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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균

시사평론가

우리나라 정당의 특징은 대체로 집권당은 무능하고 야당은 무책임하다.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그렇다. 바꿔 표현하자면 야당이었다가 집권당이 되면 무책임에다 무능까지 더해지고, 집권당이었다가 야당이 되면 무능에다 무책임까지 더해진다. 무능하고 무책임 한 것은 집권당이나 야당이나 거기서 거기지만 집권당이 되면 무능이 더 크게 드러나고, 야당이 되면 무책임으로 일관한다.

*** 집권당은 무능, 야당은 무책임

집권당을 지지하든 야당을 지지하든 관계없이 집권당은 중요하고 집권당이 잘 되어야 한다. 제대로 된 집권당이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의 삶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야당 역시 집권당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야당의 역할을 책임성 있게 수행해야 집권당의 능력을 견인해 내며 여야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의 집권당과 야당은 평균점수 이하다.

집권당인 국민의힘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지 오래되었는데 자신들만 이를 인정하지 않다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를 보고 뒤늦게 놀라 어수선하다. 국민들이 집권당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모르면서 오만한 자세로 국민을 시험하더니 보궐선거 참패를 확인하고 나서야 깨닫는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윤석열 정부 등장으로 집권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는 어떤 정책을 개발했는지 찾을 수 없다. 국민의힘이 국민을 이끌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국민의힘에 씌워진 이미지는 변명 정당이라는 것이다. 여소야대의 소수 집권당이어서 민주당의 국정 발목잡기와 입법폭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변명 말고는 국민의힘이 내세운 게 없다. 남 탓 하다 세월 다 보내고 코 앞의 총선이 위험해지자 혁신위원회를 만든다는 둥 요란하다. 무능한 집권당이다.

우리 헌정사에 여소야대 국회를 처음 경험한 것도 아니고 외국의 사례도 적지 않은데 국민의힘처럼 무능하고 무책임한 집권당은 처음 본다. 집권할 준비가 덜 된 정당이 상대 정당의 하자있는 대선후보 덕분에 정권을 잡고는 집권당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꼴이다. 특기할 부분은 보궐선거 이전에는 야당 탓만 하더니 이제는 대통령과 당의 수직적 관계가 문제라며 대통령 탓이 추가됐다. 대통령과의 소통이 문제라면 대통령에게 변화를 주문하고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집권당의 역할이며 능력이다. 책임 전가에만 능숙한 집권당이다.

더 큰 문제는 보궐선거 결과 집권당에 대한 국민의 응징을 목도하고도 국민의힘 지도부, 중진, 대통령 측근이라는 국회의원들이 집단 복지부동 상태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드라이브 걸고 있는 혁신안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예단하지 못하지만,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고 그저 흉내만 내는 선에서 조정된다면 실패로 끝날 게 분명하다. 인요한 위원장이 강조한 "나라를 사랑한다면 희생해 달라"는 요구에 아무런 응답 없이 납작 엎드린 지도부, 중진, 대통령 측근들은 "나만 살면 그만"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게 뻔하다. 충북의 집권당에도 이른 바 중진이라는 3선 이상 국회의원 세 명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감동 스토리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타의에 의해 불명예 하차 당할지….

*** 충북에서 혁신 바람 불어야 승리

그런 자리에 오른 많은 정치인들은 본디 희생이나 대의라는 가치는 안중에 없고 남의 희생과 다른 사람이 이루려는 대의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는 데만 뛰어난 부류들이 아닌 적 있었던가. 정치적 전환기에 역대 집권당의 지도부, 중진, 대통령 측근들이 제 발로 자리에서 내려온 사례가 전혀 없지는 않겠으나 국민들을 감동시킬 정도는 아니어서 끝내는 정권의 몰락과 함께 무너진 그들은 많았다.

권력에 눈이 멀고 권력 놀음에 도취된 정상배들이야 국민들의 고통과 나라의 안위를 입으로 걱정할 뿐이지만 무수한 갑남을녀(甲男乙女)들은 온 몸으로 나라를 떠받치고 살아야 하기에 집권당이 정신 차리길 바라는 것이다.

선거 때가 되면 충북은 전국 선거의 향방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라고 평가 받는다. 집권당과 야당 모두 충북에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느냐 아니냐에 총선 승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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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날 특집 인터뷰 - 윤희근 경찰청장

[충북일보] 충북 청주 출신 윤희근 23대 경찰청장은 신비스러운 인물이다. 윤석열 정부 이전만 해도 여러 간부 경찰 중 한명에 불과했다. 서울경찰청 정보1과장(총경)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게 불과 5년 전 일이다. 이제는 내년 4월 총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취임 1년을 맞았다. 더욱이 21일이 경찰의 날이다. 소회는. "경찰청장으로서 두 번째 맞는 경찰의 날인데, 작년과 달리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그간 국민체감약속 1·2호로 '악성사기', '마약범죄' 척결을 천명하여 국민을 근심케 했던 범죄를 신속히 해결하고,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같은 관행적 불법행위에 원칙에 따른 엄정한 대응으로 법질서를 확립하는 등 각 분야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내부적으로는 △공안직 수준 기본급 △복수직급제 등 숙원과제를 해결하며 여느 선진국과 같이 경찰 업무의 특수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다만 이태원 참사, 흉기난동 등 국민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맞게 된 일흔여덟 번째 경찰의 날인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