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정균

시사평론가

물가가 치솟아 가뜩이나 힘든 마당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터져 경제전반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매우 크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 3.7% 상승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8월 소비자 물가는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였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 피부물가 비상 상태인데

정부는 큰 폭으로 오른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이 겹쳐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국민들은 사과, 복숭아, 귤을 사먹기 주저되고 음식점에서 상추나 깻잎 같은 채소류를 먹으려면 눈치 보이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과일, 채소, 우유와 유제품 가격 급등에다 주유소 휘발유값이 1천800원을 넘어선지 오래 되다보니 시장 보기 겁나는 정도를 넘어 생활 공간 곳곳마다 마주치는 피부물가가 비상 상태다.

정부 당국자와 한국은행은 "계절 요인이 완화하는 10월부터 물가가 안정화 할 것" "물가상승률이 10월부터 꺾여 연말께 3% 내외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4% 급등하는 등 리스크가 증대해 경기반등을 기대는 고사하고 오히려 악화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흔히 월급 빼고는 다 오른다는 불만이지만 월급생활자 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너무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올해 2분기(4~6월) 자영업자 가구가 각종 세금이나 이자 비용 등을 빼고 실제 쓸 수 있는 돈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올해 2분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실질 처분 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 이자 지급 등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 저축이 가능한 돈)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5% 줄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실질 처분 가능소득이 16.2% 줄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로 이자 비용은 불어났는데,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여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불만은 한결같다. 수시로 오르는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 인상, 크게 뛰는 원자재값, 고금리 이자, 인건비 등은 다 오르지만 이들이 만든 상품과 물건, 서비스 가격은 제 때 올리지 못해 불어나는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터널을 지나면서도 고비만 넘기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의 끈 붙잡고 참아 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비명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고물가 여파로 내수소비가 위축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의 여러 가지 사례 가운데 부동산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 불패신화라고까지 비유되던 부동산 업계에 부는 찬바람이 코로나19가 본격화 되던 때보다 지금이 더 차갑다고 한다. 웬만한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코로나 극성기에도 버텨왔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침체를 견디지 못해 폐업이 속출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곡물 가격이 상승하여 고유가, 고물가의 고통이 심대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 격화가 경기침체 현상을 가속화시킬 개연성이 높다. 이 전쟁의 양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의 대결로 끝나지 않고 주변 이슬람 중동 국가들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기독교 국가들의 개입 정도에 따라 전 세계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 인플레이션 이기는 정부 없다

이럴 경우 국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고유가에 따른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고유가, 고금리, 고물가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이어져 최악의 상황으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배제하지 못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첫 번째 워크숍에서 강연자가 던진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인플레이션을 못 잡으면 국민이 용서를 못한다"는 경고를 한시라도 잊으면 안 된다.

무역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수출실적의 변동성이 크고 국제유가와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전쟁 발발로 인한 최악의 양상을 가정하여 철저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국가적 차원의 비상한 자세로 눈앞에 닥친 난국에 대처할 때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중부내륙특별법 연내 제정 11월 마지노선…최선 다할 터"

[충북일보]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중부내륙특별법) 연내 제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다루기로 했던 중부내륙특별법이 논의조차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 법을 대표발의 한 국민의힘 정우택(청주 상당) 국회부의장을 25일 만나 연내 제정이 가능한지 여부를 들어보았다. 지역민심과 청주권 총선 전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 민생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역민심은 어떠한가. "우선, 우리민족의 최대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느끼고,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가족과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라며, 주변의 이웃과도 따뜻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나누시길 바란다. 국회일정이 없는 날이면 될 수 있으면 지역에 내려와 지역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한가위를 맞아 청주육거리시장에서 장보기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추석을 맞아 어려움에 빠져있는 우리 소상공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드리기 위해서 마련하였다. 지금 우리나라는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高)와 함께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