가되면서 4대 4의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통상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경우, 선거는 여당에게 유리하다. 표심이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영·호남을 제외한 충청과 수도권 등에서 여당에 유리한 지지율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당이 자만에 빠지면 민심은 심판을 선택한다. 대통령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여당이 유리한 적은 거의 없었음을 알아야 한다. 야당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다. 그렇다고 중간평가 프레임만 믿고 덤벼들다가 쫄딱 망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
그리운 하늘가에 류상필 충북시인협회 열두 살 적 십여 리 동구 밖 하늘가에 고운 꿈을 그렸는데 푸른 꿈을 그렸는데 예상 밖의 삶 속에 어쩌다 떠나 살며 아득한 고향길의 나그네가 되었네 언제 다시 찾아가 그 시절로 돌아가 그리운 하늘을 벗 삼을 수 있다면 이제야 어울리는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으련만
백복령白卜嶺 박찬승 충북시인협회 봄이 어디 오는가 가파른 고개 오르는 차도 숨이 가뿐지 그르렁 그르렁 봄 마중 올라 본 백복령 정상으로 강릉 옥계 앞 바다 파도에 실려온 봄이 동구릉 오르고 정선 아우라지 아라리가 해빙의 여울 물소리로 서구릉을 꼬불 져 흐른다 삼월의 오후 백복령 마루에 서서 눈부신 산버들 스쳐온 바람소리 산사의 풍경소리 보다 청량하다 눈 비비고 오는 봄 보려다 귀 속에 드는 봄 오는 소리 담아 간다 *백봉령 : 강릉시 옥계면과 정선군 임계면 사이의 해발 812m의 청옥산에 있는 준령으로 동쪽으로 동해바다가 보이며 서쪽으로 아우라지 강이 흐른다.
[충북일보] 쓰레기 처리 문제는 이미 지구촌의 문제다. 어느 국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다르지 않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허술한 행정을 틈타 전국 곳곳이 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각종 폐기물이 주민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오염을 부르고 있다. 폐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충북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엔 청주시의 한 폐기물처리업체에 대한 소극적인 행정 조치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3일 오전 불이 난 서원구 남이면 폐기물처리업체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에선 벌써 네 번이나 불이 났다. 주민들의 불법 의혹 제기는 그동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청주시는 그 때마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업체에 대한 잇단 불법 의혹 제보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 현장점검조차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주로 타 지역 배출 폐기물 반입과 관련된 게 많았다. 이 업체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대전 서구지역 생활 폐기물을 실은 차량들이 청주로 줄지어 몰리면서 발단이 됐다. 그동안 청주시의 단속과 행정 조치는 솜방망이였다. 당초 허가한 사업장 폐기물이 아닌 생활 폐기물을 처리했다며 이 업체에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린
[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이다. 진보주의 정당이다. 미래통합당은 제1야당이다. 보수주의 정당이다. 둘 다 진보와 보수의 대표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행보만 보면 가소롭다. *** 중간지대 유권자가 결정한다 진보는 공정의 가치를 스스로 짓밟지 않는다. 보수는 명예의 가치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지금 민주당과 통합당은 도무지 그렇지 않다. 그저 자기만 무조건 옳다고 우기고 있다. 궁극적으로 진보이고, 보수일 수 없는 까닭이다. 두 당은 상대의 의문이나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비례정당 창당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미래통합당이 먼저 일을 저질렀다. 민주당도 비례정당 참여를 공식화 했다. 서로 진보와 보수를 참칭하는 사이비란 소리 듣기를 감수했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비례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대한 전 당원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찬성 74.1%(17만9천96명), 반대 25.9%(6만2천463명)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스스로 말을 뒤집는 모순에 빠져버렸다. 편법을 동원할 정도로 절박했다. 가장 큰 이유는 제1당 사수를 위해서다. 명분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증상은 여느 감기나 독감과 다르지 않게 발열 또는 호흡기에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치료가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환자가 늘어나며 심한 경우 사망자까지 발생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가 어째서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처음부터 이 바이러스가 매우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1∼2주 동안 겨우 감염자가 10명 안팎이었던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천지'라는 종교단체의 한 신도가 감염이 된 채로 확산시키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천지의 간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정부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감추려 했다. 또한 보복성을 띠며 오히려 일반 시민들을 감염시키려 하고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문제 해결을 늦추고 있다. 그러면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인들은 매출이 줄고 그에 따라 경제·문화 등의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활동의 제한
정월과 이월 보름 사이에 먹는 곤드레나물 밥이 으뜸이다. 곤드레나물은 겨우내 저장해둔 묵은 나물의 터줏대감이지만, 4~6월에 생나물로 먹는 것도 아주 좋다. 이후에는 삶아서 건조한 곤드레나물을 먹거나 보기 때문에 묵나물로 인식하게 된 까닭이다. 곤드레의 공식 명칭은 '고려엉겅퀴'이다. 다소 생뚱맞은 풀 이름은 일제 조선총독부가 1922년 발행한《조선식물명휘》에서 엉겅퀴에다 고려를 앞에 붙인 학명으로 처음 기록했다. 곤드레 꽃이 엉겅퀴꽃과 비슷하게 피는 모양을 보고, 일본인 모리 다메즈가 고려엉겅퀴로 식물 이름을 지은 것이다. 곤드레란 이름은 계곡, 산어귀 곳곳에 제멋대로 자라는 고려엉겅퀴가 바람이 불면 줄기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술 취한 사람과 비슷하다고 하여 불러진 이름이다. "곤드레만드레 나는 취해버렸어"라는 유행 가사가 2006년에 등장하면서 술에 취한 모양새를 나타내는 말로 널리 알려졌다. 뜻으로는 얼 축 맞는 말이지만 곤드레는 식물인 '곤들레'의 강원도 방언이다. 만드레는 '만도리'의 전라남도 방언으로 벼 심은 논에서 이리저리 휘청거리며 일하는 김매기 모습을 말한다. 이 절묘한 말의 조합은 정태모 시인이 1992년 12월,
[충북일보] 충북도내 시·군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보은·영동·증평·진천·괴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곳은 괴산·단양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시군구 및 전문과목별 활동의사인력 현황'에 따르면 20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 1천명당 의사는 3.2명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의사 2.1명, 치과의사 0.6명, 한의사 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강원 고성'으로 인구 천명당 1.0명으로 전국 평균의 3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강원 양양(1.0명)·강원 인제(1.1명)·강원 정선(1.3명)·강원 횡성(1.3명) 순이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은 229개 시군구 중 66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보은, 영동, 증평, 진천, 괴산 등 5개 군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229개 시·군·구 중 14개 지역이나 됐다. 충북에서는 괴산, 단양군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도 11개 지역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산부인과 전문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에서 자궁출혈 증상이 있는 임신 15주차 임신부가 병원을 전전하다 신고 접수 2시간 만에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께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임신 15주차 산모인데 복통이 심하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임신부가 하혈과 함께 복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등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구급대는산모를 흥덕구의 한 산부인과로 이송했으나, 응급 수술이 필요하단 이유로 상급병원 이송을 권유했다. 구급대는 청주권 주요 병원 6곳의 수용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며 이송을 모두 거절했다. 소방당국은 충북 권역까지 넓혀 환자를 이송할 병원을 수소문 했다. 이후 진천의 한 병원에서 산모를 수용할 수 있단 답변을 받았고 119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전 7시 10분께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산모는 자궁출혈이 심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매우 긴급한 상황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태아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재 산모는 수술을 받은 뒤 안정을 되찾았다. /
[충북일보] 오곡이 풍성한 추석이 다가왔다. 누구나 풍요로울 것 같지만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손을 잡아야 주어야 할 이웃이 많다. 이런 이웃을 위해 추석 연휴에도 나눔과 봉사를 말없이 실천해 온 '키다리아저씨'가 있다. 30여년간 일상의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최종길(48) LG에너지솔루션 오창2 업무지원팀 책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중학생때인 15세부터 일찌감치 나눔의 의미를 알고 몸소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최 책임은 "당시 롤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보육원에서 체험활동을 온 5살짜리 아이를 케어했던 적이 있다. 스케이트를 가르쳐주고, 쉬는 시간에 품에 안겨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의 인생을 바라보게 됐다"며 "당시에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옷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5살 아이와의 만남 이후 그의 시선은 달라졌다고 한다. 성인이 돼 원료 공장에 입사했던 그는 아동 후원을 시작했다. 단순히 돈만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찾아가 아이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할머니와 손주 두 명이 사는 조손가정이었다. 당시 할머님을 설득해 아이들과 하루종일 놀이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