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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2.01 16:02:56
  • 최종수정2023.02.01 16:02:56

이정균

시사평론가

지난 달 30일 최종현학술원이 발표한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다수 국민이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며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찬성 76.6%, 반대 23.4%로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의 두 배를 넘어 세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할까에 대해서는 불가능 77.6%, 가능 22.4%로 비핵화 불가능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 억지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 51.3%, 그렇지 않다 48.7%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 북핵 불안감 현실화

국민들의 자체 핵무장 여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북한이 실제로 남한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국민들이 피부로 절감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핵전쟁 발발 시 미국의 핵우산이 남한을 끝까지 지켜주겠느냐는 회의론 때문이다. 북한은 수십년에 걸쳐 핵무력건설과 경제건설을 함께 추진하는 병진노선을 채택하여 국제적 고립을 견뎌내며 핵개발 고도화를 달성해 왔다. 북한은 끊임없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려 이제는 상당수의 핵탄두를 보유했고, 핵탄두와 폭탄,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를 목적지까지 탑재하여 투하하는 투발 수단인 미사일 능력은 미국 본토에 다다르는 수준이 됐다. 지난 해 북한은 방어개념이라던 핵무기를 남한에 대해 선제공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법제화를 공개선언 함으로써 핵무력 완성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며 NPT(국제핵확산금지조약) 탈퇴 등 국제 고립을 마다하지 않던 초기만 해도 먹고 살기에 힘든데 국제사회의 고강도 경제 제재를 무슨 수로 견뎌내겠느냐며 비현실적 망상 정도로 여겼었다. 다른 면에서는, 만약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북한은 지도상에서 없어질 것이며 나아가 핵전쟁은 너 나 없이 모두가 공멸하는 길뿐인데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낭만적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눈 앞에 드러나면서 국민들이 우리도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현실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11일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지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밝혀 북핵 문제의 중대성을 상기시켰다. 나의 기억으로는 과거 노태우 대통령이 남한 내 전술핵 철수와 비핵화 선언을 한 이후 현직 대통령이 핵 보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북핵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뜨거운 현안이며 핵전쟁을 피하고 싶다는 우리의 희망에 따라 피해지는 게 아님이 점차 확인되는 것이다.

6·25 전쟁 휴전 후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의 핵심축이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많이 기여했음은 부인 할 수 없다. 하지만 한·미 공히 정권 교체기마다 부침을 겪으면서 지금은 한반도 유사시 어떠한 경우에라도 미국의 한미동맹 의지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핵 개발 이전의 북한이 아닌 미국 본토 공격 가능 미사일과 핵탄두를 보유한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미국의 핵우산 정책이 한국을 얼마나 보호해줄 것이냐는 점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다.

*** 북한의 자비심에 기댈 수야

북한의 핵개발 저지에 명백히 실패했고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한국은 사실상 핵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태다. 이 지점에서 국민들은 자체 핵 개발을 지지하고 있다. 자체 핵 개발론에는 과학 선진국이며 경제 대국인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최단 기간 내에 핵 보유가 가능하다는 국력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핵 개발과 보유가 말처럼 쉽지 않고 국제적 경제 제재, 핵 개발 추진이 안보에 더 위험하다는 논리, 국내의 반대 여론 등 수많은 난제를 모르는 국민들이 자체 핵 보유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미국의 핵우산을 절대 신뢰 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가 핵을 보유하는 것 말고 달리 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딱 한 가지 있긴 하다. 북한의 자비심에 기대는 것.

동족상잔의 엄청난 상흔을 간직한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 더구나 핵전쟁은 기필코 없어야 한다. 남북이 다같이 평화롭게 공존번영 해야 한다. 전쟁을 막기 위해, 핵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다수의 국민들이 찬성하는 자체 핵 개발에 대한 국론을 모아야 할 때다. 한국은 발사되지 않은 핵 공격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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