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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7.05 17:03:35
  • 최종수정2023.07.05 17:03:35

이정균

시사평론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처하는 한국 정부와 여·야당 모두 국민적 신뢰 획득에 실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말은 괴담 같고, 민주당의 괴담을 비판하는 국민의힘 말은 악담으로 들리고, 정부는 일본의 입장을 앞장서 대변만 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올 여름부터 해양으로 방류한다는 로드맵에 따라 국내적·국제적 절차를 착착 실행에 옮기는데 비해 일본과 가장 가까이 위치해 오염수의 직접 이해 당사자인 한국 내부 사회는 언제나 그렇듯이 서로 뒤엉켜 싸움에 몰두하는 적전분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같은 장면을 일본과 중국이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 정부, 여당, 야당 모두 실패

한국인 끼리 치고받든 말든 아랑곳 하지 않고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4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일본의 방류 방식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며 오염수 방류가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종합적인 평가 결과 일본이 계획 중인 다핵종제거 설비(ALPS)를 거친 처리수(오염수)를 바다로 배출하는 방식과 활동이 국제안전 기준에 부합한다" "일정 정도의 방사능 물질을 포함한 물을 방류하는 것은 중국의 원전은 물론이고 한국, 미국 등 세계의 많은 원전에서 예전부터 해 왔고 새로운 일이 아니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전국 순회 집회, 서명운동, 단식농성 등을 벌이는 민주당은 다핵종제거 설비에 대한 성능 검증 부재, IAEA 일반안전지침 위반여부 미검토, 의도적인 유출에 대한 검토부재 등을 지적하며 "IAEA 보고서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만을 받아 쓴 깡통 보고서"라고 주장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11개 국가 원자력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IAEA가 작업한 결과인 만큼 우리 역시 국제사회 중추 국가로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는 "IAEA 보고서 내용과 관련없이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10년이든 100년이든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하여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여야와 정부가 각기 화력을 총동원하여 선전전에 나선 결과의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최근 여론조사(IAEA 최종 보고서 발표 이전)에서 응답자의 78%가 "해양·수산물 오염을 걱정한다"고 답변했다는 점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면 일본의 해양과 수산물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바닷물과 수산물도 오염될 수 있음을 염려하는 것이다. 천일염 사재기 현상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밥 먹었느냐"가 국민적 인사법일 정도로 먹는 거에 진심인 우리나라 풍토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건은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려 '뇌송송구멍탁'이 된다거나.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에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가 배치되면 참외가 전자파에 튀겨진다거나 하는 억지 주장이 괴담 수준이기는 하나 엄청난 파급력으로 번진 것은 국민 누구나 나도 저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현실적 우려 때문이었다. 괴담이 괴담으로 확인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에 엄청난 피해를 입는 관련 사업과 지역, 중소 자영업자들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해왔다.

*** 앞으로가 더 걱정

비과학적 억지 주장으로 소고기 수입과 사드 배치에 그토록 반대하던 집단은 사과 한마디 없이 다른 사냥감 물어뜯기에 여념이 없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대하는 과정 역시 비슷한 패턴으로 전개되는 중이다. 배경 국가도 딱 들어맞는다. 광우병은 미국산 소고기, 사드는 주한 미군 기지에다가 중국의 반대, 이번엔 일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몇 가지 요인을 이리지리 엮어서 창조한 괴담은 상상력의 힘까지 상승 작용하여 팩트를 무력화 시킨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로 인하여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지 아닌지 여부는 과학의 영역임에도 괴담이 먹히는 이유다. 야당은 다양한 선전·선동술을 동원하여 전선 확대에 사력을 다하고 정부여당은 괴담 차단에 나서지만 국민들은 천일염 더 구하려 마트로 향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 기구(IAEA)의 보고서가 나오기 이전의 모든 주장은 그들의 일방적 견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일본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자초했고, 야당은 괴담 재생산에, 여당은 야당 비난에만 매달렸다. 그 와중에 후쿠시마 오염수는 아직 방류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횟집에 손님이 줄고 수산물 관련 자영업은 장사가 안 돼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지금도 국가적,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큰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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