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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3.02 15:59:02
  • 최종수정2022.03.02 15:59:02

이정균

시사평론가·전 언론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용서할 수 없는 반인류적 범죄행위다. 21세기에 19세기 제국주의 열강을 보는 듯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내세운 주요 명분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반대라고 한다. 세계사에서 남의 나라를 쳐들어가는 침략자가 전쟁을 일으키면서 주장하는 명분이 옳았던 적이 몇이나 될까. 러시아가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든 관계없이 우크라이나 침략은 침략일 뿐이고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을 수 없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를 돌아봐도 수많은 침략을 당한 중에 정당한 침략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보통사람들의 생각으로는 군사강대국이 주변의 약소국을 침략하면 침략자를 비판하고 약자의 억울함을 옹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라면 더욱 그러해야 함에도 어느 대선 후보는 러시아의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짧은 정치 경력이 문제고 이 초보 정치인이 러시아를 자극해서 충돌한 것처럼 발언함으로써 논란을 자초했다. 이런 발언은 아무 잘못도 없이 러시아에 의해 살상 당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조롱이며 2차 가해 이상의 고통을 주는 것이다. 해당 후보가 사과하기는 했으나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한 기사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SNS에 공유하는 등으로 국제적 망신을 피하지 못했다. 침략을 당한 국가가 방비를 올바로 하지 못해 피해를 입고 온갖 수모를 겪을 경우 침략 당한 국가의 국방력 부족을 지적할 수는 있으나 전쟁의 원인이 침략자를 자극해서 충돌한 것이라는 투의 인식은 아무리 선거판에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해도 지나친 발언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지정학적 조건과 흥망성쇠의 역사를 볼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저 멀리 동유럽 땅에서 벌어진 단순한 하나의 전쟁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언젠가 닥쳐 올 미래 일 수 있으며 과거에 수차례 겪은 바 있기에 현재를 비출 거울이기도 하다. 우리는 주변국으로부터 침략을 당한 역사적 경험이 많고 현재도 그 위험성이 존재하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가까이는 소련 스탈린의 지원을 받아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침략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의 6·25 남침과 모택동의 중공군 참전으로 한반도가 피로 물들었다. 한반도가 북동의 소련과 북서의 중국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영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구한말에는 한반도 남동의 일본제국주의 침략을 받아 영토와 주권을 무참하게 유린당하는 최악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조선 팔도가 능욕 당하는 전란의 참화를 입었다. 이 외에도 조선 초와 고려, 통일신라, 삼국시대 등 역사상 셀 수 없을 만큼 전쟁을 치렀으며 거의 대부분의 전쟁은 주변국에 의해 우리가 당한 외침이었다. 외침의 명분은 그 때마다 달랐고 제대로 나라를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물을 수는 있으나 우리가 주변 강국을 자극해서 전쟁을 불렀다며 책임을 져야 할 사례는 찾을 수 없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맞서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지당하며 러시아는 침략 전쟁을 멈추고 전쟁 발발의 책임을 져야 한다. 러시아가 무슨 궤변을 하더라도 이미 국제법을 위반한 침략 국가이다. 부당하게 침략 당했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침략의 위기를 벗어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 보도를 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유럽연합 등 대부분의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금융, 무역 제재 및 항공운항 금지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법상 영세중립국이며 EU(유럽연합)와 NATO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도 러시아 제재에 나섰고, 오랫동안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고수해 온 스웨덴과 핀란드까지도 우크라이나에 군사무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2차세계대전 책임 때문에 무기의 해외 반출을 금기시하는 독일도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무기 지원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하루속히 빛을 발휘하여 러시아의 나쁜 전쟁을 종식시키고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대한다.

러시아의 침략에 대항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애국심이 전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으며 이런 보도를 대할 때마다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게 된다. 이번에 우크라이나 군대의 용맹성과 우크라이나 국민의 위대함을 보고 정말 놀랐다.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채 총을 들고 거리 순찰에 나선 우크라이나 민병대원, 총 쏘는 법도 모르면서 조국을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이 이것이라며 전쟁에 뛰어든 우크라이나의 주부, 복싱영웅, 미스 우크라이나, 전직 대통령, 안전한 인근 국가에 있었지만 총을 들기 위해 조국으로 돌아가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침략자 러시아가 이길 수는 없다. 목숨을 건 십수만명의 국민들이 민병대원을 지원하는 우크라이나는 끝내 승리할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의 영웅적 서사는 세계사에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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